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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m
작품등록일 :
2023.07.10 21:13
최근연재일 :
2024.01.07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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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17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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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퀴엠(98)

DUMMY

Episode 97 - 범인 판별



AM. 3 : 30.

두두두두두두두두두-.

두돈반 차량이 전대의 건물 앞에 멈췄다.

인원들은 모두 시무룩한 표정으로 차에서 내렸다.

터덜터덜 건물 안으로 향하는 무거운 발걸음.


그 중에서도 정혁은 더욱 어두웠다.

"정혁아."

민호의 목소리가 들렸다.

정혁이 고개를 돌리자 민호가 손짓하고 있었다.

"부르셨습니까?"


"응, 아까 나에게 보여줬던 거 다시 한번만 줄래?"

"아, 예 알겠습니다."

민호의 말에 정혁이 급히 주머니에 든 수건을 꺼냈다.

거의 손수건 크기처럼 작았다.

정혁은 그 수건을 민호에게 건넸다.


"여기 있습니다."

"고맙다."

민호는 심각한 표정으로 수건을 받았다.

펼쳐보니 가루들이 묻어 눅진한 상태.

옆에 있던 가민도 수건을 가만히 응시했다.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지휘대장님, 이건......?"

가민의 표정에 모든 것이 담겨 있는 듯 보였다.

민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수면 가루야."

그는 아랫 입술을 꽉 깨물었다.


"이건 살인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어떻게 해서든 범인을 꼭 잡아야 해요."

가민은 분노에 찬 눈빛으로 민호를 쳐다보았다.

민호 역시 별반 다름 없는 눈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야지."


"지문 조사라도 맡겨볼까요? 학사관에 연락하면 내일 중으로 결과가 나옵니다."

"그래야겠어."

민호가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주덕광씨에게 연락해둬야겠네."

"아, 그 분은 지금 많이 바쁘십니다. 이번에 발견된 책에 대한 조사 때문에."


"아."

곧바로 납득했다.

가민이 주머니에서 링을 꺼내 손목에 찼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잘 아는 분이 계셔서 그쪽으로 연락드리면 바로 처리해 드릴 겁니다."

"좋아, 바로 연락 넣어."

"옙."


가민이 링의 버튼을 조작해 전화를 연결했다.

그렇게 그는 자리를 벗어났다.

정혁은 가민이 멀어진 것을 곁눈질로 응시하고는 민호에게 중얼거리듯 말했다.

"저, 지휘대장님."

"음, 왜?"


"다름이 아니라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뭐가? 짚이는 거라도 있나?"

민호가 미간을 찌푸렸다.

정혁은 머뭇거리며 허공을 응시하다가 입을 열었다.

"예, 그런 것 같습니다."


------


백조전대 치료실.

"어때요?"

치료관이 말했다.

윤 설은 팔과 허리를 이리저리 돌리며 상태를 확인했다.

"통증도 안 느껴지고, 딱히 움직이는 데에 문제도 없는 것 같아요. 좋은데요?"


그녀는 만족한 듯 흐뭇하게 웃었다.

병상에서 일어서 복부를 만졌다.

거짓말처럼 아무런 위화감이 없었다.

"정말 대단하네요, 이 곳의 치료기술은....."

치료관이 해맑게 웃어보였다.


"어떻게 보면 과학과는 다른 형태의 기술이기는 하죠, 그나저나 어떻게 됐어요? 들어보니까 지휘대원 한 명이 실종 됐다던데?"

그의 말을 들은 윤 설이 동공을 키웠다.

"예? 실종이라뇨?"

치료관은 눈알을 위로 올렸다.


"그, 뭐였더라? 자세히는 못 들었는데 조태훈 지휘대원이라고 했나? 아까 그 쪽이 잠들어 있을 때, 지휘대장님께서 대화하시며 걸어가는 소리를 우연히 들었거든요."

몸이 떨렸다.

"조태훈 이라고요......?"


윤 설이 곧장 치료실을 뛰쳐나갔다.

쾅-!!

치료관은 당황한 듯 그녀를 향해 소리쳤다.

"어, 어?! 저기요! 당분간은 안정을 해야해요! 윤 설씨!!"

그는 측은한 표정으로 뛰어가는 윤 설의 뒷모습을 응시했다.


------


파스티비아의 성역 - 보랏빛 은하

티 테이블

"아니."

태훈은 일그러지는 표정으로 눈앞의 과자를 손에 집었다.

그는 한숨을 내쉬며 억지로 과자를 우겨넣었다.


"언제까지 여기서 이걸 먹고 있어야 하는 건데?"

하지만 태훈의 하소연에도 불구하고 제인의 표정은 밝았다.

"헤헤, 다 먹어줘! 이 세상에 단 걸 싫어하는 사람이 어딨어? 그냥 입에 안 맞는 거지."

'그게 싫은 거 아닌가......?'


도저히 그녀의 머릿속을 읽을 수 없었다.

이미 초코과자 한 접시를 클리어한 그로서는 도저히 눈앞의 음식에 손이 가지 않았다.

'아, 괜히 먹어주기 시작한 건가? 받아주면 끝도 없을 것 같은데 이걸 어떻게 해야 하지?'


고민에 빠졌다.

그 순간, 제인의 눈에서 눈물이 한 방울씩 뚝뚝 떨어졌다.

태훈은 그녀의 얼굴을 보고는 당황했다.

"에, 에? 왜 갑자기 우는 거야?!"

"너, 억지로 먹은 거였어?! 그냥 받아준 거야?!"

제인의 말을 들은 태훈은 당혹스러움을 숨기지 못했다.


"어, 어? 어떻게 알았어?"

멘탈이 흔들렸다.

제인은 자신의 정수리를 들이밀며 태훈의 볼에 갖다 대었다.

"네 생각, 나한테 다 읽혀!"

'생각이 읽힌다고? 말도 안되는 소리.'


어이가 없었다.

자신이 아는 한, 그런 것은 계수의 힘으로도 불가능했기 때문에 뭔가 속임수를 쓰고 있는 거라 생각했다.

'독심술이라도 마스터한건가?'

하지만 제인은 그 생각이 무색하게도 태훈의 머릿속을 곧바로 읽었다.


"독심술이라고? 그게 뭔데? 나 못 배워서 그런 건 잘 몰라."

태훈이 들고 있던 과자를 떨어트렸다.

바닥으로 떨어진 초코칩이 반으로 갈라졌다.

"미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이건 독심술로 알아낼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으니 적잖게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태훈은 제인에게 고개를 내밀었다.

"지, 진짜로 생각을 읽을 수 있다는 거야?"

제인은 뾰로통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4 곱하기 7은?'

"28."

제인이 곧바로 대답했다.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진짜였다.

태훈은 뒷목을 잡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진짜 외계인이 확실하구나."

외계인이라는 말을 들은 제인이 몸을 움찔거렸다.

"에이 씨!"

그녀는 태훈의 머리채를 잡고 이리저리 휘둘렀다.

"너 죽을래? 지금 귀족 가문의 가주인 나를 외계인이라고 말한다고?! 일로 와!!"


"아아아아, 아파! 아파!!!"

손아귀 힘이 장난이 아니었다.

고작 어린 소녀의 모습으로 이 정도 힘을 낼 수 있다니.

괴물이 따로 없었다.

"아, 머리털 다 뽑힌다고!!"


태훈이 눈을 찡그리며 제인의 두 팔을 잡았다.

"뽑혀, 뽑히라고 쥐어뜯는 거니까!!"

그 때.

똑똑-.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누구야!!"

제인이 소리를 지르자 문밖에서 누군가 대답했다.

- 방주 로하룬입니다, 가주님. 잠시 들어가도 괜찮겠습니까?

"......, 들어와."

제인은 손을 놓으며 팔짱을 꼈다.


그녀는 곧장 걸음을 옮겼다.

누군가 티 테이블 룸의 문을 열어제꼈다.

로하룬이 나타나 90도 인사를 건넸다.

"가주님, 안녕하십니까. 다름이 아니라......"

그의 눈에 한상 가득 차려진 과자들이 보였다.


그 모습에 곧바로 고개를 들어 뒷걸음질쳤다.

"아, 죄송합니다. 티 테이블 타임이었군요. 괜한 방해를 드린 것 같습니다. 나중에 다시 오겠습......"

"아니야, 됐어. 말해봐."

"그것이....."


로하룬의 시선이 태훈에게로 향했다.

낯선 이를 만난 거부감.

그는 가주에게 다가가며 태훈을 계속해서 째려보았다.

'뭐, 뭐야? 왜 갑자기 날 노려보는 거지?'

영문은 알 수 없었지만 아무런 말도 꺼내지 않았다.


로하룬이 가주의 앞에 서서 작은 목소리를 내었다.

태훈에게까지는 들리지 않았기에 입모양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

'무슨 이야기를 하길래 저렇게 비밀스럽게 하는 거지?'

그렇게 1분 정도가 지났을까.


제인이 크게 소리쳤다.

"정말? 정말이지?!"

그녀의 외침에 로하룬이 약간 입꼬리를 올렸다.

"예, 그렇습니다. 방금 간부 중 한 명이 직접 확인했다고 합니다."

"아싸, 알겠어! 고생했으니 얼른 들어가서 쉬어!"


"감사합니다, 그럼 티 테이블 타임을 재미있게 즐겨주시길."

굉장히 정중한 인사를 건네고는 로하룬이 문으로 걸어갔다.

역시나 태훈에게는 따가운 시선을 보내는 채로.

'왜, 왜 저래?'


누군가에게 이런 기분 나쁜 시선을 받는 것은 강병태와 송재승 이후로 처음이었다.

그러나 또 여기서 한 마디 거들면.

'난리칠 게 뻔하겠지.'

목이 탔다.

태훈은 옆에 놓인 유리잔 물을 마셨다.


"읍? 푸으으으읍!!!!"

태훈이 곧장 물을 뱉었다.

"아니, 뭐야 이게?! 왜 물이 달아?!"

물마저 달게 느껴지다니, 미각이 이상해진 것인지 아니면 진짜 설탕이라도 탄 것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맛있지? 이번에 내가 새로 개발한 특재 워터야. 혹여나 네가 마음에 들어할까봐 준비해봤어."

"마음에 들어하긴 개뿔, 아니 충치 치료라도 받아야 될 정도인데? 너는 이렇게 단 것만 먹으면 안 질리냐?"

로하룬이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태훈에게 외쳤다.


"감히!!!!!!! 신성한 가주님에게 그런 망언을!!!!!!"

로하룬이 분노에 가득찬 눈빛으로 태훈에게 다가왔다.

'어, 뭐, 뭐야?! 나, 뭐 실수한 거야?'

엄청난 양의 계수를 뿜으며 그는 당장이라도 공격할 듯한 눈빛을 선보였다.

"잠깐!"


제인이 로하룬을 막아섰다.

"어서 가, 나는 괜찮으니까."

로하룬은 가주의 말을 듣고는 이를 갈며 티 테이블의 문을 열어 나갔다.

"와, 진짜 오지게 무섭네. 저렇게까지 열을 낼 일이야?"

태훈이 가슴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


404 생활관.

쾅-!

"야, 최정혁!!!"

윤 설이 생활관의 문을 열어제끼며 외쳤다.

그러나 아무도 없었다.

제복도 벗지 않은 채 어디를 간 것인지 의심스러웠지만 조금 기다려보기로 했다.


"뭐야, 어디를 간거야?"

그렇게 1분, 2분이 지나자 윤 설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다.

"아, 정말! 어디있는 거야?!"

결국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생활관을 나갔다.

정혁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4층을 뒤졌지만 그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어디있는 건데......?"


------


3분 전 - 401 생활관.

쾅-!!!

생활관의 문이 벌컥 열리며 누군가가 들어왔다.

들어온 이는 다름 아닌 최정혁.

병태와 재승, 권주호가 담배를 입에 문 채로 화들짝 놀랐다.


"아이 씨, 깜짝이야! 뭐야, 뭔데?"

주호가 놀라며 병태를 툭 쳤다.

병태는 손에 들고 있던 담배를 바닥에 떨어트렸다.

불씨가 꺼진 담배에서는 약간의 연기만 피어오르고 있었다.


정혁은 생활관의 문을 닫았다.

그리고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고리를 걸어 잠갔다.

철컥.

순간 내부에 정적이 맴돌았다.

병태가 사악한 눈빛으로 일어났다.


"뭐야, 갑자기 왜 남의 생활관에 들어오고 난리야?"

군화를 질질 끌며 정혁에게로 다가온다.

긴장감 있는 음악이 깔려야할 것 같은 장면.

병태는 주머니에 손을 꽂은 채 정혁에게 얼굴을 들이밀었다.


"뭐하는 X끼에요?"

정혁이 병태를 밀쳤다.

그리고 곧바로 재승에게 다가가 담배를 쳐 떨어트린 후 불을 껐다.

이미 분노에 잠식된 얼굴이었다.

"뭐, 뭐하시는.....!"

콱-!

그는 재승의 멱을 잡아 끌어올리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 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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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레퀴엠(99) 23.10.19 24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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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레퀴엠(96) 23.10.15 29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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