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 만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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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검
그림/삽화
도리검
작품등록일 :
2022.08.24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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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5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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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6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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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종문

DUMMY

만금장에 가서 천면 호리의 금고에 보관된 금자는 몽땅 내 이름으로 바꿔 넣었다.

금자는 중원 어느 곳에서나 찾을 수 있으니 명의만 바꾸어 놓으면 된다.

천면호리 비밀 금고의 물건들도 모두 찾아서 표국에 마령산의 내 거처로 호송을 맡겼다.

혹시 마교 놈들이 인장 없이 다른 방법으로 금고와 창고의 물건을 찾아갈런 지 우려스러워서 그리했다,

창고의 물건은 몰라도 금고의 금자는 암영대의 공금이었을 확률이 높다.


달리고 달렸다.

별다른 말 없이 침묵 속에 마령 산으로 가는 일에만 집중했다.

사흘 간 무지막지하게 말들을 혹사한 끝에, 마침내 새벽 녘에 마령산의 옛 거처로 돌아 왔다.

그래도 늘 거처하던 곳이라 그런지 고향처럼 아늑하다.


그런데 예상치 않게 거기 옛 거처의 수선 작업이 거의 끝나있다.

책임자인듯한 늙은 목수 가 다가와 인사하며 말한다.

“관 공자님 이시지요? 여기 공사 책임자 대 목수 목 두한이라합니다.”

“당문 세가의 모든 건물의 유지, 보수를 맡아 일하고 있습니다.

당 소저께서 일단 여기 거처를 수리해 당분간 불편 함이 없도록하고, 여기 머물면서 공자님과 의논하여 건물을 지으라 하셨습니다.”


“헐, 당운령 소저가! 문파를 하나 세우려 한다 했더니, 이리 앞 서서 준비를 해 주다니..이건 좀 감동이네..”


당 운령이 마령산 구입 자금으로 사용한 이천냥을 제외한 금자 팔천냥 전표를 대목에게 밑겨 두었다,


“내 며칠간 건물을 어떻게 세울까 궁리해 보겠소, 대목께서 규모가 너무 크지도, 그렇다고 초라하지도 않게 구상을 해서 내게 이야기 주시오. 일단 일 백명 정도 거처할 수 있는 숙소와 식당은 계속 지어 주시오. 당문 세가의 무사들이 거처하는 숙소를 본 따서 지으면 될거고 돈은 얼마가 들어도 좋으니 신경 쓰지 말고 하나하나 지어 나갈거요.”


모를 때는 모방이 최고의 영약이다.

오랜 시간 쌓아온 경험으로 찾은 최상의 방법이 거기 녹아 있다.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천면 호리가 죽어있던 동굴에서 잠깐의 전생이었던 철석이가 자루에 넣어 가져 나오다, 백면 이 새끼 때문에 절벽 밑 강물에 빠뜨려던 보석 자루를 찾으러 갔다.

작은 문파라도 굳건히 세우려면 자금은 필수적인 것이다.


십만 금도 안되는 재정은 문파 운영 자금으로는 결코 많지않다.

로시 이놈이 있으면 수월할 것인데, 이놈이 여전히 소식이 없다.

사천의 내 거처나, 당문 세가로 찾아 갈 때가 되었는데도 오리무중이다.

망천을 옆에 끼고, 망천 고개를 넘어 망아대로 올라 갔다.

노략질한 물건을 등에 지고 올라갔던, 전생 철석이의 참담한 운명이 다시 살아난다.

평편한 망아대 위에 솟아 있는 절벽 위의 동굴 입구를 경신술로 올라간다.

그 때와 달리 공력이 무지 늘고, 경신술도 능숙해져서 한결 수월하다.


산채는 그대로 있다.

그 뒤 이곳을 방문한 인간이 아무도 없는 듯 산채가 점점 폐허가 되어가는 것 같다.

다시 예전에 밧줄을 타고 내려가야 했던 천면 호리의 동굴로 내려섰다.

밧줄은 사라지고 없다.

이건 천면 호리의 자매인 천 영소가 한 일 일 것이다.

밧줄을 잡지 않아도 허공 답보의 수법으로 천천히 그 동굴 입구로 내려가 그 안으로 들어갔다.


깨어진 단천 석유의 옥병도 치워져 있고 백면과 내 전생 철석이가 싸운 흔적이 말끔히 치워져 깨끗하다.

천면 호리의 주검을 안치했던 자리에는 천면의 동생인 천 영소가 여기를 찾아와서 단장을 한 듯. 평장을 하고 그 위에 작은 비석이 세워져 있다.

<천 영소의 자매 천 영월 여기 잠들다>

“천면의 이름이 천 영월이었군.”


안타까운 죽음이다.

자신이 선택하지도 않았지만 어린 나이에 이 극한의 시비로 평생을 보내다가, 세상 물정 모르는 채로, 백면 서생 같은 여자 후리는데 천재인 놈에게 걸려 마침내 이 자리에 누웠다.

마교에 속했지만 마교에 결코 녹아들지 못한 한 인간의 죽음이 여기 있다.


고개 숙여 잠시 묵념을 했다.

천 영소가 왔다간 건 확인을 했고, 이제 망천에 빠뜨린 그 보석 자루를 꺼내어 문파 자금에 보태야 한다.

동굴에서 나와 망천을 향해 서서히 내려갔다.

고수가 되었다는 걸 바로소 실감한다.

절벽 밑의 망천은 발원지와 가까워 별로 깊지 않다.

서슴없이 물속으로 내려갔다.


“크크...”

떨어져 내린 물 속 그 자리에 철석이가 떨어뜨렸던 가죽 자루가 그대로 있다.

무게가 꽤 무거우니 세찬 물살에 휩쓸려 가지도 않았다.


주둥이가 묶인 자루를 그대로 물 위로 가져 나왔다.

그런데 깍아 지른 절벽 위로 무거운 자루를 가지고 올라 가는 것이 쉽지 않다.

생각 끝에 자루를 망천을 에워싸고 있는 절벽 같은 언덕 위로 던져 올렸다.

아주 튼튼한 가죽 자루라 다행히 터지지는 않았다.

연이어 경신술로 그 자리에 올라섰다.


“어휴, 이건 무공 고수가 안 되었다면 꿈도 못 꿀 일이군...”


상당히 무거운 가죽 자루를 밧줄로 두 갈래로 만들어 등짝 짐을 지고 내려간다.

산적 놈들에게 붙잡혀 노략질한 물건을 등짝 짐을 지고 올라 가던 철석이었던, 전생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

거처의 방에서 자루를 풀어, 물건들을 정리했다.

금자가 오백여개 가량된다.


어디서 훔쳤는지, 각종 보석이 박힌 금목걸이. 반지와 팔찌, 여자들의 호신용으로 , 장식으로 사용하는

단검들이 수두룩하다.

그 단검에는 모조리 이름이 새겨져있다.


이건 암영대와 상관없이 천면 호리를 사내로 생각한 여자들이 갖다 바친 물건들 임이 분명하다,


이 단검들은 팔다가는 소문이 금방 날 물건들이라 처분이 쉽지 않을 것같다.

그 이름들만 세세히 머리 속에 저장했다.

나중에 그 이름들이 쓸모가 있을 수 있다.

제일 값나가는 건 아마도 야명주 두 개인 거 같다.

금자는 남겨두고 모조리 만금장으로 들고 가 비밀 창고에 집어넣었다

***

비호검에게 천 종문에 몸을 의탁할 무사들을 모으는 일을 맡겼다.

사 초영은 낙양 여기 저기를 다니며 어린 무사들을 모아 보겠다고 자청한다.

대식이 놈 무공 수위가 궁금하다.

“대식아, 너 무공이 어느정도냐?”

“일류 수준은 된다 하던데요?”

“누가?”

“남궁 소저 모시던 모 연수 무사가요..그 여자 무사가 가전 무공 말고, 외부인에게 가르칠 수 있는 무공은 모조리 가르쳐 주었어요,.”

대식이 말로는 그들은 삼십여일 거기 머물다가, 제왕 신검이 와서 다 데려 갔다 했다.

“남궁 소저는 안 간다고 버티다, 끌려 갔지요.”

“남궁 세가 같은 대 저택을 두고 왜 그런 자그마한 저택에 머물려고 하는지 이해 가 안되요.”

그러면서 슬쩍 웃음을 머금는 것이 그 이유를 잘 알고 있는 표정이다.

그제야 눈치를 보다 묻는다.

“초 영 소저는 혹시 천마 신교에서 데리고 나온신 건가요? 무공이 굉장하던데요? 나랑, 비류검은 상대도 안되요.”

“임마, 그런건 알려고 하지말고, 아는 척도 하지 마라.”

“그냥 초 씨 집안 출신 무사로 알면 된다.”

“너도 이제 이 천 종문의 무술 사범 역할도 해야 하니, 너 자신의 수련 뿐아니라, 무공 무지랭이는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미리 생각해 둬라.”


“녜에?”

“무술 사범이라니...”

“넌 이제 시동 대식이가 아니다, 어엿한 천종문의 중심 무사라는 말이다.”

“가보자, 월령 객잔, 거기 협객문 왈패들이 잘 하고있나, 살펴야지.”


월령 객잔

중식 시간이 아직 멀었는데도, 손님들이 제법 많다.

음식 주문 받는 점소이에게 동전 한잎 던져주고,

“이봐, 여기 주인 아주머니 좀 오라해라, 관 공자라면 알거다.”

그야말로 쏜살 같이 소현이와 이모가 달려 왔다.


철석이 이모는 눈물까지 글썽이며 반긴다.

“공자님! 언제나 오시나 기다렸습니다. 덕분에 객잔이 아주 번성하고 있답니다. 소현이는 철석이 애도 낳고, 잘 키우고 있습니다.”

그 사이에 내 가 잠시 빙의 했던 철석이의 애까지 생겼다.

물론 나와는 상관없는 애 이긴 하다.

내가 철석이에게 빙의되기 전에 일어난 일이다.


그래도 대견한 마음이 절로 일어난다.

“하하, 소현 소저 축하해요.”


“협객문은 잘 하고 있겠지요?”

“예 당연히요...”

그런데 말 끝이 흐리다.

험난한 왈패들의 세계,

탈없이 있기가 쉽지 않다.‘

흑수방 같은 놈들이 짭짤한 이 구역을 호시탐탐 노리는 건 당연한 일이다.

협객문 이 놈들이 잘 지켜 내는 건 무공 수위가 좌우한다.

“왜? 또 양아치들이 협객문을 위협 하는가요?”


“그게, 요즈음 무리 지어 다니는 떠돌이들이 많아졌어요. 협객문을 접수하겠다고 덤비는 떠돌이들이 많아 늘 사건이 끝이지 않아요, 협객 문주도 힘겨워하고요.”


“그래? 무공이 별 진전이 없었나? 오십명 넘는 졸병들을 데리고도 떠돌이 무사들을 힘겨워 하다니...”


그때

협객문주가 헐레 벌떡 뛰어들어 온다.

“공자님! 장 굉입니다. 나타나셨다는 소식 듣자마자 바로 이리 왔지요”

“오, 장굉 문주 반갑소, 여기 앉으시오.”


이럴 때는 무지막지한 음식 초식으로 회포를 풀어야 한다.

한 상 거 하게 차려 먹으면서, 이것 저것 묻는다.

“떠돌이 무사들이 몰려 다닌다는 건 무슨 말이지요?”

“공자님, 그게 하남 성 뿐아니라, 이곳 저곳에서 제법 큰 산채들이 다 박살 나고 쓸만한 무사들은 죄다 중원 정의련이라는 단체에 다 흡수되고 있습니다. 이름 없는 작은 무관들도 그렇고요.”

“별 볼일 없거나, 구대 문파나, 무림 세가에 죄를 지어 거기에도 못 들어가는 무사들 역시 떠돌이가 되기는 마찬 가지고요.”

“큰 산채면 녹림 연합에 속해있지 않소?”

이건 상식이다.

그래서 큰 산채를 전부 박살 내고 다닌다는 건 녹림과 전쟁을 한다는 말과 같다.

평소에는 느슨한 관계지만 위기를 느끼면 똘 똘 뭉쳐 저항하는 것이 녹림 연합이다.


“녹림 채주 양 광호와 부채주 양 광희, 정 윤걸이 그들에게 죽었고, 다른 구심점이 생길 틈이 없이 유력 산채들을 다 부수고 다니니, 구심점이 생길 틈도 없이, 죽거나 그들에게 흡수 되었지요.”

녹림 채주, 부채주라면 중원 백대 고수 반열에 드는 절정을 넘어선 무사들인데, 그들아 한꺼번에 다 당했다는 건 믿기 어려운 일이다.


“도대체, 누구지? 어떤 힘이 녹림의 고수들을 그리 쉽게 지워버린다는 말이냐!”

말 꼬리가 나도 모르게 내려가 버렸다,.

개의치 않는 협객 문주.

“중원 정의련의 멸마대, 거기다 이미 삼문련이라는 연합체로 이미 중원에 널리 회자되고 있는 독고 세가. 금강문, 대력문이 그 주축이고 지금 점점 위세가 커지고 있는 중 소 삼십여 세가가 문파 이름은 유지한채 그 구성원이 된 걸로 알고 있지요.”

"산채나, 박살난 작은무관들의 무사는 정의련 직속 무사로 들어갔고요."


지금의 멸마대라면 삼문련이 조직하여 천마의 목을 날리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고 다 전멸한 첫 번째 멸마대에 이어 다시 유력한 후기 지수들을 모아 조직했다는 특공대 아닌가.

이 중원이 점점 삼문련의 손에서 좌지 우지 되는 듯한 모양새가 되어간다.

“멸마대의 구성원은 아나?”

“비밀 결사대라 그 구성원은 철처히 숨기는 걸로 알고 있지요.”

“혹시 여기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관씨 세가도 그 중원 정의련이라는 집단에 발을 담그지 않았나?”

“아 맞아요, 그 관씨 세가가 그 정의련에 적극 헌신하고 있다고 다 알려져 있지요, 그래서 이 부근까지 관씨 세가의 영향력이 상당하지요.”


다 좋다.

그러면 협객문 이 단체도, 그들의 요리 대상이 될 거 아닌가? 결국은 영향력 확대, 땅 따먹기. 경제적 이득의 순서를 밟아 나가는 무림의 생리상 협객문도 어떤 형태던 그들이 요리하려 할 것이다.

“이봐! 장괴 문주 아무래도 협객문도 어떤 형태든 그 정의련이라는 인간들 손아귀에 들어 갈 거 같다. 그 전에 내가 세운 문파 구성원이 되라, 싫으면 강요 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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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비고의 네번째관문 24.05.02 997 18 12쪽
72 여자 천마상의 정체 24.04.29 998 17 12쪽
71 천마상 24.04.27 1,002 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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