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토리얼 보스가 탈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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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Sn50
작품등록일 :
2023.05.10 17:42
최근연재일 :
2023.11.01 19:20
연재수 :
1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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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434
글자수 :
637,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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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16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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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어떻게든 해봐!

DUMMY

환영의 숲 중앙에서 멀찍이 떨어진 장소.

사방에서 느껴지는 큰 진동에 유저들이 숙덕거리고 있었다.

유저들은 견왕의 승리를 위해 노력 중이었다.


“저쪽도 도착한 것 같네.”

“이야, 설마 싶었는데 진짜 말한 대로 되네. 이거 되는 날이다. 이제 버티기만 하면 되는 거지?”

“맞아. 그것도 우린 상황만 전달하면 끝이고.”

“이렇게까지 해줬는데 이기겠지?”

“당연하지. 이거 지면 사람 아니다.”


그렇게 대화하는 것도 잠시.

주변에서 일어난 사건에 바쁘게 대응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유인한 장군들은 어때?”


“헐레벌떡 뛰어오고 있대. 이쯤 되면 이상한 걸 눈치챘겠지.”


순진한 걸까. 아니면 멍청한 걸까.

후왕의 장군들은 협력자인 태하의 말을 철석같이 믿었으며.

태하의 거짓말에 속은 그들은 자신들이 머물렀던 멀쩡한 구역에서 엉뚱한 지역으로 이동해 있었다.


“그럼 계획대로 하는 거지? 그렇게 전달한다?”


“그래, 얼른 신호나 드려라.”


“오케이. 아. 아. 여보세요?”


연락책을 맡은 유저가 통신구를 작동했다.


“곧 있으면 적이 보일 겁니다. 다들 위치 사수해주세요.”


- 알겠네.

- 걱정하지 말도록.


장군들이 중앙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사도들이 몸을 숨기고 있었다.

사도들의 역할은 중앙으로 가는 장군들을 막는 것.

장군에게 두 명씩, 태하의 언급으로 그중 가장 강한 장군에겐 나머지 세 명이 붙었다.

장군을 제압하는 건 힘들어도 발목만 잡는 일이라면 그리 어렵지 않을 일이었다.


‘알아서들 척척이군.’


리안은 구석에 가만히 서서 그들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그도 참전할까 싶었지만.

사도들의 앞에선 전력을 발휘하지 못할뿐더러, 여러 곳에서 만류했기에 자리를 지키게 되었다.


‘그래도 내가 이곳의 구심점이란 거겠지.’


이후 혹시 모를 돌발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그는 임시로 갖춰진 세 방향의 사령부 중 북쪽에 남았다.

이대로라면 견왕 세력이 이길 터.

다소 무리한 계획이었지만 사도가 적극적으로 싸워주면서 안정되었다.


“싸움하는 거 보고 싶은데, 구경할 수 없나?”

“목숨 걸면 가능할 듯.”

“괜히 방해되니까 하지 마라. 응?”


사령부의 유저들이 심심해하며 담소를 나누는 사이.

시간이 흐르고 가장 격전을 벌이던 중앙의 전투 소리가 사그라들었다.


“견왕이 이긴 것 같네.”

“벌써? 뭐야 사실 견왕이 더 강했던 거 아냐?”

“멍청아, 1:4 잖아. 감안해야지.”


너무 순조롭게 진행되어 위기감이 사라진 탓일까.

아직 이벤트가 완료되었다는 알림이 뜨지 않았는데도 유저들은 마치 끝난 것처럼 굴었다.


* * *


몸과 목이 분리된 분신과 배에 커다란 구멍이 꿰뚫린 분신.

그리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구석구석 난도질당한 분신까지.

후왕의 분신들은 견왕의 장군들 손에 차례차례 쓰러져나갔고.

동시에 후왕의 허세도 끝났다.


“크윽, 하아, 역시 안되네.”

분신술은 소수를 압박할 때 위력적인 기술.

한데 현재 머릿수를 채우는 용도로밖에 쓰이지 못했으며.

주력 기술을 낭비한 채 싸웠으니 결과는 굳이 보지 않아도 쉽게 예측할 수 있었다.


“...네 승리다.”


기운이 다해 변신마저 풀린 후왕은 수인의 형태로 힘없이 읊조렸다.

그의 몸 곳곳에 보이는 상처와 흔적에 반해, 견왕의 외견은 말끔했다.


속수무책.

그들의 전투가 매우 일방적이었던 걸 쉽게 유추할 수 있었다.


“대장, 이거 맞아요? 뭔가 예상과 많이 다른데요?”


인간형으로 모습을 바꾼 여우 수인이 가볍게 손을 털었다.

그녀를 포함해서 장군들은 하나같이 표정을 찌푸리고 있었다.


‘왜 이겼지?’


모두가 같은 의문을 느꼈고.

도저히 찝찝한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

그건 견왕 역시 마찬가지였다.


‘침입을 대비한 것도 아닌데, 부하들은 대체 어디로 보낸 거지?’


후왕이라면 무슨 꾀를 부리고 있을 줄 알았는데.

그가 기대한 반전은 없었다.


“우릴 너무 무시했군. 방심한 건가, 아니면···. 이게 너의 최선이었나.”


시체처럼 아무런 이채가 없던 견왕의 눈에 불꽃이 튄다.

그가 진심으로 분노했다.


“이런다고 내가 더 살고 싶어 할 것 같아?”


물론 후왕은 그의 발언이 가소로울 뿐이었다.


“어울리지 않게 끝까지 시치미를 떼네.”


재미없는 농담을 들은 것처럼 시니컬한 표정을 짓는 후왕.

그가 허탈한 심정을 토해냈다.


“적당히 해. 죽는 순간까지 네 심정을 헤아려 줘야겠어?”


“...”


견왕은 다시 입을 다문다.

무슨 소릴 하는지 전혀 모르는듯한 표정이다.


“협력자 꼬드겨서 이겼는데, 왜 내가 오만해서 졌다는 듯이 구냐. 그건 좀 기분 나쁘네.”


구차하게 변명하고 싶지 않았지만 후왕은 조롱을 참기 힘들었다.

사과를 기대한 건 아니었지만 그들도 생소한 반응이 나왔다.


“...대장, 저희 뭐 했어요?”


여우 수인이 뺨을 긁적이며 물어도.

견왕은 여전히 영문모를 눈빛이었다.

후왕은 그제야 오해했다는 것을 파악했다.


‘정말 모른다고?’


확실히 견왕이 쓸만한 수법이 아니긴 했다.

하지만 태하는 아무런 대책도 없이 그를 배신할 인물이 아니다.

정황상 견왕이 아니라면 누가 그를 회유했단 말인가?


“...네가 아닌 다른 이에게 회유당한 소리겠네.”


차라리 견왕에게 회유당했다며 억울하지나 않았을 텐데.


후왕은 한탄스러움에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태하를 죽이 잘 맞고 실력도 받쳐주는 괜찮은 친구라고 생각했었는데.

보기 좋게 배신당하고 말았다.


“어쨌든 오해해서 미안하다.”


뭐가 되었든 간에 현실은 변하지 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래도 상대는 아무런 것도 모르는 상태로는 끝나는 건 억울했기에.

그들에게 진상을 알려주었다.


“이 쓰레기 같은 녀석들···!”


시종일관 멍했던 남성이 마치 자신이 배신당한 것처럼 매우 격하게 반응했다.


“그것들을 당장 죽여야 합니다!”


“진정해. 그건 대장이 결정할 사항이니까.”


장군들은 견왕의 발언을 기다렸지만.

긴 시간 동안 그는 아무런 말 없이 우두커니 서 있었다.


“음, 대장···?”


조심히 묻는데 서슬 퍼런 눈동자와 마주쳤다.

모두가 숨을 죽이고 견왕을 예의주시했다.


“...기분 나빠서 안 되겠군. 전쟁은 무효다.”


그는 멋대로 세력전을 철회했고 다짐했던 본인의 죽음조차 유예했다.


“전 좋아요.”

“그러길 원하신다면.”

“당장 그 배반자 놈들부터 죽여버립시다.”


견왕의 말에 각자 긍정적으로 대답한다.

사실 그의 결정이면 뭐든지 따랐을 것이다.

견왕의 명령이라면 불구덩이까지 몸을 던질 존재들이었으니까.


“저기 있는 녀석들은 전부 정리하고 와.”


분노로 눈이 뒤집힌 견왕은 뒷사정 따위 생각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은 리안, 신의 사도, 모험가 연합에겐 아주 좋지 않은 일이었다.


* * *


“이쪽으로 가고 있는데?”


“빨리 골리앗 보내라고 해!”


“하”


조용한 듯하더니만 갑작스럽게 움직이는 장군들.

유저들은 그들의 움직임에 맞춰서 분주하게 움직였다.


“새꺄, 넌 가만히 있지 말고 빨리 연락 넣어!”


“알았어, 알았다고!”


유저의 다그침에 통신병이 구시렁거리며 통신구를 붙잡았다.


“크흠, 저기 사도님들?”


- 큭! 후우, 무슨 일인가?


사도들은 장군과의 전투가 한창이었다.

전투 중에 미안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장군의 행동은 꼭 전달해야 하는 소식이었다.


“장군들이 움직입니다. 개가 원숭이를 죽인 것 같은데, 거기 있으면 위험하실 겁니다.”


생각보다 굼뜬 행동.

견왕의 세력이 승리를 만끽하나 싶었지만.

곧바로 연합의 예상대로 후왕 쪽 장군들을 확인하러 나섰고.

사도들이 자리에 머물렀다간 그들에게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모른다.


- 알았네. 물러나도록 하지.


사도들은 서둘러 전투를 중단, 이탈하여 몸을 숨겼고.

얼마 뒤 유저들은 다 같이 장군을 맞이했다.


“안녕하세요. 저흰 음 그러니까···.”


유저는 뭐라 소개할지 할 말이 궁했다.

도착할 골리앗을 기다리는 찰나.


“이 쓰레기 놈들!”


남성이 가타부타 말도 없이 주먹을 휘두른다.

무방비하게 안면을 허용한 유저는 어떠한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즉사했다.


“다음!”


장군의 급발진에 유저들은 당황하면서도 무기를 드는 걸 망설였다.

그들로는 절대 장군을 이길 수 없다는 것도 있었지만.

살기등등한 기세에 순간 겁을 먹었다.


“야야, 잊었어? 우선 여기 얘들 무사한지부터 확인해야지.”


뒤이어 등장한 여우 수인이 그를 제지했지만.

그는 눈에 불을 켜고 유저들을 노려보다 가까운 인간에게 달려들기 바빴다.


“죽어라!”


“에휴. 그래 내가 간다, 내가 가.”


그녀는 한숨을 내쉬곤 발길을 돌렸다.

멀리서 몸을 숨긴 채 이를 엿보고 있던 사도 무리는 조용히 소근거렸다.


“이제 어떡할 텐가?”


“일단 그를 지켜봅시다. 정 안되면 퇴각하는 수밖에 없겠군요.”


여성 사도가 말하는 인물은 뻔했다.

골리앗, 그의 대응을 보고 결정할 예정이었다.

마음 같아선 중앙에 있을 후왕을 봉인하러 가고 싶었지만.

역습하기엔 상황이 만만치 않았다.


“어쩔 수 없군. 자칫 잘못하면 개죽음일 테니.”


오염군주의 봉인이 첫째이기는 하나.

그들의 생존 또한 매우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무사한지 확인한다고 했다. 어째서지?’


견왕은 후왕의 세력을 흡수할 생각인가.

어떻게 되어가는 상황인지 파악부터 해야 한다.


한편 사도들이 분위기를 살피는 사이.


“죽어! 쓰레기 놈들!”


장군의 학살은 계속되었다.

누구도 감히 막지 못했다.

그리고 그때 뒤늦게 연락을 받은 리안이 도착했고.


“어떻게든 해봐!”


‘이런 씹···!’


뒤에 서 있는 누군가가 리안의 등을 떠밀었다.


“너는···.”


이럴 때 내세우려고 리안을 끌어들인 것이니까.

그들은 리안이 어서 이들을 대변하기를 기대했다.


“뭐야?”


안타깝게도 장군은 리안을 기억하지 못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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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어디 한번 들어나 보자고 23.10.05 102 3 11쪽
104 다윗의 후손 23.10.04 105 3 11쪽
103 가일스 23.09.27 102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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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다시 찾아올게 23.09.25 102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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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인정 23.09.15 104 2 10쪽
98 척살령 23.09.14 100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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