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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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3.05.10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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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14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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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18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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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화 리진 회장

DUMMY

-리진? 그런 회장도 있나? 등산 동호회 회장? 아니면 조기 축구회 회장?-


그러면 그런가하고 넘어갈 일이지 꼬치꼬치 캐물으신다.


하여튼 심하게 피곤한 스타일이시다.


-회장님. 중국의 대화라는 기업 아시죠?-

-알지. 그거 모르는 사람도 있나? ??? 아아! 그 리진? 대화 그룹의 리진 회장 말인가?-

-예. 그 리진 회장님하고 저녁 약속 있습니다.-

-리진 회장하고? 아아!-


선 회장은 놀라 한 동안 말이 없었다.


-자네 이젠 국제적으로 노는 구먼. 아니, 자네가 리진 회장을 어떻게 아는가?-


그는 토요일 밤, <키즈 인 타운> 공연장에서 있었던 일을 대략 설명했다.


-햐아! 자네 정말 대단해. 다른 사람들은 뒤로 자빠져도 코가 깨진다는데, 자네는 앞으로 자빠졌더니 보물창고 앞이구먼. 우와. 자네는 정말 가만있어도 복이 넝쿨째 굴러들어와. 야아, 그 복 내가 돈 주고 사고 싶다.-

-너무 확대 해석 하실 일은 아닙니다. 그냥 고맙다고 저녁 식사자리 마련하는 것뿐이니까요.-

-누구누구 만나나?-

-글쎄요. 저도 가봐야 알겠지만 DS 엔터의 마 대표님. 배우 윤지현 씨. 그리고 저요.-

-이 쪽 말고 저 쪽?-

-저 쪽에서는 리진 회장님. 회장님 따님 리청하 씨. 그 정도요? 또 누가 더 오는지는 저도 가봐야 알 것 같습니다.-

-자리가 남겠는데?-

-안 남을 걸요?-

-아냐! 자네가 몰라서 그렇지. 허전할거야. 그러면 분위기 되게 어색한데!-

-빈자리가 좀 있어야 공기도 잘 통하죠. 저는 다섯이 딱 좋습니다.-


선 회장은 아무 말이 없었다.


뭔가 곰곰이 생각하는 것 같았다.


-회장님. 정 저녁 사주고 싶으시면 내일 사 주세요.-

-난, 오늘이 좋은데!-

-오늘은 안 된다고 이미 말씀 드렸습니다아∼아.-

-방법 있는데. 찾아보면. 모르겠나?-

-예. 모르겠는데요.-

-인정머리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에이 몹쓸 사람 같으니라고!-

-회장님. 저, 지금 환자 진료해야 합니다. 그만 들어가십시오.-


그는 이번에도 5초 정도 있다가 전화를 끊었다.


#


서울의 유명호텔에서 만났다.


리진 회장일행이 머무는 호텔의 중국음식점에서.


그는 피식 웃음이 나왔다.


‘중국음식이야 중국에서 신물 날 정도로 많이 먹었을 텐데 서울에 와서 또 중국 음식을 찾다니!’


그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지현과 중국 음식점으로 들어갔다.


리진 회장과 리청하.


부녀가 나란히 앉았다.


그리고 두 사람의 뒤로 체격이 제법 큰 남자가 서 있었다.


리진 회장의 비서이거나 경호원인 것 같았다.


맞은편에 마 대표, 윤지현, 그리고 준영이 앉았다.


최고급 음식들이 테이블 위에 가득했다.


리진 회장이 웃으며 그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리청하가 통역했다.


그녀는 우리말이 아주 능숙했다.


그녀는 K 팝의 마니아였다.


한국을 대표하는 아이돌 그룹, 걸 그룹을 다 꿰차고 있었다.


“요즘는 <키즈 인 타운>이 제일 좋아요. 혜민 너무 멋있어요!”


리청하는 감사의 말을 간단히 전한 후, 20분 동안 K 팝에 대해 수다를 늘어놓았다.


“저는 한국의 K 팝에 대해 더 많은 걸 알고 싶어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벌써 10년이 넘었네요.”

“아, 그렇습니까? 그래서 그런지 한국말을 정말 잘 하시네요. 하하하.”


마 대표의 칭찬은 사실이었다.


발음과 억양이 우리와 약간 다를 뿐 의사소통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아이돌 그룹, 걸 그룹 공연보기 위해서 한국에 백 번도 넘게 왔을 거예요.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한동안 못 오다가 오랜 만에 왔어요. 오랜 만에 공연을 보니 너무 좋아서 제가 흥분했었나 봐요. 허준영 원장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리진 회장의 표정이 밝지가 않았다.


뭔가 못마땅한 점이 있는 모양이었다.


이를 눈치 챈 세 사람도 자연히 긴장하는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사실은 아버지께서 목이 불편하세요.”


리청하는 어색해진 분위기를 되돌려놓기 위해 해명에 나섰다.


“중국에 있을 때도 이런 일이 일 년에 서 너 번 정도 있었어요. 그 때마다 병원에 가서 물리치료도 받았고, 침도 맞았고요.”

“아, 그러시군요!”


마 대표가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일어나시더니 또 그러시네요. 한 번 이러면 열흘 이상 고생하시는데, 걱정이에요. 다른 이유가 있어서 그러시는 게 아니라 목이 너무 아파서 그러시는 거니까 오해는 하지 말아주세요.”


리청하는 정중하게 말했다.


지현과 마 대표가 동시에 준영을 쳐다보았다.


뭐하고 있냐는 표정이었다.


이럴 때 한의사의 비애를 느낀다.


‘밥 먹으러 오라더니 나보고 회장님 진찰하라고요?’


그는 지현과 마 대표에게 눈으로 항의했다.


두 사람은 예, 하고 눈으로 대답했다.


그는 할 수 없이 말했다.


“회장님께서 괜찮으시다면 제가 한 번 봐도 될까요?”


리진 회장과 리청하의 얼굴이 밝아졌다.


내심 원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감사합니다. 원장님께서 한 번 봐 주시면 더 없는 영광입니다.”


리 회장은 연신 고개를 숙였다.


그는 리 회장의 뒤로 다가갔다.


리 회장은 망설이지 않고 웃옷을 벗었다.


속옷만 입은 상태가 되었다.


“너무 아파서 눈물이 날 것 같습니다. 허 원장님. 저 좀 고쳐 주십시오.”

“일단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그는 리 회장의 뒷목과 양 어깨를 꼼꼼히 촉진했다.


낙침(落枕)이라고 한다.


수면 자세가 안 좋거나 높은 배게들 사용했을 경우에 종종 있는 증상이다.


그런데 리 회장의 상태는 그것보다 심각했다.


이미 습관성이 되어 작은 문제에도 이상이 오는 것이다.


물론 젊은 나이가 아니라는 점도 악화 요인이 된다.


견갑거근과 상부승모근이 심하게 굳어있었다.


그리고 그것보다 더 심각한 것은 양 쪽 근육의 밸런스가 심하게 깨져있었다.


이런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경추도 틀어지게 된다.


경추디스크는 물론 여러 가지 문제를 유발시킬 수 있다.


조금 전에 병원도 가고 침도 맞았다고 했다.


‘그런데 왜 낫지 않을까? 내가 뭘 잘못 본 건가? 놓치고 있는 게 있나?’


그는 갑자기 고민에 빠졌다.


리청하가 그와 눈이 마주치자 말했다.


“치료를 한다고 했는데 효과가 없어요. 중국 의사들도 이상하다고 해요.”

“그렇습니까? 알겠습니다.”


이런 경우의 일반적인 치료법은 어렵지 않다.


낙침혈(落枕穴:검지와 중지가 만나는 지점에서 손목방향으로 약간 올라간 지점. 손등에 위치)에 자침한다.


대추혈(大椎穴: 제 7경추의 아래 오목한 부위)과 견정혈(肩井穴:어깨의 제일 높은 지점의 오목한 부위)에도 자침한다.


후계혈((後谿穴: 주먹을 쥔 상태에서 새끼손가락이 닿은 부분에 생기는 주름의 끝부분)에도 자침하는 게 일반적인 치료법이다.


이렇게 두 어 차례 치료하면 대개는 낫는다.


중의사(한의사)들도 이런 치료법은 모를 리 없다.


‘그런데도 낫지 않는다면?’


그는 다시 한 번 더 환부 주변을 찬찬히 만져보았다.


그리고 맥을 짚었다.


그제야 알 것 같았다.


중국에서 치료를 받아도 왜 만족할만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는지.


리진 회장은 단순히 낙침이나 항강(項强:뒷목이 뻣뻣함)증이 아니다.


“리청하님. 지금부터 제가 드리는 질문은 회장님께 통역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회장님. 혈압이 높으시죠?”

“예. 아버지께서 혈압약 드신 지 20년이 넘었습니다.”

“성격이 불같으시죠? 한 번 화나시면 아랫사람들 개잡듯이 잡으시죠?”

“예. 맞아요. 그럴 땐 정말 무서우세요. 그런데 그런 걸 그냥 보시기만 해도 아세요?”


리청하는 웃으면서 물었다.


리진 회장은 두 사람이 주고받는 대화가 궁금했다.


“너무 잘 생기고 인자하신 인상이라고 회장님께 통역해 주세요.”

“원장님께서 아버지 너무 잘 생기셨고 성격이 너무 좋으실 것 같다고 하시네요.”

“쉐쉐!”


리진 회장은 아주 좋아했다.


“그러면 지금 침을 놓겠습니다.”


그는 진료가방을 열었다.


돌발적인 상황을 자주 맞닥트리게 되니 이젠 진료가방을 들고 다니는 것이 버릇이 되었다.


그는 왼쪽 손목의 신문혈에 비스듬하게 자침했다.


신문혈은 수소음심경에 포함된 혈이니, 손끝에서 팔꿈치 방향으로 사자했다.


그런 다음 등으로 침향을 보냈다.


뭉쳐있던 등근육이 부드럽게 풀리면서 막혔던 기가 순환하는 것이 그의 손끝에 느껴졌다.


그는 이어 상부승모근 방향으로 침향을 보냈다.


“이거 뭐야? 내 어깨가 왜 이래? 뭐가 꿈틀거리는데!”


리진 회장이 겁에 질린 표정을 지었다.


“놀라지 마세요, 아버지. 막혔던 기가 순환하면서 생기는 현상이래요.”

“아! 그래!”


그는 지금 침으로 심장의 화(火)를 끄고 있는 중이었다.


“회장님의 목이 아프시고 잘 돌아가지 않는 것은 단순히 잠을 잘못 주무셔서 목이 안 돌아가고 아프신 게 아닙니다.”

“그래요? 난 여태 그런 줄 알고 있었는데! 의사들이 다 그렇게 말했거든요.”

“그보다 더 중요한 원인은 심장의 화 때문입니다. 죄송한 말씀입니다만 회장님은 지금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 풍선 같은 상태입니다. 한 번만 더 불면 터질 것 같은 풍선 말입니다.”

“아아!”

“그렇게 되면 중풍이 오게 됩니다.”

“중풍이라고요?”


리진 회장은 그의 말에 잔뜩 겁먹은 표정을 지었다.


그는 이어 뒷목으로 침향을 보냈다.


그의 손놀림은 부드러웠지만 효과는 강력했다.


팽팽하던 후경근(後頸筋)이 차분히 가라앉았다.


“아! 시원해. 뒷목으로 물이 흘러내려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으세요?”

“예. 좋아요. 아주 좋아요.”

“머리가 맑아지고 눈도 시원하신가요?”

“예. 그래요. 맞아요. 딱 원장님 말씀하신대롭니다.”

“회장님. 지금도 목이 아프신가요?”

“예? ??? 아, 아뇨. 안 아파요.”

“목 한 번 돌려보시겠습니까?”


리진 회장은 그가 하라는 대로 했다.


“어! 잘 돌아가는데요. 아주 잘 돌아가요. 하하. 하하하하. 안 아파요. 하나도 안 아파요.”


그는 그제야 발침했다.


리진 회장은 그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웠다.


“내가 지금까지 침을 천 번은 맞아 봤습니다. 그런데 이런 놀라운 효험은 처음 봤습니다. 허 원장님 침술은 정말 대단합니다. 세계 최고의 명읩니다. 하하하.”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허 원장님. 결혼은 하셨습니까?”

“아닙니다. 아직 못했습니다.”

“아, 그래요?”


리진 회장은 리청하를 보며 말했다.


“사실은 얘 밑에 동생이 하나 있는데 아직 결혼을 안했습니다.”


그는 갑자기 묘해진 분위기에 살짝 당황했다.


“제 동생은 저보다 훨씬 예뻐요.”

“네 휴대폰에 동생 사진 있지 않니? 원장님께 보여 드려라.”

“아. 맞다.”


리청하는 자신의 휴대폰에 있는 사진을 그에게 보여주었다.


그는 휴대폰의 사진을 봤다.


지현이 몹시 당황하는 표정을 짓건 말건 개의치 않았다.


“아아, 정말 미인이시네요.”


지현은 궁금해서 사진을 보려했지만, 그는 리청하에게 휴대폰을 돌려주었다.


“한 번 만나보시겠습니까?”

“예?”

“아니, 뭐, 만난다고 다 사귀는 것도 아니고 그냥 한 번 만나보는 게 어떻겠냐는 말씀입니다. 하하하.”

“예. 그렇긴 하죠.”


그는 지현을 쳐다보았다.


지현의 얼굴이 똥색으로 변해있었다.


“중국에 한 번 오셔도 좋고, 우리 애를 서울에 나오게 하는 것도 좋습니다. 하하하.”

“아 예. 뭐어. 하하하.”


그는 당황한 나머지 어색한 웃음을 터트렸다.


“회장님. 어떡하죠? 사실은 허 원장님 결혼 약속한 사람이 있습니다.”


지현이 끼어들어 폭탄을 던졌다.


일순 분위기가 싸해졌다.


누구보다 당황한 사람은 준영이었다.


‘뭐? 내가? 내가 결혼할 사람이 있다고?’


그는 놀라서 지현을 쳐다보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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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122화 대화 그룹의 회장 딸 +2 23.08.17 1,083 23 12쪽
121 121화 미니 콘서트 +1 23.08.16 1,084 24 12쪽
120 120화 안달 난 선 회장 +1 23.08.15 1,106 24 12쪽
119 119화 살아야겠다 +1 23.08.14 1,122 24 12쪽
118 118화 우리 쭈우욱 같이 가는 거야! +2 23.08.13 1,116 26 12쪽
117 117화 헛돈 +1 23.08.12 1,118 24 12쪽
116 116화 경영 컨설턴트 허준영 +1 23.08.11 1,122 25 12쪽
115 115화 화장품 대박조짐 +1 23.08.10 1,143 23 12쪽
114 114화 여장하는 준영 +1 23.08.09 1,133 27 12쪽
113 113화 선민경의 관상과 사주 +1 23.08.08 1,153 25 12쪽
112 112화 후계자 +1 23.08.07 1,183 23 12쪽
111 111화 침 꽂고 노래하는 은우 +1 23.08.06 1,169 23 12쪽
110 110화 의사는 환자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2 23.08.05 1,204 25 12쪽
109 109화 돈보다 주식으로 +2 23.08.04 1,201 27 12쪽
108 108화 연축성 발성장애 +2 23.08.03 1,244 26 12쪽
107 107화 내 집 마련에 성공하다 +1 23.08.02 1,289 28 12쪽
106 106화 X또 1등 당첨 +1 23.08.01 1,291 23 12쪽
105 105화 투자 실패 +1 23.07.31 1,290 24 12쪽
104 104화 선 회장의 사윗감 허준영 +1 23.07.30 1,315 20 12쪽
103 103화 질투의 화신 허준영 +1 23.07.29 1,307 24 12쪽
102 102화 자전거 같은 여자 +1 23.07.28 1,339 25 12쪽
101 101화 선 회장과 담판을 짓다 +1 23.07.27 1,317 21 12쪽
100 100화 자기 몸에 침을 놓다 +1 23.07.26 1,276 25 12쪽
99 99화 선 회장 +1 23.07.25 1,356 24 12쪽
98 98화 피습 +1 23.07.24 1,314 23 12쪽
97 97화 가스라이팅 +1 23.07.23 1,337 22 12쪽
96 96화 마동자 비만 치료 종료 +1 23.07.22 1,315 23 12쪽
95 95화 스토커 +1 23.07.21 1,351 22 12쪽
94 94화 바람둥이 +1 23.07.20 1,340 22 12쪽
93 93화 방구냄새 +1 23.07.19 1,339 2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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