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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0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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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화 떠나는 사람들

DUMMY

242화 떠나는 사람들



섬도 진걸이 서둘러 경사로 돌아가고 나자, 맹주 여시준은 즉시 무림맹 대원들을 연무장으로 모이라고 지시했다. 대원들은 구파일방이 무림맹으로 들어서고부터 하는 일이라고는 무림맹 정문 번을 서는 것 말고는 무인으로서 일이 없었다.


게다가 무림맹을 드나드는 사람들이 구파일방의 제자들이었으니, 출입하는 사람들의 신분을 확인하려 해도 복색을 보고도 감히 막아서는 것이냐며 밀쳐지거나, 심지어는 알아보지 못한다고 맞는 일도 빈번했었다.


그러면서도 온갖 심부름은 다 해야 했고, 시도 때도 가리지 않고 드나드는 무인들을 접대하려고 내오라는 식사와, 날마다 이어지는 연회 음식들을 요구하는 대로 내줘야 했다. 거기에 그들이 머무는 처소의 청소도 대원들의 일이었다.


맹주 여시준이 연무장으로 모이라고 하자 그동안 쌓인 불만이 터져 나왔다. 구파일방 제자들에게는 감히 대들지 못하고 몇몇은 불만을 말했다가 반죽음을 당한 일도 있었으니 불만이 쌓이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런 대원들을 연무장으로 모이게 한 사람이 맹주 여시준이라는 말에, 연무장으로 모여든 대원들은 그동안 맹주 여시준을 비롯한 맹의 중추들이 모두 처소에서 머물며, 대원들을 돌보지 않은 것에 불만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도 조장,

무슨 일인지 아시오?”


“난들 알겠느냐.”


일 조 도명오와 공승이 무슨 일로 모이라고 했는지 궁금해하는 동안, 각 조장들이 두 사람에게 다가와 오 조장 전어보가 말했다.


“더는 참을 수 없으니 맹주님께서 나오시면, 그놈들의 행패가 어떠한지 말씀드려야겠소이다.”


전어보가 말을 꺼내자 너도나도 할 말이 많다는 듯 불만을 쏟아냈다.


“말씀드린들 그놈들의 횡포를 막을 수 있겠소이까?”


“그럼 참고 넘어가자는 것이냐?”


“내 말은 맹주님이시라고 무슨 힘이 있으시겠느냐는 게지···.”


“맹주님께 맹을 나가라고 한다는데 혹시 그 일 때문이 아니오?”


“그럼 우리는 어찌 되는 것이오?”


“맹주님께서 나가시면 소생도 맹을 나가겠소이다.”


“그게 그리 쉬우면 아직까지 남아 있었겠소이까?”


“맹주전에서 모임을 가지셨다고 들었소이다.”


“그야 맹주님께서 맹을 나가시려고 인사하신 것 아니겠소이까? 여기 모이라 한 것도 그래서이고.”


맹주전에서 모임이 있었다는 말은 모두 듣고 있었다. 누군가 방금 한 말은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말이었으니 순간 서로를 바라보며 말을 잃었다.


“딱히 갈 곳은 없지만 맹주님께서 맹을 떠나신다고 하시면, 소생도 더는 맹에 남지 않겠소이다.”


“맹주님이나 다른 분들이야 구파일방이 자리를 내놓으라 하니 나가시는 것이지만, 우리들은 원한다고 해서 마음대로 맹을 나갈 수 없질 않소이까?”


“맹주님이 오시면 그 일도 말씀드리십시다.”


“맹에 남아 있어 봐야 그자들이 어디 우리를 무인으로 여기기나 하더이까? 하인이나 종도 우리들보다는 나을 것이외다.”


“쉬쉬하고 넘어가서 그렇지 벌써 달아난 놈들도 많소이다.”


“많기만 할까? 주방에 남은 숙수가 둘뿐이외다. 며칠 전부터 남은 놈들이 달아나지 못하게 지키지 않았으면 한 놈도 남아 있지 않을 것이오.”


맹주 여시준이 연무장으로 들어 비무대 위에 서자 대원들은 비무대를 둘러섰다. 맹주 여시준은 그런 대원들을 둘러보며 감회가 새로운지 잠시 하늘을 바라보다 말했다.


“갑자기 모이라 해서 궁금할 것이고 할 말도 많을 줄 아나 본 맹주의 말을 듣고 난 이후에 묻거라.”


“예, 맹주님.”


“구파일방이 들어오고 난 이후의 일은 모두가 잘 알고 있을 것이니 더는 거론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부터 본 맹주가 하는 말을 잘 듣고 대원들 각각의 뜻에 맞게 행하면 될 것이다.”


“······.”


“본 맹주와 맹의 군사, 총순찰, 훈련원주는 맹을 나가기로 결정했다.”


대원들이 소란스러워지자 맹주 여시준은 잠시 기다렸다.


“너희들 모두 오랫동안 무수한 고난을 딛고 본 맹주와 맹을 이끌어 왔으니, 본 맹주가 그들의 압박에 맹을 나가야 하는 처지에 놓여졌다 한들 어찌 너희들을 소홀히 하겠느냐?”


“······.”


“여기 수천문을 모르는 대원이 있느냐?”


맹주 여시준은 수천문을 모르는 대원들이 있느냐 묻고 대원들을 돌아보자, 거의 대부분은 알고 있었고 근자에 든 몇몇만이 모르는지 옆 대원들에게 묻고 있었지만, 모두 긴장한 탓인지 묻는 대원에게 답을 주기보다는 맹주 여시준만 바라봤다.


“대부분 잘 알고 있는 모양이로구나. 하기는 훈련 원주께서 수천문 제자시니 모른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지.”


“······.”


“본 맹주가 지금부터 하는 말은 절대 강요하는 말이 아니다. 너희들 스스로 정하거라. 어떤 결정을 한다고 한들 본 맹주는 너희들 뜻에 맞게 해 줄 것이다.”


“······.”


“모든 대원들에게는 본 맹주가 맹을 나서기 전에 삼 개월 치의 월봉과 원하는 곳으로 떠날 수 있게 노자를 내줄 것이다.


첫째 맹에 남을 대원들은 그대로 남아도 좋다. 맹에 남아도 앞서 말한 은자는 그대로 전해질 것이다. 물론 노자도 남거나 떠나는 대원 모두에게 똑같이 내줄 것이다.


둘째 수천문에서 너희들을 받아 주신다고 했다. 수천문에 들기를 원하는 대원들은 훈련 원주이신 은창 유성 대협과 하남성 신야현에 자리한 수천문으로 가면 된다.


셋째 총순찰 태우선 대협께서는 호남 지부로 가신다고 하셨다. 호남 지부는 호남성 성도 장사에 있으니, 태 대협과 호남 지부로 가려는 대원들은 내일 태 대협과 떠나면 된다.


넷째 위 세 가지를 택하지 않고 홀로 무림맹을 나가고자 하는 대원들은, 아무런 제재와 조건 없이 나갈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다.


남을 대원은 내일 아침 거처를 나오지 말고 그대로 머물거라. 수천문을 택한 대원들은 유 대협의 처소로 가면 되고, 호남 분타를 택한 대원들은 태 대협의 처소로 가면 된다. 이제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묻거라.”


“맹주님께서는 어디로 가십니까?”


“갈 곳은 정했다만 지금 말하기는 어렵구나.”


“장 군사님께서도 맹을 나가시는 것인지요?”


“당연하지 않겠느냐?”


“어디로 가시는지···.”


“그도 지금은 알려 주기 어렵다.”


“호남 지부로 가도 무림맹 대원으로 남는 것인지요?”


“태 대협과 지부장이신 소양검 육공설 대협의 뜻에 따라 정해지지 않겠느냐? 무림맹 분타로 남고 안 남고는 본 맹주가 정할 일은 아니지 싶구나.”


“수천문으로 가면 수천문의 제자가 되는 것인지요?”


“제자란 말이지? 그건 뭐라 말하기 어렵구나. 하지만 수천문에서 받아 준다고 하니 적어도 수천문의 문도가 아니겠느냐? 수천문에 속하게 되는 것은 맞으니 강호 무림 어디를 가거나 누구를 만나더라도 무시받는 일은 없을 것 같구나.”


지난 몇 달 사이 구파일방 제자들의 횡포와 무시, 맹 간부들의 무관심에 질려 달아난 대원들도 많았다. 달아난 대원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할 것도 없었고, 그 책임에서 맹주 여시준 역시 자유롭지도 못했다.


그럼에도 오랜 세월 함께한 대원들 대부분이 남아 있는 것에 맹주 여시준은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었기에, 더는 무시받지 않게 하고 싶은 마음에서 수천문으로 가면 무시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뒷말을 남겼다.


맹주 여시준은 대원들에게 각자 자신의 생각에 맞게 선택하고, 서로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연무장에 모인 대원들을 그대로 둔 채 대전으로 향했다.


미리 군사 장서유에게 맹을 떠나는 일로 맹주 여시준이 보기를 청한다고 알려 두었기에, 맹주 여시준이 대전으로 들었을 때는 구파일방 장로들이 모여 있었다. 맹주 여시준이 대전으로 들자 모두의 눈길이 맹주 여시준에게 모아졌다.


맹주 여시준은 대전 앞으로 가 아직 신임 맹주가 정해지지 않아 비어 있는 태사의에 앉았다. 그 모습에 장로들은 기세를 펼쳐 내며 은근한 노기를 드러냈지만, 맹주 여시준은 상관하지 않고 말했다.


“여러분들 모두가 기다리시던 때가 이른 것 같소이다.”


공동파 솔비수 나호연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우리가 언제 여 대협을 맹주로 여겼다고 그리 말씀하시는 것이오?”


맹주 여시준은 모두들 같은 생각이냐는 듯 둘러보고 말했다.


“나 대협께서는 소생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하셨더라도, 다른 분들께서는 이해하신 듯하니 말씀을 이어 가겠소이다.”


솔비수 나호연이 발끈하여 일어서려는데, 청성파 장로 천풍장 이길주가 잡고 눌러 앉히며 말했다.


“나 대협,

일단 뭐라 하는지 먼저 들어 봅시다.”


“흥~!”


“세가련은 주산진현에서 또 이번에는 남창에서 큰 피해를 입었소이다. 미리 막을 수 있었던 일이 아니었소이까?”


모두가 저간에 숨은 뜻을 충분히 이해했기에 외면하는 가운데, 청풍장 이길주가 붉어진 얼굴로 불쾌하다는 듯 말했다.


“하시고자 하는 말씀만 하시지요?”


“하기는 더 거론한다고 죽은 사람들이 살아 돌아올 것도 아니고, 공연한 분란만 일으키지 싶으니 이 대협 말씀대로 소생이 하고자 하는 말씀만 드리고 가겠소이다.”


“······.”


“방금 대원들에게는 소생을 비롯한 간부들 모두가 맹을 떠난다고 전했소이다. 그리고 대원들 역시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떠날 수 있도록 조치를 해 두었소이다.


맹에 든 사람들 모두가 무인이니 대원들이 모두 자리를 비운다 한들, 며칠 정도의 어려움이야 알아서들 해결할 것 아니겠소이까? 세가련이야 무너진 것과 다르지 않으니 빠르면 내일이라도 세가주들께서 이곳으로 들지도 모르겠군요.”


“······.”


“구파일방과 무수한 강호 무파들도 오대 세가를 비롯한 상가들도, 수십 년 동안 맹에 어떠한 도움도 준 것이 없소이다. 대원들 스스로 소채를 가꾸고 용병으로 나가 근근이 살림을 꾸려 왔지요.


그러니 맹에 남은 얼마 안 되는 재물은 대원들 모두에게 고르게 나눌 것이니 알고들 계시라고 말씀드리는 것이외다. 혹시라도 소생이 맹의 재물을 훔쳤다는 말이 나오지 않을까 싶은 노파심에서 말씀드리는 것도 있고요.”


“흥~ 몇 냥이나 된다고···.”


“그리고 태 대협과 대원들 가운데 일부가 장사 분타로 가겠다고 하고 있소이다. 장사 분타를 새로 꾸릴 무림맹의 호남 분타로 인정해 주실지 여러분의 뜻을 알고 싶소이다.


새로 꾸려지는 무림맹에 분타로 받아 주시겠다면 그대로 두면 될 것이고, 호남 지부를 따로 세우고 지금의 호남 분타를 무림맹에 받아들이기 힘드시다면, 호남 분타의 현판을 바꿔 달아야 하지 않겠소이까?”


화산파 청심장 도강렬이 소림 천수 대사와 귓속말을 나누고 말했다.


“태 대협도 그렇고 그곳에 계신 육 대협도 우리가 받아들이려면 자리를 내드려야 하니, 무림맹 분타로 인정하기는 어려울 듯싶소이다.”


“청심장 도 대협께서 그렇듯 분명하게 말씀해 주시니 감사드리겠소이다. 나가는 대로 여러분들의 결정은 그대로 태 대협께 전하겠소이다.”


들어야 할 말은 들었고 길게 마주하고 있을 사이도 아니었으니, 청심장 도강렬은 할 말을 다 했느냐 묻는 대신 어찌할 것이냐 물었다.


“준비하시는 데는 얼마나 걸리겠소이까?”


“이미 준비를 마쳤소이다. 날이 밝는 대로 맹을 나갈 것이오.”


“배웅은 하지 않겠소이다.”


“배웅이라니, 그 무슨 불편한 말씀을 다 하시오. 우리가 쓰던 자리는 깨끗하게 치우고 갈 것이니 그럴 리가 있을까 싶소이다만, 혹시라도 남기를 원하는 대원이 있거든 내치지는 말아 주셨으면 하외다.”


무림맹에 남겠다는 대원은 없었다. 석 달 월봉과 노자를 지급하고 나자 호남 분타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말에 노했는지, 도룡검 태우선은 따르는 대원들과 즉시 나갔고, 누구도 따라가지 않고 홀로 떠나겠다고 한 대원들도 뒤를 이어 나갔다.


남은 대원들은 모두 신야 수천문으로 가기로 정한 대원들이었는데 무려 백여 명이 넘었다. 맹주 여시준이 너무 많은 것에 염려가 되는지 은창 유성을 바라보자 은창 유성이 말했다.


“백 명이 아니라 천 명이라도 비어 있는 자리를 다 채우지 못할 것이니 염려하지 마십시오.”


복마권 여시준과 군자검 장서유는 은창 유성의 말을 그대로 믿지 않았어도, 은창 유성이 책임지지 못할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었으니, 뿔뿔이 흩어질 수 있었던 대원들 모두를 수천문이 받아 주는 것으로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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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 244화 신 무림맹 +3 24.09.14 356 8 12쪽
243 243화 세가주들의 한담(閑談) +3 24.09.13 326 9 12쪽
» 242화 떠나는 사람들 +2 24.09.12 357 10 13쪽
241 241화 되살아난 악몽 +2 24.09.11 370 12 12쪽
240 240화 갑론을박(甲論乙駁) +1 24.09.10 367 11 11쪽
239 239화 되돌아온 사해방 +3 24.09.09 376 11 12쪽
238 238화 대조기(大潮期) +2 24.09.08 372 11 13쪽
237 237화 계책난무(計策亂舞) +2 24.09.07 412 11 12쪽
236 236화 깨달음을 얻은 설호 +2 24.09.06 401 12 12쪽
235 235화 설호 +2 24.09.05 431 10 14쪽
234 234화 새 식구들 +2 24.09.04 429 11 13쪽
233 233화 명불허전(名不虛傳) +2 24.09.03 422 11 12쪽
232 232화 주객전도(主客顚倒) +2 24.09.02 424 11 14쪽
231 231화 풍운의 강호 +2 24.09.01 452 10 12쪽
230 230화 태풍 전의 고요함 +2 24.08.31 465 9 12쪽
229 229화 오대 세가의 패퇴 (2) +2 24.08.30 443 12 13쪽
228 228화 오대 세가의 패퇴 (1) +2 24.08.29 449 12 12쪽
227 227화 비서에 담긴 영약 +2 24.08.28 472 13 12쪽
226 226화 상가의 한계 +3 24.08.24 574 11 13쪽
225 225화 혈루(血淚) +2 24.08.23 540 12 12쪽
224 224화 남궁 세가의 패퇴 +2 24.08.22 549 11 13쪽
223 223화 귀령단 +2 24.08.21 522 11 13쪽
222 222화 하오문 +2 24.08.20 536 11 11쪽
221 221화 고집이 불러온 참화 +1 24.08.19 566 11 12쪽
220 220화 귀령대 +2 24.08.18 553 12 11쪽
219 219화 팽가의 결단 +2 24.08.17 550 11 12쪽
218 218화 몸에 새겨진 비서(秘書) +2 24.08.16 483 11 12쪽
217 217화 몸에 새겨진 비서(秘書) +2 24.08.15 465 9 12쪽
216 216화 몸에 새겨진 비서(秘書) +1 24.08.14 478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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