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자 출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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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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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0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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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3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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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화 혈루(血淚)

DUMMY

225화 혈루(血淚)



대량산으로 갔던 일이삼 대가 지원을 하기까지 불과 서너 시진 만에 사오 대와 육칠 대는 대원 삼 할을 잃고 후퇴했다.


염방의 호위들과의 첫 전투에서 어려움 없이 밀어 가던 중에 무공도 익히지 않은 염노들을 베자니 칼끝이 무뎌질 수밖에 없었는데, 창궁 대원들의 이런 망설임이 염노들 사이에 숨어 있던 마황충, 혈호자, 백마의들에게 허망한 죽음으로 돌아왔다.


한순간에 조별로 꾸린 진영이 무너지고 진영이 무너진 창궁 대원들의 무위는 이류에 불과했으니 마황충을 찾아 싸워도 승기를 잡기 어려웠고 창궁 대원을 베고 염노들 사이로 숨어들면 누가 혈호자인지 백마의인지 구분되지 않았다.


세 시진이 지나서야 일이삼 대와 무애검 남궁진호가 지원에 나섰지만 무수히 베어 넘겼다 여겨지는 염방의 호위들과 염노들의 수는 점점 늘어만 갔다. 창궁 일이삼 대와 팔 대까지 합류하고서야 염방은 무리들을 뒤로 물렸다.


무애검 남궁진수는 대원들의 시신을 수습하고 창궁대를 이십 리 뒤로 물렸다. 다행히 염방의 추적은 없었지만 창궁 대원 삼 할을 잃고 그보다 많은 대원들이 도검에 상했다.


무애검 남궁진호는 합비 남궁 세가로 전서구를 날리고 창궁 대원들을 살폈다.


“대주들은 보고하거라.”


“일 대주 남궁금 보고합니다.

사망 둘 중상 다섯 경상 열둘입니다.”


“이 대주 남궁상 보고합니다.

중상 둘 경상 열일곱입니다.”


“삼 대주 남궁모 보고합니다.

사망 일 중상 셋 경상 열둘입니다.”


“사 대주 남궁지 보고합니다.

사망 열일곱 중상 일곱 경상 오십팔입니다.”


“오 대 일 조장 남궁기선 보고합니다.

사망 대주 남궁금오 외 이십팔 중상 열넷 경상 오십삼입니다.”


“육 대주 남궁익 보고합니다.

사망 열아홉 중상 이십구 경상 삼십육입니다.”


“칠 대 일 조장 남궁형철 보고합니다.

사망 대주 남궁제 외 삼십이 중상 이십삼 경삼 사십육입니다.”


“팔 대주 남궁과 보고합니다.

경상 이십육입니다.”


보고를 받는 무애검 남궁진호도 보고를 하는 대주들도 비통한 마음뿐이었다. 무려 대원 아흔아홉이 죽고 중상이 육십구 명이나 되었다. 보고는 경상이라지만 부상 정도가 심한 대원들도 세가로 돌아가라 할까 싶어 감춘 경우도 많았으니, 경상 이백육십 명까지 하면 창궁 대원 팔백 명 가운데 절반을 잃은 셈이었다.




“남궁 놈들이 우파로 물러갔습니다.”


“합비로 돌아간 것이 아니란 말이지?”


“예, 하지만 돌아가지 않겠는지요? 죽은 놈들을 실어 내려면 남아 있긴 어려울 것입니다.”


“염방의 피해는 얼마나 되느냐?”


“죽은 놈만 오백이 조금 넘는다고 들었습니다.”


“순왕부에 적당한 예물을 보내거라.”


“유혼단은 살아남은 놈들이 얼마나 되느냐?”


“중상을 입은 놈들을 버리고 나니 백칠십육 명입니다.”


“그래도 오대 세가라더니 손실이 제법 크구나. 그놈들은 어디 두었느냐?”


“염방 호위들의 손실이 커서 당분간 염방에 두려 합니다.”


“해수사 놈들은 어찌들 하고 있느냐?”


“전함 두 척은 움직이지 않고 소선 일곱 척으로 귀해를 돌고 있지만 다가서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귀해의 물결을 피해 삼십 리 밖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번이 마지막 폐관이지 싶구나.”


“사황,

경하드립니다.”


“흐흐흐

경하는 폐관을 마치고 받을 것이다. 해수사는 상관할 것 없고 세가 놈들도 당분간은 움직이기 어려울 것이니 이제 대조금이 오기만 기다리면 될 것이야.”


남궁 세가의 창궁대가 주산진현을 공략하려다 대원 절반을 잃고 물러나자 복건성으로 들어가던 대천검 제갈도진은 남창으로 돌아와 황보 세가 반혼장 황보신우와 논의를 거듭하고는 각기 세가로 돌아갔다.


남궁 세가의 창궁대가 전력을 다해 공세를 펼쳤지만 주산진현의 공략에 실패하고 물러서자 남궁 세가가 빠진 황보 세가와 제갈 세가의 무력으로는 지키기조차 어렵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남궁 세가에서는 죽은 창궁 대원들의 장례가 피눈물 가운데 거행되었다. 무려 아흔아홉이나 되는 신위를 모신 제단에 분향하며 남궁 세가주 남궁진연은 사해방의 씨를 말려 원혼을 위로하겠다며 혈루를 흘렸다.


“영령들이시어.

본가의 고귀한 피를 흘리게 한 대가는 기필코 받아 낼 것이니 지켜보소서.”


“흑흑흑···.”


남궁 세가 식솔들의 흐느끼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왔다. 남궁 세가주 남궁진연은 흐느끼는 식솔들을 돌아보며 힘주어 말했다.


“창궁 대원들의 빈자리를 메울 비무 대회를 열 것이다.”


갑작스런 가주 남궁진연의 말에 흐느끼던 사람들마저 무슨 말인가 싶었는지 남궁진연을 바라봤다.


“비무 대회에는 기존 창궁 대원들도 참여할 수 있다. 능력에 따라 대주와 조장에 오를 수 있다는 말이다.”


비무를 통해 대주와 조장을 새롭게 세우겠다는 말이었다. 창궁 대원들은 물론이고 장례에 참여한 방계 식솔들을 솔깃하게 하는 말이었다. 하지만 자식들의 눈빛이 변하는 것을 보는 부모는 은근히 잡아 가며 자식들을 나서지 못하게 막았다.


창궁대에 드는 것이야 남궁 세가의 피를 이었으니 영예로운 일이었지만 창궁대 절반이 죽고 상했으니 행여라도 자식이 창궁대원이 되면 자식을 잃을까 싶은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비무를 통해 창궁대로 선발된 대원 모두에게 대연십구식 세 초식을 내줄 것이다. 이는 본 가주가 기필코 원한을 갚겠다는 의지이니 세가의 식솔들은 본 가주의 의지를 알아주기 바란다.”


창궁 대원이 익히는 무공은 철검십식이었다. 세가의 기본 무공이라지만 강호 무림에서는 철검십식만 제대로 익혀도 일류 고수의 대접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방계에는 전하지 않는 대연십구식을 내준다고 했다.


비록 세 초식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익힌 대원들의 수가 늘어나면 결국 모든 대원들이 대연십구식 열아홉 초식을 익힐 수 있게 된다는 말이었으니, 자식들의 옷깃을 잡고 있던 방계 식솔들도 잡고 있던 손을 놓으며 자식들을 돌아봤다.


창궁대원이 될 수 있겠느냐? 비무에 나설 무수한 방계 형제들을 이겨 낼 수 있겠느냐는 듯한 눈빛으로 말이다.


철검십식에 대연십구식을 익히고 나면 창궁대를 나와 근거로 돌아가게 되어도 한 지역의 지주가 될 수 있기에 충분했으니 남궁 세가주 남궁진연의 복수하겠다는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 절로 알게 했다.


남궁 세가는 창궁대의 빈 자리를 메우려 연일 비무 대회를 열었다. 남궁 세가주 남궁진연의 파격적인 선언에 주저하던 방계 자식들이 몰려들어 창궁 대원을 뽑는 비무 대회는 날이 갈수록 그 수준이 높아졌다.


철검십식만 익혀도 강호에서 일류라 자부할 수 있는데, 대연십구식을 더하면 어디를 가도 인정받을 수 있다고들 여겨졌으니 세가의 식솔들이 몰려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남궁 세가주 남궁진연은 창궁대를 복구하려는 노력에 더해 오대 세가의 힘을 모으려 했다. 남육성의 상권을 나누는 것이 싫어 황보 세가와 제갈 세가에서 도움을 주겠다는 것도 물리쳤었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상권을 내주더라도 다시 찾으면 될 일이었고 상권보다는 사해방에 대한 복수가 먼저였다. 창궁대 절반을 잃었다는 소문에 벌써부터 남궁 세가의 몰락이라며 비웃는 말이 나오는 상황이었으니 더는 세가들의 도움을 물리칠 수 없었다.


물리치는 것이 아니라 각 세가로 통문을 돌려 세가들의 힘을 모아야 한다며 간곡한 청을 넣었다. 창궁대가 사해방의 암수에 속아 당한 것이라 변명할 수도 있었지만, 사해방의 주력이 귀해도에서 나오지도 않았는데 당했으니 문제였다.


오대 세가는 창궁대원들의 장례에 조문 사절로 보낸 장로들에게 모임을 갖고 의견을 조율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합비 만리향. 객잔과 주루를 겸하고 있는 곳으로 남궁 세가에는 창궁대원들의 장례를 이제 막 마친 상태였기에, 연회를 대전에서 열지 못하고 만리향에 오대 세가 장로들의 모임 장소를 마련한 것이었다.


장로들의 모임이었으니 가주 남궁진연은 나오지 않았지만 남궁 세가의 장로들은 모두 나왔다. 대장로 양의검 남궁진수, 이 장로 천풍검 남궁진무, 삼 장로 무애검 남궁진호, 사 장로 비연검 남궁진승과 대공자 남궁철이 연회장 입구에서 세가의 장로들을 맞았다.


당가 오 장로 당휘가 들어서고 제갈 세가에서는 강서에 나가 있던 대천검 제갈도진이 황보 세가 반혼장 황보신우와 함께 들었고 마지막으로 무림맹에 머물고 있던 팽가 사 장로 헌원도 팽태겸이 들어왔다.


장례 기간 동안 이미 수차에 걸쳐 인사를 나눴으니 가벼운 위로의 말이 오가기는 했어도 별다른 수인사 없이 자리에 앉았다. 남궁 세가 대장로 남궁진수가 모두 자리에 앉은 것을 보고 일어나 말했다.


“세가의 대장로로서 다시 한번 본가 형제들의 장례에 참여해 주신 장로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대장로 남궁진수는 포권을 하고 각 세가의 장로들에게 일일이 깊이 허리를 숙여 가며 감사를 표했다. 인사를 마치자 말을 이어 갔다.


“세가마다 사정이 다르지만 사해방의 무도함은 잘 알고 계시리라 여겨집니다. 본 가의 창궁대는 주산진현의 공략에서 느닷없는 염방의 출현으로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염방이 어찌 사해방을 돕고 나섰는지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만, 사해방이 있기 전에 사해련을 생각하시면 짐작되시리라 여겨집니다. 전대 염방주인 호염대가 멸문을 당한 것을 알고 있었기에 본가로서는 염방을 염두에 두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일을 겪고 나니 여전히 사해련은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어쩌면 사해방은 사해련의 하위 조직이 아닐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소이다.


또한 사해방의 무력이 회천맹에서 나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회천맹은 시 대협의 손에 사라졌다 안일하게 판단했던 것도 사실이 아니겠소이까? 결국 회천맹의 한 무리가 사해방이고 사해련은 그대로 존재하고 있다는 말씀이올시다.


사해련과 회천맹, 사해방은 드러난 시기만 다를 뿐 그 근본이 다르지 않다는 말씀이외다. 운남 수천문을 도모한 회천맹을 봐도 천룡 표국은 여전하고 하오문이나 화화방 역시 그대로 남아 있소이다.


물론 모두가 알고 있듯이 경사 만금전장이 멸문되고 광인곡도 지워졌지요. 그리고 염방이 아니라 염방주였던 호가만이 멸문되었을 뿐 염방은 그대로 남아 있소이다.


본 가는 사해련과 회천문, 사해방이 모두 한뿌리에서 나왔을 것이라 판단하고 있소이다. 황실이 관여된 일이라 단언하는 것은 어렵지만 본가는 남경에 머물다 귀해로 달아난 광동 효친왕의 아우 주고가 원흉이라 판단하고 있소이다.


각 세가의 가주님들께서 사안의 중대함을 인지하시고 본 가의 청을 받아 주신 것이라 알고 있소이다. 그러니 이 자리에 각 세가를 대표해 자리하신 장로님들께서 놈들을 어찌 상대해야 할지 허심탄회하게 말씀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남궁 세가 대장로 남궁진수가 긴 이야기 끝에 이번 일의 배후로 효친왕부 주고를 지목하자 장로들의 입에서 침음성이 나오며 연회장에 침묵이 흘렀다. 아무리 황제의 명으로 해수사에서 귀해로 달아난 주고를 포위하고 있다 한들 주고는 황족이었다.


황제와 황실뿐만 아니라 조정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오대 세가로서는 황족과의 다툼이 반가울 리 없었기 때문이었다. 주고를 쳐낸다 한들 천하 도처에 산재해 있는 황족들이 주고를 어찌 여기고 오대 세가를 어찌 볼지 알 수 없었다.


당장 절강성의 염전을 관리하고 있는 순왕부만 해도 남궁 세가의 주산진현 공략에 염방을 앞세워 주고를 도운 것이었으니, 황제의 뜻에 반해 귀해로 달아났다지만 남경에서 황족들과 친밀히 지냈던 주고였다.


물론 순왕이 자신이 도왔다 나설 리는 만무했어도, 순왕부가 관리하는 염방이 움직일 수 있도록 허락한 순왕부와 순왕의 판단을 예사로이 넘길 수는 없었다.


황제의 권위가 무소불위라 하지만 조정을 움직이는 것은 황제의 뜻만으로 모두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이 자리에 모인 장로들은 잘 알고 있었으니 쉽게 말을 꺼내지 못하는데, 헌원도 팽태겸이 모두를 돌아보고 말을 꺼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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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 244화 신 무림맹 +3 24.09.14 356 8 12쪽
243 243화 세가주들의 한담(閑談) +3 24.09.13 326 9 12쪽
242 242화 떠나는 사람들 +2 24.09.12 356 10 13쪽
241 241화 되살아난 악몽 +2 24.09.11 370 12 12쪽
240 240화 갑론을박(甲論乙駁) +1 24.09.10 367 11 11쪽
239 239화 되돌아온 사해방 +3 24.09.09 375 11 12쪽
238 238화 대조기(大潮期) +2 24.09.08 372 11 13쪽
237 237화 계책난무(計策亂舞) +2 24.09.07 411 11 12쪽
236 236화 깨달음을 얻은 설호 +2 24.09.06 401 12 12쪽
235 235화 설호 +2 24.09.05 431 10 14쪽
234 234화 새 식구들 +2 24.09.04 428 11 13쪽
233 233화 명불허전(名不虛傳) +2 24.09.03 422 11 12쪽
232 232화 주객전도(主客顚倒) +2 24.09.02 423 11 14쪽
231 231화 풍운의 강호 +2 24.09.01 452 10 12쪽
230 230화 태풍 전의 고요함 +2 24.08.31 465 9 12쪽
229 229화 오대 세가의 패퇴 (2) +2 24.08.30 443 12 13쪽
228 228화 오대 세가의 패퇴 (1) +2 24.08.29 449 12 12쪽
227 227화 비서에 담긴 영약 +2 24.08.28 472 13 12쪽
226 226화 상가의 한계 +3 24.08.24 574 11 13쪽
» 225화 혈루(血淚) +2 24.08.23 540 12 12쪽
224 224화 남궁 세가의 패퇴 +2 24.08.22 549 11 13쪽
223 223화 귀령단 +2 24.08.21 522 11 13쪽
222 222화 하오문 +2 24.08.20 536 11 11쪽
221 221화 고집이 불러온 참화 +1 24.08.19 566 11 12쪽
220 220화 귀령대 +2 24.08.18 553 12 11쪽
219 219화 팽가의 결단 +2 24.08.17 549 11 12쪽
218 218화 몸에 새겨진 비서(秘書) +2 24.08.16 483 11 12쪽
217 217화 몸에 새겨진 비서(秘書) +2 24.08.15 465 9 12쪽
216 216화 몸에 새겨진 비서(秘書) +1 24.08.14 477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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