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백만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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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장이
작품등록일 :
2022.05.28 19:26
최근연재일 :
2022.06.14 19:07
연재수 :
2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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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0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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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6화 미뤄 왔던 약속

DUMMY

거리가 꽤 되었기 때문에 들렸을 거라고는 생각 못 했다.

왕영기와 엎치락 뒷치락 하다보니.

입양에 대한 내 생각을 알게 된거 같다.


“생각은 있습니다. 그래도 지금 당장은 걸리는게 많네요.”

“그냥 한 말이 아니었구나? 좋다. 급할 건 없으니까.”

“그런데 샛별이에게도 들렸을까요?”

“그럼 샛별이가 귀를 쫑긋하고 있던데?”

“그래요? 이거 조금 난감하네요.”

“괜찮아. 샛별이도 어린아이 같지만, 다 이해할 거야.”

“흠.”

“다시 가볼까?”

“네”


아직 확답은 하지 못한다.

그저 그러고 싶은 마음인 건 확실하다.

다시 아이들이 있는 방에 들어가 보니.

화기애애 삥 둘러앉아 과자를 먹고 있었다.


“이 간식을 제공해 주신 상현 삼촌에게 다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박수!”

-짝짝짝짝짝짝짝


아이들은 간식에 웃음꽃이 피었다.

샛별이가 있는 쪽에 자리를 잡고 앉아 과자를 집어 먹었다.

아이들은 신나서 이곳 저곳을 뛰어 다닌다.

정신없는 와중에도 봉사활동 인원들은 아이들처럼 해맑게 웃고 있다.

옆에 있던 한 아이는 조용했다.


“형아 이거 먹을래?”

“어? 그래 고마워.”


내게 과자를 건네는 아이.

‘형’이라는 호칭이 참 귀엽게 들렸다. 이곳은 애나, 어른이나 행복해 보인다.

나는 이곳에서 자라면서 좋았던 기억들은 사라져 버린 걸까?

왜 내 기억 속에는 헤어짐만 각인되어 버린 걸까.


“왕영기 아저씨가 싫니?”

“네 맨날 뽀뽀해달라 하고”

“그랬구나”

“저 데려 갈거에요?”

“응?”

“마음이 들지도 모른다면서요.”

“들렸구나”

“네”

“음...”

“치”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까.

잘 모르겠다.

그냥 대답을 안 하는 게 맞는 거 같다.


“내가 아빠면 좋을 거 같아?”


샛별이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왜에?”

“삼촌은 큰 리안 같아요”

“어?”



리안은 마음에 따라 코의 색이 변하는 사슴이었다.

내가 왜 리안 같은지는 알 수 없었다.


“리안은 마음을 숨기지 못해요”

“그렇지”

“삼촌도 그랬어요.”

“나는 마음 잘 숨기는데?”

“삼촌은 파란색 코에요”

“....”


샛별이가 말했었다.

파란색 코는 혼자인 게 슬픈 것이라고. 나는 샛별이의 동심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저 내가 슬퍼 보였던 걸까.

샛별이 머리를 쓰담아 주었다.


“히히”


수줍게 웃는 샛별이.

다음에는 꼭 마구아미인가?

그것을 사줘야겠다.


“샛별아 그 마구아미?”

“마요구미?”

“아 마요구미 오케이”


포도알맹이 같은 젤리인것은 알고있다.

먹어본 적은 있지만, 젤리를 좋아하지 않는다.

이런 젤리를 좋아하는 친구들은.

새콤달콩과 마아쮸도 좋아할거 같았다.

핸드폰에 간단히 메모를 해본다.


-마요구미 10개

-새콤달콩 10개

-마아쮸 10개


내 핸드폰을 슬쩍 본 샛별이가 말했다.


“좋아요.”

“하하”


간식을 다 먹고 자리를 정리한다. 그리고 그때 약속했던 3명의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어주었다.

책을 읽어주기 시작하니.

하나 둘 모여 어느새 9명이 되었다. 아무래도 내가 책을 읽어주는 소질이 있나 보다.

책 한 권을 덮을 때마다.

‘이거 읽어주세요!’ 요청이 많았다.

요즘 아이들은 너튜브를 좋아하던데 이곳 아이들은 그렇지 않아보였다.

그렇게 한 시간, 두 시간이 흘러. 오후 5시. 가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그리고 나는 당당하게 다음을 기약할 수 있었다.


“다음 주 토요일에 보자!”

“벌써요?”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버렸구나”


아쉬워하는 아이들을 인솔하는 보육교사. 샛별이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나와 봉사활동 인원들은 원장님께 인사를 드리고는 주차장 쪽을 걸어가고 있었다. 가다가 신보라가 물을 건넨다.


“계속 동화책 읽어주느라 힘들었죠?”

“고맙습니다. 아 아니지 고마워”

-꿀꺽꿀꺽.


마침 목이 마른 상태였다.


“크으”

“상현 오빠는 물을 술처럼 드시네요오?”

“소주처럼 시원해서 나도 모르게 나오네?”

“오빠 저녁에 약속 없죠!?”

“어? 아 나 저녁에 직원들과 식사자리 있는데.”

“에구... 그럼 우리 끼리 가야겠네요”

“같이 밥 먹기로 했구나?”

“네! 항상 끝나고 같이 밥 먹어요.”

“아쉽네. 다음 주 토요일에는 꼭 같이 먹자.”

“다음 주 토요일 좋아요. 후우 아쉽따.”

“뭐 오늘만 날인가? 다음에 보자”

“네 어쩔 수 없지요. 다음주 토요일에 봐요!”

“상현이형 그럼 저희 먼저 들어가 볼게요!”

“어 그래 조심히 가라”


그렇게 봉사활동 인원들은 뒤풀이를 하러 갔고.


나도 회식를 위해 집으로 갔다.


***


이현진과 차수아. 그리고 김기철은.

멀뚱히 검은 모니터 화면을 보고 있었다.


"저 잠깐 나갔다 올게요"

"네 다녀오세요."


-띠리리링.


현관문이 잠기는 소리는 크게 들렸다.

이현진은 이 분위기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면접때 수아씨는 봤었는데, 기철씨는 처음 보네요. 면접은 어떠셨나요?”

“네 하하”

“네?”


단답형 대답과 호탕한 웃음.

이현진은 그런 김기철을 ‘뭐지?’ 라는 표정으로 바라봤다.

김기철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기로 했다.


“다들 오시는 데 문제는 없으셨나요? 네비 찍고 왔는데도 한참 돌아서 왔네요.”

“저도 그랬습니다. 하하”


김기철은 그렇게 대답했다.

그리고는 컴퓨터를 켰다.


“수아씨는 잘 찾아왔어요?”

“네에 아무래도 언니가 서울에서 살다가 내려오셔서. 찾기가 힘들었던 게 아닐까요?”

“아 이 근방 사시나 봐요?”

“근방은 아니 구요 한 차로 15분?”

“그래도 꽤 가깝네요. 아 ! 수아씨는 비서일 해보셨다면..............”

“아네 저...........”


김기철은 둘 사이에서 아무렇지 않게 자판을 두드리고 있었다.


“기철씨 혼자 일하기 있어요?”

“아! 하지 말까요?”

“아니요 아니요 하세요.”


김기철은 성격상 일이 있으면 바로바로 처리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었다.

일에 열중하는 김기철을 사이에 두고 차수아와 대화 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차수아도 일이나 하자는 마음이었는지 컴퓨터를 켰다.

이현진은 막막했다.

자신이 풀어야 할 엉켜버린 실타래 같았다.

그러나 엄두가 나지 않았는지.

결국 이현진도 컴퓨터를 킨다.

그렇게 셋은 약속이라도 한 듯 일을 하게 되었다.


**


현관문을 열어본다.

방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빈집인가 싶을 정도로 고요했다.


-똑똑


문을 슬며시 열어보니 3명이 좌르륵 쳐다본다.

어미새를 기다리던 아기새처럼.


“대표님 ! 다녀 오셨어요?”

“네 얘기들은 많이 나누셨어요?”

“네에 으음 네!”

“네?”

“....”

“한명씩 얘기 좀 할게요 먼저 현진님 부터 잠깐 얘기 좀 할까요?”

“네”


한명 씩 불러서 얘기를 나눠 보고자 했다.

조용히 2층 테라스로 갔다.


“어때여?”

“살려줘요”

“그렇게 어색해요?”

“네 많이 그것도 아주 많이요”

“면접 볼 때는 다들 낯가림 없을거 같았는데 의외네요.”

“해보실래요? 아니지. 대표님이 계셨다면 달랐겠네요. 어디 갔다 오셨어요!”

“제가 있으면 더 불편하지 않겠어요?”

“아니요. 기철씨는 대표님이 있어야 말을 하나 봐요”

“하하하 부끄럼이 많나 봐요. 그래도 청일점이니 잘 좀 부탁해요.”

“청일점이요? 네”

“아무래도 자리를 현진님이 가운데로 가는 게 어때요?”

“차라리 그게 좋겠어요.”


들어보니 대충 느낌이 왔다.

기철은 적응이 필요해 보이니.

가운데보다는 창가 쪽 자리가 더 좋아 보였다.


“수아씨 올라오시라고 말해주세요.”

“네에”


곧이어 차수아가 올라왔다.

긴장한듯한 표정이다.


“어때요?”

“어떤? 아 좋습니다!”

“같이 일할 사람들을 보게 되었는데 어떤 거 같나요.”

“아 다들 좋은 분들 같으세요.”

“그래요?”

“음.. 사실 저도 내성적인 편이라서요. 아직 많이 대화는 못 해 봤어요”

“아 그래요? 그때 술자리에서 봤을 때는 언니 분처럼 외향적이 시던데?”

“제가 그랬나요?! 술 먹고 언니 옆에 있으니까 그래 보였나 봐요. 하하?”


다시 생각해 보니 술 먹기 전에는 많이 어색해하는 거 같기도 했다.

새침한 차수아는 차도녀(차가운 도시 여자) 이미지다.

그렇기에 부끄러움을 탄다든지 그런 모습이 매치가 잘 안된다.

그래서 기억 속에는 외향적인 사람으로 남아 있었나 보다.


“그렇군요. 뭐 괜찮습니다. 앞으로 천천히 알아가면 됩니다! 근무 환경은 괜찮으신가요?”

“네 너무 좋죠.”

“그럼 다행이네요. 앞으로 파이팅 합시다!”

“네! 파이팅”

“네! 그럼 내려가셔서 기철씨 올라오라고 해주셔요.”

“네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철이 왔다.

뭔가 진 빠진 거 같은 표정이다.


“괜찮아요?”

“네! 문제 없습니다.”

“아직 조금 어색할 수 있어요. 근데 손에 들고 있는 그건 뭐예요? ”

“아 이거요? 대표님께서 업무지시 하신 거 대략 적으로 일단 간추려 봤습니다.”

“아! 그래요? 줘보시겠어요?”


분명 일을 바라고 있지 않았지만, 막상 했다니까 기대가 된다.

10장 정도로 되 보이는 서류.

나름 꼼꼼히 살펴 봤다.

다양한 이력이 있었다.

지원한 사람들은 아닐 테고.


“이분들이 지금 일을 구하고 있는 분들 일까요?”

“구하고 있는 분들은 뒤쪽에 보시면 이력서를 따로 뽑아왔어요.”

“음.”

“개인적으로는. 현재 일을 하고 있는 분들이. 대표님께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보여 줄 거라 예상됩니다.”

“스카웃 제안이요?”

“네 맞습니다!”

“좋죠. 그래도 김민호 이 분이 여기 오실까요?”

“대표님께서 결정하신다면,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김민호는 방송에도 많이 출연한 스타 셰프였다.

레스토랑도 운영 중인 사람인데.

얼마를 버는지는 모르겠지만, 돈으로 데려오려면 연 10억은 줘야 할지도 모르겠다.


“이분이 온다면 좋겠지만, 예산이 많이 초과 될 것 같네요.”

“다른 분들은 어떠신가요?”

“모두 잘 찾아주셨는데, 차라리 이런 분이 좋지 않을까요?”


명단에는 김민호 빼고는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었다.

그중 전북대 호텔조리학과를 나와서 이력서를 공개해 놓은 사람에게 눈길이 갔다.


“아 그 친구요. 한가지 우려되는 점은. 경력이 없다 보니. 대표님께서 만족스러운 식사가 되실지 모르겠습니다.”

“경력이 문제군요. 일단 명단에 있는 모든 인원 들에게 연락 주셔서 면접 희망하는 분들 간추려 보죠.”

“네 알겠습니다. 혹시 급여 부분은 어느 정도 생각하고 계신가요.”

“얼마가 적당하겠어요?”

“음.. 한번 생각해 봐야 할 거 같습니다.”


돈 얘기.

급여 부분은 조금 조심스러웠다.

비서 매니저와 요리사.

업무의 중요도를 따지고 보자면, 비서와 매니저가 더 중요했다.


“400 정도면 충분할 거 같아요. 김민호님은 따로 연락 안 주셔도 될 거 같아요.”

“네 알겠습니다!”

“그럼 추진해 보시죠.”

“네 가정부는 내일 출근해서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좋습니다. 내려가 볼까요?”


차수아는 기철이 서류를 들고 가는 모습을 보고.

자기도 질 수 없다고 생각했을까?

계단 앞에서 내게 서류를 건넨다.


“와 수아씨도 알아보셨어요?”

“아네.”

“괜히 제가 일요일날 불러 가지고 일 얘기를 꺼냈나 보네요”

“아니예요! 제가 하고 싶어서 한 것 인걸요?”



족히 30장이 넘어 보이는 서류였다.

‘이 짧은 시간에 이렇게까지 했다고?’

첫 장.

안정성, 럭셔리, 제로백, 승차감, 희귀성, 여러 부류로 나뉘어 마인드맵이 그려졌다.

굉장히 흥미로웠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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