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 만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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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검
그림/삽화
도리검
작품등록일 :
2022.08.24 22:06
최근연재일 :
2024.08.15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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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2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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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생존의 고수

DUMMY

다음날 하루를 더 머물다가 썰물처럼 다 빠져나갔다.

오랜 친구들처럼, 의기투합하여, 나는 쳐다 보지도 않고, 아예 계 모임을 한다.

모처럼 관심 밖 인물이 되어 자유를 만끽했다.

거기서 남궁 비연만 빠져있다.

나이도 제일 어리고, 술도 한 잔 안 하고 강호 경험이 별로 없는 탓에 대화에 끼어들지 못한다.

'저 애는 술은 좀 배우고 세상을 좀 굴러 다녀야지...츠츠...저래서야 강호의 여인이 될수 있을까?'


남궁 비연은 다음날도, 그 다음 날도 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당 운령은 문파 운영에 필수품이라며, 각종 독물, 추종향, 마비산, 화골산, 해독약을 마차 한 대분 주고 갔다.


정말 과분한 선물이다.

부담 백배다.


세가에서 온 것이 아니라 강호 만행 중에 개파 소식을 듣고 달려온 비연은 이 모습에 속이 뒤틀려 인상이 심하게 흐려졌다.

제왕 신검이 요즈음 급한 일이 많아서, 여기 며칠 있어라 했다는 것이 그 이유지만 이유치고는 좀 궁색하다.


“이봐요, 이 장화님, 기왕 여기서 머물러 있으려면, 무사들 검술 지도나 좀 해 주시오. 기본 검법, 권법은 이미 정해 두었고, 거기다 남궁가의 수련 검법 중 외부에 전수해 줄 수 있는 거면 보태어 지도해 주시오.”

“그러지요, 안 그래도 심심해서 죽을 맛 이었지요. 공녀님이 선물도 준비 못했다고, 계속 안타까워 하는 중인데 잘 되었었네요, 검법 지도 이거 아주 좋은 선물 이네요.


”허, 남궁 세가의 세 무사가 검법 지도를 해 준다면 그것보다 더 큰 선물이 어디 있겠오.“


비연의 얼굴에 화색이 돌며 아주 열심이다.

남궁 비연 포함 세 명의 검법 고수가 졸지에 천 종문의 사범이 되었다.


천하의 검법 가문 남궁 세가의 고수 무사들이 검법 지도를 해 주니, 그 이름만으로도 무사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수련에 열중한다.

비호검 얼굴이 확 피어났다.

***

어두워질 무렵

초라한 옷차림의 노인이 천종문을 찾아왔다.

열 두어 살 된 손자를 여기 무관에서 맡아 달란다는 것이다.

이미 총 식솔의 규모를 일백 명으로 정해둔 수용 한계를 넘어선 탓에 특별한 능력을 보이는 사람 아니면 문파원 모집을 이미 중단한 뒤인데도, 문주를 만나게 해 달라 간절하게 읍소한다는 것이다.


노인은 간절하게 말한다.

“여기 옆에 있는 이름 없는 작은 산속에서 사는 화전민이오만, 뒤늦게 가까운 곳에 무관이 생겼다는 소식을 들었소.”


“이 애 부모는 안 계시오?”

“아비는 군인으로 징집되어 전쟁에 참가 했다 죽었소, 어미는 이 애를 낳다가 죽었고.. ”

“군호제라는 것 때문에 군 위소에서 농사지을 사람도 없는데 강제로 군으로 데려가더니, 금방 죽고 말았지요, 전쟁 중 사망한 군인들의 유가족을 위한 배려는 하나도 없었지요, 그래서 제가 이 애를 키우는데, 여기 군 위소에서 벌써 이 애를 눈독 들인다 말 입니다. 조마간 이 어린것도 끌려 갈 판이지요,”


“이 어린 애를 징집한다 말입니까?”

“머릿 수만 채우면, 적당히 조작해 그렇게 하지요.”

“그러니, 이 애를 보호하려면 나도 사라지고, 이 애도 사라져야 해요.아들 잃고, 손자까지 그럴 수는 없소, 나도 평생을 전쟁터에서 보냈다오 무려 삼십년 간이나.”


저 노인은 여기를 이 애의 도피처이자, 보호자로 만들어 주고 싶은 것이다.

“그럼 어르신은 혼자서 어쩌시려고요?”

“나야, 그 초옥에서 혼자 지내도 잘 살 수 있소.”

“아, 퇴역 군인 수당이 나오는 모양이지요?”

노인은 쓴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가로 젓는다.


“그런건 받아 본 적이 없소. 중간에서 사라진다고 알고 있소.”

기가 막힌 소리.

평생을 나라를 위해 비쳤건만 돌아오는 건 화전을 일구며 사는 가난이다.

“이 애 아비는 다리에 장애가 있어, 군대애 끌려 가지 않으거라 안심 하고 있었는데, 하루 아침에 끌려 갔다 합니다. 내가 평생을 군에서 보내다 집에 오니 바로 끌고 가버렸지요, 군호 제도 때문에 부근에서 한명은 반드시 구인이 되어야 하는데, 가장 힘 없는 우리 집안이 억울하게 당하는 거지요.”


“그런데 전장에서 삼십년을 굴렀는데 살아 남았다구요, 그게 가능해요? 말단 병사가?”

“후후, 살아 남는 요령이 있지요, 죽을 고비를 수없이 넘기다 보니, 나중에는 살아 남는데는 도사가 되었지요, 우리 부대의 초기 장병이었던 일백 명이 다 죽었는데, 그 중에 살아남은 두명중 하나가 나였답니다.”

살아남는 방법!

이런 생존 고수가 있나!


“좋소! 이 애는 당장 무관에 받아 들이지요, 단 어르신이 여기 사범이 되는 조건입니다.”

그 노인은 말을 잘못 들었나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사범이요? 제가 무공은 하나도 몰라요, 말단 병사 기본 무공 말고는..”


“후후, 아니요, 살아남는 방법! 그거 간추려서, 무사들에게 배워 주시오, 도망가는 요령, 위험 판단하는 요령, 죽은 척 하는 법, 살려 달라 읍소하는 법도 좋고, 어르신 삼십년간 살아 남을 수있었던 그거면 충분히 생존기술 사범이 되고도 남지요, 무사들이 고된 훈련 중에 어르신 무용담 들으며, 쉬는 시간이 될 수도 있고, 어르신이 생존 가술에 대한 정리가 대충 되면 훈련 과정에 넣도록 하겠오.”

“어르신은 특별한 능력을 가지신거요, 살아남는 능력 말입니다.”:


노인은 입을 딱 벌리고, 꿈인지 현실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이다.

두 사람이 거처할 숙소를 만들어 주었다.


아이는 좋은 잠자리, 화전을 일구고 식량을 조달하던 그 때와 너무 다른 식사에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른다.

감사 인사를 입에 달고 산다.

***

평온한 일상이 계속되던 어느날 노인 천 명호가 내 거처의 마당으로 찾아 왔다.

“문주님, 이건 아무래도 문주님께 말씀 드려야 할 거 같아 뵈러 왔습니다.”

무엇이 그리 어려운지, 아주 긴장하며 말을 더듬는다.

평생 말단 병사로 눈치 밥 먹다보니, 매사가 이리 어렵다.

“편안하게 말씀하세요.”


노인은 손가락으로 건물이 세워진 뒤을 병풍처럼 둘러 싸고있는 마령산을 가르키며 긴장된 표정으로 말했다.

“저기 뒷산 말입니다. 저기에 수상한 기운이 며칠째 움직이고 있어서요, 이건 아무래도 조사해 보셔야할 것 같은데요?”


그 가 가리키는 곳은 마령산 중에서도 마경이라 불리는 죽음의 동굴이 있는곳이다.

거기 기분 나쁜 기운이 늘 서려있다는 건 나도 아는 이야기다.

“아, 거기는 원래,좀 그래요, 아마도 마경이라는 동굴에서 풍겨나오는 죽음의 기운 일거요, 거기는 이 부근에서는 금기로 여기는 지역이지요.”


“아, 그건 저도 들어서 알고있는데요, 그게 아니라, 사람들의 땀 냄새, 역청 냄새에다. 화약의 냄새까지, 바람이 이리로 불면 풍겨 온다 말입니다.”


헐, 상당히 먼 거리인데 여기서 그런 냄새를 맡는다?

“그것도 깊은 밤에만 그래요. 누군가 야밤에 무슨 작업을 하는 거 같은데, 야밤에만 숨어서 작업하는 거라면, 좋은 뜻일 수가 없지 않나 싶어서요.”

“잘 들어보면 무슨 무거운 물건 움직이는 소리와 쇠붙이 부닥치는 소리도 들려요.”

헐, 내공이 상당한 나도 못느끼는 걸 이 노인이 느끼다니..


아무래도 이 노인이 말단 병사로 삼십년을 전장에서 버티며 살아 남은건 이런 특별한 능력이라는 생각이 스친다.

무조건 일단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여러 가지 준비를 한 다음

무공이 제일 뛰어난 이 장화와 사 초영을 몰래 불러, 노인이 이제 그 기운이 다시 풍겨온다 고 말하는 시점에서 그 쪽으로 소리 없이 스며들었다.


과연 노인이 지목한 곳 부근에 이르자 사내들의 땀 냄새에 역청 냄새가 풍겨 나온다.

높은 나무로 올라가 안력을 높이자.

보인다.

어둠 속에서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다.

‘ 아무래도 저것들이 낯에는 은밀한 은신처를 마련해 숨어 있다가 한밤중에 움직이는구나.

이것만 봐도 꾸릿하다.

무언지는 모르지만 나쁜 목적이 있고, 그 칼끝이 천종문을 향하고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어둠속에서 움직이는건 다섯명 .

대부분 풍기는 기도가 알류 무사 급이다.


그중 일류를 넘어 벽 앞에 서 있을 것으로 짐작되는 놈이 하나있다.

그 놈이 총 지휘자임이 틀림없다.


무작정 제압하다가는 그 놈들이 수작하려는 비밀에 접근하지 못할 수 있다.

궁리 끝에 오랜만에 운기 변용술을 사용하기로 했다.

한참을 잠복하고 있으니 기회가 왔다.

한 놈이 어슬렁거리며 이쪽으로 오더니 엉덩이를 까고 주저 앉으려는 자세를 취한다.

재빨리, 견정혈과 아문혈을 지풍으로 찍었다.

경련을 일으키며 앞으로 자빠졌다.

겉옷을 얼른 벗겼다.

저러다 변을 지려버리면 곤란하다.

속옷만 입은 채로 멀리 구석에 숨겨두었다.


그놈의 용모를 보면서 운기 변용을 했다.

옷을 그 놈 옷으로 갈아입고 태연히 그놈이 온 방향으로 어기적 거리며 걸어갔다.

그 인간 걸음걸이가 어기적거리는 팔자 걸음이다.

“이, 자식아, 너는 꼭 작업 나와서 똥을 싸야겠어! 미리미리 쉬는 시간에 다 처리해야지!”

목소리를 모르니 일단 손을 들어 <미안> 표시를 한다.

“임마, 오늘만 하면 끝이야.”

“주머니가 이제 두둑해 지겠네, 삼일 일 하고, 금자 하나라니 그게 어디냐, 뭘 하려고 그러는지 몰라도, 이게 무슨 횡재야! 낭인 무사 하면서 이런 보수는 처음이네.”

“야밤에 이리 하는걸 보니 좋지못한 일이겠지만, 우리가 알게 뭐야, 금자 받는 즉시 눈 감고

멀리 튀는거지.”

“이제 저거 조립해서 세워두기만 하면 돼!”

그 놈들이 하는 대로 어기적 거리면 들어주고 묵묵히 일하다보니, 이게 성을 공략할 때 사용하는 투석기 다섯대다.

그리고 땅에 묻어두고 그위를 흙으로 덮어둔 곳에서 풍기는 건 역청과 화약 냄새.

이 새끼들이 하려는 일이 짐작이 된다.

여기서 투석을 하면 충분히 천 종문에 닿는다.

역청을 바른 돌멩이를 날리고 불덩이를 쏜 다음, 화약을 투척하면 저기 건물은 단박에 쑥대밭이 된다.


이쪽 무사들을 감시하는 것이 분명한 고수한 놈의 눈을 피해 다시 제자리로 돌아 왔다.

‘저 놈들은 이제 다 죽는다.’

짐작대로 그 고수 놈이 무사들을 단숨에 썰어버렸다.

기습적이기도 하지만, 그 고수놈 무공이 생각보다 대단하다.

시체를 둘러보다.

작은목소리로 중얼 거린다.

“한놈, 한놈이 안보이잖아!”

그 한 놈 점혈을 해제하고 아혈만 찍어 풀어 주었다.

멋 모르고 그쪽으로 달려 가던 그 놈 역시 그 곳에게 썰려 나갔다.


바보 같은 놈들, 금자에 팔려 돌대가리가 아니면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위험을 간과했다.

“새끼. 또 큰 일 보러 갔던거야? 어이구 냄새야! 이 새끼는 죽으면서 또 똥을 샀나 보네.”

품에서 무언가 꺼내어 시신 위에 뿌린다.

화골산.

어둠 속에서도 연기가 피어오른다.


“흐흐, 일각 뒤면 저 간이 배 밖에 나온 천종문인지 지랄인지는 다 태워지는 거지.”

“고수들은 살거고, 졸개들은 다 죽겠지. 졸개 하나 없는 문파는 개털이지.”


일각 뒤, 어디에 숨어 있었던지, 땅속에서 열명의 무사가 기어 나온다.

흙을 걷어내고 살짝 묻혀있던 역청 이 뭍은 돌무더기를 꺼낸다.

이어서, 돌돌 뭉친 흑색 화약으로 짐작 되는 것을 투석기옆에 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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