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백만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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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장이
작품등록일 :
2022.05.28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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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11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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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화 당근 밭 재배

DUMMY

어느정도 준비가 된 차수아는 익산 쪽 부동산에 연락을 걸었다.

핸드폰으로 하기에는 배터리가 부족하지 않을까?

그렇다고 070 번호로 전화를 건다면, 부동산에서 적극적으로 중개를 해주지 않을 수도 있고, 전화를 안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네 안녕하세요. 전원주택부지 좀 알아보려고 하는데요. 한 800평 이상으로 알아보고 있거든요?”

“네네 평당 얼마 정도 하나요? 아아 그러면 생각보다 예산이 넉넉하네요. 혹시 더 큰 곳도 있을까요?”

“아 정말요? 네네 거기도 괜찮겠네요.”


청와대는 76,685평.

나는 소박하게 1만 평을 가지고 싶다.

가장 큰 땅을 찾기는 하겠지만,

사실 단독주택부지는 1000평 이상은 찾기 힘들 거다.

그래도 분명 나 같은 사람이 어디 하나 있지 않을까.

차수아는 본론부터 꺼내기보다는.

800평 이상의 기준을 잡고.

스무고개를 하는 듯 접근했다.

옳은 접근인 거 같다.

첫 통화는 10분 가까이 걸린 거 같았다.

점점 빨라질 것이다.


“어떤가요?”

“생각보다 오래 걸리네요?”


차수아는 액셀을 정리하면서 말하고 있었다.

첫 시작부터 1200평을 알아봤다. 그리고 쉴 새 없이 다른 곳에 전화를 걸고 있다.

이현진은 마굿간 업체를 알아보고는 말 관련 서적을 찾아보고 있었다.


“업체는 언제 온 데요?”

“내일 오전 중으로 약속 잡았고요. 당일 설치가 가능하다고 들었어요.”

“잘하셨네요.”

“헤헤 대표님 이 책이 괜찮아 보이는데 주문할까요?”

“음. 책은 그냥 제가 서점에서 찾아볼게요. 일단 현진 님은 따라 나와 보시겠어요?”

“지금요?!”

“네 지금이요”

“혹시 당근 밭 재배 하나요?!”

“그래야죠?”

“하.하.하”


책을 주문하면 편하겠지만, 당장에 보고 싶었기에 직접 서점에 들리 고자 했다.

멋쩍게 웃는 이현진에게 미소지어주었다. 현관문을 나오며 말했다.


“현진님. 당근을 어디다 심는 게 좋을까요?”

“흐음. 땅들이 다 딱딱하게 생겼는데요? 제가 농사에는 문외한인지라. 이런 곳에 과연 당근이 자랄 수 있을까요?”

“그냥 씨를 땅에 묻으면 자라는 거 아닌가요?”


나도 문외한이었지만,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을 거 같다.

그냥 밭을 갈고.

부드러워진 흙에 비료를 뿌려 두툼하게 땅보다 올라오게 만든 후.

호미로 살짝 틈을 만들어 일렬로 쭈르륵 씨앗을 심고 흙을 덮으면 끝.

이현진에게 내 생각을 말해주었다.


“오오오 잘 아시네요?”

“이게 맞는 거 같아요?”

“아시는 거 아니었어요?”

“저도 한 번도 안 해 봤어요.”

“하하 당근은 유기농으로 사서 먹어도 참 맛 있을 거 같지 않나요!?”

“어쩌면 사 먹는 게 더 맛있겠죠? 그래도 한번 해봅시다. 어렵지 않아요.”

“네에 알겠슴다. 한번 해보시죠.”

“어디가 좋을까요?”

“저기 어때요?”


이현진이 가리킨 곳은 5그루 향나무 밑이었다.

나무가 옆에 있으면, 딱히 좋아 보이지 않았다.

혹여나 영양분을 뺏어가지는 않을지. 밭을 갈 때 뿌리가 거슬리는 게 아닐지.


“대표님 그런데 이거 다 잔디 아닌가요?”

“네 그렇죠.”

“이 잔디들은 어떻게 하려구요?”

“아무래도 당근 재배할 곳을 정해서 그 쪽은 제거 해야겠죠?”

“차라리 화분을 사는 게 어때요?”

“당근을 적어도 500개 정도는 심어야 할 텐데. 화분으로 하면 거추장 스럽지 않겠어요?”

“500개요?!”

“그럼요. 깜순이가 하루에 10개씩은 먹을 텐데요.”

“벌써 이름을..”


500개를 심는 데에 그리 큰 공간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어디에 당근을 심을지.

고민을 많이 해봤지만,

공간이 제한적이기에 선택지가 별로 없었다.


“그냥 저쪽에 이 열로 당근을 심읍시다.”

“그게 좋겠네요. 최대한 바깥쪽이 맞는 거 같아요.”


위치가 조금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위치를 정하고는.

차 쪽으로 걸어갔다.


“네. 철물점에 농기구부터 사러 갑시다. 씨앗은 알아보니 남부시장 쪽에서 구매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남부시장 아시죠?”

“네 알죠! 그런데 진짜였군요. 지금 당장 갈지는 상상도 못 했어요!”

“못 할 게 있나요?”


자연스럽게 K5 조수석 차 문을 여는 이현진.


“현진님? 타시려구요?”

“그럼요? 같이 가는 거 아니었어요?”

“저는 책 보러 가지요?”


우리는 서로 질문형식의 대화를 하였다.

내가 아무래도 전달을 똑바로 못했나 보다.

명령조로 말하지 않으려고 하다 보니 전달력이 다소 떨어지는 거 같다.

현진은 조수석 차 문을 다시 닫고, 조금은 당황한 표정이었다.


“하.하 같이 가자는 줄 알았네요? 다녀오십시오. 좋은 책 찾으시구요”

“그래요. 현진님 수고 좀 해주셔요. 우리 깜순이가 뭘 좋아할지 모르니 여러 품종으로 부탁할게요.”

“네네 죄다 쓸어 오겠습니다. 헤헤”


그렇게 현진을 보내고.

나는 전주 서점을 향했다.

서점에 도착한 나는 오랜만에 여유롭게 책들을 보고 있었다.

서점은 언제나 조용하다.

서서 책을 보는 사람들.

바로 말 관련 서적을 찾기보다는 여유를 즐겼다.

지금 내 눈에 들어온 책.

<돈을 잘 쓰는 방법>

<진짜 부자들의 돈 쓰는 법>

기대를 하고 책을 훑어봤지만,

딱히 내가 원하는 내용이 아니었다.

이 두 책을 아무리 살펴봐도 돈을 소비하는 방법이 아닌.

돈을 써서 돈을 버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돈을 다 쓰고 죽는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심지어 사후의 돈 관리 방법을 제시하고 있었다.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해하려 노력해봐도 이해가 되지 않았기에 책을 덮는다.

말 관련 서적은 많지 않았다.

<말>

<말의 세계사>

딱히 내용은 들춰보지 않았다.

아껴보자는 생각으로 두 권을 계산하고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했을 때는 2시간이 흐른 뒤였고.

마당에서 열심히 밭을 가는 이현진을 볼 수 있었다.

밀짚모자를 쓴 이현진.

농사를 안 해봤지만, 본건 있나 보다.


“대표님 이제 오셨어요?”

“네 좀 늦었네요. 저오면 같이 하시지 그랬어요.”

“다른 일이라도 있었으면 그것부터 했을 텐데 저에게는 농사가 전부네요? 하.하.하”


가까이서 보니. 밭을 간다기보다는 잔디를 해 집고 있었다.


“많이 덥죠?”

“네 너무 더워요! 이렇게 하는 게 맞을까요?”

“음 잔디를 이렇게 놓으면 분명히 다시 자랄 거에요.”

“그럴까요?”

“제 모자는 안 사왔나요?”

“그럴 리가요. 거실 쪽 탁자 위에 있을 겁니다”

“그럼 저 옷도 갈아 입을겸 갔다 올게요”

“다녀 오세요 오시면서 시원한 물 한잔 부탁해요!”

“네에”


집으로 들어가니.

차수아는 부동산에 전화를 하는 중이었다.

통화를 하는 일도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거실에 놓인 밀짚모자를 하나 집어 들고는 옷방에서 편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이현진이 입을만한 편한 옷도 하나 챙겨서 내려간다.

냉장고 문을 열어 알류미늄 캔에 담긴 아이스 아메리카노 두 개와 500미리 물 두 개를 꺼냈다.

아이스 버킷에 마실 것들은 담아 놓고 얼음정수기에서 얼음을 뽑아냈다.

이현진은 여전히 잔디를 해 집고 있다.

잔디를 쇠스랑으로 찔러죽일 작정인가 보다.


“현진님. 옷 더러워지니까. 이걸로 갈아입어요.”

“오오! 편해 보이네요. 감사합니다.”


밀짚모자를 눌러쓰고.

잔디를 집어 흙을 털어낸다.

그리고 한곳에 휙 던지기를 반복했다.

제초제로 확실히 제거하는 게 맞겠지만, 혹여나 제초제가 당근에 영향이 갈까 봐 엄두가 나지 않았다.

잠시 후 현진이 편한 옷차림으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생수병 하나를 까서 꿀꺽꿀꺽 마시고 있었다.


“휴 이제 살겠네. 대표님 뭐 하세요?”

“잔디 제거요.”

“그렇게 하면 오래 걸리지 않을까요?”

“그럼 다른 방법이 있을까요?”

“음..”


이현진은 말을 잇지 못했다.

그저 옆에 쭈그려 앉아 호미로 땅을 파고 있다.

그 흙을 털어내며 잔디 뿌리를 찾는다. 죽이 잘 맞았는지.

점점 속도를 내고 있었다.

잔디는 계속해서 쌓이고 있었고.

그렇게 한참이 지난 거 같다.


“우리 조금만 쉬었다가 할까요?”

“그래요!”

“쉬고 나서 저어어기 까지만 하면 될 거 같아요.”

“예에!?”

“많이 힘드시죠? 들어가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 좀 쎄고 오죠.”

“하.하 힘들긴요. 재밌네요”

“그래요? 농사가 체질에 맞으신가보다.”

“그런가요? 헤헤”

“저도 하다 보니 재미있네요. 얼른 들어갑시다”

“네에에”


현관문을 열자마자 차가운 냉기가 온몸을 감쌌다.

사우나에 있다가 냉탕에 들어갈 때처럼 시원한 느낌이 너무 좋았다.

살면서 농사라는 걸 직접 하게 될지는 꿈에도 몰랐다.

화장실에 들어가 찬물로 세수를 하고 나니. 시원한 수박이 먹고 싶어졌다.

그러나 수박은 준비되지 않았다.

차차 요리사가 갖춰지면, 그런 것들도 준비를 해주면 좋을 것이다.


“현진님도 세수하고 오시면 좋지 않을까요?”

“아니에요. 저는 그냥 이대로 있을래요.”

“그래요? 그럼 얼마만큼 그대로 있고 싶으세요?”

“한 20분?”

“그래요? 저는 한 한 시간 쉬려고 했는데”

“한 시간이요! 한 시간!”

“하하 네에 푹 쉬죠.”

“휴우 감사합니당”


농사가 체질인 거 같다는 말은 그냥 한 소리였다.

이현진은 꽤 힘들어 보였다.

그리고 나도 마찬가지다.

어제 등산을 해서 다리에는 알이 배겨 있었고.

날씨가 꽤나 무더웠다.

쇼파에 앉아 다리를 주무르고 있었다.

힘들긴 한데 재밌다. 묘하다는 말이 맞을거다.

먹고살기 위한 농사는 이보다 100배 1000배는 힘들겠지.

이현진이 쇼파 아래서 나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여기서 당근을 재배하게 될지는 꿈에도 몰랐어요”

“저도 몰랐어요. 그래도 정말 은근 재밌지 않아요?”

“사실대로 말 해도 될련지요?”

“우리 이현진 비서님께서 거짓말을 하신 건 아닐 텐데. 뭐 사실이랄게 따로 있을까요?”

“아이고 그럴 리가요. 너무 재밌어요. 바캉스? 같기도 하고 하.하.하”

“바캉스요? 하하하”


힘든 건 굳이 들어보지 않아도, 알고 있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반드시 흙에서 갓 나온 당근을 먹이고 싶은걸.

한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다.

땀은 다 식었고 추울지경이었다.


“자 재밌는 농사를 위해 나가볼까요?”

“이차 가시죠!”


이현진에 표정을 보니 이제 채념을 한 듯. 밝아 보였다.


“수아씨 수고하세요.”

“네 대표님 날이 뜨거운데 고생이 많으시네요. 제가 뭐라도 도울 수 있으면 좋을 텐데요.”

“지금 열심히 일하고 계시잖아요. 그게 저를 돕는 거죠. 너무 마음 쓰지 않아도 됩니다. 앉아서 일 보세요”


다시금 우리는 잔디를 제거한다.

오늘은 잔디를 제거하는 거로 만족해야겠다.


“그런데 대표님 저 잔디는 어디에 버려요?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버려야 하나? 아니면 음식물 쓰레기?”

“쓰레기는 아니니 그냥 멀리 던져서 버리면 될 거 같은데요?”

“아아 그렇겠군요. 이렇게까지 했는데 당근이 안 자라지는 않겠지요?”

“그러게요? 그때는 당근 관련 서적을 사서 읽어 볼 필요가 있겠네요.”


그렇게 시덥 잖은 수다를 떨며 잔디를 캐고 있었다.

수다를 떨어서인지 시간이 금방 간다.

그리고 오후 4시경.

집에 차량 한 대가 들어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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