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백만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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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장이
작품등록일 :
2022.05.28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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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14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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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04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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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4화 미뤄 왔던 약속

DUMMY

“입양하면 내가 책임지고 잘 키울 수 있을까?”

“힘들긴 하지.”


내가 과연 부모로서 자격이 될까.

이러한 의문은 끊이지 않는다.

나는 부모라는 게 뭔지 모른다.

본 게 없다 보니 더욱 자신이 없다.


“이제 네들은 가야지”

“..그래”


둘은 차수아를 못 보고 가는 게 아쉬운 듯 보였다.

현수와 한진은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고 돌아갔고.

이현진과 둘이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그러다 현진이 시계를 보며 말했다.


“직원분들 오시기 전에 정리 좀 할까?”

“어 그러자.”


현진은 식탁을 정리하고 설거지를 시작했고, 나는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켰다.

때마침 파티업체에서 밖을 정리중이었다.

그래도 소주병이나 그런 것은 내가 치워야 할 것이다.

업체 사람에게 먼저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소주병을 한쪽 바닥에 모아놓고 있었다.


“따로 병이 필요 하신가요?”

“아니요. 이것도 여기서 치워 주시나요?”

“네 걱정하지 않으시게 제가 깔끔하게 해놓고 가겠습니다. 들어가서 편히 계세요.”

“아 감사합니다.”


자주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집으로 들어가 이불을 정리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현관 벨이 울렸다.

먼저 온 사람은 김기철.


“어서오세요.”

“안녕하세요!”


김기철을 식탁으로 안내했다.

현진도 슬며시 김기철에게 눈인사를 건넨다.


“커피 드실래요?”

“네 주시면 감사히 먹겠습니다.”


마실 것을 하나 내주고.

넌지시 물었다.


“왜 집으로 불렀나 의아하시죠?”

“아닙니다. 일전에 대표님께서 말씀하실 때. 어떤 업무인지 파악이 되었습니다.”

“오 그래요?”

“따로 사무실이 필요 없는 이유는 저희가 맡을 업무가 상업적인 일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맞습니다. 잘 알고 계시네요.”


정확히 ‘어떤 업무다.’를 아직 명시할 수 없지만, 얼추 맞았다.

사실 매니저 직업 자체만으로 어느정도 유추가 가능할 거다.


“앞으로 잘 부탁해요.”

“제가 잘 부탁드립니다. 빠른 시일내에 적응해서, 능동적인 자세를 가지겠습니다. 아직은 업무파악이 부족해서요. 편하게 지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래요.”


마음에 들었다.

능동적인 자세.

알아서 센스껏 잘하겠다는 포부였다. 곧이어 차수아가 도착했다.


“어서오세요. 이쪽에 앉으시겠어요?”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본격적으로 어떤 일을 맡게 될건지.

무엇을 추구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여러분이 하게 될 업무는 보통 회사와는 다를 겁니다. 정해진 게 없다고 보면 좋을 거예요.”

“아네”

“저번에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행복한 삶을 추구하고 있어요.”

“네”

“돈 주고 행복을 살 수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기철씨?”

“음식입니다. 행복을 1순위로 하신다면. 대표님 전용 요리팀이 있다면 좋을 거 같습니다.”

“좋은 의견이네요. 수아씨는요?”

“편리한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들이 행복한 삶에 연결되지 않을까요?”

“예를 들자면?”

“운전기사, 가사도우미, 변호사, 세무사, 정원사 등이 행복한 삶에 도움이 될것입니다. 그리고 예를 들어서 대표님께서 해외 여행을 좋아하시면, 전용기 같은 것도 편리한 생활에 필요한 이동수단인 거 같습니다!”


조금 스케일이 크긴 한데.

내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요리팀보다는 요리사를 한 명만 두면 될 거 같고.

정원사는 전에도 생각했지만.

정기적으로 업체에서 관리하게끔 위탁을 주면 될 거 같다.

세무사도 마찬가지다.

굳이 직접적인 고용상태가 아니라도 일을 맡길 수 있다.

변호사가 필요할까? 아직은 아니었다.


“그래요. 좋은 의견입니다. 마지막으로 현진님 얘기 들어볼게요.”

“저는 이타적인 삶이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음”

“물질적인 행복은 분명 한계가 있을 거예요. 제가 말씀드리는 이타적인 삶은 꼭 기부 같은 것만은 아닐겁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강의를 하고 싶으시다면 그런거 또한 이타적인 삶이라고 생각해요.”

“좋은 의견입니다.”


누군가를 웃게 만들어 주는.

개그맨 또한 이타적인 삶이라고 할 수도 있다. 스스로 돈보다 남을 웃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면 말이다.

돈 주고 살 수 있는 행복은 아니었지만,

꽤 만족스러운 의견이다.

누구 하나 틀리지 않았다.

그중 이현진 의견은 깊이가 있는거 같다.

지금은 다들 사무적으로 딱딱하지만, 이런 분위기를 원하는 건 아니었다.

오늘 부른 이유는 서로 알아갈 시간을 주기 위함이었지만,

생각해 놨던 업무를 미리 언지해 주고 싶었다.


“일단 기철씨는 요리사와 가정부로 일할 만한 분 있는지 알아봐 주시면 될거 같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매니저, 비서가 잡무도 맡겠지만, 요리랑 가사는 맡기지 않을 생각이다.


“그리고 수아씨는. 일단은 제가 탈 만한 차를 한번 간추려 주시는 일을 맡아주시면 될것 같구요.”

“네 알겠습니다.”

“현진님은 행복한 삶에 대해 좀 더 면밀히 보고서 형식으로 하나 제출해 주면 좋겠네요.”

“네”

“저는 빠른 일 처리 보다는 정확한 일 처리를 선호하는 편이에요. 그러니 급하게 하실 필요 없어요 다들 아셨죠?”

“네!”


차종은 이미 제네시스 쪽으로 생각을 해놨었다.

그래도 내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을 수 있으니 한번 맡겨보고자 했다.

어째서인지 현진은 당혹스러운 표정이었다. 이현진이 조심스럽게 손을 들고 말했다.


“지금요..?”

“아! 미안해요. 오늘 일 하라는 거 아닙니다. 오늘은 여러분들 서로 얼굴 익히고. 알아가는 자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아하하 네.”

“저쪽 방이 사무공간이예요. 아직 정해진 자리가 없는데 같이 정해볼까요?”

“네!”


마치 ‘오리 꽥꽥’ 같은 대답이었다.

사무방의 흰 책상은 6개.

방 가운데 6개의 책상을 3개씩 2열 배치.

당연하지만, 컴퓨터나 그런 기본적인 것들은 전부 설치되어 있다.

그리고 파티션을 통해 어느 정도 개인 사무공간 느낌을 연출했다.

물론 내가 아닌 피카소가 말이다.


“원하는 자리에 앉아보실까요?”

“네!”


딱히 어디를 앉든 특별할 게 없다. 창가 쪽을 좋아할 수도 있고.

들락거리기 쉽게 문 쪽을 좋아할 수도 있다.

막상 각자의 원하는 자리에 앉혀 보니.

동서남북으로 흩어진다.


“아직은 어색할 수 있지만, 같이 일하는데 붙어서 앉는 게 좋지 않겠어요?”

“아하. 네 그렇죠.”


자리에 일어나 우왕좌왕하는 차수아와 김기철.

이현진이 앉은자리에서 의견을 냈다.


“기철씨가 여기 가운데로 오시면 어떨까요?”

“네? 아네!”


차수아는 경력직이라 해도. 아직은 어리숙한 사회초년생에 속해있었다.

김기철은 남자들만 득실거리는.

군대에 오래 있었기 때문일까?

이제보니 여자 앞에서 부끄럼이 많아 보였다.

양옆으로 차수아와 이현진 같은 미모의 여자들이 있다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

면접때 보던 강인함은 어디갔는지. ‘헤헤’ 거리는 김기철.


“안 되겠네요. 오늘 저녁에 회식 한 번 합시다. 다들 시간 괜찮으시죠?”


서로가 의지하며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는 술이 제격인거 같다.

다들 대답은 하긴 했지만, 영 시원찮아서 말을 덧붙였다.


“부담 갖지 마시고, 간단하게 저녁 식사한다고 생각하면 좋을 거 같은데요?”

“네 알겠습니다!”

“네 그럼 이야기들 나누시고요. 냉장고에 커피나 음료 있으니까 편하게 꺼내 드시고. 아! 그리고 이거 하나 씩 드릴게요.”


신용카드를 한 장씩 건네줬다.

업무용으로 지출이 있을 때.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해 뒀다.

비용 처리하는 것도 귀찮은 일이다.


“감사합니다.”

“업무용 지출 필요하면, 이걸로 하면 됩니다. 그럼 편히 이야기들 나누세요.”

“네!”


방문을 닫았다.

아무래도 내가 있는 자리에서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건 힘들 것이다.

방음이 잘 돼서 그런지.

한 동안 사무실에서 하는 소리는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나는 쇼파에 앉아 핸드폰으로 업무 내용을 메모 하고 있었다.

그러다 문뜩. ‘보육원을 지금 갔다 오자.’ 라는 생각이 들었다.


-똑똑.


“저는 잠깐 나갔다 올게요.”

“네 다녀오세요!”


문 밖에서 소리를 듣고 알게 되었다.

그렇게까지 방음이 좋은 건 아닌 거 같다.

말을 안 하고 있었구나.

문밖에서도 어색한 공기가 느껴졌다.


**


보육원에 가기 전 마트에 들려 과자와 음료수를 잔뜩 샀다.

한마음 보육원.

오늘도 아이들과 보육교사는 보육원 밖에서 놀이를 하고 있었다.

술래잡기인가?

그 중 샛별이도 보였다.

멀리서 손을 흔들어 주었다.

내가 왔다는 걸 인증하기 위함이였는데 샛별이는 나를 못 봤나보다.

그리고는 트렁크를 열어 과자와 음료수가 담긴 네 개의 커다란 봉지를 꺼내 들었다.

양손 무겁게 보육원 입구 쪽으로 걸어갔다.

한 번 얼굴을 익혀서 그런지.

보육교사는 나에게 어떻게 왔는지 묻지 않았다.

그저 가볍게 인사만 주고받았다.

그리고 샛별이가 이제야 나를 알아본다.


“이제야 왔어요!?”

“그러게 조금 늦었네? 잘 지냈니!?”

"그럭저럭 이요?”

“아..하하 그래?”

“네 그렇죠?”


아무래도 삐진게 맞나보다.

이 과자들을 어디에 놔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니 보육교사가 나섰다.


“많이도 사오 셨네요! 이쪽으로 주세요 이따가 애들이랑 먹을게요.”

“네 저는 원장님께 인사 좀 드리고 올게요. 샛별아 이따가 올게.”

"네에 안녕히 가세요"


보육교사에게 과자를 전하고 원장실로 향했다.

멀리서 아이들이 ‘언제 먹어요?’ 라며 보육교사에게 물어보는 소리가 들렸다.

원장실 앞에서 노크를 하고는 문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죠?”

“그래 어서와. 애들 보고 싶어서 왔구나.”

“예? 하하..”

“또 보네요! 안녕하세요!”

“아 네 안녕하세요. 보라씨 였죠?”


저번에 봤던 신보라와 이야기 중이었나보다.


“마침 잘 왔어. 상현아 너도 봉사활동 단체에 들어가서 함께 하는 게 어떻니?”

“음..”

“맞아요. 다 좋은 분들이셔서 같이 활동하면 좋을 거예요.”


가끔 얼굴 비추겠다는 약속에서 한발 더 나아가 정기적인 활동을 하자는 권유였다.

이곳에만 오면 왜 이렇게 곤란해 지는 걸까.

거부를 못하는 성격이 아님에도.

이곳에 오면 거부가 힘들어지는 이유는 뭘까.

좋은 일이기 때문일까?


“365일이 뿌듯할 거예요!”

“네 생각 좀 해보겠습니다.”


이타적인 삶.

이현진이 한 말이 떠올랐다.

봉사활동도 이타적인 삶에 가까워지는 활동이다.

그러나 물질적으로 돕는 것만으로 충분히 이타적인 삶이 아닐까.

이곳 아이들과 친해지는 것에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

아무래도 이것은 마음에 병이고.

그걸 인정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똑똑.


노크 소리에 불쑥 들어온 손님.

50대로 보이는 아저씨.

갈색 선그라스에 하얀색 자켓을 걸치고는 ‘허허’ 웃으며 등장했다.

옷차림을 보고 판단했을때. 평범한 아저씨는 아니었다.


“아이고 안녕하세요.”

"예 안녕하십니까?"

"이쪽으로 앉으시겠어요?"

"네 그럽시다."


원장님은 일어나서 선그라스 아저씨를 손으로 안내했다.


"허허 오늘따라 유난히 샛별이 얼굴이 밝더군요."

"그런가요?"

"원장님께서 물어는 보셨을 테고. 애가 뭐라고 하던가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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