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 만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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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검
그림/삽화
도리검
작품등록일 :
2022.08.24 22:06
최근연재일 :
2024.08.15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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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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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0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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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개 망나니

DUMMY

놀랍게도 제왕신검이 참석했다.

상석을 따로 준비하지 않아서 원탁에 빙 둘러 앉았다.

“이보게, 관 공자, 아니 이제 천종문 문주라 불러야 하나? 한눈에 봐도 많이 달라졌어, 환골 탈태라도 한거 같이,인물도 훤칠해졌네, 아마 무공도 그렇겠지, 그러니 문파를 세우려 한거고.”


벽을 넘은 고수답게 환골 탈태한 것도 아는 눈치다.

“문파를 세운 건, 요즈음 기댈 언덕이 없는 무사들이 많아져서, 그 사람들 거두려고 한거지요, 난데 없이 무슨 중원 정의를 위한 통합 운운하며, 세력이 애매한 무사 집단을 집어 삼키면서, 무공이 약해 졸지에 내쳐진 무사들이 각 성에 낭인 무사가 되어 돌아다니니, 이게 양민들에게는 큰 위협이지요.”


“그렇네, 중원 무림의 질서가 깨어지고 있어, 물론 정의련의 목표가 세상의 악들을 다 없앤다는 것이라. 그걸 뭐라 할 수는 없지. 하지만 세상은 하나가 될 수 없고, 되어서도 안된다는 것이 오대 세가주들의 결론이야, 여기 정의련에 동조한 세가들의 자제도 보이네만, 자네는 아닌가 보네.”


“당연히요, 나는 자유롭고싶다고요, 무슨 집단, 무슨 연합같은 그런 거대한 힘을 만들려는 집단은 별로 안 좋아하지요. 소규모의 단단한 집단을 만들어, 서로를 지켜 주는 걸 원할 뿐이지요.”

제왕 신검은 주위를 둘러보며 말한다.

“이거 내가 오래 있을 자리는 아니군, 젊은 후기지수들의 잔치판 같은 분위기야! 좋군 좋아,”


좌중을 둘러보며 큰 소리로 말했다.

“여기 관공자가 남궁 옥패를 가지고 있다네, 알다시피 남궁 옥패를 가진 무사는 우리 남궁 세가의 식솔과 똑 같이 대우하네, 그래서 내가 여기 온 것이니, 불편하게 생각 마시게..나는 이즈음에서 물러 가겠네!”


말인즉, 천종문은 남궁세가의 식솔과도 같은 관 공자가 만든 곳이니, 건드리지 마라, 개 수작 떨다가는 남궁 세가가 두고 보지 않는다. 이런 엄포를 한 것이다.

이제 알겠다.

제왕 신검은 이 말 한마디를 하기 위해, 이 조그마한 문파의 개파 행사에 참여한 것이다.


***

“별다른 거창한 행사는 준비하지 않았소, 사실 준비 단단히하고, 알리려 했는데, 중원의 사정이 그렇지 않다는걸 깨달았소, 소생이 이런 작은 문파를 열어 독립했으니 앞으로 서로 도와 가며 잘 지내 보자는 뜻이오, 멀리서 오신 분도 상당히 많군요, 감사할 따름이오.”

“흥이 나시면 준비되어 있는 비무대로 올라가서 비무를 하셔도 좋소.


간단한 인사만 하고 먹고 마시고 떠드는데 집중한다.

“자, 먹고 마시고 친목 도모에 돌입해 봅시다.”


유력 세가의 잔치 상 못지 않게 잘 차려진 음식에 무사들이 놀란다.


한 쪽 구석에 모여있는 개방의 걸개들에게도, 신분 따지지 않고, 잘 차려준다.

어차피. 중원에서 한 수 눌려 지내는 무인들이 천 종문의 기본 구성원이다.

여기 저기 처음 보는 무사들과도 인사를 나누고 이제 가야 할 자리에 가서 앉는다.


여하튼 제왕 신검의 방문으로 정의련 떨거지들이 약세인 무사 집단을 집어 삼키려는 대상에 포함되는 건 방비한 거 같다.

방해되지 않으려 조용히 자기들끼리 모여있던 당 운령과 예전의 그 일당들이 비로소 환호성을 지르며 축하 인사를 한다.

청 일운.

“크흐, 이제 이립을 갓 넘긴 나이에 문파 창립이라니..어린 나이에 어쩔 수없이 문파를 물려 받는 경우는 많지만 개파 조사라니..이건 참 전무 후무한 일 아닌가.”


“후후, 일운 형님, 제가 생각해 보니 갈 곳이 없더라고요. 관씨 세가에서 어머니와 저를 버렸어요. 그 어머니는 그 덕분에 잘못된 거 같고요. 나에게는 이 길 밖에 없었지요.”

“저런! 그런 사연이 있었구나.”


“관씨 세가가 왜 그랬을까요, 여기 설영이와, 강한 공자도 있으니 들어봅시다.”

당 운령은 관씨 세가에서 관 은우와 그 어머니가 당하고 있는 일을 알고 있지만, 모르는 척 강한을 바라보며 묻는다.


‘저 바보 새끼는 당연히 곤란 지경에 빠질 줄 짐작할 건데 여기 왜 죽치고 있는 거야.’

강한은 당황스럽지만 이럴 줄 알고 미리 대답한 말을 내어 놓는다.


“아하, 그건 오해요, 부친이 은우를 멀리한 건 은우가 정신이 병이 들어 이상한 짓을 하고 다닌 과거 때문인데, 이제 정상이 되었으니 부친도 이제 은우가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지요. 셋째 어머니는 호연 세가가 무언가 사파와 연결되어 불온한 일을 계속하다, 하루 아침에 세가가 불타고 사라져 버렸지요, 가주님도 안타까워 지금 이리저리 알아보고 있는 참이오.”


그럴 듯하다.

오해, 오해!

“강한 형님, 제 어머니를 찾아 관씨 세가에 데려다 놓아 주시면 천 종문을 들고 당장 관씨 세가로 돌아갈 것이오. 그 전에는 절대 돌아가지 않을 것이오. 나는 여기서 어머니의 호연 세가 피붙이를 찾아내어, 호연 세가를 다시 세워 어머니 가문을 다시 세울 것이오.”

“어머니의 세가가 이대로 사라지게 둘 수는 없소.”


“흠, 사내가 작은 오해로 가문을 버리는 것도 그렇고, 어머니에 그리 깊이 집착하는 것도 올바른 태도는 아니라고 나는 생각한다. 거기다 세가의 무사 몇 명도 빼내어 가다니....이건 아니지.”


어이없을 정도로 미리 번드르르한 말을 준비한 강한 이놈에게 적당한 욕을 해 주려 할 때 내가 할 욕을 대신해 주는 인간이 있다.


“조까! 너는 어미가 멀쩡하게 잘 있으니 그렇지! 어린 나이에 어미 없이 자라 봐라, 얼마나 마음에 사무치는지, 그것도, 분명한 이유가 있거나, 병이 들어 그렇다면 몰라도, 억울하게 어미를 잃어 봐라!”


“조옷도 모르면서 그걸 말이라고 입에 기름 바르고 지랄이야!”

“어머니의 세가를 다시 세우는 일도 하겠다는 데, 이게 얼마나 아름다운 일이야! 대가리 나쁘게 그걸 비난해? 이 세상에서 제일 나쁜 놈 중에 대가리 나쁜 놈도 한자리 차지 하고 있다. 알고 있어? ”


읔, 저 인간이 언제 왔나.

내가 천종문을 개파 한다는 건 어찌 알고 온 거냐.


금강문의 개 망나니, 서 이금과 충성스러운 호위 무사 나 운소가 거기 서 있다.


강한도, 그 자리에 앉은 일행도 갑작스러운 여자 무사의 무지막지한 개 쌍 욕에 놀라 입을 쩍 벌린다.

‘세상에, 처음 보는 사내 무사에게 저런 개 쌍 욕을 하는 여자 무사라니...저 여자 무사는 누구고, 왜 저런 개 쌍 욕을 하나?’


한참을 멍 때리다 개 쌍욕의 근원이 아직 어린 예쁘장한 여자 무사인 걸 확인한 강한은 그래도 꾹 참고, 점잖게 말한다.

“소저는 뉘신데 그리 쌍 말을 하시오, 내가 소저에게 그런 쌍 말을 들을 이유가 있소?”


“어라, 그런 개 쌍 말을 듣고도 점잖게 말하네, 아주 기품 있는 사내로군.”


“저 공자님은 내가 개 뻘 짓을 하니까 다리를 차서 뼈 부러뜨리고, 팔도 하나 부러뜨리더라. 얼마나 솔직 담백하냐, 넌 말이야, 아주 가식 덩어리야!”


“그래서 내가 저 공자님과는 친구 하기로 했었지.”


‘어이쿠, 언제 내가 저 인간하고 친구 하기로 했나? 아주 제멋대로 인 건 어쩔 수 없네.’


사람들이 이 소동을 다 쳐다본다.

한 마디 씩 거든다.

“어, 저 소저가 막말 소저로 소문난 금강문의 서 이금 아니냐! 저 공자님이 오늘 잘못 걸렸어, 얼른 자리 피하는 게 답이야, 싸우다가는 말로도 그렇고 무공으로도 뼈도 못 추려, 금강문의 장녀를 어쩔거야!”


“그런데, 관 공자가 저 막말 소저 팔, 다리 뼈를 부러뜨렸다고? 그러고도 무사했다 말이지...게다가 친구라니...이건 사건이네, 사건이야. 저 소저가 무공이 이미 절정에 진입한 걸로 아는데..”


강한은 금강문의 장녀라는 말을 듣자, 벌레 씹은 표정이 된다.

‘씨발, 은우 이 새끼 옆에는 여자들이 끊이지 않네, 거기다 그것들이 죄다 친구를 자처하네.’

아무래도 이 자리는 피하는 것이 상책인 거 같다.


만만하게 보고 심리적으로 눌러주러 왔는데, 주의를 둘러싸고 있는 것들이 만만치 않다.

당 운령, 모용 운비, 남궁 비연, 벽 수린, 거기다 청 일운, 사마 운곤, 하나 같이 만만치 않은 인간들이다.

거기다 제왕 신검이 다녀가는 걸 본 강한은 기가 팍 꺽이었다.


“아, 금강문의 서 이금 소저 이시군요, 무언가 오해가 있는 것 같소, 우리는 같은 중원

정의련 소속이니 동료나 마찬가지요, 내가 이 자리는 피하겠소. 기회 있을 때 다시 만나면 그 오해는 풀어드리겠소, 나는 은우의 형인 관 강한 이오.”


또 무슨 쌍 말이 나올는지 겁이 나는 듯 강한은 설영이도 챙기지 않고 나는듯이 가버렸다.


모용 은비가 킼킼 대며 즐거운 목소리를 낸다.

“와, 서 이금이랬나? 저 소저가 정말 말 한번 시원하게 하네, 그런데, 관 공자가 저 소저 팔 뼈, 다리 뼈를 부러뜨렸다는 건 무슨 이야기야?”

서 이금이 강한이 있다가 사라져 비어있는 설영이 옆에 끼어든다.


“소녀는 금강문의 장녀 서 이금입니다, 소녀가 저 은우 공자님께 참 교육을 당한 적 있어, 감동하여 여기 온 것입니다.”

갑자기 아주 조신한 말투에 일행은 어리둥절하다.


서 이금이 자진하여 그날 있었던 일을 상세히 이야기한다.

“서 이금 그 년이 미친년이지요. 서 이금을 그리 무지막지하게 두들겨 팬 건 공자님이 처음 이었지요. 정말 참 교육이었지요.”

다시 헷갈린다.


설영이 아무래도 궁금하여 묻는다.

“서 이금이 언니가 아니고 다른 사람이에요?”

“아, 고 년이 내가 맞지요.”

그제야, 사람들이 서 이금의 화법이 독특하다는 걸 느낀다.

“크크, 재밌어요. 그런데 은우 오빠가 너무 했네.”

“아니지요, 그런 애는 두들겨 패야 돼요.”


“쾍!”

“크크...”

“호호..”

“와, 이 모용 은비가 낙양에 와서 좋은 친구 하나 사귀나 보다!”

의외로 서 이금 이 인간이 인기녀가 되어간다.

술판이 익어가자 주최 측인 나는 조금 긴장된다.


술 개 귀신인 모용 은비에, 저 개 망나니 서 이금이 합세하면 어떻게 될런 지 모르겠다.

“설영아,.넌 아직 음주는 안 하지, 저 남궁 소저 모시고 숙소로 가라, 대식이가 잘 안내해 줄 거다.”

드센 여자들이 만드는 소란에 질렸는지 남궁 비연은 설영이와 함께 순순히 물러간다.

그 뒤를 이 장화와 모 연수가 따라 붙는다.

멀리서 이쪽을 물끄러미 보고 있던 비호 검이 얼른 따라 붙는다.

비호 검이 모 연수를 마음에 두고 안절 부절 못한다는 건 그냥 봐도 느낌이 온다.


나 운소에게 슬쩍 물었다.

“나 운소, 서 소저가 술 버릇이 어떻지?”

“크크, 그건 절대 걱정 안 해도 돼요, 술 마실수록 차분해지니까요..행패 부리는인간들도 다 평정한답니다.”


하, 여하튼 파악하기 힘든 서 이금이다.


***

여하튼 나 운소 말대로 많은 양을 마셨지만 그날은 모용 은비도 조용히 지나갔다.

서 이금이 다 기절 시켜 버린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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