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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파
작품등록일 :
2023.05.10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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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4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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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3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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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화 명불허전(名不虛傳)

DUMMY

233화 명불허전(名不虛傳)



은창 유성과 섬도 진걸이 움직이자 삼 조 대원들도 섬도 진걸의 뒤를 따랐다. 대원들은 섬도 진걸이 무림맹을 떠나려는 줄 알고 있었는데 밖으로 나가지 않고 대전으로 향하자 삼 조장 홍정민이 의아한 듯 물었다.


“대주님,

관여하실 생각이신지요?”


“구파일방의 고인들께서 모여 계신데 아무리 관무불침이라 해도 여기까지 왔으니 인사는 나눠야 하지 않겠느냐?”


섬도 진걸의 말에 삼 조 대원들도 은근히 기대되는지 서로를 돌아봤다. 대전에 이르자 대전 앞에는 대전에 들지 못한 각 문파의 제자들이 문파 별로 모여 있었는데 아무래도 대전에 드는 것을 막고 있는 것 같았다.


소림 나한당 진오가 은창 유성에게 말했다.


“아미타불~

진오가 유 대협을 뵙습니다.”


“장로분들께서 안에 계시오?”


“논의를 마치기 전에 다른 분들을 들지 못하게 하라셨습니다.”


“진오 스님.

긴한 논의인 줄 소생이 어찌 모르겠소이까? 소생의 사제가 먼 길을 떠나야 하는데 장로분들을 뵙고 가겠다 하니 안에 말씀드려 주시겠소이까?”


진오가 엄한 지시가 있었는지 망설이자 듣고 있던 청성파 배인팔이 나서며 말했다.


“안에 여 맹주도 들지 못했는데 훈련원주가 그것도 사제가 먼 길을 간다는 핑계로 들겠다는 것이오?”


배인팔은 은창 유성을 제대로 알지 못했는지 거만하게 말했는데, 장수환이 얼른 배인팔을 잡아 뒤로 밀어내며 말했다.


“훈련원주님,

사제가 몰라뵙고 실례를 저질렀으니 용서해 주십시오. 다만 안에서 긴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어 안에 말씀을 전하기에 적절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은창 유성은 안에서 벌어지는 긴한 논의가 대표를 세우려는 논의라는 것을 알고 섬도 진걸을 돌아보며 말했다.


“대표를 세우려 논의하는 모양일세. 다음에 보는 것이 어떻겠는가?”


섬도 진걸은 무림맹주 여시준을 은근히 무시하고, 은창 유성도 몰라보는 놈들이라 여겨지자 은근히 노기가 피어났다. 진기를 돋워 막아선 제자들을 돌아보며 안에서도 들리게 큰 소리로 말했다.


“야인 놈들이 조정 관리가 찾았으면 뛰쳐나와 인사를 올려도 뭐 할진대, 감히 앞을 막아서다니 모두 죽고 싶은 것이더냐?”


섬도 진걸이 큰 소리로 외쳐 말하자, 관심 없이 힐긋거리던 제자들도 몰려들어 섬도 진걸 일행을 에워쌌다. 각 문파의 제자들은 섬도 진걸이 조정 관리라 하고 대전 안까지 들리게 뛰쳐나와 인사하지 않는다고 나무라자 분노했다.


공동파 감도영이 섬도 진걸을 큰 소리로 나무랐다.


“아무리 조정 관리라 한들 강호 무림의 중대한 행사에 이리 행패를 부릴 수는 없는 것이다.”


공동파 감도영 역시 섬도 진걸을 알지 못하니 관무불침이라는 생각이 앞섰을 것이나, 은창 유성이 섬도 진걸을 사제라고 했으니 아무리 산문 밖으로 나오지 않았어도 수천문 사형제들을 제대로 아는 사람도 있었다.


나한승 진오가 나서 말리려는데 화산파 매화검수 윤지형이 얼른 나서며 포권하고 말했다.


“진 대인,

소생은 화산파 매화검수 윤지형이라 합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안에 고하겠습니다.”


“본 관을 어찌 아느냐?”


“어찌 모를 수 있겠습니까? 은창 유성 대협께서 진 대인을 사제라 하셨고 관인이라 하셨으니 사형제 분들 가운데 관인은 한 분이시지 않으신지요?”


“알리거라.”


“예, 대인.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화산파 매화검수 윤지형은 이 자리에 모인 각 문파의 제자들 가운데서도 첫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널리 알려진 무인이었다. 화산제일검 청심장 도강렬의 수제자였고 매화검수들을 이끌고 있어 돋보이는 사람이었다.


그런 윤지형이 섬도 진걸에게 대인이라 부르며 고개마저 숙이자 보는 제자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섬도 진걸에 대해 궁금해지자, 여기저기서 윤지형이 저리 숙이고 드는 관인이 누구냐는 말이 오가는 사이 윤지형은 대전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윤지형이 들어서자 모두의 눈길이 모이는 가운데 윤지형이라는 것을 알고 청심장 도강렬이 노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찌 명을 어기고 들었으며 밖은 어찌 그리 소란스러운 것이더냐?”


“사부님,

소생으로서는 막기 어려운 분이 인사드리시겠다며 대전에 드시겠다고 하셔서 잠시 소란이 일었습니다.”


“네가 막기 어려운 분이라니 누구시더냐?”


“여기 훈련원주 은창 유성 대협의 사제이신 섬도 진걸 대인이십니다.”


청심장 도강렬은 윤지형의 말에 어찌하겠느냐는 듯 모두를 돌아봤다.


종남파 장로 천강수 홍영이 무슨 말이냐는 듯 큰 소리로 말했다.


“스스로 관인이라 내세우지 않았소이까? 더구나 강호 무림의 중대사를 논의하는 자리에 어찌 들인다는 것이오?”


천강수 홍영이 강호 무림의 중대사를 논의하는 자리라며 불쾌해하자, 나한 당주 천수 대사가 말했다.


“아미타불~

홍 장로의 말씀은 당연하시나 그는 조정의 관리이기 전에 수천문의 제자이고 화경에 오른 고수올시다. 무슨 말을 하려는지 모르나 서로 인사를 나눈들 무슨 문제가 있겠소이까?”


“흥~ 본 문 제자들 가운데는 관리가 없겠소이까? 더구나 수천문 제자라니 관직을 내려놓은 뒤라면 모를까, 밖에서 나는 소리도 듣지 못하신 게요? 그자가 우리를 야인이라 업신여기질 않더이까?”


무당파 장로 양의검 현구청 역시 천강수 홍영과 같은 생각이었다. 천강수 홍영의 말대로 섬도 진걸이 자신을 조정 관리라 하며 야인들이 나와 맞지 않았다고 나무라는 소리를 분명하게 들었다.


“소생의 생각도 홍 장로와 같소이다. 스스로 관인이라 했으니 관무불침이 무슨 말인지는 알 것 아니겠소이까? 강호에서 만나면 모를까 지금은 만나 볼 필요 없을 것 같소이다.”


대전 안에서 하는 말이지만 화경에 이른 섬도 진걸은 장로들 사이에 오가는 말을 모두 들을 수 있었다. 은창 유성이라고 다르지 않았으니 빙긋이 미소 지으며 이래도 만나 보려느냐는 듯 섬도 진걸을 바라보자, 섬도 진걸은 막아서는 제자들을 밀치고 대전 안으로 들어갔다.


섬도 진걸이 허락도 없이 대전에 들어서자 나한 당주 천수 대사마저 노기를 그대로 드러낸 채 섬도 진걸을 바라봤고, 섬도 진걸을 만나 보기를 거부했던 양의검 현구청과 천강수 홍영이 노해 소리쳤다.


“이 무슨 행패시오?”


“수천문은 기본적인 예의도 안 가르치는 것이오?”


섬도 진걸은 고성이 터져 나와도 대답하지 않고, 대전에 모여 있는 사람들을 쭉 돌아보고 말했다.


“구파일방이 숨어만 지내는 줄 알았더니 그나마 성과가 있었던 모양이외다. 화경이 두 분이고 초절정에 절정이라···, 주고를 어찌 상대하려는지는 모르나 모르긴 해도 주고 역시 화경일 것이오.


귀해로 숨어든 주고의 수하들의 무위도 초절정이나 절정의 무위를 갖춘 놈들이 사십을 넘길 뿐 아니라 절강으로 달아났던 사해방 놈들의 무위 역시 최소한 절정이니 절정 이상의 무인만 팔십이니 이 점 명심해서 잘 대처하시오.


오대 세가가 방심해서 당했다고 놈들을 쉽게 여기다가는 주고가 귀해에서 나오면 오히려 구파일방을 찾을지도 모르겠소이다.


오대 세가가 그토록 당하고도 상단을 핑계로 모이지 못하는 것을 비웃고 넘겼다가는, 구파일방 역시 오대 세가와 같은 꼴을 당하게 될 것이니 명심들 하시오. 본 관이 이리 말씀드리는 것은 구파일방의 고심이 보였기 때문이올시다.”


섬도 진걸은 장로들이 ‘어어’하는 사이에 대전을 나왔다. 하지만 섬도 진걸이 대전을 나가도 장로들은 섬도 진걸이 남긴 말에 경악하느라 입도 벙긋하지 못했다.


주고가 화경이고 초절정과 절정 고수가 무려 사십 아니 팔십이라니 구파일방의 고수들을 모두 모아도 그런 숫자가 나올까 의문이었다.


“사제,

어찌 그리 말한 것이냐?”


“처음 사문을 나올 때가 생각나지 않으시오? 강호 무림에 절기가 모두 사라져 마치 강호 무림이 무너진 줄로만 알지 않았소이까? 소제가 저들을 보니 역시 구파일방은 다르다 싶더이다.


혹시라도 오대 세가들처럼 주고 무리를 가벼이 여겨 기껏 되살아난 강호 무림의 정기가 무너지지 않게 하려고 했소이다.


이곳에만 화경에 오른 무인이 둘이나 되니 생각했던 것보다 강호 무림이 강해진 것 아니겠소이까? 모든 문파가 제일인을 보내오지는 않았을 것이니 어쩌면 본 문이 나서지 않아도 될 듯싶었소이다.”


“사제가 깨달음을 얻었다 하더니 진정 대오각성한 모양이로구나. 그 짧은 시간에 그런 생각이 들었다는 말이지?”


“대형께서 뒤로 물러나 지켜보고만 계시니 우매한 소제라도 나서야 하질 않겠는지요?”


“주고와 귀해도 무리들의 정보는 맞는 것이더냐?”


“해수사에서 들고 나는 놈들의 수를 모두 파악하고 있으니 거의 정확할 것입니다.”


“아무래도 여기 식솔들은 신야로 옮겨 가야 할 것 같구나.”


“일이 커지면 공연히 남아 있어 봐야 앞서다 죽거나 심부름만 하겠지요.”


“여 맹주님께 말씀드려 볼 것이니 돌아오는 길에 소문주님의 뜻을 전해 주시게.”


“받아 주실 겁니다. 그리 아시고 준비하시면 될 것이고 굳이 남겠다는 사람까지 함께할 필요는 없다고 여겨집니다.”


“그 말도 맞지. 당장 서둘 일은 아니니 여 맹주와 상의해 보고 신야에 다녀와서 정하는 것으로 하자.”


“예, 다녀오겠습니다.”


은창 유성과 섬도 진걸 일행이 자리를 떠나자 섬도 진걸이 대전으로 드는 것을 막으려다 튕겨졌던 매화검수 해준성이 어깨를 만지며 말했다.


“으씨~ 죽는 줄 알았네 가볍게 밀쳐진 것 같은데 일 장이나 튕겨지다니.”


매화검수 수좌 윤지형이 해준성의 말에 안색을 굳히며 말했다.


“사제,

진 대인께서는 관리이시지만 무위가 화경에 오르신 분이시다. 손속에 인정을 남기시지 않았으면 사제가 튕겨 나기만 했겠느냐?”


“누군지도 모른 채 함부로 나서지 말라는 말이기도 했지만, 매화검수로서 비슷한 연배의 섬도 진걸이 화경의 경지에 오른 것에 대한 부러움이 담긴 말이었다.


섬도 진걸이 대원들과 무림맹을 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장로들이 대전을 나와 섬도 진걸을 찾았다. 섬도 진걸이 보이지 않자 청심장 도강렬이 윤지형에게 물었다.


“진 대인은 어디 계시느냐?”


“대전을 나오시고 바로 나가시는 것 같았습니다.”


“나가다니 무림맹을 떠났다는 말이더냐?”


“예, 사부님.

은창 유성 대협과 잠시 말씀을 나누시고 함께 왔던 사람들과 나가셨습니다.”


“유 대협께서도 나가셨느냐?”


“유 대협께서는 거처로 가시는 듯 보였습니다.”


“가서 모셔 오거라. 긴히 드릴 말씀이 있다 전하고.”


“예, 사부님.”


장로들이 찾는다는 말에 은창 유성이 대전에 들자 청심장 도강렬이 바로 물었다.


“진 대인께서 주고 무리들에 대해 말씀하신 것을 아시오?”


“여러분들께서 들으신 그대로일 것입니다. 사제가 비록 관문에 들었어도 강호 무림을 아끼는 마음이 커, 더는 오대 세가들이 주고 무리들에게 당한 것처럼 구파일방에는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 한 말이라 했소이다.”


“공연한 말씀이 아니라는 것이오?”


“조정에서 직접 주고 무리를 쳐내기는 어려워도 귀해를 들고 나는 모두를 철저히 감시하고 있다 했소이다. 아마도 주산진현에서 오대 세가를 쳤던 귀해도에서 나오고 돌아간 무리를 헤아렸던 것 같소이다.”


“그리 잘 알고 있으면서 어찌 바로 쳐내지 않는다는 것이오?”


“어찌 그런 일이 벌어지는지 여러분들 모두 알고 물으시니 소생이 어찌 대답하면 좋겠소이까? 여러분들이 아시는 그대로일 것이외다. 사제가 우려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으려면 보다 철저한 대비가 있으셔야 할 것이외다.”


은창 유성의 말대로 몰라서 물은 말이 아니었으니 장로들은 침음(沈吟)을 흘려 낼 수밖에 없었다. 은창 유성은 장로들이 섬도 진걸의 말을 알아들었으면 대책을 강구하리라 여겨지자 가볍게 인사하고는 자리를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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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 244화 신 무림맹 +3 24.09.14 356 8 12쪽
243 243화 세가주들의 한담(閑談) +3 24.09.13 326 9 12쪽
242 242화 떠나는 사람들 +2 24.09.12 356 10 13쪽
241 241화 되살아난 악몽 +2 24.09.11 370 12 12쪽
240 240화 갑론을박(甲論乙駁) +1 24.09.10 367 11 11쪽
239 239화 되돌아온 사해방 +3 24.09.09 375 11 12쪽
238 238화 대조기(大潮期) +2 24.09.08 372 11 13쪽
237 237화 계책난무(計策亂舞) +2 24.09.07 411 11 12쪽
236 236화 깨달음을 얻은 설호 +2 24.09.06 401 12 12쪽
235 235화 설호 +2 24.09.05 431 10 14쪽
234 234화 새 식구들 +2 24.09.04 428 11 13쪽
» 233화 명불허전(名不虛傳) +2 24.09.03 422 11 12쪽
232 232화 주객전도(主客顚倒) +2 24.09.02 423 11 14쪽
231 231화 풍운의 강호 +2 24.09.01 452 10 12쪽
230 230화 태풍 전의 고요함 +2 24.08.31 465 9 12쪽
229 229화 오대 세가의 패퇴 (2) +2 24.08.30 443 12 13쪽
228 228화 오대 세가의 패퇴 (1) +2 24.08.29 449 12 12쪽
227 227화 비서에 담긴 영약 +2 24.08.28 472 13 12쪽
226 226화 상가의 한계 +3 24.08.24 574 11 13쪽
225 225화 혈루(血淚) +2 24.08.23 539 12 12쪽
224 224화 남궁 세가의 패퇴 +2 24.08.22 549 11 13쪽
223 223화 귀령단 +2 24.08.21 521 11 13쪽
222 222화 하오문 +2 24.08.20 536 11 11쪽
221 221화 고집이 불러온 참화 +1 24.08.19 566 11 12쪽
220 220화 귀령대 +2 24.08.18 553 12 11쪽
219 219화 팽가의 결단 +2 24.08.17 549 11 12쪽
218 218화 몸에 새겨진 비서(秘書) +2 24.08.16 483 11 12쪽
217 217화 몸에 새겨진 비서(秘書) +2 24.08.15 465 9 12쪽
216 216화 몸에 새겨진 비서(秘書) +1 24.08.14 477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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