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자 출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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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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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0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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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7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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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화 팽가의 결단

DUMMY

219화 팽가의 결단



삼 공자 팽정량은 시운학에게 내쫓기듯 수천문을 나오게 되자 분통을 터트렸다. 수천문의 움직임을 살피고 오라는 명을 받고 나선 길이었는데, 수천문에서 본 것은 거창하게 지어진 빈 전각들뿐이었고, 나름 계책으로 데려갔던 팽하린도 아무런 소득 없이 빼앗긴 것과 다름이 없었다.


더구나 돌아가자는 자신의 말에 팽하린은 남겠다고 했다. 그것도 가주의 명이라 강변하며 돌아가면 오히려 벌을 받게 될 것이라 했지만, 삼 공자 팽정량의 생각에는 시운학 곁에 머물려는 수작에 불과했다.


시운학이 팽하린을 반겨 맞기라도 했다면 그나마 팽가에 도움이 되리라 여겨 넘어갈 수 있는 일이었지만, 삼 공자 팽정량이 보기에 시운학은 당소소와 혼례를 올려서인지 모르나 팽하린에게 눈길도 주지 않았었다.


수천문에 대한 정보를 얻기는커녕 오히려 가호 정세만 알려 주고 온 꼴이었고, 팽하린을 위해서였다지만, 팽가의 삼 공자로서 산왕들에게 볼모로 잡혔었던 것도 망신이라 여겨졌다.


명승고적을 돌아볼 생각은 멀리 사라졌는지 시전에 들자 마장에서 말을 구해 달렸다. 보름 넘게 걸릴 길을 불과 닷새 만에 돌아오자 팽가는 여전히 분주했다. 삼 공자 팽정량은 마침 조회 시간이라는 것을 알고 대원들에게 말했다.


“오가며 있었던 일은 함구하거라.”


“예, 삼 공자님.”


“오 조장은 나와 함께 대전에 들 것이니 혹시 묻더라도 유념해서 답해야 할 것이다.”


“예, 삼 공자님.”


삼 공자 팽정량이 대전에 들자 대전에서는 조회를 마치려는지 가주 팽수겸의 지시가 이어지고 있었다.


“가주님,

소자 다녀왔습니다.”


“자리에 앉거라.”


“예, 가주님.”


“다시 말하지만 상단주들은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될 것이다. 백호대는 상단의 요청에 빠르게 지원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전광대와 혼천대도 언제라도 지원에 나설 준비를 갖추거라.”


“예, 가주님.”


“오늘 조회는 이것으로 마칠 것이니 지시한 일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거라.”


“예, 가주님.”


조회를 마치자 상단주들과 대주들은 즉시 대전을 나갔다. 하인들이 들어와 자리를 정리하고 나자 가주 팽수겸이 삼 공자 팽정량에게 물었다.


“생각 외로 빨리 돌아왔구나.”


“아버님의 명을 받고 나갔으니 어찌 잠시라도 소홀히 하겠습니까?”


“그랬단 말이지? 그래 수천문은 어찌하고 있더냐?”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제법 크게 지어 놓은 전각들만 있었고 머무는 사람이라고는 시 대협 형제들 셋에 당소소와 당가에서 보낸 하인 십여 명뿐이었습니다.”


“시 대협은 만나 봤느냐?”


“예, 아버님.

수천문은 사람이 없어서인지 오히려 소자에게 강호 소식을 물었습니다.”


“뭐라 답했더냐?”


“소자도 아는 바가 없어 오 조장이 답을 드렸습니다.”


“모른다 하고 오 조장에게 대신 알리라 했다고?”


“복건과 절강 소식을 묻기에 그리했습니다.”


“뭐라 묻고 뭐라 답했느냐?”


“시 대협께서 묻기를 강남이 어지럽다 하는데 아는 것이 있느냐시기에, 사해방 놈들이 절강성, 복건성, 호남성, 강서성, 호북성까지 세를 넓히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


“시 대협께서 다시 피해가 클 것인데 어찌 소란을 잠재우지 않는 것이냐 물으시기에, 처음에는 단순한 사파의 일이라 가벼이 여겨 그리된 것이라 말씀드렸습니다.


게다가 놈들이 다른 사파들과는 달리 백성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아 아문의 도움을 받기도 어려워 그런 것도 있다 말씀드렸더니, 그래서야 사파라고 할 수 있겠느냐 하시더군요.”


“다른 말은 없었고?”


“시 대협께 남궁 세가가 사해방에 밀리고 있다고 말씀드렸더니, 사해방 놈들이 금정산에 모였던 놈들이고 남해섬으로 들어가 훈련하고 나온 놈들이라며, 지금의 광동 효친왕부와는 관련이 없어도 효친왕부에 뿌리를 둔 놈들이라 하셨습니다.”


“효친왕부는 조정에서도 이미 조사를 마친 일이니 더는 거론할 것 없고, 어찌하겠다는 말은 없었느냐?”


“소자가 묻기를 수천문에서 나서면 쉽게 해결되지 않겠느냐 했더니, 사해방은 곁가지에 불과하다며 수천문은 뿌리를 캐낼 것이라 했습니다만, 그 말은 결국 강호 무림이 해결하고 나면 나서겠다는 말이 아니겠습니까?”


팽가주 팽수겸은 팽정량의 말에 수천문을 좋게 말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무슨 말이 오갔는지 알아야 했기에 듣고만 있었던 것이었다.


“몸통은 효친왕부에서 나온 자들이고 사해방이 곁가지라 했다는 말이구나.”


“게다가 곁가지는 잘라 내도 다음 해가 되면 더욱 왕성하게 뻗쳐 나갈 것이라 하면서, 시 대협께서는 장강에서 금린어를 잡아야 한다는 알아듣기 어려운 말씀만 계셨습니다.


호남성은 당가에서 막아 낼 것이니 남은 안휘성, 강소성, 절강성, 복건성, 강서성을 오대 세가와 구파일방이 힘을 합쳐 쳐야 한다 했습니다. 그리고 무파의 움직임을 물으시기에 소식만 분주히 오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뿌리를 캐낸다고···, 장강의 금린어는 또 뭘 말하는 것이냐?”


“아버님께 말씀드리면 아실 것이라 하고 더는 말이 없었습니다.”


“알 것이라 했다.”


“예, 아버님.”


“허튼소리를 할 사람은 아니니···. 허나 장강에서 금린어를 잡는다니 아비도 알 수 없는 말이로구나.”


“아버님,

그리고 본 가에서 신야가 얼마나 멉니까? 첫날은 늦어 수천문에서 잠을 자고 나니 다음 날 조찬에서 지금 말씀드린 것들을 말하자 서둘러 전하라 하며 소자와 백호대원들을 쫓아냈습니다.”


“쫓아냈다.”


“말이야 급한 일이니 서둘러 돌아가 전하라 했지만, 모두 해야 한나절도 머물지 못했으니 쫓겨난 것이 아니라면 뭐겠습니까?”


“어찌 빨리 돌아왔다 했거늘 그런 사연이 있었구나?”


“그뿐이면 말씀도 안 드렸을 겁니다. 하린이에게 함께 돌아가자 했더니 기어이 남겠다 하지 않겠습니까? 그것도 아버님의 명이 있었다며 소자가 몇 번이고 가자 해도 듣지 않았습니다.”


“수고했다. 백호대가 가장 분주하게 움직이니 나가서 살피거라.”


“하린이는 소자의 명을 거역했습니다.”


“하린이가 말하지 않았느냐? 아비의 명이 있었다고 말이다.”


“예~ 어찌해서입니까?”


“수천문에 남았으면 하린이는 제 할 일을 다한 것이다. 그보다 오가며 있었던 일을 하나도 빼지 말고 보고서에 남기거라.”


“예, 아버님.”


삼 공자 팽정량이 불만스런 표정을 지으며 대전을 나가자, 그제서야 가주 팽수겸은 말없이 지켜보던 장로들에게 말했다.


“더는 늦출 수 없지 않겠소이까?”


대장로 녹우도 팽하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가주님,

남궁 세가는 아무리 어려움에 처한다 한들 도움을 받으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선 하남에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하남입니까?”


“무파들은 당분간 움직이려 들지 않을 것입니다. 지켜보다 오대 세가가 도움을 청하기를 기다리겠지요. 그렇게 되면 무파에 내줘야 할 것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대장로 말씀 알아듣겠소이다만 하남 어디에 자리를 잡는다는 말씀이시오?”


“무파가 꺼려하는 곳이 있지 않습니까?”


“무림맹을 말씀하신 것이오?”


“그렇습니다.”


이 장로 팽감겸은 무림맹은 아니라 여겨지자 반대했다.


“가주님,

무림맹과 본 가가 협력하게 되면 나중에 무파에서 말이 나올 것입니다.”


“무파가 지금은 버려두고 있어도 본 가가 무림맹과 협력하면 막으려 들 것이라는 말씀이시오?”


“이미 버려진 무림맹을 택하느니 차라리 소림에 도움을 청하시는 것이 맞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무파들은 그동안 힘을 키워 왔습니다. 어느 한 곳 약한 곳이 없습니다.


그러니 지켜보다 오대 세가의 힘이 약해지면 나서려는 것이지요. 무파들은 남궁 세가를 시작으로 오대 세가가 무력을 잃어 가는 것을 즐기고 있을 것 아니겠습니까? 소제의 생각으로는 무파가 나올 때가 그리 머지않았다 여겨집니다.”


“그 말씀은 오대 세가가 사해방 하나 쳐내지 못할 것이라는 말씀이신 것이오?”


“남궁 세가를 보시면 아실 것 아니십니까? 본 가와 제갈 세가 황보 세가에서 도움을 주겠다고 했지만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오대 세가는 천하 어디서나 경쟁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힘을 합치기 어렵다는 말씀이고, 처음 절강에서 시작되었지만 지금은 강남 여섯 성이 모두 넘어갔습니다. 사해방 놈들이 백성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니, 각 아문에서도 움직일 명분이 없어 세가들을 도우려 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사해방을 돕고 있다 말씀드려야 할 것입니다. 그러니 하루라도 빨리 무파를 끌어내기 위해서라도 허울만 남은 무림맹이 아니라, 소림을 끌어들여 무파들을 움직이게 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사 장로께서는 어찌 생각하시오?”


“소제의 생각에는 정량이가 한 말에 답이 있다 여겨집니다. 강남 여섯 성 가운데 호남성은 당가가 막아 낼 것이니 남은 곳만 처리하면 된다 하지 않았습니까?”


“그리 말한 것 같기는 하외다만, 그것과 지금 말하고 있는 것이 상관있다는 말씀이시오?”


“비록 호남성에 국한한 것이지만 당가의 무력이 남궁 세가를 넘어선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오히려 한참 못 미친다 보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시 대협은 호남성은 당가가 막을 것이라 단언한 것 아닙니까?


남궁 세가보다 무력이 약한 당가가 사해방을 막을 수 있다는 말은 누군가 도움이 있을 것이라는 말이고, 그 누군가야 깊이 생각할 것도 없이 영주 설가장에 머물고 있는 장왕 사마 대협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사 장로 말씀은 우리도 사왕 가운데 한 분인 유 대협이 머물고 있는 무림맹과 손을 잡아야 한다는 말씀이시구려?”


“예, 가주님.

수천문은 본진을 비웠다 했고 시 대협께서는 당분간 나서지 않으신다 하셨는데 호남성은 당가가 막을 것이라 단언한 것은 그곳에 사마 대협이 계시기 때문이라 여겨집니다.


그러니 본 가가 하남에 자리를 잡고자 한다면 당연히 수천문 사람인 창왕 유성 대협이 머무시는 무림맹이어야 한다고 말씀드린 것입니다. 무파가 나온다 한들 유 대협께서 무림맹에 남아 계신다면 함부로 하긴 어려울 것입니다.”


“이 장로께서는 사 장로의 말씀을 어찌 생각하시오?”


“남궁 세가에도 화경의 고수가 있지만 막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파도 말은 내지 않고 있어도 오랫동안 힘을 길러 왔으니 모를 일 아니겠습니까?”


“그 말씀도 일리가 있소이다. 허나 수천문에는 시 대협이 있지를 않소이까?”


“장강에서 금린어를 잡겠다는 말을 이해하신 것인지요?”


“이해하지 못했소이다만 짐작 가는 것은 있소이다. 사해방을 곁가지라 했소이다. 그럼 본체가 따로 있다는 것이고 그 힘은 곁가지라 한 사해방에 비할 수는 없을 것 아니겠소이까?


지금의 효친왕부와는 관련이 없으니 효친왕부에서 나왔다고 했소이다. 결국 지금은 드러나지 않은 사해방이나 그 본체의 우두머리가 황족이라는 말이 아니겠소이까? 오대 세가나 구파일방이라 한들 황족을 쳐내지는 못하니 금린어를 잡겠다 한 말은 거기 있지 않을까 싶소이다.”


대장로 팽하겸이 놀라 되물었다.


“그 말씀은 사해방이 결국 반역의 무리라는 말씀이 아니십니까?”


“금린어를 풀어 본 것이니 그리들 아시고 지금 한 말씀은 어디서도 내지 마셔야 할 것이외다.”


“예, 가주님.”


“무림맹에는 어느 분께서 가시겠소이까?”


사 장로 팽태겸은 남아 있어 봐야 팽하린이 팽정량의 말을 듣지 않고 수천문에 남은 일로 말들이 많을 듯싶었고, 온갖 억측이 난무할 것에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파 오자 얼른 나서며 말했다.


“소제가 다녀오겠습니다.”


“그렇게 하십시오. 그리고 정량이가 아직 생각이 깊지 못한 것 같으니 백호 일 대를 내드릴 것이니 데리고 다니시며 잘 가르쳐 주시오. 협상이 잘 되면 무림맹에 백호 일 대와 남으셔도 좋을 것이오.”


“예, 가주님.

명을 받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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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 244화 신 무림맹 +3 24.09.14 356 8 12쪽
243 243화 세가주들의 한담(閑談) +3 24.09.13 326 9 12쪽
242 242화 떠나는 사람들 +2 24.09.12 356 10 13쪽
241 241화 되살아난 악몽 +2 24.09.11 370 12 12쪽
240 240화 갑론을박(甲論乙駁) +1 24.09.10 367 11 11쪽
239 239화 되돌아온 사해방 +3 24.09.09 375 11 12쪽
238 238화 대조기(大潮期) +2 24.09.08 372 11 13쪽
237 237화 계책난무(計策亂舞) +2 24.09.07 412 11 12쪽
236 236화 깨달음을 얻은 설호 +2 24.09.06 401 12 12쪽
235 235화 설호 +2 24.09.05 431 10 14쪽
234 234화 새 식구들 +2 24.09.04 428 11 13쪽
233 233화 명불허전(名不虛傳) +2 24.09.03 422 11 12쪽
232 232화 주객전도(主客顚倒) +2 24.09.02 423 11 14쪽
231 231화 풍운의 강호 +2 24.09.01 452 10 12쪽
230 230화 태풍 전의 고요함 +2 24.08.31 465 9 12쪽
229 229화 오대 세가의 패퇴 (2) +2 24.08.30 443 12 13쪽
228 228화 오대 세가의 패퇴 (1) +2 24.08.29 449 12 12쪽
227 227화 비서에 담긴 영약 +2 24.08.28 472 13 12쪽
226 226화 상가의 한계 +3 24.08.24 574 11 13쪽
225 225화 혈루(血淚) +2 24.08.23 540 12 12쪽
224 224화 남궁 세가의 패퇴 +2 24.08.22 549 11 13쪽
223 223화 귀령단 +2 24.08.21 522 11 13쪽
222 222화 하오문 +2 24.08.20 536 11 11쪽
221 221화 고집이 불러온 참화 +1 24.08.19 566 11 12쪽
220 220화 귀령대 +2 24.08.18 553 12 11쪽
» 219화 팽가의 결단 +2 24.08.17 550 11 12쪽
218 218화 몸에 새겨진 비서(秘書) +2 24.08.16 483 11 12쪽
217 217화 몸에 새겨진 비서(秘書) +2 24.08.15 465 9 12쪽
216 216화 몸에 새겨진 비서(秘書) +1 24.08.14 477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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