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자 출세기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당근파
작품등록일 :
2023.05.10 23:13
최근연재일 :
2024.09.14 13:02
연재수 :
244 회
조회수 :
654,059
추천수 :
5,944
글자수 :
1,577,304

작성
24.08.20 13:16
조회
536
추천
11
글자
11쪽

222화 하오문

DUMMY

222화 하오문



대천검 제갈도진의 계책은 제갈 세가의 무력만으로는 사해방을 감당하기 어려우니 황보 세가의 무력을 이용해 시간을 벌고자 한 것이었다. 반혼장 황보신우라고 그런 속셈을 모를 리 없었지만 남궁 세가가 절강의 사해방을 치는 것을 지켜보며 움직이려는 계산이 서 있었으니 두 세가의 뜻이 모아졌다.


복건에서 입은 피해를 서둘러 정리한 건천 대주 제갈양수와 곤지 대주 제갈청신이 장로 제갈도진의 방으로 들었다.


“장로님,

다행히 당분간 거동하기 어려운 대원 둘이 있지만 남은 대원들은 움직이지 못할 정도는 아닙니다.”


“수고들 많았구나. 황보 세가와 함께 움직이기로 했지만 그렇다 한들 본 가는 서둘러 복건으로 들어야 하니 공을 세우려 너무 앞으로 나서는 일이 없도록 주지시키거라.”


“예, 명심하겠습니다.”


“우선 황보 세가가 대치하고 있는 포양호로 갈 것이나 그곳의 공략을 마치고 나면 본 가는 황보 세가와 갈라져 응담현으로 갈 것이다. 응담현을 치고 나면 바로 복건을 도모할 것이니 그리 알거라.”


“예, 장로님.”


“남궁 세가가 지금은 곤경에 처해 있다 하지만 남궁 세가의 무력이라면 절강의 다른 곳은 쳐내는데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나, 남경에서 달아났다는 주고가 머무는 주산진 군도를 치기는 어려울 것이야.


강서성의 동쪽을 치고 나면 황보 세가도 절강성으로 들게 될 것이고, 본 가 역시 복건성에 든다 해도 남쪽 현들을 그대로 둔 채 북쪽 현의 공략에 나서게 될 것이다.


결국 남궁 세가와 황보 세가 그리고 본 가가 절강성을 포위하는 형국으로 바뀌게 될 것인데 그때가 되면 본 가는 뒤에 남겨진 무리들을 막아야 하는 형국이 될 것이다.”


건천 대주 제갈양수가 물었다.


“장로님,

그렇게 되면 오히려 본 가가 포위된 형국이 아니겠습니까? 차라리 남쪽현들을 먼저 공략하고 나서 절강성으로 드는 것이 어떻겠는지요?”


“아직도 사해방이 어디서 나온 무리인지 모르고 있었더냐? 복건성을 모두 공략하고 절강성을 도모한들 우리 뒤에 광동성에 사해방 무리가 남아 있으니 오히려 넓은 지역에서 사해방을 상대해야 한다.


팽가나 당가가 광동성 무리들을 막아 주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다른 때 같았으면 서둘러 움직였을 두 세가가 무슨 일인지 움직이려 들지 않으니, 뒤를 남겨 두려면 복건성 무리들을 남겨 두는 것이 오히려 편하지 않겠느냐?”


“어차피 복건성 무리들을 치고 나면 광동성에 남은 놈들이 복건성으로 올라오지 않겠습니까?”


“그건 쉽지 않을 것이야.

광동성에 남은 무리들이 움직이면 황실은 효친왕부가 움직인 것이라 여길 것이고 그것은 반역이 아니겠느냐?


지금이야 사해방과 오대 세가의 상권 경쟁으로 여겨 황군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니 그리 쉽게 복건성으로 움직이지는 못할 것이다.”


“장로님,

어차피 광동성 무리들이 올라오지 못한다면 본 가 뒤에 사해방 무리들을 남겨 놓을 필요가 있겠는지요?”



“답답하구나, 서둘러 절강으로 들어가야 사해방 본진을 친 공로가 남지 않겠느냐? 부현의 사해방을 아무리 많이 쳐낸들 사해방 본진을 상대하지 않고서는 이번 전쟁에서 공을 내세우기 어렵다는 것을 모르느냐?”


“······.”


“다행히 대원들의 부상이 크지 않다니 황보 세가와 논의해 포양호 공략에 나서야겠다. 본 가가 황보 세가에 받은 도움은 그것이면 충분할 것이니 포양호 공략을 마치는 대로 본 가는 복건성을 도모할 것이니 그리들 알거라.”


“예, 장로님.”




광동성 하오문 총타에는 절강성과 복건성, 강서성에서 날아드는 특급 전언문이 이어지고 있었다.


“문주님,

앞으로 한 달은 포양호를 지키라는 사황성의 명이 내려왔습니다.”


“한 달입니까?”


“예, 문주님.

한 달만 포양호에서 막아 내면 그 안에 남궁 세가를 쳐내려는 것 같습니다.”


“제갈 세가와 황보 세가는 어찌하고 있다 합니까?”


“황보 세가의 주작 일 대가 포양호에서 대치하고 있고 남은 이 대도 머지않아 포양호로 몰려들 것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제갈 세가 역시 황보 세가와 함께 포양호로 움직일 것이라는 전언입니다.”


“거점을 옮기고 일이 마무리 지어질 동안 청부를 받지 말라 이르십시오. 황보 세가와 제갈 세가에 대해서는 귀령단의 움직임을 허락하겠습니다.”


“예, 문주님.

강소성과 복건성 거점에 즉시 명을 내리겠습니다.”


하오문은 기녀와 점소이, 도부꾼, 유녀, 광대, 도수, 걸인 등 강호에서 힘없는 이들이 모인 곳이지만, 나름의 무력을 갖고 있었으니 거점마다 한둘씩 배치돼 거점을 지키는 무리들이었다.


무력이라 해 봐야 강호 무림에서 이류 정도에 불과했지만, 하오문이 받아들인 청부를 해결하는 정탐꾼과 살수들이라고 봐도 좋을 무리들이었다. 무공이 약한 무리들이었지만 강호 무림에서 하오문의 귀수단을 무시하지 못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남창성 서문 시전 뒷골목에 자리한 육방(肉房)거리에 상인들로 보이는 한 무리가 찾아들었다. 한 사람이 양고기를 가르고 있던 육방 주인에게 시비조로 말했다.


“어찌 대가리는 보이지 않는 것이오?”


육방 주인은 흠칫 놀라면서도 상인들을 돌아보고는 이내 들고 있던 삭도를 도마에 내려치며 말했다.


“앞에 놓인 것이 대가리가 아니면 뭐란 말씀이시오?”


“그야 양 대가리고 개 대가리는 어디 있느냐 하지 않소이까?”


“개 대가리를 어찌 여기 와 찾는 것이오?”


“딱 봐도 양 대가리를 앞에 놔둔 것이 손님을 속이려는 것 아니오? 뭐 그리 사납게 볼 것 없소이다. 우리는 개고기를 사러 온 사람들이니 속이고 자시고 할 것도 없소이다.”


육방 주인은 상인의 말에 잠시 바라보다 육방과 붙어 있는 작은 골목을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는 오직 양고기만 파니 헛소리는 마시고 개고기를 사시려거든 저리들 가시오. 개고기를 파는 곳은 거기 있소이다.”


상인은 양 대가리를 잡고는 머리 방향을 틀어 육방 주인을 향하게 놓고는 육방 주인이 가리킨 좁은 골목으로 들어갔다. 상인들이 모두 골목 안으로 들어가자 육방 주인은 잠시 더 머물다가 점원에게 잡고 있던 양고기를 내주고는 슬그머니 골목으로 들어갔다.


“남창 접주 종가이올시다.”


“전언은 받으셨지요?”


“빠르면 오늘 늦어도 내일은 움직인다 들었소이다.”


“상관없소이다. 우리야 놈들이 포양호에 이르지만 못하게 하면 되니 오늘 나가든 내일 나가든 상관없소이다만, 황보 세가와 제갈 세가를 모두 합쳐 몇이나 되는 것이오?”


“황보 세가 주작대 절반은 이미 포양호로 나가 있으니 백이 조금 못 되고, 제갈 세가 역시 부상자들을 빼면 건천대와 곤지대 모두라 해도 백오십에 불과할 것이오.”


“복건에서 당한 놈들은 이곳에 남겨 둔다는 말씀인 것이오?”


“아직은 회복되지 못했다 하니 남겨 두지 않겠소이까?”


“장로 둘과 대주 셋은 조심하셔야 할 것이외다.”


이야기하는 중에 누군가 골목으로 들어오는지 벽을 긁는 소리가 들려왔다. 상인들이 골목 입구를 바라보자 육방 주인이 말했다.


“우리 아이이니 염려하실 것 없소이다.”


잠시 후 점원이 들어와 육방 주인에게 말했다.


“황보 세가와 제갈 세가 모두 성을 나갔습니다.”


“모두라면 의원에 있던 놈들까지 모두 나갔다는 말이냐?”


“예, 한 명도 남기지 않고 모두 나갔다는 전언입니다.”


“나가 보거라.”


점원이 나가자 육방 주인은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상인들을 바라봤지만, 상인들은 앞서 말한 대로 상관없다는 표정이었다.


“어디로 먼저 전언을 넣어야 하오?”


“차라리 잘되었소이다. 이곳에서 일을 만들면 거점을 버렸어야 할 것인데 놈들의 무리가 크니 포양으로 가는 길에는 성이 없으니 지나는 길에 있는 작은 객점에는 들지 못하고 노숙을 하게 되지 않겠소이까?”


“노숙을 하게 되면 경계가 심하지 않겠소이까?”


“그야 우리들의 일이니 접주께서 신경 쓰시지 않아도 될 것이오.”


상인들은 남창성 북문을 나와 걸음을 재촉했다. 무인들이라 하지만 부상자까지 딸려 있으니 빠르게 움직이지 못하리라는 계산이 있었으니 서둘러 따라가지 않고 멀리 떨어져 움직이며 기회가 오기만 기다리려는 것이었다.


남창을 나와 오십여 리쯤 지났을 때 작은 마을 건너편 들판에 노숙을 준비하는 무리가 보였다. 상인들은 즉시 가던 길을 멈추고 숲으로 들어갔다. 입고 있던 상인의 옷을 벗어 뒤집으니 화려해 보였던 겉과는 달리 안은 검은 색으로 돼 있었고 줄줄이 매달린 끈으로 단단히 조여 매니 암습하기에 알맞은 경장으로 바뀌었다.


귀령단이 살펴보니 이미 식사를 마친 듯 잠자리를 만들고 있었다. 숙영지 주위로는 귀령단이 있는 곳 말고는 숲조차 없는 광활지였다. 습격을 두려워해서라기보다는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머물 수 있는 곳을 택한 듯 보였다.


“오늘 밤은 어렵겠소이다···.”


“저기 보면 물길이 좁고 약하지 않소이까?”


“좋은 생각이로소이다. 서두르면 가능할 듯 보이니 다녀오시오.”


“귀한 약물만 허비하지 않도록 신호를 주시오.”


“멀리 떨어진 부엉이 소리 한 번이오.”


“알겠소이다.”


귀령단 두 사람이 왔던 길을 되돌아 달려갔다. 마을로 드는 물길 상류에서 설사약을 내려보내 솥을 닦고 있는 무리들의 솥에 설사약이 묻도록 하려는 것이었다.


오늘 밤이야 무사하겠지만 설사약이 묻은 솥으로 내일 아침을 지어 먹고 나면 모두는 아니라도 분명 설사를 하는 사람이 나올 것이니 앞으로 나가는데 어려움이 따를 것이었다.


들릴 듯 말 듯한 부엉이 소리가 나자 상류에 이른 두 사람은 물에 설사약을 흘려보냈다. 이런 일이 쉬울 것 같아도 지켜보는 사람과 약을 푸는 사람 사이에 호흡이 맞지 않고서는 성공하기 매우 어려운 일이었지만, 이들은 여유롭게 일을 마치고 돌아왔다.


다음날 이른 아침을 마치고 출발한 황보 세가와 제갈 세가 무인들 가운데 몇이 뒤로 쳐졌다. 몇 걸음 떼지 못하고 연신 설사를 해 대니, 대열을 따라 움직이기 어려워 뒤에 남겨진 것이지만, 두 세가에서 모두 설사 환자가 나온 탓에 누가 잘못해 벌어진 일이라 책임을 묻지 못하고 진정되면 서둘러 따라오라는 말과 함께 남겨진 것이었다.


“겨우 서른넷뿐이로소이다.”


“출발한 놈들 가운데서도 떨어지는 놈은 나오지 않겠소이까?”


“그 말씀은 놈들이 오늘은 멀리 가기 어렵다는 것이 아니오?”


“저놈들은 어찌해야 하오?”


“비실거려도 우리가 상대할 수 있는 놈들은 아니올시다. 놈들이 포양호에 도착하는 것을 최대한 늦추라는 지시였으니 앞서간 놈들을 막는 것이 먼저이니 서두르시오.”


황보 세가의 주작대와 제갈 세가의 건천대, 곤지대는 시간이 지나며 설사하는 대원들이 늘어 가자 얼마 가지 못하고 다시 숙영지를 꾸려야 했다. 제갈도진은 나름 알고 있는 방법으로 설사하는 대원들을 살폈지만 앞선 숙영지의 물 때문이라는 것 말고는 달리 이상함을 찾아내지는 못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이 떨어진 대원들도 너무 늦지 않게 숙영지로 찾아들었고, 여전히 설사가 멈추지는 않았어도 증세가 악화되지 않는 것에 황보 세가와 제갈 세가 장로들은 하루가 늦어졌지만 안도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대공자 출세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추석 연휴 잘 보내시고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1 24.09.14 94 0 -
244 244화 신 무림맹 +3 24.09.14 357 8 12쪽
243 243화 세가주들의 한담(閑談) +3 24.09.13 326 9 12쪽
242 242화 떠나는 사람들 +2 24.09.12 357 10 13쪽
241 241화 되살아난 악몽 +2 24.09.11 370 12 12쪽
240 240화 갑론을박(甲論乙駁) +1 24.09.10 367 11 11쪽
239 239화 되돌아온 사해방 +3 24.09.09 376 11 12쪽
238 238화 대조기(大潮期) +2 24.09.08 372 11 13쪽
237 237화 계책난무(計策亂舞) +2 24.09.07 412 11 12쪽
236 236화 깨달음을 얻은 설호 +2 24.09.06 401 12 12쪽
235 235화 설호 +2 24.09.05 431 10 14쪽
234 234화 새 식구들 +2 24.09.04 429 11 13쪽
233 233화 명불허전(名不虛傳) +2 24.09.03 422 11 12쪽
232 232화 주객전도(主客顚倒) +2 24.09.02 424 11 14쪽
231 231화 풍운의 강호 +2 24.09.01 452 10 12쪽
230 230화 태풍 전의 고요함 +2 24.08.31 465 9 12쪽
229 229화 오대 세가의 패퇴 (2) +2 24.08.30 443 12 13쪽
228 228화 오대 세가의 패퇴 (1) +2 24.08.29 449 12 12쪽
227 227화 비서에 담긴 영약 +2 24.08.28 472 13 12쪽
226 226화 상가의 한계 +3 24.08.24 574 11 13쪽
225 225화 혈루(血淚) +2 24.08.23 540 12 12쪽
224 224화 남궁 세가의 패퇴 +2 24.08.22 549 11 13쪽
223 223화 귀령단 +2 24.08.21 522 11 13쪽
» 222화 하오문 +2 24.08.20 537 11 11쪽
221 221화 고집이 불러온 참화 +1 24.08.19 567 11 12쪽
220 220화 귀령대 +2 24.08.18 553 12 11쪽
219 219화 팽가의 결단 +2 24.08.17 550 11 12쪽
218 218화 몸에 새겨진 비서(秘書) +2 24.08.16 484 11 12쪽
217 217화 몸에 새겨진 비서(秘書) +2 24.08.15 465 9 12쪽
216 216화 몸에 새겨진 비서(秘書) +1 24.08.14 478 9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