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백만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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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장이
작품등록일 :
2022.05.28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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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14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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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07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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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화 등산을 가다

DUMMY

왕영기도 그렇고. 거북선도 그랬다. 조금만 아니꼬우면, 돈으로 인신공격을 하는 특징이있다.

어쩌면 내세울게 돈 밖에 없는 사람들이라서 그럴것이다.

나는 궁금해졌다.

내세울게 없어지면, 어떤 표정이 될까.


“이새끼가 뚫린 입이라고 막말하네? 너 내가 누군지 알고 나 하는 소리냐?”

“아저씨는 내가 누군지 아세요?”

“너 같은 건 아무리 발버둥 쳐봤자. 로또나 기다리는 인생아니야? 저 칼든 꼬라지를 봐라 삶이 얼마나 나락이면 쯧쯧”

“로또요? 하하하”

“?”


자신이 얼마나 피라미였는지. 현실을 알려줘야 한다.

나는 거북선을 앞에 두고 핸드폰을 만지고 있다.


“지금 뭐 하는 거지?”

“있어보세요.”

“경찰에 신고라도 하나 봐? 그래 차라리 신고나 해라. 저 새끼는 사회 악이야 저런 쓰레기 새끼들은 콩밥 좀 먹어야 된다니까.”


거북선 아저씨가 앞에서 떠든다.

내가 폰뱅킹을 열어 거북선 아저씨 얼굴에 가져다 대기 전까지는 그랬다.


“이게 얼마로 보입니까?”

“...어...?”

입모양을 보니 속으로 ‘일십백천만’을 세고 있는 듯 하다.


“어때요? 계속 떠드실겁니까?”

“뭐 이 새끼야? 돈 좀 많다고 유세 떠나본데. 크흠.”


거북선 아저씨는 하려던 말을 삼킨다. 칼 든 아저씨가 했던 말을 자기가 하고 있으니 스스로 창피했나 보다.


“제 한 달 이자가 아저씨 레스토랑 연 순이익보다 많을 거 같은데요? 아닌가? 좀 잘나가시기는 하니까 년에 20억 정도는 버시려나요?”

“.....”

“이제 그만합시다. 아셨죠?”

“....."

"왜 꿀먹은 벙어리가 되셨어요."

"건방진 새끼. 내가 더러워서 참는 거야. 어디서 칼을 꺼내고 있어. 성질 같아서는 끝장을 보겠다만은.. 어휴 내가 참아야지”


혼자 궁시렁 대더니 차에 탄다.

역시 돈 얘기를 못 하니 할 얘기가 없는 건가?

주변을 의식하고 말한 듯하지만, 누가 봐도 추해 보인다.


“아저씨도 칼 다시 트렁크에 넣으시고요”

“후.. 알겠습니다.”


칼 든 남자도 정상이 아니다.

거북선 아저씨가 한 말 중에 사회악이라는 말에는 동의한다.

화난다고 칼부터 꺼내나.


-짝짝짝짝짝

-짝짝짝짝짝


난데없는 박수 소리.

싸움 구경 난 사람들이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이게 박수 받을 일인가?

그냥 무시하고 가기에는 박수 소리가 컸다.

고개를 살짝 숙여 대중들에게 인사를 했다.

그리고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하나 둘 다시 산을 향하고 있었다.

주차장에서 3분을 걸으면 초입에 도착할 수 있다.


“어머 총각 잘했어.”

“예 감사합니다.”


나를 등 떠밀었던 아줌마 무리가 등 뒤로 다가왔다.

썩 반갑지는 않았다.


“근데 뭘 보여 준거야?”

“비밀입니다.”

“총각 경찰, 검사 뭐 그런 사람인가?”

“예?”

“그 아저씨한테 보여준 거 그거 자격증 같은 거 아녀? 호호호”

“아닙니다.”

“아니지? 내가 아니라고 했자녀. 가족 사진을 보여 준거라니께. 집안에 정치계 쪽으로 알아주는 사람이 있나봐? 맞지?”


이래저래 추측들이 난무했다.

그냥 걸음 속도를 올리기로 결정했다.


“그런 거 아닙니다. 전 먼저 가보겠습니다.”

“같이가! 귤좀 줄까?”

“괜찮습니다. 먼저 갈게요”

“같이 가자니까 호호”


언제 봤다고 같이 가.

나는 최대한 빠르게 걸었다.

초입에 다다르니 가빠지는 숨소리.

뒤에서는 여전히 호호댄다.

먼저 갈 수 있는 체력이 없었다.

나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총각 등산 안 해봣구나?”

“이 나이 먹도록 등산 한번 안 했을리가요. 그저 스스로 가본적은 없네요.”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경치도 보면서 여유로운 마음으로. 한 발 한발 걷다 보면...”

“네에”


등산을 배우고 있다니.

등산도 배워서 하는 것인가?

백기 들고, 아줌마들을 먼저 보내고자 했다.

가장자리에 서서 자연스럽게 길을 내주었다.

그런데.

자연스럽게 아줌마들도 가장자리에서 가방을 뒤적거린다.


“먼저 가세요.”

“우리 쉬었다 가려고.”

“.... 그럼 전 갑니다.”

“우리도 가야겠네?”

“진짜 죄송하지만, 지금 말하기도 힘들고. 저 혼자 등산하고 싶습니다.”

“그래그래 미안해 우리가 좀 주책 이네. 총각 그거 하나만 말해주면 안돼? 그 아저씨한테 도대체 뭘 보여 준거야?”

“돈이요 돈”

“도오온?”


아줌마들은 서로를 보며, 도대체 돈이 얼마나 많길래라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네 이제 그만 가주시겠어요?”

“알겠어! 알겠어 갈게! 총각 오늘 너무 잘했고. 자 이거 올라가다 허기지면 먹고”

“감사합니다”


은박지에 쌓인 김밥 한 줄을 건 네 받았다. 사양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그래 고생하고 조심하고 건강하고! 포기하지 말고! 발목 조심하고!”

“네네네”


아줌마는 덕담을 주고 나서야, 나를 뒤로 했다.


“휴”


한 10분 정도 후에나 출발할 생각이다. 괜히 또 중간에 만나면 피곤해 질거 같다.

쏟아지는 질문을 수용할 자신이 없었다.

금방 땀이 났고.

금방 땀이 식었다.

추워질 때쯤 다시 산을 올랐다.

등산선배의 조언에 따라 경치를 보며 여유를 즐기고 싶었다.

그러나 온통 ‘죽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래도 고개를 들고 경치를 봤다.

그러나 아무런 생각도, 감흥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고 깨달은 것은.

나는 아직 등산을 즐길 레벨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나 둘 내 등 뒤에서 사람들이 지나간다.

승부욕이 강한 편이지만, 보내줄 수밖에 없었다.

해맑게 웃으며, 부모와 같이 등산을 온 아이들.

“얼마나 가야 돼?”

“이제 다 왔어”

“얼마나?”

“조금만 가면 돼.”


앙탈을 부리는 아이. 힘들어 보이기는 하지만, 그 아이도 나를 가볍게 제쳤다.

인간은 참 신비한 동물인 거 같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신기한 등산문화다.

모르는 사람에게 인사를 하는 것.

대체로 등산온 사람들은. 밝아 보였다.

물론 나는 그렇지 않았다.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108번 들 때쯤.

절이 보였다.

많은 등산객들이 쉬고 있었고.

새끼강아지 한 마리가 등산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강아지는 아쉽게도 나는 거들떠도 보지도 않는다.

마루에 걸터앉아 멍하니 하늘을 보며 숨을 쉬었다.

나 같은 초보가 한 명쯤 있을 법 한데 다들 등산이 즐거워 보였다.

손에 든 김밥을 깠다.

배가 고팠기 보다는.

들고 다니기가 불편해서 먹어 치워야겠다는 생각.

그런데 의외로 땀 흘리고 먹는 김밥이라 그런지 맛이 있다.

김밥을 먹고 있다가 주차장에서 봤던 칼든 남자가 내게로 오고 있었다.

말을 걸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아내인지 여자친구인지.

같이 내게 걸어오고 있었다.


“아까는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제가 화가 많아서요. 아까는 너무 흥분했네요. ”


자기 자신을 알면, 칼을 멀리해야 하는 거 아닌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칼을 트렁크에 가지고 다닐까?

정말 맘에 안 드는 사람이라도 있으면 칼부림이라도 할 생각이었나.

여자는 쭈뼛쭈뼛 감사하다는 시늉을 한다.

자기 남자친구가 창피한가.

충분히 그럴만 하다.


“뭐 누구나 흥분하면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칼은 멀리하시는 게 좋을 거 같은데요.”

“저 그런 사람 아니예요. 그 사람이 너무 사람을 무시하길래 화가나서 그냥 겁주려고 한 거예요.”

“음 그러셨군요. 보통 사람들이 칼을 트렁크에 가지고 다닐까요?”

“아! 제가 캠핑을 좋아해서 칼이 트렁크에 있었던 거지. 저 진짜 그런 사람 아닙니다.”


이 남자는 왜 나한테 해명을 할까. 나에게 고마움이 있어서 일까?

그렇다 해도.

칼을 들이미는 건 비정상적 행동이다.

그냥 공감하는 척했다.


“워낙에 무시당하고 못사는 성격이라”

“누구나 존중 받고 싶어하죠.”

“저도 그랬나봐요. 아무튼 정말 고맙습니다. 그 사람 정말 보통내기가 아니던데 아주 통쾌하던데요”

“그랬나요?”


칼을 들고 얼굴이 씨벌 개진 모습은 어디 갔는지.

비범한 표정을 짓고 양손으로 엄지를 세우고 흔드는 남자.

뒤끝은 없는 스타일인가 보다.


“혹시 식사라도 대접 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아니요. 괜찮습니다.”

“아 그래요?”

“네”

“아쉽네요. 그럼 저희는 먼저 가보겠습니다 즐거운 등산 되세요!”


그렇게 칼든 남자는 갔다.

이제 나도 슬슬 가야 할 때인데 좀처럼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내려갈까’ 라는 생각이 들 때.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그리고 정상을 향했다.

‘악’산 이라더니 정말 가파르다.

누가 들으면 허풍이라고 들을 지는 모르겠으나.

정말 절벽에 가까울 정도로 가파르다.

오로지 한 발 한 발을 내디딜 뿐이다.

뇌속은 이미 ‘죽겠다’는 생각에 지배당해서, 생각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뇌를 믿지 말고 내 다리를 믿자.

뒤에서 트로트 소리가 들려온다.

어떤 아저씨가 소형 라디오를 들고 내게 접근 중이었다.

자기만의 색깔이 확실한 아저씨.

나를 지나쳐 소리가 작아질 때쯤.

어떤 할아버지는 맨발로 나를 제쳤다.

TV에 나올법한 그런 도인이 이곳에 다 모였나 싶다.

지압이 돼서 좋을지도.

그래도 해발 800미터에 가까운 산을 맨발로 하는 게 가능한 일인가? 도인이 멀어지자 뒤에서 인기척이 또다시 느껴진다.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추월을 당해야 할까.

그 간 운동을 너무 등한시 한 결과.

요 근래 PT를 받고 있긴 했지만, 32년 살면서 제대로 운동을 해 본적은 없었다.

절반쯤 왔을 때.

또다시 고뇌가 시작되었다.

‘무리하는 건 안 좋지 않을까?’

당연히 무리하는 건 좋지 않다.

허나, 이 건 자기합리화에 불과 했다.

얼마 쉬지 않고 다시 정상을 향했다.

이제는 두 다리도 의심스럽다.

몸과 정신을 모두 믿지 못하는 상태. 등산이 이렇게까지 피폐한 운동인가.

그렇게 정상까지 1시간을 더 갔다.


“후..하..후..하”


마지막 계단을 앞에 두고 눈물이 날 거 같았다.

손으로 허벅지를 누르며 계단을 오른다.


“와..”


경치를 보며 감탄한 게 아니다.

정상이라는 생각에 감격한 것이다. 정상에는 도시락을 먹고 있는 아까 그 아줌마들이 보였다.


“어머 총각 이제 오네?”

“예”

“못 올 거 같드만, 그래서 우리가 동행해서 끌어주려 한거 거든 호호”

“못 올 뻔했죠.”

“혼자서는 힘들었을 텐데. 대단한데?”

“어르신은 맨발로 오르시고, 어린아이들은 해맑던데요 뭘”

“아 그 어르신? tv에 나왔던 분이여”

“아 그래요? 충분히 예상은 했어요.”


도인이 맞나 보다.

그 나이 때 되면 허리가 굽혀지기도 하고, 걷는 게 불편한 어르신이 많을 텐데.

등산은 건강에 참 좋나 보다.


“이리 와서 앉아. 수고했어”

“후우 네에”

“이것 좀 먹어봐 참 달아. 목마르지 않아? 물도 좀 마실래?”


주책인 아줌마도 정상에서 보니 사람이 참 좋아 보였다.

나는 옆에 앉아 도시락에 과일을 서슴 없이 집어먹었다.

원래의 나였더라면, 상상도 못 할 일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남의 호의를 너무 매몰차게 사양했던 게 아닐까?


“총각 내가 여자 소개시켜 줄까? 초등학교 선생님 어때?”

“아니요. 괜찮습니다.”


역시 사람은 쉽게 바뀔 수 없는거 같다.


“그러지 말고 일단 사진이나 한번 봐봐 누굴 닮아서 그런지 정말 참한 아가씨라니까? 호호호 자 어때? 이쁘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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