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천둥소리
2106년 11월
“鳴る神の / 少し響みて / さし曇り / 雨も降らぬか / 君を留めむ......
천둥소리가 / 희미하게 들려오고 / 먹구름이 일어서 / 비라도 오지 않을까 / 그러면 당신을 붙잡을 수 있을 텐데.
鳴る神の / 少し響みて / 降らずとも / 吾は留まらむ / 妹し留めば
천둥소리만 / 희미하게 들려오고 / 비가 내리지 않더라도 / 난 머무를 겁니다 / 당신이 머물라 하신다면.”
비오는 어두운 밤. 실험동 정원 정자 아래서 여인 한명이 일본 고전시를 혼자 중얼거리고 있었다.
결국 실험은 강행되었고, 그는 사라졌다. 껍데기만 남은 채 돌아오고 말았다.
[뭐야 그게? 일본 시야? 일어도 잘 모르는 나한테 일본 시를 읊으면 어떡해.]
[일본 고대 문학서적 만엽집에 실려있는 단가(短歌)입니다. 우리나라의 시조 비슷한 거죠. 박사님이 고전 좀 읽어보라고 해서 이것저것 봤습니다. 그런데 이 두 문장이 유독 마음에 들었습니다.]
[너 많이 컸다. 이제 문학에 관한 건 나보다 더 낫겠는데?]
[무슨 뜻인지 모르는 말들이 훨씬 많습니다. 말씀드린 단가의 해석도 제가 한 거 아닙니다. 찾아봤습니다.]
비오는 밤의 정원, 아무도 없는 그 한 구석에서 그녀는 소리죽여 울고 또 울었다.
- 작가의말
언어의 정원에서 본 장면이나 싯구가 등장하는 건 우연이 아닙니다. 신카이 마코토의 언어의 정원을 보고 그걸 모티브삼아 써 봤습니다. 찔려서 제목에도 달아 놓았슴다. 시간 나시면 언어의 정원 한번 보세요. 두번 보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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