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귀환자는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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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감자세상
작품등록일 :
2023.05.10 11:25
최근연재일 :
2023.09.15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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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12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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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세계수는 내가 갖는다

DUMMY

온갖 무기가 일제히 류신을 향했다.


“안 돼! 안 돼!”


그때 경비대와 류신 사이로 연구원 중 한 명이 뛰어 들어와 막아섰다.


“무슨 일입니까? 당장 나가요! 여기 위험한 거 몰라?”


이기만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공격하면 안 돼.”


이기만 경비대장의 질책에도 연구원은 필사적으로 경비들을 막았다.


“도대체 왜 이러는 겁니까?”

“지금 나무가 반응하고 있어.”


연구원들은 자신들의 장비가 나타내는 수치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이제껏 본적 없는 나무의 반응이었다. 이런 중요한 연구 데이터를 이대로 날릴 수는 없었다.


“멜렉 님에게 유일하게 보였던 반응을 지금 저 사람에게 보이고 있다고.”

“그, 그러니까 그게······”


이기만 경비대장이 당황했다.


“나무의 의지야. 저 남자와 대화하겠다는. 그것을 우리가 막아선 안 돼. 나무의 의지는 절대적이야.”


이기만도 알고 있다. 세계수의 의지를 막을 수 없다는 것. 무엇보다 세계수가 가장 최우선이라는 것을.


이기만 경비대장이 분을 삭이며 손을 내렸고, 경비들도 결국 무기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

류신은 태연하게 나무로 다가갔다. 그 모습을 이기만이 눈을 부릅뜬 채 노려봤다.

류신이 나무 가까이 다가가자 나뭇가지 하나가 스르르 내려와 류신 앞 바닥에 멈췄다.

이런 모습은 모두 처음 보는 것이었다. 심지어 멜렉에게도 이런 반응은 보이지 않았던 나무였다.


“아직 어려도 예의는 바른 녀석이네.”


류신이 미소를 지으며 나뭇가지 위에 올라섰다. 그러자 나뭇가지가 움직여 나무의 중간쯤 자리한 넓은 공간으로 이동했다.

류신은 세로를 바닥에 눕혔다.


이기만은 물론 연구원은 어이가 없었다.

남자는 세계수를 마치 어린애 다루듯이 했다. 그런데도 나무는 류신에게 반응했다.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별다른 능력을 갖지도 않은 것으로 보이는 남자에게 말이다.


이기만은 등 뒤로 손을 슬금슬금 가져갔다. 자신에게는 비장의 무기가 있다.

레지스탕스들을 완전히 박멸하려고 준비한 무기였고, 그 무엇이라도 소멸시킬 수 있는 무기였다. 어쩌면 오늘 제대로 사용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연구원들은 재빨리 드론을 띄워 나무 위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촬영했다.

나무 위에 올라간 류신이 손을 뻗자 세계수의 나뭇잎들이 저절로 몇 개 떨어져 류신의 손으로 날아들었다. 이런 장면 역시 연구원들은 처음 보는 것이다.

류신이 나뭇잎을 하나씩 세로의 입 안에 넣어주자, 질겅질겅 나뭇잎을 씹었다.


세계수의 기운이 그대로 세로의 몸 안으로 흘러 들어갔다. 그것은 말 그대로 생명의 기운이었다.

옅은 빛이 세로의 몸을 채웠다. 마치 성스러운 빛이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려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이 장면 역시 드론에 모두 촬영되고 있었다.


빛이 서서히 사라지자 누워있던 세로가 몸을 일으켜 정좌했다.

빛이 점점 갈무리되어가듯 뭉치더니 그대로 세로의 몸 안으로 스며들었다.

드디어 세로가 눈을 떴다. 그녀의 창백하던 혈색도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것이 세계수다. 생명을 관리하는 존재. 생명을 부여하는 존재. 죽음과는 정 반대에 서 있는 존재.

류신이 드론을 노려봤다. 그러자 드론이 갑자기 말썽을 일으키며 조종이 되지 않았고, 그대로 바닥으로 떨어졌다.

드론은 박살 났지만 그래도 소중한 촬영본은 건질 수 있었다.


“잘 돌아왔어요.”


세로가 류신을 보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젠 좀 괜찮냐?”

“버틸만해요. 아직 완전히 회복된 건 아니지만.”

“당연하지. 세계수는 너에게 생명을 주지 체력을 주는 게 아니야. 네 신체의 능력은 시간을 들여 네가 회복해야 해.”

“알고 있어요.”


물론 세로도 잘 알고 있다.

480만 년을 케테르의 세계수 위에서 살았다. 그런 그녀가 세계수에 대해서 모를 리가 없다.


“그런데······ 여기서도 세계수에서 살 거예요?”

“원래 내 집이 있었는데······ 부서져서 없어졌어. 그래서 여기가 익숙하기도 하고, 겸사겸사 아직 어리니까 지켜줄 필요도 있고. 이제부터 여기가 우리 집이다.”


류신의 말에 세로는 걱정되듯 아래를 봤다.

연구원들의 신기해하는 표정과 경비대원들의 경악하는 표정, 그리고 무엇보다 적대감 가득한 이기만 경비대장의 표정이 한눈에 들어왔다.

세로는 걱정스러웠다. 이 세상에서 세계수를 류신이 독점하겠다고 한 말처럼 들릴 것이기 때문이다.


“모두 무기 장전!”


이기만이 결국 류신을 향해 외쳤다.

연구원은 깜짝 놀랐다. 하지만 이기만의 표정에는 분노가 가득했다.


“지금 못 들었습니까? 저놈이 세계수를 독점하겠다고 나선 겁니다.”

“하, 하지만······”

“세계수는 개인의 것이 아닙니다. 저놈을 처단해 세계수를 지켜야겠습니다. 그것이 저의 임무이기도 하니까요.”


이기만은 고집불통이었다.

연구원 자신이 나서 이야기를 해보겠다고 해도 막무가내였다. 오히려 근처에 오면 다친다며 연구원들을 모두 현장에서 쫓아냈다.


“조준!”


경비대의 무기가 일제히 류신을 향했다.

현대식 무기인 자동소총에서부터 활, 그리고 마법 등이 모두 류신을 노렸다.


“묻겠다. 지금 네놈은 세계수를 독점하겠다고 선언한 것인가?”


이기만이 류신을 향해 외쳤다.

류신은 지금의 상황이 어이없기도 하고, 즐겁기도 한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무척 흥미로워하는 얼굴이었다.

이 얼굴을 한 류신을 말릴 수 없다는 것을 세로는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이럴 땐 말리는 것보다는 그저 자신의 일을 하면 된다. 그래서 세로는 몸을 추스르는 것에 오히려 신경을 더 썼다.


“그렇다면 너희들이 어쩔 건데? 세계수를 향해 무기라도 사용하겠다는 건가?”


류신은 여유만만했다.

그들이 그럴 수 없다는 걸 아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세계수에게는 어떠한 무기도 통하지 않는다. 아무런 영향을 줄 수도 없다. 상처하나 입힐 수 없는 것이 바로 세계수이다.

유일하게 세계수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는 존재는 신과 신의 대리인들 정도일까? 한낱 귀환자의 실력으로는 세계수를 어쩌지 못한다.

그러나 그렇다 해도 세계수를 향해 무기를 휘두르는 일이다.

의지를 가진 나무가 바로 세계수다. 자신에게 공격적인 존재를 받아줄 아량이 과연 있을까? 게다가 지금 세계수는 아직 어리다.


“설마 나만 어쩌면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


류신의 피식 웃으며 세계수 위에서 뛰어내렸다. 땅에 내려선 류신이 경비대 앞으로 걸어 나왔다.

경비들이 들고 있는 무기가 그대로 류신을 따라 이동했다.

목표는 류신이 확실했다.


류신이 10미터 정도를 남기고 멈춰 섰다.

그의 등 뒤에 이제는 아무것도 없었다. 무기를 사용해 류신을 공격하려 한다면 지금이 가장 적기다.

그럼에도 류신의 너무나 당당한 태도에 공격이 망설여졌다.

아무런 능력도 느껴지지 않는 너무나 평범한 존재였다. 하지만 공간을 왜곡하고, 다 죽어가는 은발의 마녀를 데리고 온 존재이기도 했다. 결코 만만히 볼 수 없었다.


“세계수는 내가 가질 거야. 막을 수 있으면 막아봐. 그리고 하려면 제대로 해. 재미없으면 혼날 줄 알아.”


류신이 도발을 했다.

이기만은 고민했다. 그러다 좋은 생각이 떠오른 듯 빙긋 웃었다. 그는 다른 경비대들을 밀어내고 앞으로 나섰다.

거대한 덩치는 류신보다 머리 하나는 더 커 보였다. 류신이 180 정도의 키를 가지고 있는데도 이 정도 차이라는 것은 이기만이 2미터는 된다는 이야기다.


“전부 나설 필요도 없어. 네놈이 나의 성스러운 도끼의 힘을 버틸 수 있을까.”


이기만이 어깨에 힘을 잔뜩 준 채 류신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류신이 슬쩍 고개를 들어 이기만을 봤다. 여전히 류신은 웃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비아냥이었다.


“성스러운 도끼? 그런 것도 있었나?”

“영웅의 영혼이 깃든 도끼다. 그런 것도 모르는가?”

“영혼이라······ 무기라는 건 말이야······ 그냥 쇳덩이야. 성스러운 기운이니 뭐니 그딴 건 별 의미가 없어. 무기는 그걸 사용하는 놈이 제대로 된 놈이면 되는 거야. 안 그래?”

“흥. 그렇다면 네가 직접 성스러운 도끼의 맛을 보면 되겠군.”


이기만이 도끼를 쥔 손에 힘을 주었다. 그리고 그대로 류신을 향해 휘둘렀다.

경비대원들은 알고 있다. 이기만의 도끼가 얼마나 무지막지한지를. 작은 몬스터 정도는 한 번에 여러 마리를 반으로 가를 수도 있다는 것을.

도끼날이 류신의 몸체만 한 도끼가 날아들었다.

도끼지만 방패로 사용해도 될 정도의 거대한 날이 바람을 가르며 빠르게 쇄도했다.


쩡!


무언가 쪼개지는 소리가 들렸다.

동시에 이기만의 몸이 십여 미터나 떨어진 곳으로 나가떨어졌다. 하지만 류신은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을 뿐이었다.


“으- 으-”


이기만이 머리를 흔들며 몸을 일으켰다.


“오! 일어나는 거야? 그대로 기절하지 않은 건 칭찬해 줄게.”


류신이 비아냥거렸다. 이기만이 힘겹게 일어나 류신을 노려봤다. 그런데 류신을 노려보는 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자신의 거대한 도끼가 류신의 손에 들려 있었다. 그것도 손잡이가 아닌 날 부분을 맨손으로 잡고 있었다.

누가 봐도 엄청난 위력으로 휘두른 도끼를 맨손으로 잡아낸 류신이었다.


“신성한 도끼라며? 별거 없는데? 도대체 어디가 신성하다는 거야?”


류신이 도끼를 시큰둥한 표정으로 이리저리 살펴봤다. 그런 류신의 행동에 이기만이 인상을 구겼다.


“내 도끼 내놔!”


지금 이기만은 자신이 날려진 것에 대한 창피와, 자신의 도끼를 류신이 들고 있다는 것에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 그런 이유로 현재 벌어진 일의 원인을 따질만한 정신이 아니었다.

무조건 도끼를 돌려받고 뭉개진 자존심을 회복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러나 주변의 다른 사람들은 류신의 위력을 두 눈으로 보고 제대로 실감한 상태였다.


“도끼를 달라고? 내가 연못에 사는 산신령이라도 되냐? 왜 나한테 금도끼 은도끼도 달라고 하지?”


류신이 웃으며 도끼날을 쥐고 있는 손에 힘을 주었다.


끼기기긱-


무언가 뒤틀리는 소리가 불길하게 들리기 시작했다. 두꺼운 도끼날이 그대로 류신의 손힘에 휘어져 갈라지고 깨지기 시작했다.


“아, 안 돼!”


쩌억! 쩡!


이기만이 달려들었지만 이미 늦고 말았다.

거대한 도끼날이 완전히 박살 난 채 바닥으로 파편이 떨어졌다.


이기만이 멍하니 멈춰선 채 바닥에 흩어진 도끼의 파편을 바라봤다. 그의 몸에서 분노의 기운이 흘러나왔다.


“이 죽일 놈! 네 놈을 갈가리 찢어주마!”


이기만이 류신을 향해 달려들었다.

류신이 도끼를 맨손으로 부쉈다는 것을 그는 생각하지 못했다. 오로지 자신의 도끼가 부서진 것에 대한 분노만이 가득했다.

주변에서도 누구 하나 이기만을 말리지 못했다. 그렇게 이기만이 류신에게 달려들었다.


이기만의 주먹에 무시무시한 기운이 맺히더니 그대로 류신을 향해 휘둘렀다. 류신은 그 순간에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뻑!


무언가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흉흉한 기운이 불어오는 바람에 흩어지듯 사라졌다.

고요함이 주변을 가득 채웠다.

이기만은 류신 앞에 서 있었다. 그의 몸에 가려 류신의 몸은 뒤에서는 보이지도 않을 정도였다.


이기만이 조금 움직였다. 그러나 그것은 그의 의도가 아니었다.

그의 몸이 미끄러지듯 스르륵 옆으로 쓰러졌다.


쿵!


이기만이 쓰러지는 소리가 주변에 들릴 정도였다.

그는 의식을 잃은 채 바닥에 쓰러져 움직이지 않았다.


“걱정 마. 죽은 건 아니니까.”


류신의 말에 긴장한 경비대원 모두가 다시 무기를 들어 올렸다. 순간 경비대 부대장의 입에서 드디어 명령이 내려졌다.


“사격!”


경비대가 들고 있는 화기에서 불을 뿜기 시작했다.

그들이 사용하는 총은 그냥 총이 아니었다. 마력을 담은 총알을 사용하는 대 몬스터용으로 개발된 화기들이었다. 인간의 기술력이 만든 무기였고, 일반인도 몬스터와 싸울 수 있게 만들어준 무기였다.

일제히 불을 뿜은 경비대의 화기가 류신을 향해 날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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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기회를 주마 23.05.28 1,320 16 13쪽
25 류테크 23.05.27 1,325 18 13쪽
24 새로운 국장 23.05.26 1,423 20 12쪽
23 바벨탑의 봉인 +1 23.05.25 1,403 22 13쪽
22 암시장 23.05.24 1,548 20 13쪽
21 신을 만나야 하는 이유 23.05.23 1,880 22 13쪽
20 세상의 중심 +1 23.05.22 1,753 22 12쪽
19 먹어도 돼 +1 23.05.21 1,759 24 12쪽
18 떼어내 줄게 23.05.20 1,781 20 13쪽
17 여긴 내 구역이야l 23.05.19 1,799 25 12쪽
16 죽음을 내릴 존재 +1 23.05.18 1,835 26 12쪽
15 내가 데려간다 23.05.17 1,915 24 13쪽
14 간보지 마 23.05.16 2,069 27 13쪽
13 쇼고스 +1 23.05.15 2,269 37 13쪽
12 삼자대면 +1 23.05.14 2,436 35 12쪽
11 세계수를 지키는 존재 +4 23.05.13 2,457 37 12쪽
» 세계수는 내가 갖는다 23.05.12 2,501 35 12쪽
9 내 집에서 다 꺼져 23.05.12 2,533 36 12쪽
8 여기가 집이다 +1 23.05.11 2,634 35 13쪽
7 왜 여기에? 23.05.11 2,619 40 12쪽
6 사막 한가운데(2) 23.05.10 2,684 35 11쪽
5 사막 한가운데(1) 23.05.10 2,824 36 13쪽
4 마지막 귀환자 +1 23.05.10 3,035 47 13쪽
3 변해버린 지구 23.05.10 3,576 40 14쪽
2 여기가 집이라고? +2 23.05.10 4,042 47 13쪽
1 프롤로그 +2 23.05.10 4,903 5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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