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 만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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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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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검
작품등록일 :
2022.08.24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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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5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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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8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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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개파

DUMMY

장굉은 두 말없이 약조를한다.

“그 때 제가 죽은거나 마찬가지였는데, 공자님 덕분에 산거나 마찬가지아닙니까? 저는 무조건 따릅니다.”

“부하들 중에, 다른 생각이 있는 무사들은 다 내 보내라, 초반에는 엄격한 규율에 따라 주지 않으면 오히려 해가 된다. 엄격해 질 거라는 걸 알려주고, 선택하도록 해라.”

“녜, 문주님! 문파 이름이 뭐지요?”

“천종(天終)문 이다. 하늘이 끝난다, 세상의 끝에 닿아라는 뜻이지.”


“세상의 끝! 아주 특이하고 뭉클 한데요?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세상의 끝이라니, 정말 좋습니다.”


사실 나에게는 그 반대의 뜻이다.

세상의 끝에 닿아 전생으로 돌아갈 수 있는 자유를 얻고 싶다.

돌아가고 안 가고는 그때 내가 선택할 문제이지만 알지 못할 힘에 좌우되어 묶여있는 운명이라는 것이 분통 터진다.

여기서도 어미를 잃었다 생각하니 더욱 그렇다.


“빠른 시간 안에 무공 수련에 돌입한다. 준비하도록... 본업을 유지할 최소의 인원만 남기고 입소 훈련을 받아야 한다. 왈패처럼 자유롭게 살다가 엄격하고 규칙적인 생활은 힘들거다.”

“협객문 이름과 체재는 그대로 유지한다, 말하자면 대 문파의 속가 문파와 비슷한 거라고 보면 된다.”


무사라기에는 형편없는 인간들이지만 일단 오십여 명은 확보한 거 같다.

***


비호검을 월령 객잔에 머물며. 산채에서도 쫓겨난 졸개들, 작은 무관에서 자리를 잃은 무사들을 하나씩 살펴 문파원으로 발탁하는 일을 맡겼다.


어떻게 연락이 되었는지, 예전에 나를 감시하는 일을 했던 용진과 구진이 찾아왔다.

늘 공자님이 안 돌아오나 살피고 있었다 한다.

그러다 여기에 건물이 세워지고 있는 걸 보고 무작정 들이 닥쳤다.


조심스레 묻는다.

“공자님, 대식이에게 다 들었습니다. 혹여 저희들도 여기 문파원이 될 수있을 까요?”

이건 관씨 세가와 척을 질 수 있는 좋지 못한 패다.

초반부터, 경계심을 불러일으키는 행위는 좋지 못하다.


“그게 되겠소? 관씨 세가에서 순순히 놓아주겠소? 세가의 무사들은 보통 종신 계약으로 묶여있어 내침을 당하기 전에는 움직이기 어려운 걸로 알고 있는데...”


“흐흐, 공자님은 잘 모르시겠지만 우린 낭인대 출신이지요. 십여년을 관씨 세가에 몸담고 있었지만 아직도 임시직 무사란 말입니다.”

헠, 십여년을 근무했는데 임시직 무사라고?

무슨 큰 사건이 있어, 잠시 필요로 할 때 낭인 무사를 임시적으로 공모한다는 건 알고있는데, 임시직이라니 이게 말이 되나.


비 정규직이 이 세상에도 있다니..

“왜 무려 십년 간이나 세가의 정식 무사로 올려 가지 않고, 임시직 무사로 있지?”

“세가의 무사 삼백여 명 중에 정식으로 가전 무공을 받은 가내 무사는 채 팔십명이 되지 않습니다. 나머지는 죄다 임시직이지요?”

“다른 세가의 무사들도 그런가?”

“조금씩 다르지요, 관씨 세가가 정식 가내 무사가 적은 편이지요.”


“미쳤구나! 세가의 무사라는 것이 일이 터지면 죽을 확률이 상당히 높은데, 임시직이라니...”

“때려 쳐라! 세가의 무사가 무슨 노예냐? 아니면 표국의 임시 쟁자수냐. 당신들도 참 용기없는 사람들이다. 그런 대우를 받고 십년 씩이나 세가에 충성하고 있다니..”


“다 저희들이 무공이 별 볼 일 없고, 모자란 탓이지요.”

“언제든지 와라, 다 받아 준다. 대우는 똑 같다.”


“당신들은 여기 머무는 무사보다는 표국을 운영하게 되면 표사로 활약하면 제격이겠다.

그러면 관씨 세가와 부닥치는 일도 없을거 아니냐, 관씨 세가는 무관 운영을 주로 하고, 큰 재력가인 큰 어머니의 친정 추가장의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넉넉하게 사는 걸로 알고 있다.”


“여기 내가 세우는 천종문도 표국은 물론 차리고, 상단 일도 할 것이다. 일자리는 사람이 들어 오는대로 만들 것이다.”


두 사람은 얼굴을 마주 보더니, 고개를 끄떡인다.

“문주님, 세가에 그만둔다 말 하고 바로 옮겨 오겠습니다.”


바로 문주님이다.

오랜 세월 부림만 당하며 살아온 인생들의 애잔함을 느끼게 한다.

위세 등등한 큰 어머니나, 강한 밑에서 일하는 것이 마음 편했을 리 없다는 것이 느껴진다.

장자인 철한은 그야말로 무신경한 사람이라 아무런 실권도 없을 것이다.


강호의 돌아가는 정세를 빨리 파악하려면, 상단운영과, 표국 운영이 최고의 사업이다.

‘상단의 책임자로 누구를 세워야 하나?’

아무리 생각해도 적절한 인물이 생각나지 않는다.

초영은 외곽으로 돌아다니면서 거렁뱅이 생활을 하고있는 고아들 중 근골이 좋은 십여명을 데려왔다.


비호검은 자기가 아는 인맥을 최대한 동원하여, 이놈 저놈 주워 모은다.

초영이 대단한 무공을 보여주어, 그들을 복종하게 만든다.

대식이 놈이 상당한 무공 수위를 보여주자, 용진과 구진은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한다.

“대식이가 이제 우리보다 무공 수위가 높네, 이제 대식 사범이라 불러야겠어. 우린 그 동안 뭐 한거야.”


초영에게 생각나는 적당한 무공을 적어 주었다.

마교의 무공을 드러 낼 수는 없다.

동전 한 문이면 살 수 있고, 그 파훼식이 다 알려져 있는 정통 있는 무가들의 무공을 파훼식을 피할 수 있는 무공으로 만들었다.

어느 놈들인지 고약한 짓을 했지만, 이게 파훼식을 피할 수있게, 조금씩 변형시켜 놓으니, 아주 휼륭한 무공들이다.


“관 은우, 이놈이 천재는 천재네. 거칠 것이 없어,”

문파의 조직 체계, 운영 방침은 기존 세가들의 것을 그대로 모방했다.

비호검이 관씨 세가의 조직 체계을 상세히 알려 주었고, 그 이름만 바꾸어 적당한 인물이 확보 되는대로 직책을 주기로 했다.


우선 기초가 없는 무사들은 비사대라 칭하고 대식이가 그 사범이다.

그래도 조금 검이라도 휘두르는 재간이있는 자들은 비호대에 넣어 비호검이 그 사범을 하도록 했다.


마지막 일류에 근접한 무사부터는 비룡대에 넣어 초영이 그 사범을 맡기로 했지만 아직 그런 무사는 없다.


이건, 관사대. 관호대, 관룡대로 무사들을 운영하는 관씨 세가의 체계를 그대로 모방한 것이다.

시간 안 걸리고, 실수 없는 조직 체계는 모방이 가장 빠르다.

아직 미흡하고 불필요한 직책은 공석으로 두고 차차 채워나가면 된다.

관씨 세가가 알면 뒷목 잡을 일이지만 세가의 운영 조직은 다 거기서 거기다.

조용히 숨어서 무사 양성에만 몰두할 수 없게 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중원 정의련의 손길이 이 낙양에도 그 손을 뻗었다.

부근의 산채들이 박살나고, 작은 무관, 군소상단까지. 정의련의 손 아귀에 들어 갔다는 소리가 들린다.

군소 세가도 여럿 정의련의 일원임을 선포했다.

오대 세가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관망하고 있다가 판세가 급박하게 돌아가자, 위기를 느낀 것이다.


군소 세가 없는 오대 세가가 무슨 소용인가.

다 연계가 되어있어야, 힘 센 놈인 것이다.

협객문에도 압박이 들어 왔다.

이대로는 안된다, 아직 미약한 존재인 천종문이 출발도 하기 전에. 협객문이 먹잇감이 되게 생겼다.


천종문이 출발도 하기 어려워질 수있다.

궁리 끝에 중원 각지로 전령을 보냈다.


***

제일 먼저 남궁 비연이 호위무사 이 장화와 모연수를 대동하고 달려 왔다.

안휘성 남궁 세가가 낙양에서 그다지 먼 곳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전령이 말 한 마디 전달하자마자 달려 온 것이다.


“뭐야, 새벽에 갑자기 사라져 소식 없더니, 갑자기 천종문을 만든다고? 관 공자가 보기와 다르게 천방지축이야! ”

“어, 용모가 많이 변했네, 번데기가 탈피해서 나비가 된 것 같잖아, 무슨 일이 있은거지?”

“킼, 나이가 먹은 일이 있은거지. 너도 좀 변했네, 애가 이제 여자티가 나려 그러네.”


말하다 보니, 그 불한당 놈에게 옷이 벗겨져 있던 모습이 떠올라, 화끈해 진다.

이건 좀 처럼 해결 되지 않는 화두 같은거다.


“히히. 좀 그렇지?”

“그런데 어머니 찾으러 간다더니, 어머니는?”

한숨!

머리를 가로 젓는다.

“아, 어쩌나, 이 일을..오늘 인사 좀 드릴까 했는데..살아는 계신거야?”

“모른다. 아마도 잘못된 거 같다. 더 묻지 마라.”

“이런 개새끼들, 납치해 갔으면 잘 보호해야지, 잘 알아보고, 그 새끼들이 잘못한 거면 내가 안 참는다.”


“심일 뒤 개파한다며? 내가 도울 일이 있을까?”

“있다. 무사들 검법 지도 좀 해 줘라, 남궁 세가의 무사라면 말 잘 들을거다. 실제로 검법하면 남궁 세가 아니냐.”

“네가 잘 아는 대식무사가 기초 검법 지도 사범이니까, 대식이 좀 도와 줘라, 비호검도. 사범이니 좀 도와 주고..”


“아, 비호검, 모 연수 무사 좋아하는 그 비호검, 내가 미리 잘 왔네.”

모 연수가 비연을 꼬집는다.

***

삼일 뒤.

사람들이 모여든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숫자다.

개중에는 전혀 안면이 없는 곳에서 온 무사도 있다.

당문 세가 당 운령, 청씨 세가 청 일운, 사마 세가 사마 운곤, 벽수린, 심지어 상당히 멀리 있는 모용세가의 모용 은비까지.

시간상으로 모용 세가에서 여기 오기는 쉽지 않은데, 아마도, 부근 어디엔가에 있다가 달려온 거 같다.

모용 은비의 입술이 자꾸 눈에 밟힌다.


사람 잘 안 변한다는 건 이복 형 강한이 아침 일찍 와서 씨부리는 말을 듣고 다시 확인했다.

“은우야, 너 말도 없이 떠나서 속상했는데, 이제 갑자기 나타나서, 문파를 만든다니, 이건 가문에 대한 배신 아니냐? 아버님도 이 소식 듣고 대노 하셨다. 이건 가족의 도리가 아니다. 관씨 세가가 지금 많이 성장해서 중원 중추적인 무림 세가로 발 돋움하고 있는데, 지금이라도 무사들 이끌고 세가로 돌아 와라.”


이런 미친놈 봤나. 나를 아예 죽이려고까지 하던 자기 모친의 행위를 모르지는 않을 것인데, 이런 개 소리를 한다.

“그래요? 모친도 행방 불명 되게 만들고, 내 위의 관 지청 형님까지, 멸마대에 넣어 죽게 만든 분을 내가 의지할 수 있나요?”


관 지청이라는 말에, 강한이 꿈쩍 놀란다.

“관 지청 형님! 관 지청 형님을 네가 어떻게 알지? 네가 세 살 때부터 화산에서 무사 수업을 하다, 바로 멸마대에 들어가 십년 간 세상으로 나오지도 않고, 무공 수련만 했는데...”

“강한 형이 아는 걸 내가 모를 수가 없지.”


“관 지청 형님은 이 중원을 지키기 위해 의로운 죽음을 한 것이야, 이건 무사로서 영광된 일이야!”

이런 개 자식이, 어디서 문자질이야.

“그 영광, 형님이 한번 해 보시오. 난 그런 영광 때문에 목숨 잃기 싫어서 딴 살림 차리는 거니까.”


“나쁘구나. 여기 마령 산도 네가 사는 줄 알았으면 절대 팔지 않았을건데..”

“나원. 그런 일을 알게 하겠소? 바보도 아니고..”

“기왕 왔으니. 밥이나 먹고 가시오, 여기 형님이 좋아하는 여자 무사들이 다 왔네.”

“개파 선물은 가져오셨나?”

침묵.

그런 배려를 할 리가 없지.


저기 설영이가 온다.

강한을 버려두고 그쪽으로 향한다.

한창 크는 나이.

많이 자랐다.

“아! 설영아, 이제 설영 소저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네! 많이 예쁘다.”

“히, 오라버니, 아니 천종문 문주님 축하드려요, 잘 되기 바래요.그럼 오라버니가 개파 조사가 되는거 에요?”

“나도 여기 천종문 문도가 되면 안되나요?”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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