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슬을 끊은 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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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숲을보다
작품등록일 :
2023.05.10 17:50
최근연재일 :
2023.07.11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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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07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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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야!

모두가 원하는 것!




DUMMY

압도적 힘을 가진 민주당은 음지로 손을 뻗기 시작했다. 보수와 진보의 힘이 동등했을 때에는 송지연의 능숙한 치세로 음지를 어찌할 수 없었지만 균형이 무너진 지금에는 눈치 볼 것이 없어졌기에 대놓고 힘을 나누기를 원했다. 싸워서 이득이 없다고 판단한 지연은 ‘백호’를 민주당에 넘기고, 독식을 막기 위해 ‘검독수리’를 보수에 넘겼다.

지연의 움직임에 지하세계의 반을 먹으려던 진보의 계획은 실패했고, 어쩔 수 없이 3분체제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 ‘검독수리’ 수장 이상명은 ‘백호’가 진보 넘어 갔다는 소식에 거의 절망했지만 지연의 결정으로 뜻밖의 기회를 잡게 된 것이다. 이제 둘은 하나가 될 수 없었고, 동지지만 적이었고, 적이지만 동지였다.

이상명과 유강성은 정계를 등에 업고 착실하게 기반을 넓혔고 한달도 채 되지 않아 송지연에게 반기를 들기 이전의 세력을 회복했고, 공공의 적인 황이혁에게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위기를 느낀 이혁은 지연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지연은 흔쾌히 이혁의 요청을 수락했다.

이혁은 자신을 총알받이로 쓰려는 지연의 속셈을 모르는 바는 아니었으나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음지는 전운이 감돌기 시작했고, 누군가 살짝 건드리기라도 하면 터질 것 같은 팽팽한 풍선과 다를 바 없었다.

진보는 ‘고’씨라 불리는 당내 최고의 전략가에게 ‘백호’의 일을 일임하도록 했고, 이에 맞서 보수도 ‘장’씨라 불리는 전략가를 불러 ‘검독수리’를 맡겼다. 호랑이가 날개를 얻은 격인 연합세력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했다.

························

“혹시 ‘장’씨와 ‘고’씨에 대해 아는 것이 있어?”

“잘 알지. 내 주요 고객들이야.”

“알고 있는 걸 다 말해줘.” 오늘도 류하는 현정이 있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략의 귀재들이야. 스스로를 삼국시대의 제갈량으로 칭하며 서로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난 영혼의 라이벌이기도 하고.”

“약점이나, 이간시킬 정보 같은 것은 없어?”

“없어. 너무나 완벽한 인간들이야.”

“큰일이네··· 순수 실력만으로 싸워야 한다는 얘기인가?”

“그렇지. 확실한 것은 황이혁과 송지연을 무너트리기 전에는 둘은 절대로 싸우지 않을 것이라는 거야.”

“바보가 아닌 이상 그럴 일은 없겠지. 하지만 그렇다는 것은 둘 모두 서로를 경계하고 있다는 뜻이지···”

“그래, 아마 누구도 먼저 나서려고 하지 않을 거야. 충분한 준비가 되면 동시에 공격할 거야.”

“공격이 시작되면 매섭겠지만 그 전에는 시간이 있다는 것이고··· 음···”

“나··· 집에 가도 돼?”

“우리집?” 류하는 뜬금없는 질문에 당황했지만 생각할 시간을 벌기 위해 일단 되물었다.

“응.”

“술친구가 필요하긴 했어.”

“알았어. 저녁에 봐~” 현정의 밝은 목소리에서 정답을 말했다는 생각에 뿌듯함이 밀려왔다. 찰나에 뭔가 생각난 류하는 전화를 끊으려는 현정을 급하게 불렀다.

“잠깐, 잠깐만 아직도 그 일을 해?”

“뭘?”

“그거 있잖아. 세컨드···”

“하지. 그게 2번째로 큰 돈을 주는 사업이거든.”

“그 둘에게도 혹시 있을까?”

“장씨는 없어. 고씨가 있긴 한데 몇 년 전이라 아직 데리고 있는지도 몰라.”

“혹시 먼저 제안하기도 해?”

“내가?”

“응.”

“가끔? 엄청난 애가 하나 걸려들면 정보를 쫙 뿌리긴 해.”

“해줄 수 있을까?”

“왜? 스파이라도 심게?”

“응.”

“야. 그게 어디 쉬운 일이야? 예쁜 애를 구한다 쳐도 머리가 따라줘야 하고, 어느 정도 배짱도 있어야 하고, 또 수모를 참을 줄도 알고, 기회를 기다릴 줄도 아는 그런 사람을 단기간에 구한다는 것은 나는 물론 그 누구라도 가능하지 않아.”

“예쁘기만 하면 돼. 다른 건 필요 없고, 일반인의 지능만 있으면 쓸 수 있어.”

“그게 가능해?”

“한 번만 쓰는 거면 가능하기도 해.”

“··· 너 설마···?”

“포기하지는 않을 거야.”

“알았어.”

“고마워. 항상.”

“고마우면 알지?”

“?”

····································.

총선결과를 본 세주는 태위에 대해 묘한 질투심과 열등감 비슷한 것을 느꼈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빽’이 없고, 돈이 없으면 젊은 이들이 정계에 발을 들이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해서 그 ‘빽’을 만들기 위해 김성태를 이용했던 것이다. 하지만 태위는 보란듯이 불가능이라 생각한 것을 이룬 것도 모자라 많은 동료들도 그 꿈을 이루게 만들어 주었다.

해서 세주는 그 길이 틀렸음을,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해 보이고 싶었고, 그들보다 자신이 더 우월하다는 것을 인정받고 싶었다.

우선 밑을 닦아줄 사람을 얻기 위해 음지에 손을 뻗었다. ‘장’씨에게 찾아가 24시간을 무릎을 꿇고 사정사정해서야 최고의 정보상 박현정의 존재와 만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냈다. 곧바로 현정에게 찾아가 자신과 손잡을 것을 부탁드렸으나 매몰차게 거절당했다.

“정보상이 정보상인 이유는 그 누구의 편도 아니기 때문이에요. 이쪽 세계에 어떻게 발을 들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는 조심하세요.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을 수도 있으니까요.” 현정은 냉정하게 충고를 해주었다. 물론 마음에 걸리는 것이 없지는 않았지만···

“네. 감사합니다.”

거액을 주고 ‘제왕’에 대한 정보를 얻은 세주는 곧바로 하부조직을 찾아가 만나기를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거물급 의원도 아니고 일반의원의 보좌관이 만나고 싶다는 전갈을 받은 지연은 어이가 없었다.

“하하하, 알았어요. 데리고 오세요.” 한바탕 크게 웃은 지연은 스스로의 경솔함을 후회하도록 만들고 싶은 생각에 승인해주었다.

···

세주는 살벌한 분위기에 등골이 오싹하고, 오금이 저려 급격하게 화장실에 가고 싶었다. “저기 화장실에 좀···” 말을 일단 꺼내기는 했지만 자신을 바라보는 남자의 눈빛에 압도되어 끝맺지는 못했다.

한참을 기다렸지만 ‘제왕’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시간이 지날수록 공포가 밀려와 버티기 힘들어진 세주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다시 한번 용기를 내어 입을 열었다.

“화장실 좀···”

들었는지, 아니면 일부러 모른 척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는 표정을 한 남자는 앞만 바라보고 있었고, 세주는 살며시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내 거대한 압력과 악력에 어깨를 짓눌리며 다시 자리에 앉아야 했다. 이렇게 10시간을 더 기다린 세주는 참지 못하고 벌떡 몸을 일으켜 문으로 향했으나 명치를 강하게 얻어 맞고 바닥에 쓰러졌다.

고통으로 긴장의 끈을 놓은 탓에 바지는 젖어 버렸고, 수치심에 죽을 것 같았다. 세주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남자는 세주의 목덜미를 붙잡아 다시 의자에 앉히려 했고, 세주는 남자를 향해 주먹을 뻗었다. 허나 회심의 반격은 빗나가고 다시한번 명치를 가격당해 정신줄을 놓을 뻔했다.

세주는 밥도, 물도 먹지 못한 상태로 교대로 감시를 당하며 48시간을 고통받았다. 현정의 조언을 듣지 않고, 욕망 만으로 이곳에 발을 들인 것이 급격하게 후회될 즈음 다른 방으로 끌려갔다. 앉은 자리에서 지린 대소변으로 온 몸에 구린내가 진동하고, 말라버린 바지와 속옷은 꾸덕하여 걸음을 옮기기도 불편했고, 기운도 없었기에 목줄에 매인 개 마냥 끌려 나갔다.

남자는 세주를 어느 방에 데려다 주었고, 그 방에는 아무도 없었다. 물이 몹시 먹고 싶었던 세주는 간신히 몸을 일으켜 벽을 짚으며 제일 안쪽 창문에 있는 물이 담긴 꽃병을 향해 걸어갔다. 하지만 닿기도 전에 멈춰야 했다.

“그 물을 마시면 죽을 수도 있는데 괜찮으십니까?” 세주는 커튼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가 협박이 아닌 진심임을 알고 뒤로 물러났다.

“저를 찾아오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네··· 도움을 받기 위해서 입니다.” 세주는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간신히 대답했다.

“그래요? 말씀을 하시지···” ‘물어는 봤냐?’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대꾸하지는 않았다. 쓸데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잠자코 있었다.

“대가로 뭘 주실 수 있나요?” 남자도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할 말만 했다.

“돈을 드릴 수 있습니다.”

“돈이라면 되었습니다.”

“무엇을 드리면 될까요?” 세주는 자신이 필요 없다고 느끼면 죽일 것이라는 본능적인 느낌에 급하게 물었다.

“본인이 더 잘 알지 않을까요?”

“’보수당’을 드리겠습니다.”

“하하하!” 세주의 예상치 못한 답변에 지연은 크게 웃었다. 하지만 세주는 농담이 아니었다. 여기서 살아나갈 수만 있다면 뭐든 할 수 있었다.

“도움을 주시면 정말로 드릴 수 있습니다. 저는 무능력한 김성태도 의원에 앉혔습니다. 믿어 주십시오.”

“사실인가요?”

“네.”

“좋습니다. 그럼 6개월의 시간을 드릴 테니 신뢰의 표시로 김성태를 최고위원의 자리에 앉히십시오. 그럼 제가 팍팍 밀어드리겠습니다.”

“만약에 성공하지 못하면 어찌됩니까?”

“살아도 산 것이 아닌 인생을 살게 될 것입니다.”

“알겠습니다.”




길은 만들어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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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끝과 시작! 23.07.11 10 0 17쪽
45 '제왕'의 몰락! 23.07.08 15 0 9쪽
44 2차 전쟁! 23.07.07 15 0 11쪽
43 숙청! 23.07.05 16 0 9쪽
42 인간의 본능! 23.07.04 16 0 10쪽
41 진솔한 대화, 그리고 복수! 23.07.03 12 0 10쪽
40 차시환혼!(죽은 자를 살려내 적을 혼란에 빠트리다.) 23.07.01 13 0 11쪽
39 기약없는 이별 23.06.30 14 0 12쪽
38 시장 출마! 23.06.27 11 0 11쪽
37 차도살인(남의 손을 빌려 적을 죽이다.)! 23.06.26 15 0 11쪽
36 좌절과 도약! 23.06.23 15 0 12쪽
35 과거 23.06.22 20 0 18쪽
34 협상! 23.06.21 17 0 11쪽
33 본성은 드러나기 시작하고... 23.06.19 19 0 9쪽
32 무엇이 옳은가? 23.06.16 20 0 10쪽
31 협박! 23.06.12 25 0 9쪽
30 연환계! 23.06.11 17 0 9쪽
29 사간계(死間計) 고도의 속임수! 23.06.10 17 0 11쪽
28 1차 전쟁 23.06.09 20 0 9쪽
» 전야! 23.06.07 25 0 9쪽
26 꽃은 피어나고... 23.06.06 20 0 13쪽
25 불안! 23.06.05 24 0 11쪽
24 전조! 23.06.04 23 0 17쪽
23 선전포고! 23.06.03 28 0 12쪽
22 사랑은 독이 되고 23.06.03 24 0 9쪽
21 총명함과 날카로운 혀는 적을 궁지로 몰고... 23.06.01 25 0 10쪽
20 설전! 23.05.31 23 0 16쪽
19 법을 희롱하는 자들! 23.05.30 28 0 10쪽
18 삶은 본능인가, 의무 인가? 23.05.29 25 0 11쪽
17 누가 옳은가? +1 23.05.27 33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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