기억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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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14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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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1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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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10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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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충과 마리와의 만남

DUMMY

갑자기 걸려온 모르는 전화!!

어떻게 해야하나?

항상 그렇지만 정대충은 갈등하고, 빅버그는 조금의 갈등도 없다.

빅버그라면 결코 받지 않는다.


“여보세요~~”

정대충은 조심스럽게 전화를 받았다.

저 너머에서 들려오는 밝고 명쾌한 여성의 목소리··· 분명히 스펨이다!!!


“연합통신 사회부기자 오수정이라고 합니다.”

“네? 연합.. 기자요?”

정대충의 예상은 항상 빗나간다. 기자라는 말에 갑자기 말이 조심해진다.


“근데. 어떻게 제 전화번호를 알고 계신가요?”

“제 직업이 좀. 그렇잖아요. 이해해 주세요.”


“아니. 뭘 이해해줘요. 어떻게 전화번호를 알아냈냐구요.”

오랜만에 정대충이 참으로 논리적으로 접근해 보려고 한다.


“사실은 다름이 아니라, 이번에 출시하신 올리셋 앱 때문에 전화를 드린 겁니다.”

올리셋 앱이라는 말에 정대충은 벌써 서비스모드로 전환되었다. 더 이상 따지려는 마음은 사라졌다.


“네? 그건 제가 개발한 것은 맞지만, 개발자 전화번호를 알기는 쉽지 않을텐데요?”

“당연히 쉽지 않죠. 그렇지만, 제 직업이 기자라서.. 그 정도는 이런 저런 방법으로···”

옆에서 듣고 있는 마리는 도나의 능청스럽고 자연스런 친화력에 감탄을 하고 있다.

만약 자신이 기억충에게 전화를 했다면 아마도 버벅거리며 어쩔 줄 몰랐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래서 개발자 전화번호 알아내서. 저에게 뭘 알고 싶은 건데요.”

“많이 기분이 상하셨군요.”

갑자기 상대편이 이렇게 나가면 정대충으로서는 할 말이 없다.

정대충으로서는 더 뭐라고 할 말도 없었다.


“아니. 그렇다는 거구요. 올리셋에 대해서 뭐가 문제가 있나요?”

“아니. 제가 그 프로그램을 사용해 봤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안 좋은 기억들을 잊을 수 있더라구요.”

“일시적인 거예요. 좀 있으면 다시 기억나요.”


“아. 그래도 신기하고 멋진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새로운 앱을 소개하는 기사를 내 보려구요. 한번 만날 수 있을가요?”

멋지다. 신기하다. 개발자라면 자신의 제품에 대해서 이정도 평가를 해 주면 뭐. 넘어가야지.

“네? 저를요. 아니. 그게···”

“제발 부탁드려요. 안 그럼 저 여기서 짤릴지도 몰라요.”

마리는 놀랐다. 세상에 저렇게 거짓말을 할 수 있다니!!

“네.에? 그런걸로 사람을 짜르면 안되죠.”


“좀 있으면 점심 시간이잖아요. 연구소가 구로에 있더라구요. 맞죠? 연구실 앞으로 제가 가겠습니다.”

“아. 네. 그러세요.”


“1시간 후 11시 50분에 건물 앞에서 기다리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야호!!! 마리는 도나와 손뼉을 치며 좋아했다.

한 건 했다!!! 마리 박사에게 인정을 받은 것이다.

“도나. 정말 대단해. 어떻게 그렇게 사람을 구워 삶아.”

“박사님. 제가 우주에서 정치국 기자생활만 해도 왠만한 생물들의 습성은 다 알죠. 지구인들도 별로 다르지 않더라구요. 하하”


“그렇지만, 상대는 기억충인데..”

“제가 보니. 기억충은 어떤지 모르지만, 숙주는 좀. 멍청한 것 같아요.”


“그렇지. 나도 그렇게 느껴졌어. 좀.. 그래서 기억충과 잘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순수해서...”

“가장 지혜로운 자와 바보같은 자가 만난거네요. 하하”


“그러게. 참 신기해. 우주의 조화라는게.. 그렇게 만나도록 하나봐.”

“박사님 이제 저에게 맡겨 주세요. 기억충에게 신뢰를 쌓아 가는 거.. 저의 역활이니..”


“도나. 당신이 있어서 너무 든든해. 어쨌든. 나도 같이 소개시켜줘. 언니. 동생으로.. 하면 어때?”

“안돼죠. 나이 차이가 얼마나 나는데··· 조카로 하죠.”


“조카.. 그래. 뭐.”

“어서 가요. 늦겠어요.”


--- 뇌 측정장비의 선두주자 THC 주식회사 R&D 연구소

밖으로 나온 정대충은 한 눈에 알아봤다. 이 근처에서는 볼 수 없는 비쥬얼이다.


설마 저 여자일까? 아찔한 미니스커트에 노트북 가방을 맨. 여자.

누가봐도 시선을 끄는 미모의 여성···

아니겠지. 아니. 그런데 저 꼬마··· 어디서 본 듯한데..

자신을 향해 손을 흔드는 꼬마아이..

“안녕하세요~~ 정소한이에요.”

“정.소.한? 아.. 그 때 그 꼬마. 길가에서.. 번호..”

번호 딴 꼬마여자 아이였다. 근데 너가 왜 거기서.


“안녕하세요. 사회부 기자. 오수정입니다!”

도나도 처음으로 우주에서 레벨 39 기억충을 만나는 것이 떨리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긴장을 감추기 위해 더 애쓰는 표정이다.

명함을 건네는 습관적인 행동이 없었다면 자신이 기자인지도 잊을 지경이었다.


“네. 만나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

명함을 건네는 그녀는 공손히 정대충을 맞이했다.


“저기 맛있는 비빕밥집이 있어요. 그 쪽으로 가실레요.”

정대충은 일단 가까운 집으로 가야할 것 같았다. 길지 않는 점심시간을 오래 머물수는 없는 것이다.

“네. 좋죠.”


새건물 2층에는 XX 전주비빕밥 이라는 간판이 있었다.

사람들이 이렇게 많을 줄 상상하지 못했다.

다행히 10분을 기다리고서야 자리를 안내받았다.


메뉴는 없었다. 그냥 전주식 비빕밥이 자동으로 나온다고 했다.

“제 이름은 정대충이라고 합니다.”


정식으로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았다.

“네. 제 이름은 소개했고, 이 소녀는 제 언니의 딸이에요. 아셨겠지만, 소한이를 통해서 전화번호를 알게 되었구요.”


“아. 네. 저도 거리에서 어린 여자아이에게 번호를 따일줄이야.. 하하”

마리는 웃고 있었다. 정대충 볼수록 매력적이다.


“기자로서 그냥 물어봐도 될까요? 기억을 어떻게 잠깐이지만 잊게 할 수 있나요?”

역시 기자는 직업상 그냥 바로 물어오나보다.


“아. 그건 영업비밀이라서···”

“네. 그럼 어떤 원리 같은 것이 있나요? 제가 프로그램을 잘 몰라서···”


“음. 어떻게 설명을 드리죠. 그냥 기억의 고리를 따라다니며 일부를 끊어지게 만드는 효과가 있도록 개발이 되었어요.”

“게임이 기억의 고리를 따라가도록 만들었다구요?”


“게임은 단순해요. 그냥 이전에 기억했던 것을 되살려서 맞추는 단순한 단어게임이라고 보시면 돼요.”

“그런데 어떻게 기억을 잊게 하나요?”


“단어 속에서 힌트가 있죠. 특정한 단어에는 인간들은 많은 기억을 불러오죠.”

“그 단어를 맞추기 위해 불러오는 과정에서 우리는 스스로 기억들의 고리를 만들게 되죠.”


“그럼 그 만들어진 고리들을 일시에 끊어버리는 그런 경험을 제공한다는 거군요.”

“네. 그렇습니다. 게임이 그렇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물론 그러나 다시 게임이 끝나고 나면 어느새 인간의 뇌는 복구를 시작하죠. 조각맞춤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특별히 뇌에 대해서 많은 연구를 하신건가요?”

“아니. 뭐 특별히 전공한 것은 없습니다. 그냥 아는 거죠. 인터넷을 통해서.. 워낙 자료들이 많으니..”


“음. 기사화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최대한 잘 써 볼께요.”

“감사합니다. 오수정 기자님!”


“정대충 아저씨! 질문이 있는데요?”

“오. 소한이. 뭐가 궁금해서 이렇게 이모를 따라 왔을까?”


“우주에는 많은 벌레들이 있다고 하는데··· 혹시 기억을 먹는 벌레도 있나요?”

헉? 갑자기 이런 질문을? 앞뒤 문맥으로 맞지 않는 질문? 아이니까 그럴 수도 있지만?

“아. 소한아.. 아저씨 한테 그런걸 물어보면 어떻게 하니? 아저씨는 프로그래머야. 학자가 아니고.”

갑자기 오수정이 가로막는 것.

그것이 더 정대충을 처참하게 만들었다.

“아니. 꼭 프로그래머라고 모른다고 생각하시는 것은 편견입니다. 오수정 기자님”

“아. 네?”


“소한아. 아저씨는 있다고 생각해. 기억을 먹는 벌레.. 우주에는 무한한 생명체들이 있으니 가능하지 않겠니?”

“그렇지만 그런 벌레가 있으면 생명체들이 모두 병들거예요. 기억을 잃어버리면 어떻게 살아요?”


“음. 꼭 그렇게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 모든 것은 잃어버리면, 얻는 것이 생기는 거니까?”

“그럼 그 기억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공유가 되는 건가요?”

공유? 아이의 질문이라기에는 뭔가 이상했다. 그러나 빅버그는 이런 질문을 받는 것이 좋았다. 누군가가 자신을 알아준다는 느낌이 들었다.


“공유. 좋은 포인터인것 같구나. 공유되는 것. 그리고 알아 주는 것. 서로 공감하는 것. 그럼 세상이 더 좋아지겠지.”

“그럼. 기억을 먹는 벌레가 없으면 어떻게 되나요?”


“사라지면··· 그건.. 큰 비극이 되겠지!”

뭔가 이런 이야기가 전개될 줄 빅버그도 모른체 마리의 함정으로 빠져들었다.

“비극이요?”


“각자의 원하는 기억 속에서 착각에 빠지겠지. 자신이 경험한 것이 모든 것인 것처럼. 우물안의 개구리가 되어가겠지. 그리고는 그 이상의 세계를 인정하지 않게 되고, 그럼 큰 잘못을 저지르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마리는 조금씩 기억충에게 다가가고 있음을 느꼈다. 기억충은 마리에게 그 동안 알고 싶었던 기억충의 역활. 그리고 그의 삶에 다가가고 있었다. 마리는 눈물이 났다.


우주를 탐험하는 학자에게 자신이 찾던 39레벨의 기억충에게서 듣는 한 마디 한 마디는 이것이 비록 지구의 언어라고 하지만 그 속에는 수 많은 원리들을 설명하고 있음을 알았다.


“우물안의 개구리!”

마리는 자신도 모르게 그 동안 풀지 못한 수수께끼를 푼 것처럼 놀라움에 말을 반복했다.


“소한아 괜찮니? 아저씨가 말을 너무 어렵게 했니?”

“아니에요. 조금 알 것 같아요.”


“하하. 어쩌다 이런 얘기를 하게 되었나? 하하”

빅버그는 괜히 기분이 좋았다. 역시 아이들은 순수해..


“아저씨! 다음에도 그냥 만나 주세요. 저는 동화작가가 되고 싶은데.. 벌레들에 대해서 많이 알고 싶어요? 우주에 많은 벌레들이 있다고 믿거든요.”

“아. 동화작가! 그래서 상상력이 풍부하구나. 그럼. 아저씨도 그런 이야기 좋아한단다. 언제든지 물어보렴.”


“오늘은 제가 아니라. 소한이가 기자인것 같네요. 호호”

“네. 그렇군요. 오기자님은 더 물어보실게 없나요?”


“네. 전 이정도면 될 것 같아요.”

“식사하시죠.”

세명은 함께 맛있게 식사를 했다.


마리는 기억충의 말을 되뇌다 우주평행론의 부족한 부분을 감지하기 시작했다.

기억충과 신과의 관계. 그것은 아직 어떻게 말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것을 묻기에는 자신이 너무 앞서가는 것 같았다.

이 부분만 어떻게 풀어간다면 왜 이 행성에 왔는지? 또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를 알 수 있다.

마리는 어느 정도까지 접근을 하고 어디까지 알 수 있는지 그 한계도 가늠할 수 없었다.

자신의 운명을 예측할 수 없는 것. 어쩌면 이 곳에서 이 행성에서 마지막이 될 수도 있지 않는가?


그것을 안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다. 운명이니까.

그러나 이 기억충이 사라진다는 것은 우주에 엄청난 충격을 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스쳤다.

뭘까? 이 불안감. 이 찝찝함. 제발 속시원하게 뭐라도 말해 줬으면 좋겠다. 기억충 아저씨~~~


오기자와 소한이를 돌려보내고 빅버그는 39층 자신의 실험실 옆 휴게실에서 생각에 잠겼다.


소한이의 눈. 그 속에는 언젠가 본 듯한 아련한 기억이 떠 올랐다.

진리를 갈망하는 한 소녀가 있었다.

자신이 아주 어린 벌레였을때 만난 소녀. 그녀는 벌레를 아주 좋아 했었다.

기억충이 그녀를 잠시 만났을 때, 소녀는 어쩔 줄 몰라했다. 그리고 자신을 존중하는 눈빛. 그리고 진리에 대한 갈망. 순수한 영혼이었다.


너무 순수해서 그 기억을 먹을 수 없었다.


기억충은 자신이 가야 할 행성이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자신이 만나야 할 자가 따로 있었기 때문에 그 소녀를 떠나야 했다.

우주의 빛처럼 공간과 시간을 넘어서 이 행성으로 보내졌다.


--- 삼척그룹 회장실

“뭐라고 연합통신 기자!”

“네. 한 꼬마 아이와 기자가 점심을 같이 먹었다고 합니다.”


“참. 복잡해 지는데···”

“뭐 기자 나부랭이 정도야.”


“준우야. 이 세상에 젤 골치 아픈 것 중의 하나가 기자야. 언론이라고.”

“네?”


“넌. 모른다. 하지만 신중해야 해. 기자들은 그 뒤에 눈이 있어. 그 눈 뒤에는 더 큰 눈이 있고...”

“무슨 말씀이신지?”

준우는 머리를 긁고 있다.


그렇다. 척은 준우도 춘삼이도 이런 복잡한 정치의 세계를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분명 이것은 좋지 않은 소식이다.


뭔가 행동을 취해야 했다.

1단계.. 작업을 시작할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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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박춘삼 vs 빅버그 22.06.11 24 1 14쪽
20 연변에서 온 썅간나이... 22.06.10 21 1 9쪽
» 기억충과 마리와의 만남 22.06.10 13 1 13쪽
18 당당히 앞으로 22.06.08 12 2 11쪽
17 마리가 도나를 만났을 때 22.06.07 15 2 13쪽
16 곤충학자 마리 돌로마이오 박사 +1 22.06.06 23 2 11쪽
15 드레곤헌터 22.06.06 19 2 9쪽
14 소한 마리 22.06.05 13 3 10쪽
13 선녀와 나무꾼 22.06.05 12 3 10쪽
12 쓰레기 더미에서 살아가는 남자 22.06.04 20 4 12쪽
11 박춘삼 인 척 +1 22.06.04 15 4 9쪽
10 레오~~ +1 22.06.03 16 3 11쪽
9 버그 사냥꾼들 22.06.02 14 2 9쪽
8 방문 22.06.02 13 1 11쪽
7 나는 지난 여름날의 그 일을 알고 있다. 22.06.01 18 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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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그들의 이야기 22.05.30 25 5 9쪽
4 세명의 생존자 22.05.30 30 11 10쪽
3 도로시 22.05.29 38 12 10쪽
2 올~리셋 22.05.28 47 15 11쪽
1 Big Bugg +1 22.05.14 81 2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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