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자 출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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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파
작품등록일 :
2023.05.10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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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1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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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화 태풍 전의 고요함

DUMMY

230화 태풍 전의 고요함



금의위 통령 남백률은 논의를 마치고 돌아와 현무 대주 섬도 진걸을 불렀다.


“충. 현무 대주 진걸 통령의 부르심을 받고 왔습니다.”


“자리에 앉거라.”


섬도 진걸이 자리에 앉자 금의위 통령 남백률도 섬도 진걸 맞은 편 자리에 앉으며 물었다.


“현무대에 급히 처리해야 할 임무가 남아 있느냐?”


“세 조 모두 임무를 받고 나가 있기는 합니다만 급한 사안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잠시 신야에 다녀올 여유는 되겠구나?”


섬도 진걸은 신야에 다녀올 여유가 되느냐는 통령 남백률의 물음에 의문이 들었지만 바로 답했다.


“예, 통령 각하.”


“오대 세가로 불리는 놈들이 절강에서 당한 일은 알고 있느냐?”


“자세한 것은 모르지만 상인들 사이에 도는 소문은 들어 알고 있습니다.”


“누구에게 당했는지도 아느냐?”


섬도 진걸은 남경에서 달아난 효친왕의 아우 주고 대군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남경을 살피는 임무는 주작대에게 맡겨져 있었기에 즉답을 피했다.


“현무대의 관할은 서북이라 살피지 못했습니다.”


“다른 대주들은 몰라도 네놈은 관심을 갖고 지켜봤을 것 아니더냐?”


“대원들에게 맡겨진 임무를 살피기에도 여유롭지 않습니다.”


“주작대의 임무를 현무대에게 맡기려 하는데 어찌 생각하느냐?”


“통령께서 명하시면 따를 것이나 주작대의 반발이 크지 않겠습니까? 더구나 현무대는 정탐대라 대원들의 수가 적어 주작대의 임무를 넘겨 받기 어렵습니다.”


“그걸 어찌 모르겠느냐? 현무대로 놈들을 치라는 것이 아니다.”


섬도 진걸은 통령 남백률이 현무대로 주고를 치라는 것이 아니라 하자, 신야에 다녀올 여유가 되느냐 물었던 것을 생각하고 물었다.


“소관의 사형제들에게 주고를 치라는 말씀이십니까?”


“그리하면 좋을 것이나 지금은 아니다. 오대 세가 놈들이 당했다 하지만 그대로 넘어가지 않을 것이고, 상선감과 사례감에서 이번 일을 조정의 일로 만들지 않으려 하고 있어, 구파일방이라 불리는 놈들에게 주고를 사파로 몰아 치게 하려는 뜻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오대 세가 놈들이 이번에 당한 것을 보면 주고가 기른 놈들의 무력이 심상치 않게 여겨지는구나. 주고가 귀해에 숨어 나오지 않는다면 시간은 걸리더라도 방도를 찾을 수 있을 듯싶은데, 머지않아 바다가 대조기에 이르면 주고가 나올 것이라는 의견이 많구나.”


“오대 세가를 친 놈들의 무위가 오대 세가와 구파일방이 나설 만큼 강하다 여기시는 것인지요?”


“기습적인 공격에 당한 것이라 단정하기는 어렵다만 놈들이 한 놈도 상하지 않고, 오대 세가의 무력을 헤집고 달아난 것을 보면 쉬운 상대라 여기기는 어렵지 않겠느냐?”


“소문에 듣자 하니 남궁 세가는 몰라도 주산진현을 포위하고 있던 세가들은 한결같이 방심하다 당했다고 했습니다. 오대 세가가 전열을 가다듬고 공세에 나서면 이번처럼 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네 말이 옳을 것이나 오대 세가라 불리는 놈들의 무력은, 대부분이 상단의 호위로 쓰이기 때문에 사실상 전력을 모으기 어렵다. 기껏해야 이번에 당한 정도의 무력이 모여지겠지만 그 정도로 가능하겠느냐?


그래서 구파일방에 주고를 사마외도라 이르고 쳐내라 명한 것이지만, 그놈들 역시 그동안 마교를 쳐내며 힘이 약해질 대로 약해져 있어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로구나.


조정과 황실로서는 심복지환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고, 수차에 걸친 황족들의 다툼으로 인한 백성들의 동요를 폐하께서 꺼려하시고, 겨우 수십 수백에 불과한 놈들을 치고자 대군을 동원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더냐?”


“이도 저도 어렵다는 통령 각하의 말씀은 소관이 신야에 가서 소문주의 도움을 받아 주고를 치라는 말씀이십니까?”


“왜 어렵겠느냐?”


“명하시면 다녀오기야 할 것입니다마는 단언(斷言)드리지는 못합니다.”


“말하지 않았더냐? 당장 움직이라는 것이 아니라 세가들의 움직임을 살피고 거기에 구파일방의 움직임도 살핀 연후에 움직이거나 그들을 도와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수천문을 내세우지 말라는 말이었다. 섬도 진걸은 내심 불만이 컷지만 생각해 보니 시운학 역시 나서기를 꺼리는 듯 여겨지기도 했다.


“이미 놈들의 위치며 전력이 드러나 있으니 현무대를 움직일 필요는 없을 듯싶습니다.”


“진 대주 홀로 움직이고자 하는 것이더냐?”


“예, 그렇습니다.”


“그래서야 어디 금의위가 일을 한 것으로 여겨지겠느냐?”


“그러시다면 각 조의 조장들과 함께하겠습니다.”


“그래서야 급한 임무가 주어지면 문제가 될 것 아니겠느냐? 어느 조가 이른 시간에 복귀하느냐?”


“삼 조가 늦어도 닷새 안에는 복귀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삼 조와 함께 다녀오거라.”


“충.”


섬도 진걸은 퇴청하자 즉시 교가장으로 만검 교운을 찾아갔다.


교가장 총관 여두효는 관복을 입은 채 찾은 섬도 진걸을 반겨 맞으며 물었다.


“진 대인,

오랜만에 뵙습니다.”


“여 총관도 잘 지내셨소이까?”


“소생이야 늘 그렇지요. 가주님께서 대전에 계시니 모시겠습니다.”


“가주님,

진 대인께서 오셨습니다.”


“어서 모시거라.”


“진 대인,

드시지요.”


만검 교운이 들어서는 섬도 진걸을 반겨 맞으며 물었다.


“한동안 걸음을 안 하시더니 어인 일로 환복도 하지 않으시고 찾으신 것입니까?”


“긴히 상의할 일이 있어 찾았네.”


“긴한 일이리니 조정에 큰일이라도 난 것입니까?”


“큰일이라 하긴 그렇고 일이 있기는 하네.”


“근래에 조정에 문제가 없었으니 큰일이라 하시면 오대 세가가 주산진현에서 당한 일뿐인 줄 알고 있습니다만···.”


“어찌하다 보니 그 일이 우형에게 맡겨지지 않았는가.”


“금의위도 아니고 진 사형께요?”


“귀해에 숨어 있는 주고 무리들을 치는데 황실에서는 황족들 간의 다툼으로 번지는 것을 우려하고, 조정에서는 백성들의 동요가 있을 것을 우려해 군을 움직이려 하지 않으니 어쩌겠는가?”


만검 교운은 섬도 진걸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되물었다.


“당한 곳이 오대 세가이니 그들이 알아서 처리하지 않겠소이까?”


“주고의 세력을 그다지 크게 여겨지지 않으니 조정 중신들이야 가벼이 여기는 듯하지만, 폐하와 황실은 그리 보지 않는 모양일세. 그동안 황실이 주고에 대한 정보를 감추고 있었으니 그리들 판단하는 것이겠지.


하지만 오랫동안 주고를 주시하고 있던 황실과 동창의 생각은 주고가 이미 위험하다 판단한 것 같네. 이번에 오대 세가가 연합하고서도 주고가 기른 놈들에게 크게 당하고 물러서자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게지.”


“금의위에서 뭐라 하기에 진 사형께서 소제를 찾으신 것이오?”


“신야에 다녀오라더구나.”


“신야요? 조정은 본 문이 강호 일에 나서기를 꺼려하질 않았소이까?”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하지 않았는가?”


“소문주님께서 나서서 주고를 치라고 전하라 한 것입니까?”


“당장은 아니라 하더구나. 오대 세가도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주고를 치려 하고, 구파일방에도 성지를 내려보내 주고가 사마외도이니 쳐내라고 한 모양일세.”


“그럼 된 것 아닙니까? 굳이 소문주님께서 나서실 일도 없어 보입니다만?”


“통령께 명을 받으면서 느껴지는 것이 있었네. 강호에 전해지지 않고 있지만 주고가 그런 힘을 갖게 된 연유가 따로 있질 않겠는가?”


“그야 재주가 남다르고 인연이 있었다면 높은 수준의 비급을 얻은 것 아니겠습니까? 연화봉에서 탈취한 비급도 꽤나 많았을 것이고요.”


“연화봉에서 회천맹 놈들이 갖고 간 비급이야 사해방 놈들에게 전해진 것 아닌가? 그놈들 수준만 해도 우려되는 것이 없진 않겠지만, 이번에 오대 세가를 치고 사라진 놈들의 무위는 그놈들과는 차이가 컸다고 들었네.”


“그렇다고 그놈들이 모두 절정 초절정의 무위를 갖춘 것은 아니겠지요?”


“사해방 놈들의 무위도 절정 초절정이라 했어도 개중에 몇몇만 절정 수준이고 대부분 일류에 불과했지만, 이번에 오대 세가를 친 놈들의 무위는 한결같이 절정 초절정에 이르렀다는 것이 오대 세가의 판단일세.”


“귀해에 갇혀 있다 하지 않았소이까?”


“나올 때가 머지않은 모양일세. 해수사에서 지키고 있다지만 해수사 군졸들이 절정 초절정 무인들을 막을 수나 있겠는가? 해수사로서는 그저 소홀히 여기지 않았다는 명분을 찾기 위해 전함을 보내 놓고는 있지만, 막혀 있는 동굴이 열려 주고 무리가 나온다면 막아 내기 어려울 것이네.”


“언제 나오는지는 모르는 것이오?”


“두 달 뒤에 동굴이 열릴 정도로 물이 빠진다고 하니 그때가 아니겠는가? 그렇지 않으면 다시 한 해 뒤에나 나올 수 있겠지.”


“그것참 알 수 없는 말씀이오? 그리 때를 알고 있다면 해수사 군졸들이 무공을 모른다 한들 귀해를 둘러쌀 만큼 전함을 늘리면 되는 것 아니겠소이까?”


“그건 우형도 의문이지만 황실이나 조정의 일은 너무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모두 알 수 없네. 우형처럼 미관말직들이야 그저 시키는 대로 따를 뿐이지.”


“미관말직이라니 매 년마다 승차를 거듭해 지휘사에 오르신 사형께서 하실 말씀은 아니지 싶소이다.”


“그래 봤자 당상관도 못 되지 않는가?”


“하하하

이번 일만 잘 마무리 지으시면 다음은 당산관이 되시지 않겠소이까?”


“어디 가서도 그런 말씀은 삼가시게. 윗분들 귀에 들어가는 날에는 바로 파직하게 될 것이니 말일세.”


“정색하시기는 소제가 어디 가서 그런 말을 한다는 말씀이오?”


“금의위에 있으면서 배운 것이 있네. 말은 입에서 나오면 어디서 나온 말이라도 모두 전해진다는 것이네.”


“실로 무서운 말씀이 아니오? 그리 조심하며 살려면 답답하지 않으시오?”


“우형이야 늘 듣는 입장에 있으니 아직은 답답하다 느끼지 못하지만 늘 조심하며 살고는 있네.”


“그나저나 당장 움직이라는 것도 아니면서 신야에는 뭐 하러 다녀오라는 것이오?”


“높으신 분들의 뜻을 어찌 모두 헤아리겠는가? 가라니 가는 게지. 가 보면 말씀이 계시지 않겠는가?”


“그렇기는 하지요. 소문주님이시라면 진 사형께서 찾으시기를 기다리고 계실지도 모릅니다.


혼자 가시오?”


“아닐세. 혼자 다녀오겠다 말씀드렸더니 그래서는 금의위가 아니라 하시며 한 조를 데려가라 하셨네.”


“통령 대인께서 옳게 판단하신 것이지요. 소제도 다녀올까 했더니 미뤄야 할 것 같습니다.”


“함께 가자 하러 왔거늘 어찌 미루시는가?”


“진 사형께서는 소제와 대사형도 함께 가자 하시려 한 것이오?”


“소문주님께서 주고를 치시겠다 하시면 도와야 할 것 아닌가?”


“아직은 아니지 싶소이다. 소문주님께서도 본 문의 소명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시니 나설 생각은 갖고 계시겠지만, 오대 세가와 구파일방이 나서서 해결할 수 있다 여겨지면 어느 정도 피해를 입는다 하더라도 나서려 하시지 않으실 겁니다.”


“왜들 그리 복잡하게 일을 만드는지 우형은 모르겠네?”


“그래야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으니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우리 사형제들이 나서 주고를 치면 큰일이라도 생긴다는 말이더냐?”


“그리했다가는 강호 무림은 물론이고 황실과 조정에도 본 문에 대한 두려움이 남지 않겠습니까? 그럼 어찌 될지 생각은 해 보셨습니까? 본 문 사람들 모두 천하인의 눈을 피해 심심산골에 숨어들거나 그러지 않으려면 그들 모두와 싸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어느 정도의 강함은 용납이 되지만 도저히 넘보지 못할 강함은 배척의 대상이 됩니다. 황실과 조정, 강호 무림의 공적으로 몰릴 것이 뻔하지 않겠습니까? 의미도 없는 싸움이지만 다투게 되면, 주고의 일은 그야말로 조족지혈에 불과할 정도로 여겨지게 될 것입니다.”


섬도 진걸은 일신의 무공이 화경에 오를 정도였으니 어리석은 사람은 아니었지만, 술수나 책략에 밝은 정략적인 사람은 아니었다. 하지만 만검 교운의 말을 듣고 이해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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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 244화 신 무림맹 +3 24.09.14 357 8 12쪽
243 243화 세가주들의 한담(閑談) +3 24.09.13 326 9 12쪽
242 242화 떠나는 사람들 +2 24.09.12 357 10 13쪽
241 241화 되살아난 악몽 +2 24.09.11 370 12 12쪽
240 240화 갑론을박(甲論乙駁) +1 24.09.10 367 11 11쪽
239 239화 되돌아온 사해방 +3 24.09.09 376 11 12쪽
238 238화 대조기(大潮期) +2 24.09.08 372 11 13쪽
237 237화 계책난무(計策亂舞) +2 24.09.07 412 11 12쪽
236 236화 깨달음을 얻은 설호 +2 24.09.06 401 12 12쪽
235 235화 설호 +2 24.09.05 431 10 14쪽
234 234화 새 식구들 +2 24.09.04 429 11 13쪽
233 233화 명불허전(名不虛傳) +2 24.09.03 422 11 12쪽
232 232화 주객전도(主客顚倒) +2 24.09.02 424 11 14쪽
231 231화 풍운의 강호 +2 24.09.01 452 10 12쪽
» 230화 태풍 전의 고요함 +2 24.08.31 465 9 12쪽
229 229화 오대 세가의 패퇴 (2) +2 24.08.30 443 12 13쪽
228 228화 오대 세가의 패퇴 (1) +2 24.08.29 449 12 12쪽
227 227화 비서에 담긴 영약 +2 24.08.28 472 13 12쪽
226 226화 상가의 한계 +3 24.08.24 574 11 13쪽
225 225화 혈루(血淚) +2 24.08.23 540 12 12쪽
224 224화 남궁 세가의 패퇴 +2 24.08.22 549 11 13쪽
223 223화 귀령단 +2 24.08.21 522 11 13쪽
222 222화 하오문 +2 24.08.20 537 11 11쪽
221 221화 고집이 불러온 참화 +1 24.08.19 567 11 12쪽
220 220화 귀령대 +2 24.08.18 553 12 11쪽
219 219화 팽가의 결단 +2 24.08.17 550 11 12쪽
218 218화 몸에 새겨진 비서(秘書) +2 24.08.16 484 11 12쪽
217 217화 몸에 새겨진 비서(秘書) +2 24.08.15 465 9 12쪽
216 216화 몸에 새겨진 비서(秘書) +1 24.08.14 478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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