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조연은 용사를 죽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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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피아사채
작품등록일 :
2022.12.11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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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12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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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2.12 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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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화 제대로 되고 있다

DUMMY

“크르르......”


힘 빠진 울음소리.


언제나 우렁차게 울부짖던 늑대인간은 현재 철저하게 제압 당하여, 바닥에 눕혀져 있다.


“이 짓도 대체 몇 번째냐.”


힘들다.


아니 힘든 게 문제가 아니다.


단순히 힘들기만 한다면 몇 번이든 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현재 내가 계속 늑대인간과 싸우면 싸울수록 마나를 사용하게 되고, 그러면 몸 상태는 더더욱 더디게 회복된다는 것이지.


한 달 전에 입은 상처가 아직도 회복되지 않고 있다.


여전히 신체는 차근차근 무너져 내리고 있다.


그나마 조금 회복하기는 했지만, 너무 더디다.


마나를 계속 사용하니, 몸을 회복하는 게 힘들다.


마법진을 사용하면서, 그나마 몸의 부담을 덜어지고 있어서 다행이지.


아니었다면 나는 진작에 관짝 짜고 드러누워 있어야 했을 것이다.


해가 떠오른다.


나는 늑대인간을 내버려 두고서, 내가 왔었다는 흔적을 지우고 밖으로 나설 채비를 했다.


늑대인간 제압한다고, 펼쳐놓은 마법진을 보자, 별다른 흠집 하나 안나있는 바닥이 보인다.


늑대인간 아니 칼라프가 살고 있는 집은 특이하다.


외부에서 오는 공격보다, 내부에서 오는 충격에 더 강하게 설계되어 있는 집이기에, 늑대인간과 함께 아무리 날뛰어도 웬만해서는 부서지지 않는다.


어지간한 강화마법보다, 더 좋은 걸 쓴 모양이다.


나는 마법진을 모두 회수하고, 밖으로 나섰다.


막 떠오르는 태양이 나를 반긴다.


오늘은 주말이다.


푹 쉴수 있는 날이다.


오늘 또한 할 일이 있긴 하지만, 일단은 좀 쉬고 하자.


나는 집으로 돌아와서, 곧바로 곯아 떨어져 버렸다.


* * *


아일리온 아카데미가 있는 곳은, 상업적으로 매우 성공한 곳이기에, 거의 모든 사람들이 배를 곪고 다니지 않는다.


하지만 언제나 예외인 곳도 있으니.


아무리 성공한 대도시라고 하더라도, 아니 오히려 성공하여 극과 극으로 갈리는 대도시이기에, 생기는 장소.


빈민촌.


그 안으로 나는 발을 들였다.


더럽고 냄새나며 축축한 곳.


오늘 나는 이곳에서 확인해야만 하는 것이 있다.


이미 조금은 뒤틀려져버린 원작의 내용.


이것은 원작에서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기에 바뀌지 않았을 테지만.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한 번 확인해 본다.


나중에 내가 써먹기도 해야 하니깐 말이다.


빈민촌 안에 들어서자, 수많은 이들의 시선이 느껴진다.


낯선 이를 경계하는 이들의 눈빛.


그 눈빛은 결코 호의적이지 않다.


언제 어떻게, 약한 모습을 보이기만 하면, 지금 당장이라도 뛰쳐나가 물고 늘어질 하이에나들의 시선들.


불쾌하며 더럽고 끈덕지다.


“젊은이 부탁하네, 내가 오늘도 그렇고 어제도 그렇고 근 일주일간 제대로 된 밥 한 끼 못 먹었네.”


노인이 다가와 내게 동정심을 유발하며, 뼈 밖에 안남은 빼빼마른 몸을 보인다.


“...형...... 배고파요......”


5살도 안되어 보이는 어린아이가 내게 다가와 내 소맷자락을 잡고서 칭얼댄다.


나는 무시하고 지나쳤다.


수많은 이들이 내 뒤를 따라 걸어간다.


언제든지 기회만 노리고 있다.


나를 털어먹을 기회를.


“좋구나~ 좋아~.”


“아! 아! 최고야! 최고! 기분 좋다!”


안으로 더 발걸음을 옮기자, 이제는 뿌연 연기와 함께 마약을 피며 헤롱헤롱대는 이들이 보인다.


이들은 아까 전 마주했던 이들보다 더 상태가 안 좋다.


하루하루 마약에 취해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그저 죽음만을 기다리는 이들.


“너도 한 대 필래?”


나는 그들 또한 무시하며, 지나쳤다.


타다다닥!


누군가가 다급하게 뛰는 소리가 들린다.


뒤에서부터 다급하게 다가서는 발소리.


그 소리는 멈추지 않았고, 이내 발소리의 주인이 고함친다.


“뒤쳐라!”


후웅! 하고 머리 위로 무언가가 스쳐지나간다.


긴 나무 막대기, 아니 철 막대기다.


맞으면 바로 두개골이 깨져서 저세상으로 가버릴 무기.


빈민촌에서 살아가는 이들은 그것을 휘두르는 데, 망설임은 없다.


빈민촌은 그렇다.


어차피 인생이랄 게 없는 이들이 살아가는 곳.


이곳은 무법지대다.


도시 내에는 법이 분명 존재하지만, 이곳만큼은 치외법권이나 다름없다.


“가지고 있는 물건 다 내놔!”


진부하기 짝이 없는 대사를 들으며, 순식간에 휘둘러져 오는 몽둥이들.


몇몇의 이들이 내게 다가오고, 몇몇의 이들은 그저 멀리서 지켜만 본다.


지금 내게 몽둥이를 휘두르는 이들이 하이에나라고하면, 멀리서 그저 호시탐탐 저들이 나를 털고 간 뒤를 노리는 이들은 파리와도 같다.


그러니 알려 주어야겠지.


하이에나가 덤벼들면 물어뜯어서 다시는 자신의 구역을 넘보지 못하게 해야 한다.


파리가 날아들기 전에 미리 방충제를 뿌려놔야 한다.


저들에게 자신들의 주제를 알려주어야, 이제 나를 귀찮게 하지 않을 것이다.


손을 들어올렸다.


검이나, 체술로 싸울 수 있지만 마법으로 상대한다.


그래야 저들이 내게 더욱 겁을 먹으며, 도망칠 테니.


큰 마법은 필요 없다. 그저 작은 마법 하나만 날려 주면 된다.


손에 금방 마법진이 그려진다.


최근 늑대인간과 싸우느라, 마법진이 그려지는 시간이 비약적으로 상승되었다.


허공에 그려진 마법진에, 마나를 불어 넣고.


마법진이 발동한다.


발동한 마법은 화염구. 속된 다른 말로 파이어볼이라고 불리는 간단한 마법이다.


일정 수준 이상의 마법사라면 다 할 수 있는 마법.


그러나 이곳 빈민촌에 있는 이들에게는 결코 흔치 않으며, 두려움에 대상이 될 마법이다.


“뭐야?! 마법사였어?!”


하이에나 한 마리가 고함치며, 소스라치게 놀란다.


지금 당장 내가 손가락을 밑으로 내리기만 하면, 하이에나는 불에 타며, 끔찍한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나는 하이에나에게 경고 하였다.


“꺼져라.”


하이에나가 꼬리를 말고 도망친다.


하이에나 한 명이 먼저 도망치자, 이윽고 나머지 하이에나들도 같이 뒤돌아 도망치고.


하이에나들이 사냥에 실패하자.


꼬였던 파리들이 제각각의 자리로 돌아간다.


그나마 가진 무력으로 어떻게든 남을 삥 뜯으며 살 수 있는 이들과는 다르게, 내가 파리라고 지칭하는 이들은 오늘 자신이 죽든 말든 별로 상관없는 이들이다.


어차피 그들의 인생에 희망은 없으니.


그냥 하루하루 죽지 못해 살아가는 이들.


당장 오늘 내일 죽을지 모르는데, 목숨을 아껴봐야 뭐 하겠는가?


하지만 그러한 이들이 굳이 돌아선 것은 하이에나들이 사냥에 실패하였고, 굳이 고통 속에 죽을 이유도,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하이에나가 도망치고, 파리들이 그저 제자리 비행만 하고 있을 때.


나는 더 깊은 곳으로 들어섰고.


그곳에서 하나의 통로를 발견하였다.


이 빈민촌 지하수로로 향하는 통로를.


녹이 슬고 악취를 가득 풍기는 곳으로 나는 들어섰다.


역겨운 냄새가 풍겨온다.


시큼하며, 음식물 쓰레기들을 압축하고, 압축하여 세상의 모든 쓰레기들을 혼합한 것만 같은 냄새.


속이 울렁거리며, 지금 당장이라도 토할 것 같은 기분이 들게 만드는 냄새다.


철퍽.


걸음을 걸을 때마다, 축축한 지하수로에 남아있는 오물이 밟힌다.


더럽다. 역겹다.


결벽증 있는 환자는 여기 오면 심장마비로 죽을 거 같은 수준이다.


낡은 수로에는 썩어 부패한 시체 가스가 가득한 동물들의 사체가 가득 있었다.


주로 시궁쥐 위주의 시체가 오염된 물에 떠오른다.


썩어버린 시체 사이, 찍찍 거리며 무언가가 재빠르게 지나가고. 보기 역겹고 무언가 비릿하고 토 쏠리는 느낌이 든다.


나는 더욱 깊게 안으로 들어섰다.


진짜 가기 싫지만.


이곳에 아주 깊숙한 곳에 꼭 내가 확인해야만 하는 것이 있다.


물기를 머금어 축축한 바닥이 미끄럽다.


자칫하면 넘어질 거만 같다.


나는 발에 더욱 힘을 주며, 균형을 잡았다.


넘어져선 안 된다.


넘어지면 옷에 오물이 다 묻어버린다.


저 오물에 닿는 순간 전염병이라도 걸릴 것 같은 더러운 오물이 옷을 넘어 몸에 묻어 세균을 퍼트릴 것이다.


조심하며, 걸어간다.


깊게, 깊게 더욱 깊게.


* * *


풍겨오는 악취가 점점 더 심해진다.


“이정도 쯤 왔으면 슬슬 나타나야 하는데......”


지하수로에 들어선 지도 꽤 되었다.


그러니 이제 내가 원하는 것이 나타날 때가 되었다.


철퍽.


무언가가 질척이는 소리가 난다.


이번에는 지하수로 안에 흐르던 물이 오랫동안 고인 오물 덩어리 웅덩이가 아니다.


나는 발밑을 바라보았다.


온갖 오물로 더러워진 신발.


이제는 역겨운 악취가 한껏 베여서, 지금 당장 이 지하수로에서 나가기만 하면 버릴 신발이다.


스윽, 발을 치워보니.


방금 내가 밞은 게 보인다.


원래 형체가 무엇인지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조그마한 무언가.


나는 그것의 형체를 알아보았다.


아니 알아볼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쥐의 사체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육편이었다.


피 비린내가 풍겨온다. 부패한 시체 가스에서 풍겨오던 냄새가 역한 피의 비릿한 향으로 바뀐다.


온갖 부정하고 불결하며 잡다한 것들이 뒤섞여 만들어내는 역겨운 향이 내 후각을 더럽힌다.


거의 다 도착한 모양이다.


이런 조각이 보이는 것을 보아하니.


냄새가 풍겨온다.


여태까지의 악취와는 질적으로 다른 악취가.


“......욱.”


여태 겨우 참고 있었던 속을 다시 울렁이는 악취.


머리가 띵해지며, 지끈거리며 아파온다.


끔찍하며, 역겹다.


나는 앞을 바라봤다.


수많은 인간들의 시체가 뭉치고 뭉쳐져, 만든 것들이 보인다.


뭉개고, 뭉개어 조각조각난 인간의 육신들을 제각각 하나로 조합하여 만든 것들.


그것들은 분명 심장을 세차게 뛰고 있지만. 살아있는 존재가 아니라, 죽어있는 존재에 더 가까웠다.


키메라.


마법사들의 금기.


생명을 함부로 사용하는 실험.


성공한 키메라들이 아닌, 실패한 키메라들이 널브러져 있다.


나는 안으로 들어섰다.


내가 다음날이나, 다 다음날이 혹은 그 어제나 엊그저께가 아닌 굳이 오늘 지하수로에 들어선 이유는 간단하다.


오로지 오늘만이 이곳을 지키는 흑마법사들이 없는 날이다.


오늘은 흑마법사들이 모두 자신들의 숭배 대상을 만나러 갔으니, 지금 이렇게 지하수로가 텅텅 비어 있었다.


다음에 올 때는 흑마법사들이 잔뜩 있을 지하수로.


나는 그것을 눈에 여담아보며, 키메라들이 막고 있는 길 안으로 들어갔다.


키메라들은 움직이지 않는다.


애초에 저 키메라들은 심장은 뛰고 있지만, 몸은 못 움직이는 식물인간 상태나 다름없다.


나는 드디어 지하수로에 끄트머리에 도착하였다.


앞을 보자 제단이 보인다.


벽면 위로 썩어버린 뼈들로 이루어진 재단.


밑에는 시체가 쌓여 있고, 위에는 썩어버려 거의 뼈만 남은 손들이 무언가를 하늘 위로 떠받치고 있다.


그것은 평범한 광경이 아니다.


역겹고 더러우며 지금 당장이라도 흑마법사들에게 증오 혹은 두려움을 품을 만한 너무나도 상식에서 벗어난 광경이지.


그리고 나는 그 재단을 보고.


확인하였다.


아직 원작은 제대로 진행되고 있다.


재단을 둘러본다.


아직 미완성인 재단.


그러나 이른 시일내로 완성될 재단이다.


‘제대로 되고 있네.’


나는 재단을 확인하고서 몸을 뒤로 돌렸다.


오늘 내가 여기 방문한 목적은 재단의 확인이다.


다음에 내가 이곳에 올 날.


그때는 이 재단이 재앙을 만들 것이다.


나는 지하수로를 빠져나갔다.


습한 공기가 순식간에 시원한 공기로 바뀐다.


지하수로 밖.


햇빛이 작열하는 것을 느끼며.


나는 다음을 위한 준비를 하러 갔다.


* * *


어두운 공간.


흑마법사들이 부복하며, 어떤 것을 숭배한다.


흑마법사들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그저 기다린다.


자신들의 숭배대상이, 자신들에게 힘을 내려주는 존재가 말을 걸 때까지.


[재단의 준비는 어떻게 돼가지?]


인간이 아닌 이의 목소리.


흑마법사가 바로 답한다.


“착실하게 돼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2달 정도 뒷면 완성될 거라 생각됩니다.”


[알겠다.]


흑마법사들의 숭배의 대상은.


그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묻고서, 사라졌다.


흑마법사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휘잉 하고, 스쳐지나가는 바람 아래. 죽음의 냄새가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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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5화 뒷세계에 거물이 되어보자(2) 22.12.12 4 0 11쪽
24 24화 뒷세계에 거물이 되어보자(1) 22.12.12 3 0 12쪽
23 23화 친하게 지내라(2) 22.12.12 2 0 12쪽
22 22화 친하게 지내라(1) 22.12.12 3 0 11쪽
» 21화 제대로 되고 있다 22.12.12 6 0 12쪽
20 20화 세리나 페르난데스 22.12.12 2 0 11쪽
19 19화 어쩐 일이야? 22.12.12 3 0 12쪽
18 18화 안녕? 앞으로 잘 부탁해 22.12.12 4 0 11쪽
17 17화 더없이 달콤한 독 22.12.12 3 0 13쪽
16 16화 내가 살아남기 위해서 22.12.12 3 0 11쪽
15 15화 원하는 것을 말해라 22.12.12 2 0 11쪽
14 14화 다음을 대비하며 22.12.12 4 0 11쪽
13 13화 닭 쫓던 개 지붕 위 쳐다본다 22.12.12 4 0 11쪽
12 12화 깊은 밤 속에 야수(4) 22.12.12 5 0 12쪽
11 11화 깊은 밤 속에 야수(3) 22.12.12 5 0 11쪽
10 10화 깊은 밤 속에 야수(2) 22.12.12 2 0 12쪽
9 9화 깊은 밤 속에 야수(1) 22.12.12 4 0 12쪽
8 8화 아일리온 아카데미(3) 22.12.12 2 0 11쪽
7 7화 아일리온 아카데미(2) 22.12.12 4 0 12쪽
6 6화 아일리온 아카데미(1) 22.12.12 6 0 12쪽
5 5화 입학식 22.12.12 7 0 13쪽
4 4화 개가 사자 흉내를 내기 위해서(2) 22.12.12 4 0 12쪽
3 3화 개가 사자 흉내를 내기 위해서 (1) 22.12.11 12 0 12쪽
2 2화 날개를 달아라 22.12.11 11 0 13쪽
1 1화 빙의되었다 22.12.11 1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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