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상자와 거울과 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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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왕국
작품등록일 :
2023.09.12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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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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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12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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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5쪽

1회 : 시장에서

인생에서 무엇인가를 추구한다는 것, 그리고 그 길들




DUMMY

배가 고픈데, 뭘 좀 먹어야 하지 않을까?


글쎄.

말은 미온적인 유예지만 말투는 단호하게 바로 끊으며

남자는 고개도 들지 않고 뭔가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장부 같아 보였다.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가게의.

낡고 때가 덕지덕지 군데군데 손을 탄 듯 얼룩덜룩하게 지저분하고

그러나 그만큼 오랜 시간을 거쳐온 듯한 가죽으로

겉장을 앞뒤로 한 두툼한 장부는

온갖 숫자들만큼이나

별별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을 것만 같은

무거운 두께였다.

외상을 떼먹고 도망간 사람들의 이름들,

빚 대신에 온갖 타협을 시도한 사연들,

때로는 분노가 터져나와서 서로 심한 시비가 붙었을 것만 같은,

숫자들이 연속으로 이어져서 도식상으로 존재하는,

숫자라는 상징으로 매개되는 욕망들이 펼쳐지는 또 다른 세상.


남자는 젊었지만 어떻게 보면 또 나이가 좀 들어보이는

수염이 많은 모습이었다.

조금씩 더워져가는 계절에 맞게

검은색 조끼를 긴팔옷 위로 몸통에 걸치고

책상에 가죽 장화의 두 발을 겹쳐서 올려놓고는

연필을 입술에 대고 가끔 씹기도 하면서

자신의 가게를 무료하지만 성실하게 지키고 있었다.

다른 동업자로 보이는 남자는 약간 더 나이가 많아 보였다.

역시 수염이 텁수룩하게 많았는데 덩치가 훨씬 크고 키가 우람했다.

이 지방은 연평균 기온이 낮은 추운 지방이어서 여름이

매년 비교적 늦게 다가왔었다.

가게는 업종이 언뜻 보면 짐작이 잘 되지 않고 잘 알 수 없게

이것저것 여러 가지들을 한꺼번에 잡다하게 다 판매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한낮의 따스하지만 지루한 공기가 그만큼 데워진 기온과 함께

시장을 넓고 축 늘어진 나른함으로 다 같이 전체적으로

보이지 않는 투명함이라는,

분위기라고 할 수 있는 것으로 채우고 있었다.

그래서 시장 거리는 다 문을 여는 둥 마는 둥 대부분의 가게들마다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가게 안쪽으로 들어갔고

일부 주인들은 아예 잠이라도 자고 있는지

가게 실내에서 그림자조차 전혀 보이지도 않는 가게들도 있었다.

밖의 시장 거리에도 골목마다 시간이 시간인 듯

지나가는 사람들이 거의 보이지 않아서

한적하고 쓸쓸할 정도로 맑은 오후의 정적 속에

어떤 소음도 정지한 채로 풍경들만 그 속에 놓여져서

선명할 정도로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그들의 가게는 어느 골목의 외진 끝에 있었다.

벽 한쪽에는 그들의 그림자가 너울거리듯 엷게 연한 어둠의 색으로

이리저리 왔다 갔다 작은 동작들로 만들어졌다가 옮겨졌다가

나타났다가는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실내는 바깥과는 달리 조금 어두웠기 때문이었다.



그러면,

나 혼자라도 다녀올 거라네?


왜요? 여기서 먹지 않고?

남자는 고개를 길게 뽑듯이 왼쪽으로 틀어서

등만 보이고 가게 밖을 나가는 덩치 큰 남자에게 물어보았다.

돌아보지도 않고 그 키와 덩치가 큰 다른 남자가 대답하고는 나가버렸다.

아니, 여기서 뭘 먹을 게 있다고?





남자는 잠시 그 같은 동업자의 뒷모습이 있었던 곳을 쳐다보더니

다시 장부를 내려다보며 연필을 오른손으로 만지작만지작거렸다.

두 허벅지 위에 장부는 놓여있었다.

남자는 연필을 입에 물고 약간 빙글빙글 돌리다가

다시 장부를 이리저리 넘기기 시작했다.


"세상을 널리 두루 보고, 정확하게 그 요점들을 이해하며,

겉의 사악한 아름다운 모습들에 속지 않으며,

자신만의 선택으로 후회가 남지 않을 행동의 의지를 실천한다."

"생(生)의 끝에서 자신에게 더 할 말이 없게 하기 위하여."


남자는 장부에 그런 글을 연필로 적고는

잠시 고개를 들어서 창밖의 거리를 내다보았다.

거리는 언제나처럼 똑같은 풍경이었다.


점점 그림자들이 길어지는 저녁이 마침내 다가왔다.

사람들은 많이 다니다가 저녁이 되자 차츰 줄어들어서

돌로 만들어진 도시의 다시 한적해진 이곳, 시장에는

언제나처럼 또 한 번의 도시의 황혼이 찾아와서


세상은 어둠과 암흑에 뒤덮여서 가려지기 시작했다.

후회는 없나?


후회? 무슨 후회?


가게의 내부는 적막할 정도로 고요했다.

왜냐하면 때가 때이니 만큼,

밤이 되었기에 시장 어느 골목에 있는

이 칼 판매상의 가게도 당연히 조용할 수밖에 없었다.

실내의 면적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

허름하고 낡은 분위기의 방에 여기저기에

각종 칼들이 벽에 걸려 있었다.

칼집에 들어가 있는 것들,

그냥 거무스름한 색깔의 가죽 칼집에 들어가 있는 상태가 아닌

칼날이 그대로 노출이 된 채로 걸려 있는 것들,

오래된 듯한 낡고 고색창연한 것들,

번쩍거리는 광채가 감돌고 있는 새로운 것들까지.

벽들마다 빼곡하게 나무로 된 틀이 여러 개가 박혀 있었고

그 틀마다 동시에 수십 자루의 칼들이 각각 매달려 있었다.

농사용, 주방용, 무엇을 만들기 위한 공업용,

또 전쟁과 전투에서 쓸 각종 무기 종류에 해당하는

크고 작고 넓고 짧은 칼들...




내 증오와 맞바꾼 내 소망은

남자는 잠깐 말을 멈추고

주저하듯이 말끝을 흐렸으나,

다시 말을 침착하고 천천히 이어나갔다.


내 인생에 어떤 구원도 보탬도 되지 못했었지

그러나,


남자는 의자에 몸을 기대면서

허공인지 천장인지 고개를 들어올려

무의미한 지점 한 군데를

공허하고도 평온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내가 스스로 선택을 했는데

무엇이 안타깝겠는가?


난 미련이 없다네.


그래? 그런가?

상대는 찻잔을 들어서 맑지만 약간 노란 색이 감도는

거의 투명한 색에 가까운 엷은 찻물을 마시면서

씩, 한 번 웃었다.

수염을 깔끔하게 면도를 제대로 한

비슷한 나이대의 남자였다.





백작님이 실망하셨다기보다는,

백작님의 고귀한 따님이


무척 실망하시지 않았을까?

면도를 성실하게 한 남자는 의미심장하게

그를 들여다보면서 재차 물었다.

그의 탁자와 의자는

다른 곳에 있었다.

그러니까 가게에는

두 개의 탁자와

몇 개의 의자들이

탁자마다 의자들이 딸린 채로 그렇게 있었다.


나 같은 떠돌이 용병 기사(傭兵騎士)는,

그냥 내 갈 길을 가야지.

그런 대단하신 분의 따님이

어디 나와 결혼을 한다는 게

말이나 되겠는가?



그래도 자네도 귀족의 후손이 아닌가?


난 자네가 그래서 마음에 들어.

자네를 내 친구로 인정한 이유가

바로 그런 거야.

상처가 되는 요지의 말들은 피하고

다른 부분의 말만 좋은 의미로 에둘러서 말하는

그 다정하고 선량한 인격.


남자는 그렇게 말을 잠깐 멈추고 쉰 다음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그렇지. 몰락하기는 했지만

귀족의 후손은 귀족의 후손이지.

남자는 자신의 친구라는

면도를 잘하고 지내는 남자를 쳐다보았다가

다시 고개를 돌려서 장부를 아래로 내려다보고

똑바로 들여다보면서 쓴웃음을 지었다.


나도 그게 참...

마음에 든다네.

자네가 친구로 인정하는

몇 명 안 되는 사람들 속에

내가 들어간다는 게.

내 자랑거리 중에 하나라고, 이 친구야.



하하하하하

남자는 유쾌하고도 나지막하게 웃었다.

면도를 한 상태로 차를 마시던 남자는

그저 그런 그를 쳐다보면서 빙그레 미소만 지었다.


밤은 광대하고도 어두워서

도시의 시장 거리는 전부 모든 곳이

푸르르면서도 알 수 없는,

넘실거리면서 돌아다니는

암흑의 파도에 잠긴 검은

그러나 투명한 바닷속처럼

아름다우면서도 신비한 매혹적인 적막에

부드럽게 점령당해서

평화로우면서도 이상한

자유로운 공허로

사람들의 가슴을 설레이게 했다.

































알면서

칼 판매상 라우펠트워켄은 중얼거렸다.

얼버무리는 듯도 하고

작고 나지막하게 귓속말을 하는 것도 같았다.

그의 두 눈은 공허하고 텅 비어 있었고

입술은 메마르게 바싹 말라있었다.

그래서 입술에 군데군데 갈라진 작은 틈이

홈이 패이듯이 여기저기 나 있었다.


내가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알면서

그런데 그런 걸 왜 또 지금에 와서야 다시 묻는 거야?

그가 고개를 돌려서 바라보며

따지듯이 물었다.

약간 화가 난 듯했다.

그러자 그 옆에 있던 검은 불명확한

어떤 그림자 같은 모습이 약간 움직였다.


아,

그게, 그게 아니고

그런데, 또 굳이 묻고 싶었던 건


남자는 더 이상 그쪽은 쳐다보지 않고

정면을 다시 돌아와서 바라보며

그 정면에 대고 말이라도 하듯이 다시 중얼거렸다.

독백처럼 들리는.


어떤 것은 부분만 잃어버려도 전부를 다 잃어버리는 것과 똑같지.

남자의 눈은 어딘가 슬퍼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좋아서,

좋아서, 그런 결정을 내리고 이렇게 지낼 리가 없잖아?


칼 판매상 라우펠트워켄은

조용히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고개를 수그리고 경건한 의식이라도 치르듯이

잠자코 먹는다는 행위에만 몰두했다.

그의 집중은 차분한 사람의 서글픈 체념이나

슬픈 포기를 떠올리게 하는

그런 구석이 있었다.


34살에 감자 구이와 양파 수프를 먹는다면

너무 늦은 걸까?

그가 입에 음식들을 조용히 씹어 먹고

수프의 국물을 삼키면서 심심한지 혼잣말을 해버렸다.


두 눈동자가 크고 환하게 방의 모든 곳을 채울 수 있을 만큼

생생하고 놀라운 면적의 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두 흰자위에는 어떤 잔 핏줄도

옅고 어지럽게 불그스름하면서도

누렇고 혼탁하게 이질적으로,

둥근 흰 표면들에 얽히지 않은

완벽한 순백색의 맑고 깨끗한 바탕이면서

가운데의 눈동자들은 다갈색에 가까운

황금색의 엷은 빛으로 반짝거리는.

그 두 눈의 주인공은 계속 내내

침대에 누워서 지내야만 했었다.

길고 아름다운 출렁거리는 머릿결을 가진

젊은 처녀가 큰 방의 역시 크고 호화로운 침대에

계속 누워서 지내야만 하는 것이다.

여름에도 이불을 반드시 덮어야만 하는 환자로.

그녀는 어디에도 가지 못하고

늘 집에서 그것도 누워서 지내야만 한다.

아무리 백작의 딸이라고 해도.



백작님,

난,


최선을 다 했습니다.


남자는 천천히 스푼으로 양파 수프를 떠먹었다.

마지막 남은 양파 조각들까지 다 떠서 입안에 넣고

우물거리며 먹은 다음에

은제의 그 스푼을 양파 수프 접시 위에 내려놓으며

남자는 다시 또 독백을 했다.


나도,

싫지만 해야 되는 결정을 언제부턴가

지겹게 해야만 했다네.

그런데,

정말 그녀와 헤어지는 것만큼은


나도 싫었지


그것만큼은 나도, 이번만큼은 견디기가 너무 힘들더군


고개를 돌려 아까 그 검은 그림자가 있던 방향을

칼 판매상이자 과거에 떠돌이 용병 기사(傭兵 騎士)였던

라우펠트워켄은 다시 돌아보았다.

그쪽 어딘가에서 제대로 알 수는 없지만

불분명한 장소로 여겨지는

막연하고 흐릿하게 비치는 빛깔의 불균질한 범벅으로

모호하게 깔린 어두움 속에서

낄낄거리는 웃음이 들려오더니

말소리가 돌아왔다.


그런 게 바로 운명이라는 거야.

자네도 드디어 어른이 되었군.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그렇게 어른이 된다네.


어른

어른


어른이라는 단어를 연거푸 두 번이나 반복한 남자는

다시 긴 한숨을 그러나 천천히 부드럽게 쉬었다.

그는 약간은 부드러운 면이 그의 기질속에 들어있는 것 같았다.

창고의 문을 열면 그 내부 공간에 여러 가지가 한꺼번에 보관되어 있듯이.


어른이 되려고 그래야만 한다면

그런 어른은 난 되고 싶지 않다네.

고작 어른이 그런


슬픈 짐승이라니


전부를 잃는 것과도 같은 일부의 상실 혹은 분실


나는 그녀를 얻을 수 있었으나

그녀와 끝내 헤어지고 말았다네.


그렇다면,

그가 완전히 몸을 돌려서 그 자기 방의 어두운 방향을 향해서

똑바로 바라보면서 크게 말했다.


그게 도대체 내게 무슨 차이가 있나?

완전히 상실한 것과 조금 상실한 것이


그녀의 마음은 얻었으나

그녀와 내가 함께 하는 운명을 내가 놓쳤다면?


그러나 그 어두운 곳에서 말소리와 함께 나타나서 움직이던

검은 그림자는 이번에는 잠자코 있었다.

아니 어쩌면 그 무렵에는 계속 그랬는지도.


34살에 너무 늦었지만 빵도 감자 구이도

또 양파 수프도 다 먹었으니


이젠 침대에서 잠이나 억지로 청해야 할까?

남자는 침대가 있는 구석의 방향은 쳐다보지도 않으면서

창밖을 무심하게 바라보면서 다시 바보처럼 혼잣말만 해댔다.


아직 창 밖에는 아직도 어두운 밤인가 봐만 같아서

새까만 검은 암흑 같은 무의미한 무채색의

심연(深淵)들 같은 침묵만 자욱했다.

밤은 길고 멀어서

아직도 새벽은 당도하려면

한참이 더 남은 것이다.


내가 어리석은 것인지도 모르겠군.

이 세상엔 논리라는 이 애당초에,

그러니까 처음부터 있었던 적도 없는데

남자는 쓴웃음을 결국 짓고 말았다.

여전히 야식이나 어떤 차 같은 마시는 것도

그는 곁에 두고 있지 않았다.

그의 탁자에는 이젠 장부책이 두 권이 더 늘어나서

합쳐서 세 권이 있었다.

두 권은 약간 어긋나게 이층으로 쌓듯이 놓아두었고

다른 나머지 한 권은 그가 펼쳐서 읽다가 탁자 위에

내려놓았는지 다른 좀 떨어진 오른쪽에 외따로 놓여 있었다.

다 누리끼리한 두꺼운 가죽으로 정장을 한

오래 쓰고 많이 사용한 시간만큼

함께 한 시간의 흔적이 여기저기 많이도 묻은,

낡고 너덜너덜해진 그래서

험해진 장부책들이었다.



세상은 그저 논리가 아닌 욕망으로 돌아가는

구조이고 원리의 체계인데.

내가 어리석었던 것이지.

그걸 이해 못하고 내 의견만 고집했으니까.


남자는 한숨을 약간 쉬는 것처럼

이맛살과 오른쪽 눈매를 살짝 찌푸렸다.

그의 두 눈빛이 밤이 깊어가서 그런지

피곤하면서 지친 것처럼,

고독해 보였다.


이익과 손해의 발생 측면에서만

이 공고하고 요지부동한 세상은 작동하는데...



남자의 사업상 동료인 다른 덩치가 크고 우람한 남자는

아직 나타나지 않은 것 같았다.

어쩌면 벌써 집에 돌아갔는지도.



유연해져야만 할까?

그런 것인가


남자는 푸념을 하듯 허공을 올려다보았다.

왜냐하면 그가 의자를 뒤로 빼듯이 힘을 주어서

아래로 땅바닥을 누르면서 몸을 쫘악 뽑듯이

뒤로 비스듬히 눕혔기 때문이었다.






내 나이 37살

37살에 야식으로 장작에 구운 통닭과

치즈가 맛있는 야채 샐러드를

작년에 양조한 올해의 첫 벌꿀술과 함께 먹는다면

나는 너무 늦은 걸까?

그의 입술에는 약간 비웃는 듯한

미소가 물을 마시고 나서

흘러내리듯 떨어지는 물방울들처럼

허무하게 또는 허전하게 스치고 지나갔다.

가게는 쓸데없이 오래도 열고 있었다,

손님이 누가 찾아온다고 아직도 열고 있는 걸까.






반복되는 세상은 그러나 그 반복 속에서

미묘한 차이점을 내포하고 있듯

끊임없이 그 미세한 이질적인 양상을 발생시킨다.

그리고 그 작은 차이들이 결국엔

완전히 다른 결과를 또한 만들기도 한다.


도무지 무엇을 파는지 알 수 없는 가게.

여러 골목 중에서 으슥한 막다른 골목에 있는

그 가게를 운영하는 두 주인 중의 한 명인

37살 메퀘크파이렐텐은

신분을 조용히 숨기고

이제는 전쟁터를 완전히 멀리 하며 잊어 버리고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가고자

그저 한낱 장사치로 변신해있었다.

전투에서 상대편이나 적국의 병사들과 기사들이

모두들 다 같이 그의 갑옷을 입은 모습이라도

한결같은 흠모의 감정으로 멀리에서라도

한 번이라도 보고 싶어했었던

전설적인 은기사(銀騎士)였던 그가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그냥 장사나 하고 있는 것이다.

잡다한 여러 물건들만 대충 팔고 돈이나 약간 벌면서.

그는 그토록 이름을 세상에 휘날렸던 용맹한 기사(騎士)였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키나 체격은 세상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하고 흔한 모습이었다.

심지어 외모마저도.




보물상자를 가지세요! 자신만의 보물상자를.


작가의말

이제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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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6회: 내게는 뭔가가 없었다네 23.10.25 1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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