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백만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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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장이
작품등록일 :
2022.05.28 19:26
최근연재일 :
2022.06.14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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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13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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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3화 면접

DUMMY

기한나는 뭐가 그렇게 부끄러운지. 말을 하면서도 시선을 어디에 둘지 몰라 한다. 볼은 이미 빨개졌다.

차라리 이 아줌마들도 한국말을 못 했으면 어땠을까.


“한국에 온 지 얼마 안 됐나 봐요?”

“네 쪼금?”

“전주쪽 거주 중이신데 일하게 되신다면, 출퇴근은 어떻게 하시나요?”

“아아아 전주? 네 잘 하겠습니다.”

“네?”

“제가, 클리닉?”

“아네.”


다소 소통이 어려웠다.

백옥같은 피부를 가진 우크라이나 여자는 얼굴이 창백해 보일 정도로 하얗다.

눈동자는 에메랄드 색이다.

기한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웃는다.

5명 면접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다들 면접 보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결과는 문자로 안내해 드릴게요. 돌아가셔도 좋습니다.”


면접자들이 돌아가고.

나는 이력서를 살폈다.

일단 주민 두 명은 탈락.

김영미 아주머니 이력서를 보고 있었다.

그리고 펜을 돌려본다.

온화해 보이고 말수가 적은 아주머니였다. 묵묵하게 일을 해줄 거 같은 느낌.

그런데 기한나가 변수였다.

애초에 가정부로 일하실 분은 나보다 나이가 많을 거라고 예상했었다.

그러나 막상 젊은 사람이 지원을 하니. 관심이 가질 수밖에 없다.

기한나와 김영미 아주머니를 두고 고민을 했다.

일은 당연히 김영미 아주머니가 잘하지 않을까?

기철은 가만히 나를 지켜보다가 말을 꺼냈다.


“어떤 분이 좋을까요? 대표님”

“기철씨 생각은요?”

“저는 김영미 아주머니가 좋아 보입니다.”

“어떤 면에서요?”

“조금 알아서 잘 하실 거 같아요.”

“그렇군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도 기한나님과 고민이 되네요.”

“아 기한나 님이요.”


현진과 차수아도 궁금했나보다.

괜스레 냉장고에 음료를 꺼내며 귀를 쫑긋하고 있다.


“현진님과 수아씨도 잠깐 이리 와보실래요?”

“네 대표님!!”

“면접 때 대충 소리는 들렸죠?”

“네!”

“여러분은 어떤 분이 좋을 거 같아요?”


차수아와 이현진은 같이 이력서를 살펴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수아가 기한나 이력서에 사진을 보고 말한다.


“이 분은 완전 인형 같으세요.”

현진이 그 말을 듣고는 기한나의 사진을 같이 유심히 본다.

“음. 예쁘긴 하네.”

“언니가 더 예쁘세요!”

“히히 뭐 먹고 싶은 거 있어요? 다 말해봐요.”


가만히 그 모습을 지켜봤다.

분명 미스코리아를 뽑는 자리는 아니었다.

그랬다면 우크라이나 사람인 기한나는 탈락이었겠지.

이어 내게 시선이 돌아왔다.

내 대답을 기다리나 보다.


“네 이쁘시죠.”

“아하 그러시군요”


현진의 반응이 조금은 싸늘했다.


“물론 수아씨 말대로, 우리 현진님 보다는 덜 이쁘지만요.”

“오호 그런가요!? 뭐 드시고 싶으신 건 없으시구요?”

“네 아쉽게도 먹고 싶은 건 없네요?”

“헤헤”


딱히 빈말은 아니었다.

현진이 더 이쁘긴 하다.


“다들 어떻게 생각하세요? 일단 저는 한나씨에게 일을 맡기고 싶네요. 나이대가 맞으니 좀 더 어울리기 좋을거 같습니다.”


사실 그 부분이 가장 컸다.

나이가 비슷하면, 지금의 차수아와 이현진처럼 언니 동생 하며, 지내기 좋을 것이다.

업체를 이용하면, 서로가 인사만 하고 지내도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직접 고용 상태에서 화합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어차피 책임은 내가 지는 거다. 고로 내가 결정하는 게 맞다.

기한나가 어떤 사람인지는 잘 몰라도 큰 결격사유는 없어 보였다.

그리고 일 적으로 봤을 때.

청소라는 일은 전문적인 기술보다는. 성실함이 더 클 것이다.

먼저 차수아가 손을 들고 말했다.


“대표님 생각이 그러시다면, 그렇게 하는 게 맞는 거 같아요!”

차수아는 오리처럼 입을 내밀다가 말을 꺼낸다.

“이모님이 올 줄 알았는데. 뭐 친구도 나쁘지 않을 거 같네용?”

마지막으로 김기철이 말했다.

“저도 대표님이 원하신다면, 찬성입니다!”

“네 그럼 내일부터 기한나씨 출근 가능 한지 여쭤봐 주시면 될 거 같아요.”

“네 알겠습니다!”


끝으로 박수를 두 번 치며 말했다.


“다들 다시 업무 집중해 봅시다. 아 그리고 수아씨 일 잘 되가나요? 어려운 건 없으세요?”


어제 농사를 짓느라 차수아에게 맡긴 일에 관심을 가지지 못했다.

일 시켜 놓고 무관심하다면, 일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기운 빠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아 네 대표님! 아직 어려운 건 없어요. 그런데 우리 회사 이름이..?”

“아 그걸 따로 말 안 해 줬군요? 파라다이스입니다.”

“아아 어느 정도 예상은 했어요!”


내게 회사 이름은 딱히 중요하지 않았다. 누군가에게 소개할 일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차수아 입장에서는.

필요할 수도 있을 것이다.

누군가가 무슨 일 하냐고 물어보면, 그냥 가정집에서 일하고 있다고 하기보다는 파라다이스 회사에서 비서 일을 맡고 있다고 말하는 편이 더 이해시키기 쉬울 것이다.


“그러고 보니 명함 필요하시겠어요?”

“명함이요? 아마도 있으면 좋지 않을까요? 하하”


차수아가 작고 어색하게 웃는다.


“현진님?”

“아? 네?”

“지금 승마 배울만한 곳 찾고 있으시죠?”

“네 그렇죠?”

“그거 끝나면, 우리 명함 하나 만듭시다. 고급스럽게요.”


현진에게 농사 일도 그렇고 허드렛일을 맡기는 이유는 편했기 때문이다.

현진은 긍정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대표님! 알아볼께요오”


친절이 묻어있는 음성이었다.


“수아씨. 이런 거 있으면, 어려워하지 마시고 바로바로 말씀하세요. 같이 고민합시다.”

“정말 감사해요. 아 그리고 대표님. 저 어제는 35통화 했어요!”


그랬구나.

딱히 해줄 말은 없는거 같다.


“음 원래 우리가 하루에 32통화 예상했었죠?”

“네네!”


똘망똘망 해진 눈망울.

표정을 보니 칭찬을 듣고 싶어 하는 어린아이 같았다.


“너무너무 잘하셨네요.”

“감사합니다! 오늘은 더 많이 해볼게요 하하”

“그래요? 그럼 기대하고 있을게요.”

“네네!”


급할 건 없었다.

그래도 원하는 대답을 해주면 심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다.

핸드폰 시간을 보니 이제 곧 요리사 면접자가 올 시간이었다.

그리고 마구간을 지어줄 업체가 올 시간이기도 했다.

현진은 전화를 받고는 급하게 나갔다.


“네네네 거기로 쭉 들어오시면, 저수지 방향으로 신축 주택 하나 보이실 텐데요”


기철은 말하지 않아도 먼저 나가서 면접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기철은 곧 면접자 한 명을 자리로 안내했다.


“들어가서 저쪽에 앉으시면 됩니다.”

“아 네네”

“저기 계신분이 저희 대표님 이세요.”


기철은 빠르게 안내하고 등 돌린다.

다른 면접자를 발견 했나보다.

요리사 면접은 오는 순서대로 진행했다.


“아.. 안녕하세요. 양희태라고 합니다.”

“네 반갑습니다. 자기 소개 좀 해주시겠어요?”

“아 저는. 농고에서 식품과학과를 다니면서 제빵기능사 자격증 취득했고요, 군대에서도 2년간 취사병 출신으로 요리를 해왔어요.”


요리는 실무 테스트를 해볼 필요가 있었다.

면접 전에 미리 각가지 채소와 고기들을 준비해 뒀다.

자유롭게 그 재료를 이용해 요리를 하면 되는 테스트였다.

간단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바로 요리를 진행 시켰다.

양희태는 28에 사회에 나와서는 레스토랑에서 1년 간 일한 경력도 있었다.

면접자들도 한 명씩 자리를 채워 5명이 앉아 있었다.

따로 한명 한명 인사를 하지는 않고 일단 먼저 온 양희태에게 집중했다.

어느 정도 준비했던 질문들을 하고 난 후.

본론으로 들어갔다.


“실무 테스트 있는 거 아시죠?”

“아 네 들었습니다.”

“저기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 가지고 만들어 주시면 됩니다.”

“네”

“요리 시간은 10분입니다. 그 안에 만들 수 있는 간단한 요리로 부탁드립니다.”

“네 알겠습니다.”


10분으로 할 수 있는 요리는 많지 않다. 특히 초보자 입장에서는 라면 빼고는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양희태가 주방 이곳 저곳을 훑어 보며 스캔을 하고 있었다.


“희태님 시작이요.”


양희태는 곧바로 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예열중이다.

그리고 믹싱볼에 계란을 풀어 젓가락으로 휘졌고 있었다.

계란말이 인가?

나름 계란을 푸는 손놀림은 숙달되어 있었다.

양희태는 설탕을 봉지 채 들어서 계란에 들이부었다.

그리고 우유를 적당히 넣는다.

‘뭐하는 거지?’

믹싱볼을 내려놓고 식빵을 들 때 알게 되었다.

‘프렌치 토스트구나’

아직 먹어보지 못했지만, 설탕을 너무 넣어서 달 거 같았다.

시간은 어느새 5분이 남아있었고,

계란이 빵에 스며들기를 기다리고 있는 듯했다.

그 동안. 다른 면접자에게 자기소개를 시키고 있었다.


“아 저는 38 정대석이에요. 고향은 정읍이고요. 20살부터 요리 일을 해왔기 때문에 벌써 18년이나 됐네요?”

“오래 하셨네요”

“배운 게 이거뿐이니 오래 하기는 했는디요. 이쪽 업계가 먹고살기 힘들긴 해요. 경력 있다고 돈 많이 주는 것도 아니고. 일은 일대로 힘들고. 여기는 하루 세끼 만드는데 400을 준다고 하기에 지원했습니다.”

“예 맞습니다. 어디 어디서 일을 해보셨어요?”

“아 저는 중화식당에서도 일해보고, 횟집에서도 한 5년 일 했고요. 그냥 일식,중식,한식,양식 못 하는 게 없다고 보면 될 겁니다.”


정대석.

특징은 28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동안이었다.

목 쪽에는 타투가 있었고, 마른 체형의 남자다.


“먹고 살기 힘들다는 게 급여 적인 부분이 부족했을까요?”

“그것도 있지요. 근디 그것보다는 너무 제 시간이 없어요. 매일 10시까지 일하고. 주말 공휴일 관계없이 뼈 빠지게 일하는디 월 280을 법니다.”

“열약하기는 하네요.”


그러던 와중 양희태는 세모나게 자른 빵 두 개를 후라이팬에 굽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기름에 튀기고 있다.

빠르게 한번 뒤집고는 그 위에 모짜렐라 치즈를 올리고.

그 위에 소금간을 하는 듯 하다.

그리고 치즈가 녹을 때 쯤.

그릇에 옮겨 담고는 파슬리 가루로 마무리.


“양희태님 시간 다 됐습니다.”

“네”


시간을 칼같이 맞춘 거 같다.

접시를 들고 당당히 걸어오는 양희태는 말할 때 와는 다르게 요리에는 자신이 있어 보였다.

가까이서 보니 치즈 위에 메이플 시럽까지 뿌려졌다.

딱 봐도 토스트는 기름을 잔뜩 먹은 것처럼 흐물흐물했다.


“프렌치 토스트맞죠?”

“네 제 스타일로 만들어 봤어요.”

“일단 비쥬얼은 좋네요.”


한입 크기로 잘라서 기철과 나는 맛을 보고 있었다.

달달 하고 부드러웠다.

모짜 렐라 치즈에 소금간을 하여 단 맛이 더 강하게 대비 되었다.

그리고 계란은 안 익은 거 같다.

그래서인지 부드럽다.

내가 먹어왔던 프렌치 토스트와는 느낌이 많이 달랐다.

기철도 의외로 달달한 게 입에 맞았는지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설탕은 역시 진리인가.


“맛있네요. 잘 먹었고요. 빠른 시일내에 면접 결과는 문자로 드릴게요. 수고하셨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양희태는 아쉽게도 뒷정리는 하지 않았다. 그저 완성하는 것에만 집중했나 보다.


“다른 분들은 10분 안에 뒷정리까지 부탁드릴게요.”


정대석은 프렌치 토스트를 시큰둥 하게 보고 있었다.

그리고 고개를 옆으로 까닥 하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제가 먼저 보여 드려도 되것습니까?”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 걸까.

충분히 자신감은 있어보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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