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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m
작품등록일 :
2023.07.10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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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7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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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0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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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퀴엠(117)

DUMMY

Episode 116 - Swan



"잘 들어, 코인은 단 하나야! 방법은 하나밖에 없어, 정면으로 부딪힌다!! 만약 그 계획이 실패한다면 너희는 전부 죽는 거야."

제인이 그 말을 뱉자마자 회의실 내에서 정적이 맴돌았다.

그녀의 말이 맞았다.

인생은 원코인.


그 어느 누구도 죽은 후에 다시 여생을 살아갈 수 없다.

가혹하지만 그것이 현실.

"그러니 확실히 해, 윤 설이라는 아이를 구하고 싶다면 이렇게 머리를 맞대고 있을 시간에 움직이라고."

"뭐, 뭘 움직이는데요?"


가민이 물었다.

"하, 조금이라도 휴식을 취하든, 수련을 하든, 명상을 해서 마음을 진정시키든 하란 말이야. 어차피 정면 돌파 외에는 방법이 없으니까!"

"문제가 하나 더 있는데요."

이번에는 진명이 손을 들었다.


"뭔데?"

"거점을 모릅니다, 놈들이 거주하고 있는 곳과 윤 설을 가둬둔 곳. 그 쪽의 정보가 없어요."

"아, 그것도 제가 알고 있어요."

이즈웰이 안주머니에서 서류를 꺼내 응시했다.


"헬 파이브가 보통 다른 곳으로 이동할 때는 임무를 수행하는 시간 외에 없습니다, 그 시간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공중 범선을 거점으로 잡고 안에서 생활하죠."

"공중 범선이라니, 하늘을 떠다니는 배?"

생소한 단어에 모두의 머리가 갸우뚱거렸다.


이즈웰이 서류를 옆으로 넘겼다.

"천천히 돌려가면서 보세요."

모두가 5초간 사진을 들여보고 정혁의 차례가 왔다.

"이, 이런 게 가능하다고요?"

사진에 그려져 있는건 삼각형의 거대하고도 뾰족한 피라미드였다.

푸른색의 창문이 수 천 개 이상이 달려있어 약간의 환공포증도 유발하는 듯했다.


그러나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돛이 없는데 왜 범선이지? 게다가 딱 봐도 엄청 커보이는데....."

정혁의 예상이 딱 들어맞은 듯 이즈웰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 말씀하신 그대로입니다. 범선 굽아가는 메부리코의 크기는 거의 작은 섬 정도의 크기니까요."

"예?"


말이 되지 않았다.

인간의 세계로만 가정해도 하늘을 나는 비행기조차도 거대해 보이는데 작은 섬의 크기가 공중 범선이 되어 날아다니다니.

물론 과학적인 가정을 제외한 계수의 힘이겠지만 그런 것이 가능한지 의문이 들었다.


그러나 이즈웰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을 이었다.

"놀라시는 게 당연합니다, 저도 처음 조사했을 때는 이 정도일 거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으니까요."

"계수의 힘으로 공중에 띄운 건가요, 이건?"

"맞습니다, 체내의 계수를 빼어 범선 바닥 표면에 흩뿌려 그 힘으로 띄운 겁니다."


그런 것이 정말로 가능하다니, 예상은 했지만 확답을 받고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럼 대체 그 단장이라는 녀석은 얼마나 쌘거야?"

"일단 이때까지 만났던 적들 중에서는 제일일 겁니다."

아, 알고 있어요.

점점 머리가 아파왔다.


"일단 그렇다면 저 범선 안으로 침투하는 것 또한 문제겠네요, 이렇게 많은 인원들이 한꺼번에 움직이기에는 곧바로 들킬 것 같은데."

한석이 인원의 숫자를 세아리며 말했다.

그 말에 동의하듯 진명이 말했다.


"그래 맞아, 우리에게 있어 가장 우선시해야 하는 부분은 은폐 엄폐다. 그러므로 모든 인원이 범선 안으로 침투할 이유는 없어."

그렇다면 인원을 착출해야 하는 셈.

정혁이 턱에 손을 얹으며 생각했다.

'최대한 강력한 인원들로 최소를 선별해 가야해, 사실상 인원은 정해져 있다.'


최정혁, 하진명, 백화람, 조하나, 도민호.

그러나 지금의 선별인원만으로는 위기의 상황에서 헬 파이브에게 대처하기 힘들었다.

'그러니 용병을 최대한 활용하자, 이즈웰 씨도 분명 우리에게 엄청 큰 도움을 줄 거야.'

그렇다면 총 여섯 명.


누구나 생각할 수 있지만 최선의 선택이었다.

그 속마음을 예상이라도 한 듯 진명이 손을 접었다.

"그럼 베스트 맴버를 뽑자면 나, 최정혁, 조하나, 도민호, 백화람 지휘부대장님이 적당하겠는데."

가민이 감탄사를 뱉었다.

"와 소름인데요? 저도 방금 전대장님과 똑같은 맴버를 짰는데."


신기한 듯 박수를 치는 그에게 한석이 찬물을 뿌렸다.

"어이, 어이. 그건 여기 있는 그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생각이잖아."

동의하듯 몇몇 지휘관들이 고개를 끄덕이자 가민이 그를 노려보았다.

"한 명이 빠졌어요."

정혁은 그렇게 말하고는 이즈웰을 가리켰다.


"이즈웰 씨는 저희에게 있어 엄청 큰 도움이 될 거에요, 그러니 정예 맴버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명이 동공을 키웠다.

"아, 그렇지 참. 죄송합니다, 이즈웰씨. 제가 잠시 잊었군요."

"아니요, 괜찮습니다. 그렇다면 저도 범선에 침입할 맴버 중 한 사람이 되는 건가요?"


정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렇죠. 혹여나 불편한 사항이라도 있으십니까?"

그 말을 듣고 이즈웰이 갸우뚱거렸다.

"글쎄요, 아직은 모르겠네요. 저도 힘을 쓰지 않은 건 꽤 오래됐으니까요. 학방의 일원이 된 후로는 거진 정보력을 수집하는 데에 시간을 보냈으니."


그러나 그것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었다.

진명이 눈을 가늘게 뜨며 이즈웰의 체내를 약간 들여다보았다.

느낄 수 있었다.

꽤나 방대한 양의 계수를.

정교하고도 밀도 높게, 그리고 전신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다.

'이 정도라면 자신감을 가지셔도 될 것 같은데.'


제인이 그 속마음을 읽은 후, 이즈웰의 옆구리를 툭툭 쳤다.

"어이, 이즈웰. 자신감을 가져, 왜 이렇게 상대에게 쫄아있냐?"

"아, 죄송합니다. 가주님."

회의를 시작한 지 시간이 오래되었다.

제인은 박수를 한번 친 후에 모두를 향해 말했다.


"자,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고. 하루 동안 꽤나 많은 일들이 있었잖아? 그러니까 내일 오전에 다시 모여서 나머지를 조율해보자."

지휘관들이 시선을 돌리며 당황해하는 듯한 얼굴들을 지었다.

이래도 되나 싶은 표정들이었다.


제인은 그런 주위 반응이 탐탁치 않은 듯했다.

"에헤이, 여러분들 마음은 잘 알겠는데 말이야....., 전투란 본래 잘 쉬어줘야 잘 싸울 수 있는 거야. 내가 허락할 테니까 오늘은 여기서 해산!!!"

진명이 억지 미소를 지었다.

아니, 제가 허락을 안 했는데요.


그러나 그녀가 말한 이상 더 이상의 진행은 불가능했다.

어차피 간부진들도 피곤한 것은 매한가지일테니 어쩔 수 없이 따르기로 결정했다.

"좋아, 오늘은 여기까지 진행하자. 모두들 강적을 만나서 힘들고 지쳤을 텐데 푹 쉬고 내일 보자고."


""예, 알겠습니다!!""

지휘관들이 하나 둘 씩 일어나 회의실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화람 역시 나가려는 순간, 진명이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아, 지휘부대장님은 잠시만."

화람이 고개를 돌렸다.

"응, 왜? 할 말이라도 있어? 나도 좀 피곤한데."


"아, 제가 할 말이 있는 게 아니고......"

진명은 어딘가 곤란한 듯 계속 관자를 긁었다.

"뭐야, 뭔데??"

"일단 따라오시죠."

진명이 회의실을 나갔다.

"전대장님!"


정혁이 진명을 부르며 달려왔다.

"음, 무슨 일인가?"

그가 묻자 정혁이 이즈웰을 향해 눈길을 돌렸다.

"아, 다름이 아니라 이즈웰 씨를 어느 생활관에 들여야할지 아직 정해진 것 같지 않아서요. 혹시 괜찮다면 401생활관을 배정해도 될지 여쭤보려고요."


"음, 뭐 그렇게 해도 될 것 같다."

허락을 받은 정혁이 고개를 숙였다.

"알겠습니다, 들어가십쇼."

"어, 들어가서 쉬어라!"

"옙!"


------


게스트 룸.

"아, 그러니까....."

화람의 맞은편에 앉아있는 진명, 그리고 그 옆에는......

그녀는 곧바로 머리를 테이블에 박았다.

쾅- 소리와 함께 화람이 눈을 질끈 감았다.

"진짜, 정말 미안합니다! 주덕광씨!!"


그녀의 앞에는 머리와 팔에 붕대를 두르고 있는 덕광이 앉아있었다.

그는 어이가 없는 듯 헛웃음을 터트렸다.

"허, 말이 됩니까? 어떻게 다른 사람들을 다 챙기고 저를 잊어버리실 수 있으십니까?"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을 알기에 화람은 고개를 들지 않았다.


"정말, 정말 죄송합니다."

애초에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루난을 적들에게 빼앗겼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덕광의 행방을 눈치채지 못한 것은 명백한 그녀의 실수가 맞았다.

"나중 되면 제 이름도 까먹으시겠네요, 지휘부대장님."

화람이 고개를 들어 좌우로 돌렸다.


"저, 전혀 그럴 리 없죠! 제가 어떻게 잊겠습니까? 하.하.하.하."

영혼이 존재하지 않는 웃음소리였다.

그러나 덕광은 그 모습을 보며 씨익 웃음을 내보였다.

"풉, 푸하하하하하! 괜찮습니다. 어차피 사지도 다 멀쩡하고, 죽은 것도 아닌데요 뭘."

화람이 굉장히 죄책감을 느낄 만한 말이었다.


'하하하, 일부러 그러나?'

그러나 곧 분위기가 진지해졌다.

덕광이 헛기침을 한번 내뱉은 후에 말을 시작했다.

"그나저나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루난을 빼앗긴 것도 모자라 학사관마저 붕괴되고 이어서 대원 한 명이 헬 파이브라는 놈들에게 납치를 당하다니."


최악이었다.

"그래, 맞아요. 아주 그냥 머리 아픈 상황의 삼위일체지."

"그리고 듣기로는 지휘부대장님이 백조전대에 잠시 동안 소속된다 들었는데."

뜨끔했다.

그러나 어차피 알고 있기에 덕광이 질문했을 것이 불 보듯 뻔한 일.

어설프게 거짓말을 쳐봤자 좋을 게 없었다.


"예, 맞습니다. 당분간은 이곳에서 지내려 해요."

덕광은 심각한 듯 한손으로 옷무새를 정돈했다.

"결정은 본인의 책임이니 존중합니다만 학사관장님께서는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우실 겁니다."

"어째서 그렇죠? 어차피 학사관이 복구되기 위해서는 꽤나 많은 시간이 소요될 텐데."


"그 분이 걱정하는 것은 그게 아닙니다."

덕광이 상체를 앞으로 빼어 턱에 손을 괴었다.

"그럼 어떤 것을......?"

"윤 설 대원을 구하기 위해 협력하실 것 아닙니까?"

덕광은 참으로 눈치가 빠른 인간이었다.

화람은 못이기는 듯 눈을 감으며 입꼬리를 올렸다.


"네, 맞아요."

최대한 덤덤하게 말했다.

이럴 때일수록 더욱 당당하게 나가야 평타라도 치니까.

"흐음, 제가 볼 때 그 점에 있어서 학사관장님이 노발대발하실 것이 분명해서요."

이해는 갔다.

어찌 보면 전혀 다른 전대의 인원을 구하기 위해 학사관의 지휘부대장이 출동하는 것이었으니.


혹여나 잘못된다고 하면 학사관에 엄청난 전력 손실을 불러올 수 있는 일이었다.

"어쩔 수 없습니다, 이것은 저의 선택이기 때문에. 제아무리 관장님의 반대가 있더라도 저는 뜻을 굽히지 않을 거에요."

덕광의 시선이 아래로 내려갔다.

"그렇단 말이죠......"


그 역시 곤란한 듯 아랫 입술을 깨물었다.

"학사관장님에게는 말씀 좀 잘 전달해주세요, 뒷수습은 제가 알아서 할테니."

덕광이 걱정하는 것은 따로 있었다.

"아마 어줍짢은 징계로는 끝나지 않을 겁니다."

"그것 역시 각오하고 있어요."


고집을 꺾기는 어려워 보였다.

"그래요, 알겠습니다. 그나저나 두 분께 말씀드릴 것이 있어요."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두 손을 펼쳐 테이블을 내려쳤다.

쾅!!!!

"아이고, 깜짝이야!! 무, 무슨 말을 하려는데 그렇게 호들갑입니까?"


"제가, 루난의 내용을 제대로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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