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백만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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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장이
작품등록일 :
2022.05.28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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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14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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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28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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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평범함은 중요하다

DUMMY

그저 살면서 가족이라는 걸 갖고 싶었다.

누군가는 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가족. 그 평범함을 말이다.

누군가는 내가 가족을 가졌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결혼은 허물에 가까웠다.

아내는 결국 남이고.

나는 또다시 방황을 시작해야 할 거 같다.


“대표님. 먼저 퇴근해 볼게요.”

“네 영한씨 고생하셨어요.”


25살에 대기업 게임개발자에서 30살에 스타트업 대표가 되기까지.

부모 없이 자란 나는.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

나 스스로 자부할 수 있을 만큼.

평범함은 욕심이었을까? 25살에 결혼하여, 6년의 결혼생활이 무너지기 일보직전이다.


*


“왔어?”

“어”

“주방에서 가위 좀”


퇴근 후 집에 들어오니.

아내는 방송준비를 하고 있었다. 대게 4마리에 김이 모락모락 나고 있었다.

취미로 시작한 너튜브였는데 지금은 150만 구독자의 먹방 너튜버가 되었다.

나는 말 없이 가위를 건네주었다.


“이거 말고 뼈가위”


아내는 돌아서는 내게 무심히 말을 걸었다.


“요즘 무슨 일 있어?”

“아니”


다시 뼈 가위를 가져다줬다.

그리고는 설거지를 시작했다.

10일 전. 아내의 외도를 처음으로 알게 되었지만, 나는 어떠한 선택도 하지 못하고 있다.

또다시 혼자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일까.

어떠한 선택을 하든 차악이다.

애써 외면해도. 진실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차라리 몰랐으면 좋았을까.


[나한진 : 상현아 제수씨. 어제 집에 있었지?]

[아니. 왜?]

[나한진 : 어디 갔는데?]

[친정 갔었지]

[나한진 : 흠..]

[왜 그러는데]

[사진]


친구가 보낸 사진 한 장은 다른 남자와 모텔에 들어가는 사진이었다. 사진 속 아내는 내가 사준 구두를 신고 있었다.


[나한진 : 어제 고민 많이 했다. 확실하진 않아서 그냥 잘못 봤다고 생각하고 넘기려 했는데]

[장난하냐? 바로 말을 했어야 하는 거 아니야?]

[나한진 : 미안하다. 바로 말해주면 나 때문에 사단 날까봐. 나도 난처 했어. 진짜 미안하다.]


처음에는 사진을 보낸 친구가 원망스러웠다. 바로 보냈다면, 당장 찾아갔을 텐데 이미 엎질러진 물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래도 좀 더 이성적으로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는 것은 알겠는데.

과연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돌아갈 수 있을까.

아무래도 사과를 받아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이미 신뢰가 깨져버렸다.

싱크대 서랍에 라면을 꺼내 끓였다.


“여보 나도 있다가 라면 하나만 끓여다 줘 그리고 음식물 쓰레기 비워야 돼”

“어”


곧이어 촬영이 시작되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소소하게 대게 4마리 준비해 봤어요.”


노트북을 열어 업무를 마무리 하다 아내가 대게를 거의 다 먹었을 때 쯤. 라면을 끓여다 주었다.

아내는 방송을 의식하며, 박수를 친다.


“우와. 잘 먹을게요”

“맛있게 드세요”


무미건조한 내 어조에 멋쩍게 미소를 지어 보이는 아내.

나는 연기자가 아니다.

생방송도 아니니 마음에 안 들면, 편집을 하면 될 것이다.

아내의 성공적인 행보에 누구보다 기뻐해 주며, 응원했던 나였다.

그런 내게 배신감을 안겨준 아내. 하루에도 수십 번 다른 남자와 모텔에서 뒹구는 모습이 상상된다.

화가 치밀어 오르지만, 내색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아내가 촬영이 끝나자, 내게 다가와 말했다.


“뭐가 문제인데?”

“어?”

“말을 해야 알 거 아니야”


찔리는 구석이 없는 건지.

양심이 없는 건지.

다른 남자와 모텔에 들락거리는 아내가 어찌 이리 당당할 수 있을까.


“별일 아니야”

“사업 때문에 그래?”

“어, 뭐 그렇지”

“여보. 내가 여보를 무시하는 건 아닌데 누군가는 집안일 해야잖아. 저번에도 말했지만, 돈은 내가 벌테니까 여보가 양보를 해줬으면 좋겠어”


아내 당당함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진정했다. 화합이 아닌, 복수를 위해서도 이성적일 필요가 있다.


“이번에 지원사업도 잘 통과되서 직원 월급도 어느정도 해결..”

“여보.”

“어.”

“10명 중 9명이 망하는 게 사업이라는데 내가 언제까지 이해해 줘야돼?”

“....내일 얘기하자”

“뭐가 문제인데? 자존심 때문에 그래?”

“그게 아니라. 그렇게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잖아.”


하루에도 몇 번씩 짚고 넘어가고 싶은 욕구가 올라온다.

그러나 치과가 무서워서 썩은 이를 방치 하는 것처럼. 미루게 되었고. 아직 뭐가 현명한 판단인지 모르겠다.


***


일주일이 지나 집에 도착했을 때 결국 사달이 났다.

한 남성과 같이 방송을 준비 중인 아내는 대단히 천연덕스러웠다.


“왔어? 이분 알지? 유튜부 하시는 분인데 같이 촬영해 주시로 오셨어”

“안녕하세요. 하성우입니다. 남편분 되시죠? 반갑습니다”


할 말을 잃었다.

핸드폰을 들어 친구가 보내준 사진을 보게 된다.

놈은 사진 속 옷을 그대로 입었고. 뒷모습이었지만, 개성 있는 헤어스타일 때문에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왜 나한테 말도 없이 집에 사람을 들여?”

“어? 왜 그래. 일이잖아”

“일?”


아무래도 나를 정말 병신으로 본 것 같다.

핸드폰에 사진을 아내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너는 공적인 일은 집구석에서 하고. 사적인 일은 모텔에서 하니?”

“...”


뻔뻔하게 일이랍시고 집까지 온 놈이 당황을 했는지 말을 어버버 댄다.


“어,어, 이거 저 아,아닙니다.”

“여보 이거 나 아니야”

“그냥 여기서 다 죽을까? 저새끼 당장 내보내”


희미해진 이성의 끈을 놓지 않고, 손가락으로 현관문을 가리켰다.


“채희씨. 아무래도 오늘 촬영은 힘들 것 같은데 가볼게요.”


남자가 떠나고.

한참 동안 정적이 흘렀다.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일단 침착하게 녹음기를 키고, 최대한 차분히 말했다.


“나보고 집안일이나 하라면서. 그럼 나랑 같이 살고 싶은 거 아니야?”

“여보 이거 진짜 나 아니야”

“그래? 그럼 9일날 어디 갔는데?”

“나 친정 가서 자고 온다고 그날 말 했잖아.”

“장인어른도 모르고. 장모님도 모르던데 너 혼자 친정 가서 자고 왔어?”


아내는 친정을 자주 가기 때문에 별 의심이 없었다.

그중 몇 번이나 다른 남자와 놀아났는지는 알 수 없다.


“...”

“말을 해”

“미안해”

“이건 아니야. 내연남을 어떻게 집에 들일 생각을 해”

“진짜 촬영만 하려고 한거야”

“그게 아니라. 어떻게 나한테 내연남을 뻔뻔히 소개하고 있냐고. 네가 사람이야?”

“오빠 일단 진정하고..”

“됐고 나한테 왜 살림하라고 한 거냐고? 양심이 없어?”

“돈은 내가 벌면 되니까”

“그게 아니라. 같이 살 맘이 있었으면,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니야?”

“진짜 미안해”


말을 하면 할수록 화는 쌓여 갔다. 미안해서 될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됐다. 이혼하자”

“어?”

“이혼하자고”

“...”


딩크족. 아이를 갖지 않는 것을 원하던 아내였다.

아이라도 있었다면, 참고 살았을까? 내 입에서 이혼하자는 말은 참 쉽게 나왔다.

굳이 대답은 기다리지 않고.

캐리어를 가져다가 짐을 쌓고 있었다.


“알았어. 오빠가 원한다면 그렇게 하자.”

“인심쓰는 듯 말 하지마. 역겨우니까”

“말을 왜 그렇게 해? 사람 마음이 제멋대로 돼? 나도 노력할 만큼 했어. 가장이랍시고. 오빠가 한 게 뭔데?”

“어휴..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냐?”


더 이상 말할 가치가 없었다. 케리어를 끌고 현관문을 박차고 나와 사무실로 향했다.

가다 편의점에 들려 소주 두 병과 간단한 안주거리를 샀다.

맨정신에는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을 거 같았다.

사무실 공기는 차가웠고.

퀘퀘한 먼지 냄새가 났다. 술을 마시며 생각했다.

이게 현명한 판단이었는지.

너무 충동적이었다.

그때 잠깐 모른 척 넘어가고, 불륜 증거를 더 모았어야 하지 않을까?


‘아니야. 그 상황이 되면 누구든 눈깔 뒤집힐 거야 한계였어.’


녹음도 해놨으니 괜찮을 것이다.

내가 떠나고 위로를 받고자 그 불륜남을 집으로 들이는 게 아닐까?

이제 끝났으니 상관없지만, 충분히 그럴만 한 여자인 거 같다.


“잘됐어.”


술을 다 마시고 의자에 앉아 눈을 감았다.


#


새벽 6시 30분.

알람 소리에 잠에서 깼다.

술에 깨니 다시 현실을 마주하게 되었다.


“아 여기서 잤지.”


사무실 창문을 열어 환기 시킨 후 어제 먹은 소주 병을 재활용 통에 버리고는 화장실에 세수와 양치를 하고 있었다.


“어머 사장님 여기서 주무셨어요?”

거울을 통해 청소 아주머니와 눈이 마주쳤다.

“예”

“많이 바쁜가 보네”

“네 많이 바쁘네요”


아주머니는 안쓰러운 눈빛을 보내고는, 남자 화장실에 들어와 물걸레질을 하며 말했다.


“근데 밖에 재활용통에 소주가 있던데 어떤 넋 빠진 놈이 사무실에서 소주를 먹나 봐요”

“가아아악 컥”


입을 행구고 있다가 물을 마시게 될 정도로 뜨끔했다.


“그래요? 우리 직원은 한 명 밖에 없어서요. 옆에 엔젝트코리아 사람인가 보네”

“아이고 맞네 맨날 술냄새 풀풀 풍기고 다니던데 어휴”

“아,하하”


굳이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었는데 ‘넋 빠진 놈’으로 비춰지고 싶지 않았나 보다.

자리를 피하듯 다시 사무실로 들어가 앉았다.

그리고 핸드폰을 보니 아내에게 새벽3시에 장문에 문자가 와있었다.


[여보. 진짜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염치없지만, 그 사진은 지워 주면 안 될까?]


“진짜 염치 없네.”


그냥 어이가 없었다. 군대도 기다려 준 여자와 4년을 넘게 연애 하며, 결혼을 결심한 것인데.

콩깍지가 씌여도 너무 씌였나보다.

부모 없이 자란 내 형편에 장인, 장모가 반대해도.

끝까지 나와 결혼을 하겠다고 고집을 부리던 여자였는데.

결혼 후 단점이 하나 둘 보여도 실망하지 않았다. 그만큼 내게 고마운 존재였기 때문이다.

믿는도끼에 발등이 찍혔으니...

시간이 지나, 9시. 직원이 사무실 문을 열었다.


“대표님 일찍 오셨네요?”

“앞으로 몇일 간 사무실에서 지내려고요”

“네? 그럼 여기서 주무셨어요? 무슨 일 있으세요?”

“별일 아닙니다.”


지낼 집을 구하기 전까지 사무실에서 지내야 될 거 같다.


“영한씨 이번주 까지 주문내역 쪽 ui랑 버튼 기능 활성화 해서 연동해 주세요”

“네 대표님”


서버와 메인 프로그래밍은 내가 담당했고, 직원은 단순한 코딩을 보조해 주었다.

디자인은 모두 외주로 처리했고.

데드라인은 정해졌다.

다음 주 중으로 이 어플을 완성하고. 제대로 된 투자처를 찾고자 했다.

사실 이미 어플이 완성되기도 전에 사업기획서만으로 투자를 한다는 회사들도 더러 있었다.

그러나 중소투자 전문회사에 헐값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았다.

때문에 투자를 받지 않았고. 사업장을 들이밀고 국가에 정부지원 및 대출을 받아 자금을 해결했었다.


***


그렇게 한국 최초 배달앱<배달탑>이 개발되어 독일에 딜리버리히어로에 회사를 매각하기까지에는 1년의 시간이 걸렸다.

아무래도 전국에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지금 내 통장에는 약 1조 3000억원이 들어와 있고.

이로 말할 수 없는 감격이였다.

한국 백만장자의 수는 40명. 이제는 나를 포함하여 41명이 되는 순간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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