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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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2.05.14 21:42
최근연재일 :
2022.06.1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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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1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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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포즈 해도 될까요?

DUMMY

하천에는 어제 비가 왔는지 물이 많이 불어 있었다.

물이 세게 내려갈수록 거슬러 올라가는 잉어는 더 자유롭다.


하천의 중앙에는 갈대들이 물의 흐름을 갈라놓고 있었다.


언제 왔는지 청둥오리가 물에서 나와 자기 머리를 흔들며 물에 빠진 몸을 말리고 있었다.


하천의 옆에는 햇볕을 등진 2층 주택이 햇볕을 가득 품고 있었다.


마당에는 잘 다듬어진 잔디들이 서로 밟아달라고 움크리고 있다.


분명히 오늘은 만남을 위한 시간들이 있을거라고.. 예언이라도 하는 것처럼 마당에는 분주하게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지민이 아빠의 모습이 보인다.


강아지도 마당을 여기저기 뛰어다닌다.


지민이 아빠는 열심히 장작을 패며, 저녁에 있을 바베큐 식사 준비에 온 정성을 쏟고 있다. 마치 자신이 게을리 하면 큰일이 일어날 것처럼 열심히 움직인다.


지민이 엄마는 부엌에서 레시피를 보며 셀러드를 준비하기 위해 온갖 채소들을 준비하느라 바쁘다. 특히 소스를 만드는 것이 가장 어려운 듯 몇 번을 인터넷에서 찾고 또 찾는다.


지연이는 뭔가를 열심히 그리고 있다.

자신의 임무를 완성하기 위해 결의에 찬 모습니다.

그 그림에는 항상 빠지지 않은 키 큰 아저씨의 모습이 오늘따라 유난히 든든하다. 그리고 그 키 큰 아저씨의 손을 잡고 있는 것은 지연이가 아니라 다른 여자였다. 그 여자의 모습을 상상한다고 한참을 고개를 갸웃거리며 턱에 손을 대며 고민에 빠져있다.

"엄마. 도로시 언니 몇살이야?"

엄마는 대답 대신 채소를 씻는다고 물소리만 더 요란하다.


“안녕하세요.~~”

지민이 아빠가 달려가면서 새로운 손님을 맞이한다.

“오. 동민 학생 맞지요.”

“네. 여기 찾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하하하”


“그렇죠. 생각보다 한 참 시골이에요.”

“그래도 여기 동네분들이 지민이네 집이라고 하면 다 아네요. 하하”


“하하. 초등학교 선생님 집이라서··· “

“제가 뭐 도울 거라도···”


“아. 네. 좋죠. 천막을 칠거예요. 이리로···”


“저기.. 안녕하세요~~”

낯설고 조용한 목소리.. 수줍은 듯 고딩 여학생이 대문이 없는 집 안으로 한 발걸음을 들여 놓았다.

“누구세요?”

지민이 아빠는 모르겠다는 듯이 쳐다본다.


“저. 여기 오늘 기억을 지운 자들의 모임··· 기지자.. 맞죠.”

“네. 아. 혹시 나지영 학생!”


“저 이름 아세요!”

“네. 알죠. 도로시님이 알려주었어요. 고2 여학생이 온다고. 이름이 나지영이라고.. 알려 줬어요.”


“아. 네. 도로시 언니가.. 맞아요. 저 나지영이에요.”

손에 든 작은 병을 건넨다.

“이게 뭔가요?”


“아. 작은 꽃병이에요.”

“오. 지민이 엄마가 좋아 하겠어요. 하하”


“전. 뭘 도와야 하죠.”

“저기 부엌으로 가세요. 지민이 엄마 도와 주세요.”

지민이 아빠는 즉시 꽃병을 풀었다. 그리고는 금세 주위에 핀 야생화 한 웅큼을 꺽어 꽂는다.

무심한 듯 그러나 꽃병과 꽃이 너무나 잘 어울린다.


날씨가 너무나 좋다.

운전을 하는 빅버그는 옆에서 졸고 있는 도로시를 힐끔 처다 본다.

“구구 윤도현 노래 틀어줘~~”

차 안에는 윤도현의 노래가 흐르고 있다.


....

내 모습이 보이지 않아

앞길도 보이지 않아

나는 아주 작은 애벌레 살이 터져 허물벗어

한 번 두 번 다시

나는 상처 많은 번데기

추운 겨울이 다가와 힘겨울지도 몰라

봄바람이 불어오면

이젠 나의 꿈을 찾아 날아

날개를 활짝 펴고

세상을 자유롭게 날거야

노래하며 춤추는 나는

아름다운 나비

날개를 활짝 펴고

···..


깜짝놀라 잠을 깬 도로시는

“또 나비야.”

“좋찮아요~~”


“정말. 맨날 나비야. 크크”

도로시는 어느새 따라 부른다.


“도로시님. 빅버그님은 언제 나비가 되는 건가요?”

뒷자석에 앉은 김은혜가 묻는다.

“그럼 안되죠. 계속 애벌레여야 해요. 나비가 되어서 날아가면 안되죠.”

“하하. 그렇죠!!”

전대호가 맞장구를 친다.


“빅버그님 도착하였습니다.”

“수고했어. 구구”


“모두 내리시죠. 지민이네 도착하였습니다.”

네명이 차에서 내리는 것을 부엌에서 요리를 하던 지민이 엄마가 가장 먼저 보았다.

창문이 열리고 마당을 향해 소리쳤다.


“빅버그님이 오셨어요!”

마당에 있던 동민이 지영이 지민이 아빠도 차에서 내려서 오는 빅버그를 향해 나아갔다.


“다들 오셨네요.”

빅버그는 모두를 향해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버그형!”

서로들 반가운듯 그러나 조금은 낯설게 느껴지는 듯 거리를 둔다.


그러나 저마다 가진 기억들 너머에 빅버그가 있다.


빅버그는 알지만 그들은 모르는 기억들···


그들은 그렇게 모였다.


바베큐를 하는 지민이 아빠의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고기를 굽는 솜씨가 수준급이다.


노릿하게 구워진 겉 표면과 굵은 고기의 내부는 약간의 피빛이 비추지만 상당히 잘 익혔다.

그리고 고기의 위에 뿌려진 소금이 절묘한 맛을 내고 있었다.


저녁을 먹는 동안 모두다 지민이 아빠의 바베큐에 대해서 칭찬을 늘어 놓는다. 빅버그가 가져온 여러 종류의 와인 이야기도 화재거리가 되었다.

동민이와 지영이는 콜라를 마셨지만, 가끔 와인은 조금 마셔보기도 했다.


빅버그가 피에몬테 지역의 바롤로라며 지역 이름이 조그마하게 적혀있다며 꼭 먹어보라고 한다.


도로시도 오랜만에 먹어보는 와인 맛과 고기 맛에 벌써 취한 것 같았다.


횡설 수설 말이 많아진 도로시는 지영이에게 자기가 근무하는 행정복지센터에 대해서 불만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언니. 저도 공무원 준비하려고 하는데요.”

“안돼. 공무원 하지마, 안 좋아. 시시해.. 중소기업이라도 기업을 가는게 좋아. 하하”


“언니는··· 자기가 공무원이니까···”

“하하. 아니야. 공무원도 괜찮아. 철밥통이잖아. 그럼 됐지.”

도로시는 이랬다 저랬다 한다. 기분이 너무 좋으면 그런 버릇이 있다.


“철밥통!! 언니. 크크”

“그래. 오늘 저녁에 밥 많이 먹었다. 왜.”


“언니. 저도 너무 많이 먹은 것 같아요. 하하”

“지난번에 봤을 때 보다 지영이 훨씬 밝아 보여서 언니가 너무 기분이 좋아.”


“모두 빅버그님이 준 선물이죠.”

“그렇지. 나도 큰 선물을 받았으니..”


“언니는 빅버그님이랑 언제 결혼해요?”

“결혼··· 하하 몰라. 빅버그님도 나도 친인척이 없어서··· 결혼은 부모님들끼리 하는 거잖아. 하하 “

도로시는 그냥 웃는다.


“주목. 주목!!! 여러분.. 오늘 빅뉴스가 있어요.”

지민이 아빠는 모두를 둘러본다.

“뭐죠~~”

나지영은 궁금한 듯 물어본다.


“저. 저는 잘 모르고요. 빅버그님이 할 말이 있다고···”

빅버그는 앞으로 나왔다.

“안녕하세요. 제가 지금 뭔 말을 하려고 하냐면요... 사실 뭐 말 주변도 없고... 여기에 모인 분들 모두 사랑합니다.!!"

갑자기 사랑한다고... 모두들 서로 보면서 빙긋이 웃는다.

뭘 말하고 싶은 거지?

빅버그가 이상하다.

"네. 우리도 사랑해요~~"

모두들 떼창을 한다.

빅버그는 그제서야 뭔가 결심을 한 듯이 다시 말을 이어나간다.


"모두 행복해 보여서 정말 저도 행복합니다. 저도 아버지랑 일찍 이별하고.. 엄마랑도 10년전에 이별을 했지만... 여기에 계신 분들이 저의 가족 같아요. 제가 처음 지민이네를 만났을 때, 제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었는데.. 지금 지민이네 아빠도 엄마도 지연이도 너무 행복해서 저도 너무 행복해요.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저도 이제 좀 ··· 오랫동안 혼자 살아와서 혼자가 아닌.. 함께 살아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빅버그는 쑥쓰러운듯 주머니에서 뭔가를 하나 꺼내들었다.

도로시는 설마 하는 마음으로 빅버그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도로시.. 내가 좀 쑥쓰러워서.. 잘 모르겠어요. 이게 프로포즈인지..”

빅버그는 반지를 꺼내어서 도로시를 바라보았다.


“제가 좀 많이 특이해서.. 나 같은 사람이.. 많이 부족한 것은 알지만.. 제가 당신을 많이 좋아해요. 같이 살아요? 도로시~~”

도로시는 입을 가리며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다. 자신에게 이런 날이 올 줄 몰랐다. 세상에~

“네. 빅버그님. 저도 좋아요~~”

조용하지만 명확한 소리로 대답을 했다.

주위에서는 야호~~ 난리가 났다.

세상에.. 오늘 이런 일이~~ 빅버그님 축하해요~~ 도로시 정말 축하해요~~

와 버그형 멋지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빅버그는 도로시를 번쩍 들었다.

그리고 빙글빙글 돌았다.

“아. 어지러워요~~”

“하하하”

모두들 손뼉을 치며 축하했다.


하늘에서는 많은 별들이 특이한 형태로 반짝였다.


우주선들이 내는 빛인지.. 정말 별빛인지 모를 일이었다.


마리도 분명 보고 있을 것이다.

기억충도... 진짜 빅버그도 이걸 알고 있을 것이다.


하늘에서는 언제 왔는지 나비가 2층 주택위로 사뿐히 내려 앉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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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충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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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포즈 해도 될까요? +1 22.06.17 12 1 9쪽
29 나비가 되어~~~ 22.06.17 12 1 9쪽
28 기억충을 삼키다니... 용 22.06.17 11 1 12쪽
27 검은 용 인 척! 22.06.16 12 1 9쪽
26 떨리는 척! 22.06.16 16 1 10쪽
25 검은 척!! +1 22.06.15 18 1 11쪽
24 아까운 척!!! 22.06.13 12 1 10쪽
23 함정 22.06.13 14 1 11쪽
22 살아남 은 척!! +1 22.06.12 25 1 11쪽
21 박춘삼 vs 빅버그 22.06.11 24 1 14쪽
20 연변에서 온 썅간나이... 22.06.10 21 1 9쪽
19 기억충과 마리와의 만남 22.06.10 13 1 13쪽
18 당당히 앞으로 22.06.08 13 2 11쪽
17 마리가 도나를 만났을 때 22.06.07 15 2 13쪽
16 곤충학자 마리 돌로마이오 박사 +1 22.06.06 23 2 11쪽
15 드레곤헌터 22.06.06 19 2 9쪽
14 소한 마리 22.06.05 14 3 10쪽
13 선녀와 나무꾼 22.06.05 12 3 10쪽
12 쓰레기 더미에서 살아가는 남자 22.06.04 20 4 12쪽
11 박춘삼 인 척 +1 22.06.04 15 4 9쪽
10 레오~~ +1 22.06.03 16 3 11쪽
9 버그 사냥꾼들 22.06.02 14 2 9쪽
8 방문 22.06.02 13 1 11쪽
7 나는 지난 여름날의 그 일을 알고 있다. 22.06.01 18 3 15쪽
6 기억충을 소개합니다. 22.06.01 24 3 10쪽
5 그들의 이야기 22.05.30 25 5 9쪽
4 세명의 생존자 22.05.30 31 11 10쪽
3 도로시 22.05.29 38 12 10쪽
2 올~리셋 22.05.28 47 15 11쪽
1 Big Bugg +1 22.05.14 81 2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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