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백만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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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장이
작품등록일 :
2022.05.28 19:26
최근연재일 :
2022.06.14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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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28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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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평범함은 중요하다

DUMMY

내 말을 들은 부동산 업자가 문고리를 그대로 잡고는 작게 소근거렸다.


“어떡하죠?”

“흠”


나도 두렵다.

괴한이 나타날까 무섭고.

영화 기생충 같은 일이 벌어지는게 아닐까? 소름 끼쳤다.


“일단 놔보세요.”


-띠리리링


문고리를 다시 놓으니 문은 잠겼다. 나는 천천히 현관 옆쪽을 걸어갔고. 부동산 업자는 뒤 따라왔다.

유리창 너머로 거실이 보였다.

텅 빈 거실에서 소리에 근원이 무엇인지 군데군데 살폈다.

어디에 숨은 건지 사람은 보이지 않았고.

싱크대에 올려진 소주병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그 소주병을 가리켰다.


“저기”

“..허억”


부동산 여자가 입을 손으로 가리며 눈을 똥그랗게 떴다.

그러더니 핸드폰을 가리키며, 소근 거렸다.


“시,신고하죠”


분명이 이 안에 사람이 있다.

빈집에서 소주를 먹은 범인이 이안에 있다.

그때였다.


-띠리리링

-타다다다


현관문을 열더니 우리에게 냅다 달려오는 괴한.

너무 놀라 뒷걸음질도 제대로 치지 못했다.

괴한도 마찬가지였다.

모자를 깊게 눌러쓴 녀석이 급제동을 걸며 뒤로 넘어지기 직전이었다.

아무래도 현관문 근처에서 숨어있다가 도망을 쳤는데 방향을 잘못 잡은 모양이다.


‘?’


넘어져 있는 괴한의 얼굴을 보니 중학생 정도로 보였고, 위협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누구시죠?”

“죄,죄송해요.”


잠깐의 정적이 흘렀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여기서 뭐 하셨나요?”


이 학생이 도둑이라면 이 질문은 참으로 웃긴 질문이 될 것이다.

허나, 일단 두 손은 빈손이 었다.


“어..그게.. 사실은.. 지갑을 잃어벼러서요.”

“지갑을 왜 여기서..?”

“죄, 죄송해요. 어제 여기서 잠을 자서요”

“...”


싱크대에 놓인 소주병.

아직 내 집은 아니기에 왈가불가 하는 건 주제 넘지만.

차차 이 집에 살게 될 것이니 주제가 많이 넘지는 않는다.


“싱크대에 소주병이 보이던데 본인이 마셨어요?”

“아, 아니에요! 정말 아니에요!”

“잠은 왜 여기서 잤어요?”

“...잘 때가 없었어요.”


가출 청소년인가.

불량해 보이지는 않았다.

그저 순두부 같은 놈이었다.

그래도 술은 아무래도 이 순두부 같은 녀석이 마신 것 같았다.

나는 부동산 여자를 지그시 바라봤다.


“아하하 집을 비워놓다 보니 이런 일이 생겼나 보네요.”

“오래 비워졌나 보군요.”

“아.... 네 한 7개월 정도 됐네요.”


금방금방 나가서 없어서 못 구하는 집이라더니.

분명 무언가 하자가 있나 보다.

걱정이 되었는지 급하게 말을 잇는 부동산.


“근데 정말 좋은 집은 맞아요! 그런데 아시다시피 이곳이 시골이라서요. 근처에 마트도 하나 없고. 자녀가 있으면 학교 문제도 있고요. 그런 것 때문에...”


들어보니 맞는 말이다.

이곳에 사려면 조건이 까다롭다.

어느정도 금전적 여유가 있는 사람이어야 하며, 도시의 편리성을 모두 포기해야 한다.


“전 주인분도 사실 자녀 학교 문제 때문에 이곳을 내놓은 거거든요.”

“그렇군요.”


어느정도 납득을 했다.

사실 이 집에 귀신이 살지만 않는다면 문제없다.

학생은 경찰에 신고해야 하나 싶었지만, 번거롭고 귀찮은 일이었다.


“집은 어떻게 들어갔니?”

“저쪽 창문이 열려 있어요.”


문단속을 제대로 안 한 거였군.


“집이 비어 있는지 어떻게 알았어?”

“이곳에 살던 얘가 같은 반이었어요.”


얘기를 들어보니 소주는 다른 놈일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차라리 이 녀석이었다면, 꺼름칙하지 않을 텐데.

숨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거 같은 느낌이다.

그래도 고작 중학생인데 뭐 어쩌겠나 싶었다.


“사정이 어쩐지 모르겠지만, 이제 여기 빈집 아니니까. 다른 집 알아보든가 해라. 가봐.”


부동산 여자가 나를 보는 표정이 혐오로 가기 직전이었다.


“아니 그게 무슨..”

“왜요?”

“다른 집을 알아보라니요!”

“얘들이 제가 말한다고 해서 듣나요”

“그래도 그렇지. 잘못된 걸 정확히 짚어줘야 얘들도 잘못된 걸 알죠!”

“잘못된 건 이미 알고 있을겁니다.”


이래라저래라 하고 싶지 않았다.

도둑놈이 되고 싶다면,

도둑놈으로 살아가야겠지.

결정은 이 순두부가 할것이다.


“감사합니다”


학생이 배꼽인사를 한다.

부동산 여자는 학생을 보며 입을 열었다가 말을 삼키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학생이 가고 나서야 부동산 여자가 삼킨 말을 뱉어낸다.


“집주인 분께는 말씀을 드려야 할텐데. 그냥 보냈다고 하면 제 입장이 난처해요! 부모님 연락처라도 물어봤어야..”

“걱정 마세요. 제가 이 집 계약 하겠습니다.”

“그래도 저한테 집을 맡겨주셨고. 제 일이기도 해요.”

“뭐 정 그러시다면 있는 사실 그대로 말씀하셔요. 제가 저 친구를 그냥 돌려보냈다고.”


집주인 입장에서는 집만 팔면 그만이니 문제 될 건 없다고 생각했다.


“네에..”

“그럼 이제 둘러보죠.”

“후..네”


부동산 여자는 다시금 현관문으로 걸어가 비밀번호를 눌렀다.


-띠 띠 띠띠 띠

-띠리리링


문이 열리자 넓은 거실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한쪽 벽면은 유리로 되어있어서 개방감이 피부로 와닿았다.


“오호”


한동안 투룸에서 살다가 6억짜리 단독주택을 보니.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사를 연발한다.


“집 정말 좋죠? 햇살 들어오는 거 봐요.”

“네 좋네요.”


1층에 방이 두 개 있었다.

큰방 1개와 작은방 1개.

그리고 화장실.


“여기가 36평이요?”

“네!”


주방이 아름답다. 세련됐다.

디귿자로 되어 있는 싱크대.

유명한 셰프의 집이라 해도 믿을 정도로 주방의 비중이 컸다.


“엄청 이쁘죠? 대리석이예요!”

“음식을 해먹을 지는 모르지만, 일단 보기 좋네요.”


혼자 살면서 음식을 해 먹지는 않았다.

해 먹는 것이라면, 라면 정도였다.

주로 배달을 시켜먹거나.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사 먹었다.

제일 마음에 드는 점은 유리 너머로 보이는 푸른 식물들과 6그루 향나무였다.

잘 다듬어지지 않은 향나무였지만, 그것은 정원사를 하나 고용하면 될 문제였다.


“2층 가보시죠!”

“네”

목재로 된 계단을 올라 2층에 올라갔다.

2층에도 방이 2개였고. 화장실이 있었다. 혼자 사는데 이 많은 방이 필요할까 싶었다.


‘차차 여러 용도로 사용하면 되겠지.’


2층은 거실만 한 테라스가 있었다. 신발을 신지 않아서 테라스에 나가보지는 않았지만,

넓직한 테라스도 마음에 들었다.

이곳에 캠핑장비를 사와서.

불멍도 때리며, 고기도 구워 먹으면, 어떨까? 설레인다.

집 밖을 나가는 것을 워낙에 귀찮아 하기 때문에 집안에서 많은 취미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

테라스는 전면은 출입문 반대쪽이라. 아래 수족관을 장만해서 낚시를 하면 어떨까?

막연한 상상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상상만으로 즐겁다.


“되게 좋죠?!”

“네 실물이 훨씬 좋네요”

“맞아요! 저도 나중에 나이 먹고 이런 곳에서 살고 싶어요.”


부동산은 마치 옷집 사장 같았다. 입는 옷 마다 ‘너무 잘 어울리세요.’를 남발하는 그 사장 말이다.


일에 치여 살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곳에 눈 이 간다.

그러나 결국 현실적인 문제들이 발목을 잡는다.

물이 잘 나오는지.

이런 것은 딱히 의심이 가지 않았다.


“궁금하신 점 있으실까요?”

“딱히 없네요. 이 정도면 다 본 거 같습니다.”


이 집이 잘 안 팔린다는 것.

그거 하나는 조금 걸리는 문제였다.

그러나 급하게 6억이 필요해서 팔아야 할 일도 없었다.


“그럼 이제 가실까요?”

“네”


#


계약은 속전속결로 이루어졌다.

전 집주인의 표정에 행복이 묻어있었다. 오랫동안 묶여있던 돈이었기에 그럴 만 했다.

처음으로 혼자 내 집 현관문을 열게 되었다.

깊은 숨을 내쉬며, 다시 한번 집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아직 가구가 하나도 없는 집이기에 썰렁하기도 했고.

설레기도 했다.

이 공간을 채울 가구 쇼핑을 시작할 때인 것이다.

세탁기, 냉장고, 건조기부터 시작해서 TV, 컴퓨터, 플쓰. 과장 조금 보태서 오만가지 살 것들이 떠오른다.

이 쪼그만 한 집이 수용 가능한가 걱정이 될 정도로 말이다.


‘그래도 전문가가 좋겠지.’


원하는대로 가구를 채워 나가는 것도 하나의 재미겠지만,

나는 그 재미 보다는 완벽에 가까운 인테리어와 가구가 갖춰진 집에서 살고 싶었다.


그러다 찾게 된 인테리어 회사.

어렵지 않게 찾았다.

전주에도 몇 있었지만,

결과물 들을 보고 평가했을 때 주먹구구식 같았기에 패스했다.


‘피카소라.’

인테리어 회사 이름은 피카소였고. 그 만큼 예술적으로 인테리어를 한다는 건가 싶었다.

망설임 없이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예 저 인테리어좀 맡기려고 하는데요.”

“아 네 안녕하세요. 예약 도와드릴게요. ”

“제가 인테리어를 맡기는 것은 처음이라서요. 가구 같은 것들이 하나도 없는 상태라서요”

“아 그러시면 첫 번째 올 인원 플랜을 받으시면 될 것 같네요.”

“가구도 추천해 주시나요?”

“네 물론이죠. 예산에 맞춰서 인테리어를 해드릴 수 있습니다.”


돈 얘기만 나오면 불편해진다.

항상 최고급으로 하고 싶은데.

‘가장 비싸고 좋은 걸로’ 해달라는 말이 내게는 허세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허세가 아니긴 한데’

미디어에서, 보통 저런 말 하는 사람들은 가벼워 보였다.


“예산은 보통 높게 잡으면, 얼마 정도 일까요.”

“음. 평수마다 다르고.. 예산이 얼마인지에 따라 달라서요.”

“2층 단독주택에 1층이 36평 2층이 18평입니다”

“침대는 몇 개를 둘 것인지. 냉장고는 어디 브랜드를 쓸 것인지. 이러한 세부적인 것들에 따라 많이 달라져서요. 일단은 먼저 고객님께서 예산을 정하셔야 저희가 추천을 드릴 수 있어서요.”


가구 인테리어 예산을 얼마로 해야 할까 고민이 된다.

보통의 30평 집이었다면 가구로,

2000만원 정도면 넉넉하고 충분하지 않을까?


“예산은 2억으로 하겠습니다.”

[아.. 2억이요?]

“네 인테리어 수수료? 제외하고요.”

[그 정도 금액이시면, 가구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리모델링도 같이 생각 하시는 거죠?]


리모델링이라.

이곳에서 평생 살 집은 아니기 때문에 또다시 고민이 되었다.

그리 오래 된 집도 아니었다.


“리모델링이 필요하면, 추가로 진행할게요. 2억은 온전히 가구에만 집중해 주시면 됩니다.”

[아...네 잠시만요. 실장님께 여쭤보고. 바로 연락드릴게요.]


예산이 많아서 문제가 되나 보다.

예산이 남으면 돌려주면 될 것인데 왜 문제인지는 잘 모르겠다.

약속대로 얼마 지나지 않아 연락이 왔다.


[안녕하세요 고객님. 일단 저희가 찾아 뵐텐데요. 시간은 언제가 괜찮으신지요?]

“저는 언제든지 괜찮습니다. 최대한 빠르게 부탁드려요.”

[아! 그러시면 저희가 내일 바로 방문하겠습니다. 주소가 어떻게 되시는지요?]

“전북 완주군 구이면....”

[네. 주소는 확인 되셨구요. 내일 오후 1시 괜찮으세요?]

“네 괜찮습니다.”


처음에 전화를 받았던 사람이 아니었다. 좀 더 응대가 원할 한 것을 보니. 그 실장이라는 사람인가 보다.


[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아! 오실 때. 가구 리스트랑 인테리어 초안 좀 볼수 있을까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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