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 만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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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검
그림/삽화
도리검
작품등록일 :
2022.08.24 22:06
최근연재일 :
2024.08.15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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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29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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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글자
11쪽

매담자3

DUMMY

그놈은 자랑 스럽게 떠든다.

“그런 아들을 둔 세가주의 비탄, 탄식, 그래도 감싸고 싶은 형제들의 눈물, 거기다 파혼한 그 여자가 얼마나 예쁘고 좋은 여자였는지 강조해서 보는 사람들을 안타깝게 만들고, 모친인 광씨 세가 셋째부인이 세가를 버리고 삼년 째 행방 이 묘연한 이유가, 그놈 때문이라는 걸 강조해서, 부모와 형제, 가문을 망친, 구제 불능 인간으로 완성 시켜야지요.”


“호오, 그래, 한 번보자!”

그놈이 작은 붓으로 쓴 종이 묶음을 집어준다.

금자 주머니를 탁자에 던지니, 그 표정이 이루 말할 수 없이 행복한 거 같다.

처음부터 금자 주머니에 눈이 팔려 그놈들 일행이라 판단하고, 다른 건 보지도 않는다.


“흠, 광씨 세가 막내 공자가, 가주 잔치 때 비무를 해서 제법 명망있는 무사를 꺽은 것은 비열하게 잠력을 격발 시키는 약물을 복용하여, 일시적으로 내공이 폭발시켰기 때문이다.”


“거기다 요사한 여자의 눈 웃음으로 그 무사를 홀려, 잠시 멍해진 그 무사의 검을 쳐내어 이겼다. 그 댓가로 영단도 챙기고...무림 대선배의 눈에도 들었고...여자들이나 하는 색공을 수련한 것이 분명하다.”


“킄, 이거면 그놈은 완전 사기꾼이네...그런데 여자가 되고 싶은 놈이 비무에 나가서 꽤 이름 있는 무사를 꺾고 받은 영단을 여동생에게 주었다, 그걸 알면 사람들이 의심스럽게 생각할 거 같은데...”


“더 읽어보세요, 그놈은 그 영단을 배다른 여동생에게 팔아서 큰 금자를 챙겼다. 그건 그놈이 돈이 떨어져서 여장 용품도 못 사니 그리한 것이다. 탐문해보니 그놈은 조마간 가문을 떠나 사천성으로 향해갈 계획이다 아마 이제 가문과 연을 끊고, 기루에서 남색을 즐기는 놈들을 상대하는 여자기녀로 살아갈 계획이라는 걸 형제들은 안다. 아 동생 놈을 죽일 수는 없고...형제들은 눈을 감기로 했다. 그 비통한 형제들의 마음을 막내 공자 그놈이 알기나 할까!”


교묘하다.

사실과 거짓을 적절히 섞어놓으니, 그럴듯하다.

사천성 호연 세가쪽으로 바로 떠났으면, 이건 꼼짝없이 사실이 될 것이다.

중간에 살수를 보내, 매담자 놈을 쓱싹해버리고, 나까지 쓱싹해 버리면 이건 더 확실한 야사가 되어 전해질 것이다.


“호오, 아주 정교하게 전개 시켰네, 그놈은 꼼짝없이 이 세상에서 매장 되겠네...”

그놈은 칭찬하는 말을 듣자 연신 전낭을 째려 보며, 개 침을 흘린다.

저건 이제 내꺼다 싶은 모양새다.


연신 개침을 흘리며 전낭을 열기위해 더나아간다.

“그 인간이 공연 후에 매장 되는건 정해진 거지요, 그후에 그놈을 세상에서 지워버린다면, 깔끔하지요.”


이새끼가 이 이야기 다 거짓인줄 알면서 죄책감없이 이 지랄을 한다.

거기다 지워 버릴 것 까지 계산에 넣고 있다.

지놈도 죽을 줄은 모르고


“쓰레기 새끼!”

“녜에?”

“네 놈은 쓰레기야!”

그제야, 그 놈은 사태 파악이 되었다.


“당신 누구요”

그와 동시에 바로 검을 집어 든다.

하지만 검은 손잡이만 남고, 바로 동강이니, 바닥에 떨어졌다.


공연에 필요하니, 얼굴은 피하고 사검으로 온몸을 슬쩍 슬쩍 난도질한다.

살갗을 그야말로 살짝 살짝 스치며 베어낸다.

온몸이 피로 물든다.


사검 술이 경지에 오른 거 같다.

자르는 기술 뿐아니라, 이제 슬쩍 스쳐 지나가며 상채기 내는 거 까지 된다.


“제발 살려 주시오 잘못 한 것이 있으면 바로 고치겠소!”

“우선 청소!”

“피 한방울도 남김없이 깨끗이!”

그놈은 목숨이라도 건지려고, 알아서 정말 말끔하게,청소했다.


금창약을 던져 주었다.

“이건 발라라, 죽기 싫으면.”

“이 자루에 그 지저분한 거 다 넣고, 너도 기어들어 가라.”


잠시 후

밖에 대기하고 있는 로시을 타고, 그놈이 들어간 자루를 둘러메고 마경산 별채 쪽으로 달렸다.

흉흉한 분위기를 느낀 로시는 아주 진지해져서, 콧소리도 내지 않고, 빠른 속도로 달려, 믿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목적지에 도착했다.


거기에는 이미 세 놈이 무릎 꿇고 있다.


자루에서 매담자가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채 기어 나오자, 그놈들은 공포 그 자체가 된다.


먼저 고추를 잘린 그놈부터.


“너 이제 어쩌냐? 고추는 짤렸고, 네가 이제부터 여자가 되면 되겠네! 어쩔 테냐, 안 그러면 이 자리에서 사내답게 죽으면 되고...”


침묵..


“음, 그래 그렇게는 못 산다 이말이지.. 그럼 당장 죽어야지!”

검을 뽑아 들자. 그 싸늘한 기운에 그 놈은 울음을 터뜨리며, 급히 말한다.


“크흥, 무사님, 살려주시오, 시키는대로 하겠소, 제가 경극단에서, 땜빵으로 여자 역활도 해 본 적 있어서, 그렇게 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요.”


“이년아, 여자가 어떻게 웃는지나 아나?”


땜방 배우도 배우인지 금방 흉내를 낸다.

“호호, 무사님 제가 원래 여자랍니다..호호호..”


기가 찬 놈이다. 아주 사내다운 척 지랄 떨더니...


“통과!”


“그 다음 너!”

“너는 진짜 여자냐? 정체가 뭐냐, 신분 내력 소상히 말해라, 하나라도 거짓이면 바로 자른다.”

사내의 고추가 자기 눈앞에서 기척 없이 잘려 나가는 것을 본 그녀는 벌벌 떨며 울음 섞인 목소리로 대답한다.


“저는 여자가 맞아요! 서천 경극단에서, 배우도 아닌 잡 배우로 근근히 먹고 사는데 요즈음 경극단이 도통 수입이 없어 제때 밥값도 못 받아서, 먹고 살려고, 시키는대로 하다보니 이리 되었어요, 제발 용서해 주세요, 난 뭐가 뭔지도 모르겠어요, 시키는대로 했을 뿐이에요.”


“이봐, 저놈은 하초가 잘렸고, 저 매담자 놈은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었다.너도 벌은 받아야지, 어디를 잘라줄까? 손목? 발목? 아니면 그 요사한 조둥아리? 흠, 조둥아리를 잘라, 다시는 그런 사기질에 동참 못하도록 해야 겠구나.”



검을 뽑아들자 느닷없이 2층에서 속 상하다며 술 먹고 잠자다 잡혀 온 좀 불쌍하게 보이던 놈이 바지 가랑이를 잡고 늘어진다.

“무사님! 무사님! 이 여자 불쌍한 여자입니다요, 차라리 나를 두 번 벌해 주시오, 경극단에서 같이 일하던 내 친구 안 사람인데, 그놈이 경극단 말 뒷발에 차여 죽어버리고, 10살, 7살 두 오누이 먹여 살리느라, 아무 일이라도 하다 보니 이리 더러운 일에 휘말린 거에요, 저 여자는 아무것도 몰라요. 제발 내가 벌을 대신 받게 해 주시오.”


“임마, 너! 팔이나 다리 네 개 중 두개는 잘릴건데 어떻게 살려고...개방에서도 원래 개방도였던 놈이 그리되면 의리로 먹여 살려 주지만 너 같은 놈은 오히려 빌어먹지도 못하게 때려 죽여!”


“나는 상관없소, 그 친구는 형제 같은 놈이었소, 병 들어 죽어가는 나를 부부가 끝까지 보살펴 줘서 지금 살아 있는 거요, 그 은혜를 지금 갚고 싶어요! 무사님, 죽이던 살리던 무사님에게 아무런 뜻이 없는 인생입니다. 애들! 애들은 무슨 죄가 있나요..”


이 놈 봐라, 이게 또 구라질인지는 몰라도, 그럴 듯하다.

“이봐 여자! 이 말이 사실이냐!”


여자는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인다.


“일단 통과!”


“이제, 너 매담자 새끼!”


매담자는 자기 차례가 오자 얼굴이 사색이 되어 바보처럼 입을 벌리고 있다.


이 새끼가 일부러 더 바보처럼 보이며, 동정심 유발 작전이다.

그 교묘한 이야기를 창작한 걸 다 보았는데 이게 지금 무슨 개떡 같은 수작을 부리나.


“이 새끼야, 매담자라면 이 시대의 예인(藝人)이라고도 할 수도 있는건데..이게 사기질인 줄 알면서도, 그 재주를 사람 매장시키는데 사용하다니...나쁜 새끼! 멍청한 새끼! 제 놈이 이용 당하고 죽을 줄 모르고...”


죽는다는 말에 이게 무슨 소리냐 하는 혼란스러운 눈길로 쳐다본다.


“이 새끼 돌대가리네, 이 일의 앞 뒤를 모두 알고, 거짓 야사를 네가 다 썼는데, 너 같으면 그놈을 살려 주겠나요? 팔푼이 놈아!”


“너 뿐 아니라, 여기 네가 하는 일에 가담해서 추임새 넣는 이놈들도 다 죽을 것은 정해진 일이야,”


“세상 일을 이야기하는 경극배우거나, 매담자라면 그 정도는 알 것 아니냐, 이건 경극이나, 매담자들의 이야기 소재로도 흔히 등장하는 것들이지 않나,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를 잡아 삶아 먹는다는 토사구팽, 이 말을 모르지는 않겠지?”


그놈은 이제야 감이 오는지 눈물을 흘리며 읍소한다.


“이제 생각해 보니 무사님 말씀이 한 치도 틀리지 않습니다요, 그저 그 댓가가 평소보다 훨씬 많으니, 금자에 눈이 어두워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습니다요, 무려 금자 스무 개를 준다 하니, 제가 눈이 돌아간 거지요.”


“누구냐, 그놈이...광씨 세가라는 건 관씨 세가를 말하는 것 일테고..”


“인피 면구를 쓴 사람을 두어 번 본 것이 전부 입니다요, 그 사람이 기본 틀은 다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요, 제가 거기다 살을 붙이고 사람들이 흥미를 느끼도록 일인 매담 공연이 아니라, 이 여자와 남자들을 배경 연기자로 집어넣었고요.”


“그럼, 내일은 배경 연기자로 저 고추 잘린 놈까지 집어넣어 하려고 했다 말이지?”


“그게, 제가 혼자 이야기로 이끌고 나가는 것보다 훨씬 반응이 폭발적이라, 그 사람이 내일은 마지막 공연이니 좀더, 배경 연기를 적나라하게 하라고, 이야기 틀을 다 짜 주고 갔습니다요, 저는 매담자의 마지막 해설을 다듬고 있었고요. 잘 되면 금자 스무 개를 더 준다는 말에 눈이 확 돌아가서...이 미친 돌대가리가, 안 해야하는 일을 하고 말았습니다요, 나는 인간도 아닙니다요.”


이 어이없는 놈이 내가 할 말까지 다해버린다.

이번에는 다시 고추 짤린 놈.


“이 새끼, 너는 내일 사람들 앞에서 진짜 그 짓을 하려고 한건 아닐테고, 내가 본 그 장면은 어떻게 된 것 이냐!”


그 말과 동시에 사검으로 그놈의 팔소매를 잘랐다.


대식이도 비호검도, 모두 놀라 기절초풍할 지경이다.


‘도대체 어떻게 한 거야?’


이러면 흑수 권왕을 죽게 만든 것도, 이름 모를 고수가 아니라, 저 공자님이라는 거 아닌가.

“숨기면 죽고, 정직하게 말하면 살 것이다.”


그놈이 벌벌 떨며 하는 말이, 또한 예상을 벗어난 말이다.


“매담자님께는 말씀 드리지 못했지만 사실 은밀히, 사람이 찾아 왔어요, 내 추임새가 너무 마음에 든다고요.”


“무려 금자 열 개를 주고 갔어요, 실제로 사람들 앞에서 그리하라고 주는거라 했어요. 조금 전에는 그걸 연습한 거고요, 그러다, 실제로 흥분이 되어 그만, 저 여자를 협박해서 그 짓을 하다 무사님께 걸린 거에요. 은전 하나로 퉁치고요.”


매담자도, 여자도 어이없는 표정으로 그놈을 째려본다.

전혀 모르는 별도의 계약을 저놈이 하고, 돈을 챙겼다는 건 이제 처음 안 모양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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