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락한 연습생이 데뷔 멤버랑 회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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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슌
작품등록일 :
2023.01.01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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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6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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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1.17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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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평가 실수는 고의?

DUMMY

9화


‘고성원만 보면 기시감이 든단 말이야.’


성원은 그새 다른 연습생들과 친분을 쌓아둔 것인지 여기저기서 성원을 응원하는 소리가 들렸다.

무대 위에 선 성원은 마치 이미 아이돌이 된 것처럼 인사로 화답했다.


“어머, 여유 봐. 장난 아니다~ 이미 데뷔했다, 했어.”

“흠, 저러고 못하면 창피할 텐데.”


성원의 독특한 캐릭터성에 한 대표는 재밌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심 작곡가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설마 저 놈도 나와 똑같이 과거로 온 거라면?’


다들 얼마나 잘하나 보자는 표정이었지만 유현만이 심각한 표정으로 성원을 바라보았다.


‘말도 안 돼. 고성원은 이미 죽었잖아.’


하지만 소설 같은 곳에서 보면 트럭에 치여서 과거로 돌아오는 서사는 많긴 했다.

그렇게 따지면 고성원이 죽어서 과거로 왔다고 해도 딱히 이상한 건 아니었다.


‘그럼 나는 뭐지. 영양실조 같은 거로 쓰러져서 죽은 것도 아닌데 왜? 아니, 진짜 그렇게 죽은 건가?’


유현이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이 노래의 전주가 흘러나왔다.

조금 전까지 여유롭게 웃던 성원도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저 놈만 묘하게 다른 건 수상하지만 어디까지나 나의 직감일 뿐이다.’


유현은 성원보다도 더 긴장한 얼굴로 무대를 바라보았다.


‘뭐, 이제 하는 거 보면 알겠지만.’


음악이 흘러나오고 잠시 몇 초 동안 환호성도 웅성거림도 들리지 않았다.


“연습할 때 저 정도까진 아니었는데?”


파트 하나가 끝나고 나서야 얼음땡이 풀린 것처럼 연습생들끼리 귓속말을 해댔다.


“하루만에 저렇게까지 출 수 있는 거야?”


성원은 단순히 안무를 암기한 정도가 아니었다.

연습생들은 직감적으로 따라잡을 수 없는 차이를 느꼈는지 견제도 하지 않았다.


“7번이 센터할 줄 알았는데 이러면 누가 될지 모르겠는데? 와. 빡세네.”


마냥 건방을 떠는 놈은 아니었구나 싶었는지 심 작곡가를 비롯한 심사위원들의 표정도 한층 유해졌다.


‘뭐지?’


유현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땐 분명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1회차 인생에서의 성원은 중간평가때 크게 실수를 했었다.

실수를 제외하더라도 이 만큼 잘하지는 않았다.

이후에 잠도 자지 않고 미친 듯이 연습하고서 놀라운 발전으로 최종 3위를 기록했던 것이었다.


‘혹시 저 녀석 정말로?’


유현이 알고 있던 그 시절 성원은 타고난 능력은 어느 정도 있을지라도 천재보다는 노력형에 가까운 타입이었다.


‘만약 고성원도 돌아온 게 맞다면.’


유현은 저도 모르게 다시 손톱을 물어뜯었다.

한 자리만 올라서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 자리의 사람이 이미 다 알고 있다면 제칠 수 있을까?


‘내가 불리해진다.’


유현의 판단이 선 순간 여기저기서 안타까운 듯한 탄성이 쏟아졌다.

유현은 성원의 동작을 보고 눈을 크게 떴다.


“아, 아쉽다.”

“어쩐지. 열두시간만에 그렇게 하면 사람이 아니지.”


성원이 안무를 외우지 못했는지 중요한 후렴 동작들을 죄다 날려버렸다.

눈을 빛내고 보던 심사위원들은 아쉽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앞 친구처럼 뒷심이 부족하네.”


심 작곡가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래도 앞에서 했던대로만 하면 1등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황MC, 안 그래요?”


한 대표는 그래도 성원에게서 가능성을 보았다고 생각했는지 좋은 평을 내렸다.

시욱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동작 외우는 건 금방 할 수 있을 거예요. 습관같은 건 못 고쳐도.”


시욱이 웃으며 성원을 바라보았다.


“그래도 이번에는 준비된 모습은 아니었다는 거, 본인도 아시죠?”


시욱의 말에 성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더 정진하고 오겠습니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던 유현은 말없이 성원을 노려보았다.

결과적으로 보면 성원은 이번에도 중간평가에서 큰 실수를 했다.

언뜻 보면 바뀐 게 없는 것 같지만 유현은 뭔가 석연치 않았다.


‘정말 실수였을까?’


유현은 찜찜한 감정을 지울 수가 없었다.


‘분명 그때도 중간평가때 실수하긴 했지만. 지금은 마치 일부러 틀린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성원이 54번 연습생에게 바톤터치를 하듯 하이파이브를 하며 무대에서 내려왔다.

유현은 자신의 옆자리에 앉는 성원을 유심히 관찰했다.


‘하지만 굳이 그렇게 할 이유가 없잖아?’


만약 성원이 과거로 돌아왔다면 더 수월하게 센터를 할 수 있을 것이었다.

일부러 틀린 것이 성장캐릭터를 위한 발판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했다.

그럴 거였으면 아예 더 못했어야 하는 게 맞으니까 말이다.


“위로해주고 싶어서 쳐다보는 거지?”


성원은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유현에게 자기 자신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물었다.

유현은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했다.


“너한테 위로가 필요한가?”


유현의 반응에 기분 나빠할 법도 한데 성원은 그저 웃어넘겼다.


“잘했다는 말을 특이하게 하네.”


다음 연습생이 무대를 시작할 타이밍이었다.

전주가 나오는 그 순간 성원은 유현에게만 들릴법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도 잘 하더라.”


성원은 무대에 시선을 고정한 채로 말을 이었다.


“네가 원래 이렇게 잘했었나 싶을 정도로.”


성원의 말에 유현이 크게 놀라 성원을 돌아보았다.


‘지금 그 말 대체 무슨 뜻이지?’


***


“중간평가 확 말아먹고 나니까 의욕이 꺾였어.”


한 연습생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다른 연습생이 위로를 한답시고 어깨를 토닥여주었다.


“그거 어차피 중간평가였고 최종평가가 중요한 거지.”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해도 안 되는지 결국 고개를 푹 숙였다.


“하지만 몇 시간 남지도 않았잖아.”

“어차피 센터는 대충 각 나오던데.”


연습생은 슬쩍 안현제가 있는 쪽을 바라보더니 기지개를 켰다.


“이렇게 잠도 못 자고 연습해봤자 센터도 못하고 컨디션만 더 안 좋아질 테니 난 차라리 그냥 들어가 자야겠다.”


빠르게 포기를 하고 숙소로 들어가려던 연습생이 멈춰섰다.

거울을 보고 몸을 들썩거리는 두 명을 보고 혀를 쯧쯧 찼다.


“쟤네야말로 밤새 해도 안 될 텐데.”


중간평가에서 혹평을 받은 규영과 창인이 부족한 놈들끼리 모여 열심히 추고 있었다.


“형! 저 형 덕분에 조금 성장한 것 같아요!”

“하하, 그러냐?”


대체 뭘 가르치고 뭘 배웠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들은 만족하였는지 뿌듯한 얼굴이었다.


“점점 숙소로 많이 들어가네요.”

“아무래도 시간이 늦었으니까 그렇지 않을까요?”


창인과 규영은 같은 룸메이트도 아니었다.

그저 모자란 두 명이 서로 성격이 잘 맞겠다는 직감을 하고 뭉친 것이었다.


“그래도 우리는 끝까지 불태운다! 알았나?”

“네!”


둘만 남은 연습실에서 서로만 만족하는 춤사위를 하던 찰나 문이 벌컥 열렸다.

규영은 깜짝 놀라 가슴을 움켜쥐었고 창인은 혼자 나동그라졌다.


“노크 좀 하고 들어와요!”

“사춘기구나?”


성원이 장난스럽게 웃으며 다시 문을 닫고 노크를 하는 시늉을 했다.


“여기는 이렇게가 나머지 공부 멤버야?”


성원의 말에 창인과 규영이 발끈하며 대답했다.


“나머지 공부라뇨!”

“보충학습이라고 해주세요!”

“농담이야~”


성원이 웃으면서 자연스럽게 둘 사이로 들어왔다.


“사실 아까 지나가다가 너네 춤추는 거 문틈으로 봤거든?”


규영은 자신의 삐그덕대던 춤사위를 들켰다는 생각에 얼굴이 빨개졌다.


“저 형이 봤다니까 뭔가 창피한데요.”

“야! 너 내 앞에서는 자신감 있게 췄으면서!”


규영과 창인이 티격태격대는 사이 성원이 슬쩍 둘의 눈치를 보며 말했다.


“너네만 괜찮다면 내가 봐줘도 될까?”

“그러면 저희야 좋긴 한데.”


규영은 뭔가 이상한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왜 우리를 이렇게까지 도와주시는 거예요?”

“응?”

“같은 방도 아니고 같은 번호대도 아니고 방금 처음 대화한 거잖아요.”


성원은 예상치 못한 규영의 질문에 당황했는지 잠시 말을 잃었다.

창인은 규영에게 그것도 모르냐는 듯이 성원을 대신해 크게 말했다.


“그야 당연히 이 형은 너무 잘해서 시간이 남으니까 그런 거지!”

“그러면 형이 보기에 우리가 제일 문제아라서?”


혹평을 듣기는 했지만 그 정도였나 싶어 규영이 자신의 머리를 쥐어뜯었다.

성원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맞아. 노블리스 오블리주 그런 거니까.”

“노블, 뭐요?”

“아니다, 그냥 잊어버려.”


성원은 쓸데없는 소리를 덧붙일 필요가 없다 생각했는지 훌훌 털어버리는 손짓을 했다.


“노래 틀어볼 테니까 한 번 춰볼래?”


성원이 규영과 창인의 춤을 봐주려는 순간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 또 누가 노크를 안 하고 들어와요!”


창인이 엄마 몰래 컴퓨터 화면을 가리는 사춘기 소년마냥 소리를 질렀다.

열린 문틈으로 보이는 얼굴에 규영이 놀라 입을 막았다.


“우리 진짜 심각했나봐요. 예비센터 형도 도와주러 왔네.”


예상치 못한 현제의 등장에 모두가 놀란 눈치였다.

현제도 사람이 있는지 몰라서 놀란 눈치였다.

빈 연습실을 찾으러 다니느라 벌컥벌컥 여러 연습실을 열고 다니던 터였다.


‘53번.’


현제가 성원과 눈이 마주치자 눈빛이 사납게 변했다.

입을 다물고 다시 문을 쾅 닫아버리는 모습에 규영은 창인과 눈빛을 교환했다.


“7번, 형 견제하는 것 같지 않아요?”


규영의 말에 성원은 난감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문을 바라보았다.


‘젠장.’


현제는 이를 악물고 성큼성큼 걸었다.

도저히 참을 수 없을 것 같아 급하게 아무 연습실이나 들어갔다.


“젠장!”


혼자 있다고 생각하니 참았던 감정이 쏟아졌다.

살면서 모든 평가에서 1등을 도맡아 했던 안현제였다.

처음으로 ‘밀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하다는 감정이 들었고 지금은 무섭다는 감정이 커졌다.


‘저 놈 지금 뭐하는 거지.’


현제가 빈 연습실이라고 생각했던 곳에는 유현이 있었다.

다른 놈들과 바글바글 있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인지라 유현은 혼자 연습하고 있던 터였다.


‘나 여기 있는데··· 내가 안 보이는 건가···.’


유현은 자기 혼자 벽을 쳐대는 현제에게 아는 체를 하기도 뭐하고 모르는 체를 하기에도 뭐했다.

그저 조용히 등을 돌려 벽을 바라보며 외면했다.


‘중간고사 한 개 틀려놓고 우는 전교 1등 같아서 재수 없네.’


안 되겠는지 유현은 벽을 보던 것을 멈추고 현제쪽으로 다가가서 말했다.


“야.”


작가의말

제목을 바꾸려 했는데 아직 자유연재라 안 되네요...

일연으로 가면 ‘탈락한 연습생이 데뷔 멤버랑 회귀함’으로 바꾸겠습니다 ㅎ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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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락한 연습생이 데뷔 멤버랑 회귀함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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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센터-윙 인터뷰 23.02.06 13 0 10쪽
17 타도53 23.02.02 17 1 10쪽
16 센터를 불편해 하던 이유 23.02.01 16 0 10쪽
15 아이돌 한다는 사람이 23.01.31 16 0 11쪽
14 지옥에서 벗어나기 위해 23.01.30 19 0 10쪽
13 센터로 추천합니다 23.01.27 20 0 11쪽
12 이미 해소된 오류입니다 23.01.26 25 0 10쪽
11 1등에게 위로 하고 위로 받기 23.01.25 23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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