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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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2.05.14 21:42
최근연재일 :
2022.06.1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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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16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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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떨리는 척!

DUMMY

‘여기가 어디지?’

정대충은 모르겠다.


하나도 모르겠다. 기억이 날듯 말듯 모든 것이 희미하다.


때로는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자신이 누구인지? 지금 왜 여기에 와 있는지 조차 모른다.

머리는 깨어질 듯 아프다.


마지막 싸움이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자신이 누군가를 죽인 것 같다.

혹시 나는 살인자인가?


그리고 차 안에는 여자가 쓰러져 있다.

혹시 내가 저 여자에게 몸쓸짓을 한 것은 아닌가?


정말 미친 것 아닌가? 나는 누구인가?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것인지 모르겠다.


내 머리 속에 다른 누군가가 있는 것 같다.


엄마! 엄마랑 놀았던 그 바닷가가 어렴풋이··· 그러나 그것도 마치 필림이 끊긴 것처럼 기억이 났다. 말았다 한다.


바다로 가야 한다.

혹시 그 곳에서는 기억이 돌아올지도 모른다.


옷은 엉망이다.


다행히 주머니에 지갑이 있었다.

그 곳에는 신용카드가 있었고··· 신분증이 있었다.

[정대충··· 800321-1xxxxxx ]


아마 자신이 정대충인것 같다.


핸드폰이라도 있었다면··· 그래도 어떻게 해 볼 것 같은데··· 정말 막막하다.


경찰서로 가야하나? 병원을 가야 하나?

그러나 혹시 내가 현상수배된 살인자라면.. 지금 경찰서나 병원을 찾는 것은 위험하다.

주위의 시선이 부담스럽다.

아. 너무나 괴롭다. 마지막 장면···

자신이 두명을 죽인 것 같다. 그것이 마지막 기억이다.


그것도 아주 잔인하게 죽인 것 같다.


한 명은 목을 꺾었고, 다른 한 명은··· 세상에 내가 녀석의 심장을 터트린 것 같다. 아직도 손에는 피 냄새가 난다. 도대체 내가 무슨 짓을 한 것인가?


내가.. 살인자라니··· 정대충은 머리를 감싼다···

살아야 한다. 어디로든 달아나야 한다. 아니. 자수를 할까?


그러나 정확히 그것이 살인인지 꿈인지.. 그러나.. 너무나 생생했다.


온 몸이 증거하고 있지 않는가? 오른손에 가득한 핏자국과 생생한 기억.. 그리고 나머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달아나자. 어디로든.. 바닷가라면 더 좋고···


그러나 그런 와중에도 정대충은 공중전화를 찾아서 119에 신고를 했다.

자신의 차 위치와 여자아이가 깨어나지 않고 있음을 알렸다.

적어도 그래야 할 것 같았다.


정대충은 차를 버리고 무작정 뛰었다.

자신이 범죄자라면 분명 누군가가 쫓아 올테고, 그럼 잡히면 된다.

그러나 나를 쫓지 않는다면··· 나는 이대로 달아나면 된다.

어차피 내가 직장이 있었든지. 무엇을 했던지···

기억이 나지 않으니..

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머리속에서는 자꾸 누군가가 부르는 것 같다.

그러나 그 부르는 누군가로 부터 달아나고 싶다.

내가 누구인지를 찾아야 한다.



--- 척은 정대충의 차를 찾았다.

그러나 그것은 소방소에 보관이 되어있었다.

정대충은 자신의 집에도 없었다.

누군가가 실종신고를 한 것 같았다.


정대충의 차를 아무리 살펴보아도 큰 상처를 입었거나 어디로 갔을 것 같은 단서가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핸드폰은 오수정 기자의 집에 아무렇게나 던져져 있었다.


눈치를 챈 것일까?

혹시 자신이 검은 짐승을 데리고 사냥을 시작한 것을 알고 있는 것일까?

그럴리가 없다.

이건 그 누구도 모르는 일이다.

검은 짐승들은 차에서 기억충의 냄새를 맡았다.


녀석들은 으르렁 거리며 뭔가를 찾은 것처럼 질주하기 시작했다.


그래. 차라리 이것이 가장 빠를지도 모른다.

다른 방법이 없다.


기억충을 찾을 다른 방법을 생각할 수 없다.

검은 짐승들에게 맡겨보자.



-- 정대충은 전철을 타고 가까운 시외버스터미널로 갔다.

강릉행 직행버스에 올라탔다.

그냥 강릉이여야 할 것같았다.

강릉시외버스터미널에 내렸다.,

경포해변으로 가는 202번 버스를 탔다.

탁트인 바다가 다가왔다.


엄마 손을 잡고 왔던 해변가였다.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떠 올랐다.


그러나 다른 기억은 떠오르지 않았다.

이것도 아닌가? 어쩌지···


햇볕이 힘을 잃어가고 있다.

곧 어두워질 것 같다.

이제 어쩌지···

자꾸 불안하다.


바다를 보고 있다.

푸르던 바다는 점점 검어지고 있다.

검푸른 바다는 이제 완전히 검어지고 있다.

바람이 차다.


거센 바람이 정대충의 머리카락을 날린다. 몸이 휘청거린다.

뭘 먹었는지.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눈물이 난다.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 이렇게 두려운지 몰랐다.

그리고 마지막 기억이 살인이라니···


정말 잘못 살았다는 생각이 난다.

후회가 밀려온다.


“혹시 빅버그.. 버그형아니에요.”

동민이는 너무나 반가웠다.

버그형이 아닐 수가 없었다. 큰 키에 마른 채형. 그리고 그 느낌. 분명했다.


버그. 빅버그라.. 낯설지는 않다.

그러나 이 학생도 빅버그도··· 모든 것이 너무 어렴풋하다. 전혀 모르겠다.

“아. 학생. 미안해. 지금 기억이 가물 가물해서··· 모든 것이 잘 기억이 나지 않아.”


“저. 동민이에요. 아. 기억을 못한다구요. 다른 것도 잘 기억이 안나세요.”

“아. 갑자기 그런것 같아. 정말 거의 기억이 나지 않아.”


“버그형. 많이 힘들어 보여요. 형은 기억때문에 힘들어 하는 저를 도와주었고, 형이 저의 잘못된 기억을 바로잡아 주었어요.”

“아. 그래. 그렇지만 지금 난. 아무것도 기억을 못하고 있어. 기억상실증 같은 그런 병에 걸렸나봐.”


“버그형. 그 때는 제가 정말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헤어졌지만, 그 이후로 형때문에 바다에 빠져 먼저 하늘나라로 간 재민이랑. 살아남은 나와 다른 친구들도 모두 우리의 우정을 회복했어요.”

“아. 잘은 모르지만 내가 좋은 일도 했나 보구나. 하하”


“네. 그럼요. 버그형. 정말 멋지고. 저에게는 생명의 은인이죠.”

“오. 그래. 고맙구나. 날 기억해 줘서.”


“친구들이랑 경포대 왔는데.. 저녁에 이렇게 혼자 바닷가를 거닐다가 형을 만날 줄 몰랐어요.”

“아. 그러게.. 나도 오늘 바다로 가려고 무작정 왔는데··· 이렇게 만나다니 기쁘구나.”


“형. 잠깐만요. 우리 사진 찍어요.”

“사진?”


“네. 형이랑 꼭 사진 하나 찍고 싶었어요.”

동민이는 빅버그의 앞으로 와서 셀프로 검은 바다를 배경으로 찍었다.

“동민아. 담에 만나면 형이 밥이라도 살께. 지금은 형이 상태가 아주 안 좋구나. 하하”


“네. 꼭 그래요.”

“그럼 담에 보자.”

빅버그는 동민이에게 손을 흔들어 보여주었다. 그리고 해변으로 걸어갔다.

동민이도 더 이상 빅버그를 따라가지 않았다.


버그형. 정말 고마워요.

언제나··· 동민이는 진심으로 형을 응원했다. 빨리 회복하기를···

“버그형! 힘내요. 화이팅!!!”

멀리서 손을 흔들었다. 정대충도 동민을 향해 다시 돌아보았다.

가볍게 손을 들어 보였다.

다시 해변을 걸어갔다.

바람은 더욱 세게 불어오고 있었다.



--- 검은 짐승은 202번 버스에서 기억충의 냄새를 강하게 맡았다.

그 앉은 자리를 한 참을 서성 거렸다.

그리고는 경포해변으로 달렸다.

밤의 공기가 차다. 바람은 육지로 더욱 세게 불기 시작했다.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척은 긴장하기 시작했다.


바닷가에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불빛도 드문드문하다.

절벽으로 걸어가는 한 사내를 보았다.

정대충이었다.

검은 짐승이 으르렁거리기 시작했다.

절벽으로 짐승들이 천천히 가기 시작했다.


척은 지켜보기로 했다. 정대충의 힘을 가늠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검은 짐승의 힘도 알 수 없다.

어쨋든 오늘은 결판이 날 것이다.

검은 짐승은 10마리로 불어났다.

정대충의 주위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검은 바다.

검은 숲.

검은 20개의 짐승의 눈빛.

정대충은 본능적으로 위협을 느꼈다.

그 순간 저 밑바닥에서 들려오는 빅버그의 소리가 들렸다.

‘정대충 조심해. 검은 짐승들이야.’


그 순간 녀석들은 정대충에게 달려들었다.


정대충은 순간 자신의 허벅지로 달려드는 짐승의 턱을 잡았다.

짐승은 입을 벌려 허벅지를 물려고 했다.


그러나 정대충의 오른 손은 짐승의 턱을 부서뜨렸다.

너널해진 짐승은 정대충의 오른손에 잡혀있었다.


달려오던 두번째 짐승은 정대충의 어깨를 노렸다.


정대충은 첫번째 짐승의 턱뼈를 짐승으로부터 분리시켰다.

그리고 턱뼈로 두번째 달려드는 짐승의 후두부를 내리쳤다.


짐승은 외마디 신음소리도 내지 못하고 나가 떨어졌다.


첫번째와 두번째 짐승의 처절한 장면을 목격한 다른 8마리의 짐승들은 주위를 천천히 돌기 시작했다.


마치 기억충을 너무 만만하게 보았다는 것을 후회하는 모습이다.


척은 이럴 줄 알았다고 바위뒤에 숨어 있었다.


이제는 정대충과 맞서서 싸우는 것조차 두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런 무시무시한 짐승들을 상대하는 정대충의 눈빛은 인간의 것이 아니었다.


거대한 짐승. 분노하는 짐승. 무엇때문인지 모르지만 저 본능 속에서 솟아나는 그런 원초적인 힘이었다.


8마리는 일제히 정대충을 향해서 달려들었다.

턱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턱뼈와 턱뼈들이 깨지는 소리가 났다.


고요한 밤 하늘에 장작불이 타오르듯이 타닥타닥 거렸다.


10마리의 짐승들이 모두 정대충의 주위로 둘러서서 모닥불처럼 쌓였다.


정대충은 마지막 짐승의 신음소리가 나는 쪽으로 턱뼈를 던졌다.


그리고는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척은 떨리는 오른 손을 다른 손으로 잡았다.


검은 성주를 만나며 느낀 그런 소름이 돋았다.


이제는 어찌해야 하는가?


도대체 녀석의 힘은 어디까지인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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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검은 용 인 척! 22.06.16 12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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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검은 척!! +1 22.06.15 18 1 11쪽
24 아까운 척!!! 22.06.13 12 1 10쪽
23 함정 22.06.13 14 1 11쪽
22 살아남 은 척!! +1 22.06.12 25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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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레오~~ +1 22.06.03 16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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