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처럼 눈이 내리면
오를 수 있을 꺼라
당연한 여김이
헛바퀴에 고개를 돌려버렸다
고민도 잠시
뒤로 물러나 힘찬 박차로
기어오르는 주정뱅이 걸음
펼쳐진 하얀 도화지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따스한 순백의 눈부심
혹여나 망가질까
발끝으로 내딛는 발자국
하나 둘 콕콕
새겨보는 그리움
사랑해
바로 그 옆 나란히 써보는 이름
지난 겨울
이 자리 이 곁에서
미소 짓는 입김으로
쌓여가는 눈을 같이 치웠던 . . . .
시린 발 보다
발그레진 두 볼에
설레임이 쌓여가던 그날
아직 시작되지 않은 아침
홀로 빗자루 움겨쥐고
발자국을 지워 간다
오른쪽 한 번
왼쪽 한번
조금씩 사라지는 눈부심
점점 짙어지는 추억
그리움의 무게에 더딘 걸음
속눈썹에 방울지는 눈물
그래도 내딘 한 발 두 발
어느새 다 쓸어 담은 추억의 눈송이
막이 오른 아침 햇살
이제야 한 켠에 세워보는 빗자루
끝이 보이지 않는 이 계절
모든 순간 피어나는 추억
그 때 마다 행복해 설레이지만
아픈 오늘은
내일도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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