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백만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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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장이
작품등록일 :
2022.05.28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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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14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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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29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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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다시 시작된 관계

DUMMY

차이슬은 손에 들고 있는 번호표를 보고는 고개를 살짝 옆으로 갸웃거렸다.

그리고는 가게 내부에서 식사가 끝났을 만한 자리가 있나 확인한다.


“언니 그냥 다른 데 갈까?”

“그게 좋겠지? 여기 장사 진짜 잘된다 그치?”

“응”


뒤 돌아서는 동생 차수아.


“어? 잠깐만”

“응? 왜”

“잠시만”


차이슬은 낯익은 얼굴을 보게 됐다. 그녀는 당당히 식당 내부로 들어갔다.


“어?! 안녕하세요? 여기서 다시 뵙네요.”

“아아 안녕하세요”


나한진은 입모양으로 ‘누구?’ 라고 하며 상황을 파악하려 했다.


“이번에 집 알아봐 주신 중개사님.”

“안녕하세요. 친구분 이실까요?”

“네네 나한진 이라고 합니다.”

“네 저는 차이슬 이라고 해요. 그나저나 진짜 반갑네요! "

"그러게요. 식사하러 오셨나봐요?"

"맛있다고 해서 왔는데요. 자리가 없더라구요?"

"그러셨구나."

"으음. 이것도 인연인데 우리 합석 할까요?”

"네?"


합석이라.

'우리가 합석 할만한 사이였던가?'

나한진은 멋도 모르고 고개를 강하게 끄덕이며 수긍해 보였다.

그러더니 아예 의자를 빼더니.

자리를 손으로 안내했다.


“앉으세요!”

“고마워요! 동생 좀 데리고 올게요!”


차이슬이 자리를 비키자 나한진은 촐랑거리며 내게 물어봤다.


“누구야 누구야 누구야?”

“말했잖아 집 알아 봐준 중개사라고”

“친해? 뭔 사이야?”

“아니 그냥 집 알아봐 준거지. 친하겠냐.”

“근데 합석하자고 한다고?”

“그러니까 말이야. 나도 모르겠다.”


아무리 줄 서서 기다리고 있다 해도.

이렇게 합석 요청을 하는 것이 쉬운 게 아닐텐데.

차이슬이 동생을 데리고 오고 있었다.

자리에 일어나서 인사를 해야 하나? 그것이 예의이긴 한데 오버 같기도 하고 그랬다. 그래도 일어나는게 맞는거 같다.


“안녕하세요.”

“네 반가워요 앉으시죠!”


그렇게 4명이 술자리를 하게 되었다. 오랜만에 하는 술자리를.

의도치 않은 사람과 함께.


“저는 차수아예요.”

“저는 박상현입니다.”

“아 저는 나한진이예요. 상현이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


차수아는 언니와 다르게 키가 컸다. 하이힐 때문인지 더 커 보인 거 같다. 가녀리고 새침해 보이면서도, 똑 부러지게 생겼다.


“이사는 잘 가셨어요?”

“아니요 아직. 준비중이예요”

“너 이사해?”

“어”

“어디로?”

“구이 쪽에 럭셔리 단독 주택이예요!”


차이슬이 내 집을 그렇게 소개했다.


“럭셔리? 단독주택이요? 돈이 어디서 나서 이사를 다 했데? 로또라도 됐냐”


친구와 단둘이 소주 한잔하는 자리가 아닌.

이런 자리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맞을까.

왜인지 공식 석상이 되어 버린 거 같았다.


“하던 사업 팔았어.”

“얼마에?”


검지를 입에 가져다 댔다.


“그건 나중에 따로 얘기 하자”


차이슬은 우리 둘을 번갈아 보며, 손을 모아 귀 기울이고 있었다.

옆에 차수아는 의외로 낯을 많이 가린 듯 자리가 어색해 보였다.


“수아씨 술 드시나요? 한잔 드릴까요?”

“네 감사합니다”


고개를 숙여 소주잔을 내미는 차수아.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저 25이요”

“아네 저는 32살입니다.”


할말이 없으니 뭐 나이라도 물어봐야 하지 않겠냐 싶었다.

옆에 있던 나한진과 차이슬도 덩달아 나이를 오픈했다.


“저도 32살!”

“저는 28살이예요!”


30대가 아니었구나?

그렇게 4명이 소주잔을 들고 짠을 했다.

얘기는 자연스럽게 결혼 이야기로 흘러갔다.


“애 두 명 있어요”

“아아. 결혼하셨군요. 상현님은요?”

“저는 이혼 한지 이제 1년 조금 넘었네요”

“아아. 실례가 되는 질문이었다면 미안해요.”

“아니요 괜찮습니다. 이슬씨는 하셨어요?”

“저희 부모님은 빨리 시집가라고 하는데 남자가 없어요. 소개 좀 해주세요”


보는 눈이 높을 거 같았다.

그렇기에 시집을 못 갔겠거니.

잘 알지는 못하지만 부족함이 없어보이는 여자였다.


“제가 소개 시켜 드릴까요? 어떤 남자 좋아하세요?”


나한진이 적극적으로 중개를 자처했다.


“저는 얼굴은 안 봐요. 저를 사랑해주고 아껴주고 부지런 한 사람?”

“으음..”


나한진은 묵언하였다.

주위에 아무래도 부지런한 사람은 찾기 힘든 가보다.


“어렵나요?? 없나요?”

“언니”


차수아가 째려보니. 차이슬이 ‘왜?!’ 라고 하는 듯 입을 뻥긋 거렸다.

영락없는 자매.


“우리 상현이는 어때요?"

“오 좋죠?”

"부지런하고, 스마트하고. 표현이 서툰 녀석이긴 한데 마음은 참 따뜻한!”

"너무 좋은데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한진아 그만해라?”


이 상황에서 면전에 '별론데요?'라고 할 여자는 없을 것이다.


“하하 한번 알아볼게요. 이슬씨랑 어울리는 사람이 있을지.”

“히히 고마워요! 우리 짠할까요?”

“짠”


그렇게 한잔 두잔 하다 보니 어느새 나한진은 갈 시간이 다 됐다.


“전 이제 가봐야겠네요. 오늘 너무 즐거웠어요.”

“아쉽네요. 조금 있다가 가시지”

“저도 그러고 싶은데 애기 봐줘야 돼서 다음에 또 볼 수 있으면 또 봐요! ”

“조심히 들어가세요!”

"다음에보자"


나한진을 먼저 보냈지만, 자리는 금방 끝날 거 같았다.


“언니 여기 진짜 맛있다.”

“오길 잘했지?”

“응”


나한진이 가고 나니 둘의 대화가 자연히 많아졌다.


“여기는 적어도 6시 30분에는 와야겠네요. 자리가 없어서”

“맞아 맞아. 여기 몇 시에 열어요?”

“5시 오픈일걸요?”


정말 그랬다. 나한진이 6시 20분에 자리를 맡지 않았다면, 기다렸어야 했다.

회전율이 빠른 식당도 아니라서 오래 기다려야 한다.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세요?”

“계획이요?”


조금은 뜬금없는 질문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무슨 계획을 말하는 것일까.

옆에 차수아도 궁금한 듯 보였다.


“다시 사업을 하실 생각이신지 궁금하네요”

“아 사업은 할 생각 없어요. 그냥 남은 인생 행복하게 사는 게 계획이라고 말하면 이상할까요”

“아니요. 멋진 계획이죠!”

“부러워요!”


사실이었다.

취미로 어떠한 일을 할 수도 있겠지만,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돈 정말 많이 버셨나 봐요”


나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굳이 내 입으로 얼마를 벌었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았다.


“일 안 하면 심심하지는 않나요?”

“사람은 일을 해야 한다고 하는거. 저도 동감해요. 그래도 돈을 버는 일 말고, 저를 위한 일을 하고 싶네요”

“예를 들면요?”

“저의 행복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해주는 비서를 찾는다든지. 안전을 책임질 경호원을 찾는 것 이러한 인재를 찾는 것 또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와 멋진 삶이네요.”

“그러시군요. 다 찾고 나면요?”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해보죠”


사실 밥 3끼를 만족스럽게 챙겨 먹는 것 또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돈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그럼 제 동생 비서로 어때요?”

“언니!”

“어렸을 때부터 동생이 공부도 잘했고 얘가 참 똑 부러져서”

“하하 그런가요?”


난감한 제안이었다.

나에 대해서 잘 아는 것도 아닐 텐데.

잘나가는 회사도 아니었다.

그러나 대기업 부럽지 않은 급여를 챙겨줄 수는 있다.

물론 그만한 자격이 된다면 말이다.


“너 비서 해봤잖아. 마침 일 쉬고 있고 얼마나 좋아.”

“그래도 이런 자리에서..”

“아하 경력이 있으세요!? 제가 채용 공고는 올려놨어요. 혹시라도 수아씨도 관심 있으면 따로 연락 한 번 주셔요.”

“네 아하하..”


차수아.

일은 맡겨봐야 알겠지만,

깔끔하게 처리할 거 같긴 하다.

일단 이쪽 일을 해봤다니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저도 수아씨 같은 경력자가 비서 해주면 좋죠.”

“그렇다면 저도 한번? 하하”


아직 월 급여가 얼마인지도 말하지 않았는데.

긍정적인거 같아보였다.

그 부분이 좋다.

우리는 후식으로 냉면까지 먹고 나서야 자리에 일어났다.


“배부르네요.”

“그러게요. 너무 잘 먹었다.”


차이슬이 먼저 카드를 종업원에게 건 내며, 계산을 하려 했다.

돈이 없을 때도, 얻어먹는 건 별로 좋아하지는 않았다.

특히나 친하지 않은 상대에게는 더욱 그렇다.


“제가 살게요”

“아니에요 저희가 살게요!”

“괜찮습니다. 이걸로 해주세요”

“...”


물론 저쪽도 마찬가지 입장일 수 있다.

합석하자고 제의해놓고 얻어먹는 것도 염치없다고 느낄 수 있겠지.

어쩌면 이기적이지만, 일단 내 입장만 생각하기로 했다.

그렇게 고기집을 나와 작별인사를 할 차례였다.


“2차 가실래요?”

“아이고 저는 취해서 이제 집에 들어가야 할 거 같아요.”

“안돼요! 제가 살게요. 같이 갑시다!”


덥석 팔짱을 끼는 차이슬.


“아 이거 어쩌죠. 제가 사실은 약속이 있어서요.”

“거짓말 다 티나거든요?!”

“..그런가요? 진짜 미안해요. 저는 여기까지입니다.”

“아 아쉬운데.... 알겠어요.”


이 정도면 정중히 거절했다고 생각했다.


“너무 잘 먹었습니다! 다음에 제가 쏠게요”

“덕분에 정말 잘 먹었어요!”

“맛있게 드셨다니 다행이네요. 그럼 두분이서 재밌게 놀다 가세요.”


그렇게 둘은 보내고.

나는 대리기사를 기다리며, k5 조수석에 앉아 잠시 눈을 감았다.

‘차도 바꿀까’

차 자체만으로는 욕심이 없다.

‘굳이 바꿔야 하나?’

돈은 많으니 바꿔도 될 것이다. 아니다. 쓸대 없는 돈은 쓸 필요가 없지.

아까의 다짐을 생각하니 차에 대한 욕망은 사그러 들었다.

멋진 차는 남들로 하여금 부러움을 살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기와 질투.

언제나 부러움의 이면에는 이런 것들이 도사리고 있다.

때가 되어 대리기사는 창문을 두드렸다.


-똑똑


알아서 잘 찾아와 주었다.

나이를 보니 20대로 보이는데 참 열정적으로 사는 사람 같았다.


“네 맞습니다”


그제서야 차문을 열고 운전석에 탄 대리기사.


“안녕하세요. 아중리 맞으시죠?”

“네 맞습니다.”

“네에 출발합니다”


나이에 걸맞지 않게 운전실력이 좋았다.

제동과 코너링을 보면 대충 파악된다.

무엇보다 여유로웠다.


“운전 잘하시네요”

“그런가요? 감사합니다.”

“저도 대리기사 해본 적 있는데 투잡이 쉬운 게 아니더라구요.”

“맞아요 힘들죠. 그래도 뭐 어쩌겠어요.”


이혼 후 위자료를 받기 전까지. 형편이 좋지 않았다.

대부분 아이를 키우느라 투잡을 뛰는데 나는 내 인력비를 벌기위해 투잡을 뛰어야 했다.

국가지원사업을 통과하면, 직원들 월급은 어느정도 충당된다.

하지만 대표의 월급은 챙겨주지 않는다.

생활비가 부족해서, 돈을 벌어야만 했다.

4개월 정도를 대리기사 일을 병행한 거 같다.

공감대가 형성되니 서로 대화가 되었고.

대화를 하다보니 20분은 금방 지나갔다.

차에 내려서 5만원짜리 한 장을 건넸다.


“아 네 ! 잠시만요"

“저 5만 원 낼게요. 고생 많으십니다”

“예? 아 감사합니다!”


힘들었던 내 모습이 투영되었을까.

이것은 쓸모 있는 지출이었다.

딱히 사정은 잘 모르지만, 사람 사는 게 다 비슷하지 않을까.

90도로 인사를 하는 모습을 보니 진심으로 고맙다는 것이 느껴졌다.

돈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내 5만 원에는 마음이 담겼을 것이다.

집에 들어와 불을 켰다.

아늑한 내 집.

오늘 따라 이곳이 포근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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