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력자 재벌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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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세르초이
작품등록일 :
2023.09.19 10:02
최근연재일 :
2024.02.10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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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30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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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

DUMMY

한국호텔 후원


사방으로 빽빽한 숲이 우거져 있어, 그 안에 누가 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그 한가운데는 단층짜리 조그마한 별채가 있다.


“여기 맥주 500cc 두 잔 가져다줘요.”

“네. 대표님!”


이 만남이 수면 밑에서 비밀리에 이뤄져야 했기에, 비서 역할을 하는 미래경영실장이 시중을 맡았다.


달칵!


시원한 생맥주 두 잔이 테이블에 놓였다. 안주도 없이 말이다.


“사정사정하셔서 이쪽으로 오시라고는 했지만 빠르게 용건만 이야기하시고 일어나시죠. 아무리 경영권이 없는 회사라곤 하지만, 경쟁사 오너와 독대하는 게 알려지면 입장이 곤란하니까요.”


이부자 대표는 정원에 놓인 분수만 쳐다볼 뿐이다.


벌컥 벌컥!


“캬~ 맥주 맛 좋네요. 속이 뻥~ 뚫리는 것 같습니다!”


이재호는 맥주 한 잔을 그대로 원샷을 하더니 이부자 옆으로 의자를 바싹 옮겼다.


“대표님! 김준철 의장 마음에 드십니까?”

“...”

“그 친구 너무 건방지지 않아요? 졸부 주제에 미국 간다 어쩐다 설쳐대질 않나~ 아시아후스 인수전에 뜬금없이 참가하질 않나.”


이부자는 당장이라도 맞장구를 치고 싶었지만, 억지로 표정 변화를 억눌렀다.


“툭 까놓고 말씀드리죠. 저는 그 친구가 너무 꼴 보기 싫습니다.”

“그걸 왜 저에게 말씀하시는 거죠?”

“거두절미하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랑 손 한번 잡으시죠.”

“...”


이부자의 미간이 살짝 찌그러 들었다.


“대표님이 가지신 우노토도 주식 저에게 넘겨주세요. 어차피 이제는 대표님이 계속 가지고 있기도 어려운 형국 아닙니까? 적당한 임자가 나타났을 때 털어버리는 게 상책이죠.”

“제가 미쳤어요? 우노토도가 잠시 흔들리고 있긴 하지만 돈 잘 버는 회사예요.”

“대표님 왜 이러십니까? 트로노 의자에 ‘성폭행’이라는 이미 단어가 묻어버렸습니다. 김준철 의장이 계속해서 우노토도에서 자리를 지킨다면 그 매출도 장담할 수는 없죠. 곧 곤두박질 치리라 장담합니다.”


실제로 그랬다. 성폭행범이라는 사실이 대중에게 공개된 그 순간부터 약간씩이지만 매출이 빠지고 있었다.


“그 더러운 인간이랑 계속 한배에 타고 싶으세요?”


사실 여자로서 굉장히 소름 끼치는 일이다. 다른 것도 아니고 성폭행이라니. 아무리 모진 세상 풍파에 모든 욕정을 이해했다고 해도, 도저히 마음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범죄임에 틀림없었다.


“한국그룹과 우노토도는 더 이상 같이 갈 수 없어요. 김준철 의장이 대표님 가는 길마다 훼방 놓고 있지 않습니까.”


최근 그룹 내에서 우노토도 주식을 빠르게 정리하라는 무언에 압박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정부가 대놓고 한국그룹 사업에 태클을 걸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부자 대표는 통유리창 너머에 뛰어노는 사슴들을 바라보았다.


“아키가 우노토도를 인수한다...? 돈은 있어요?”

“얼마를 원하십니까?”

“음.. 오늘 기준으로는 내 지분 다 가져가려면 3조 7,550억이네요? 장도 안 좋고 블록딜이니 우수리 떼고 3조 7천억에 드릴게요.”


어마어마한 금액.

아키 시총이 15조 남짓했다. 우리 노인네와 내가 가진 지분, 30%를 다 팔아야 겨우 살까 말까 했다.


“이건 어떻습니까? 일단 저에게 5%만 파세요. 그렇게 장기적으로 지분을 정리한다는 명분을 챙기시고 저를 지지해 주세요. 추가로 아시아후스는 그대로 대표님께 넘겨드리겠습니다.”


아시아후스라는 말을 듣자 이부자가 처음으로 이재호의 눈을 바라보았다. 요즘 체면을 많이도 구겼다.


“얼마에 넘기시려고요? 7,500억에는 너무 비싸요.”

“얼마를 원하시죠?”

“6,000억?”

“에이~ 대표님. 너무 가격을 후려치셨습니다.”

“싫음 말고요.”


이재호는 고민에 빠졌다. 공중에 1,500억을 흩뿌리는 일이니 당연하다. 하지만 제안을 받지 않으면 이부자가 자신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

“좋아요. 대신 경영권은 저에게 꼭 주셔야 합니다.”

“하하하하 한잔 더 드시겠어요?”


다음은 템피스 헤인즈 회장.


그는 미국 샌디에고 별장에 거주했다. 말이 별장이지 궁궐에 가까웠다.


정문에서부터 헤인즈가 기거하는 본관까지 차로 10분을 가야 했고 양옆은 골프코스로 둘러싸여 있었다.


‘뭐야~ 이 양반.. 왜 돈 벌라고 아등바등하는 거야. 남은 인생 골프나 치면서 편하게 살지.’


좌측으로는 드넓은 태평양 바다가 보였고, 그 옆으로는 중세 시대 성채를 연상시키는 거대한 규모의 본관이 보였다.


때마침 헤인즈 회장이 전기 카트를 직접 몰고 이재호에게 다가왔다.


“늦지 않게 잘 맞춰 왔군요. 역시 한국사람은 시각 약속을 잘 지킨다니까. 만나서 반갑습니다. 제임스 헤인즈입니다.”


방금도 골프를 치다 온 듯 바지 군데군데 풀때기가 묻어 있었다.


‘팔순이 넘었다고 들었는데 대단한 정력가 시네.’


“듭시다.”


“그래~ 당신 편이 되어 달라?”

“네. 회장님.”

“김준철 그 친구는 성범죄자라고 이미 소문이 쫙 났습니다.”

“나도 들었소만.. 거짓일 가능성도 있지 않소?”

“절대 거짓이 아닙니다. 제 나름대로 확인했습니다. 더군다나 이부자 대표가 저에게 지분 5%를 팔기로 했어요. 이게 무슨 뜻인지 아시겠죠?”


헤인즈 회장의 동공이 살짝 커졌다. 한국에서의 이 씨 가문의 정보력에 대해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

“김준철 의장.. 성실하고 착한 친구인 줄 알았더니 내가 사람 잘못 본 모양이군... 나도 이제 늙은 건가..”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벽난로 앞으로 다가가 무릎을 꿇었다. 그 위에 십자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신실한 크리스천으로 보였다.


“주여 어찌해야 합니까.. 제가 믿고 있던 젊은이가 씻을 수 없는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합니다. 그를 계속 믿어줘야 합니까? 아니면..”


잠시간의 정적과 침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제가 틀린 것입니까. 하느님 아버지.. 제게 답을 일러주소서...”


그는 손을 맞잡고 눈을 감으며 주 기도문을 외기 시작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온 세상이 아버지를 하느님으로 받들게 하시며 ㅡ,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그리고 마침내 헤인즈가 질끈 감은 두 눈을 떴다.


“고삐 쥔 자를 바꾸라고요?"


‘노인네 노망났나~ 혼자 자문자답을 하고 웃기고 자빠졌어!’


“답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멘!”


헤인즈는 몸을 일으켜 이재호에게 오른손 내밀었다. 악수하자는 듯 보였다.


“자네를 한번 믿어 보지!”


쭈글쭈글한 노인의 손! 이재호는 그 손을 잡았다.


“으...”


손아귀 힘이 어찌나 세던지 고통이 뒤따랐다. 하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감사합니다 회장님!”


그렇게 대저택에서 빠져나왔다.


‘아무 조건 없이 공짜로 도와준다는 게 영 찜찜한걸... 뭐라도 던져줄 걸 그랬나? 아니면 진짜 계시라도 받은 건가?’

‘뭐 어쨌든 좋아! 일이 너무 잘 풀리는 권! 으하하하’


마지막,


대망의 이승연 사장!


이 프로젝트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자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한다.


바로 지분 5% 인수자금을 그에게 융통 받아야 한다.


아키 잔고는 아시아후스 매입하느라 이미 텅 비었다. 실적 부진으로 새롭게 회사채도 발행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우노토도를 인수하려면 사채라도 끌어다 써야 했다.


‘일단 5% 매입 대금을 1조 2천억으로 하기로 했으니... 6천억은 아시아후스를 넘기는 걸로 대신하고, 그럼 6천억을 빌려달라고 할까?’


‘아니지. 아무렴 사채업자인데 이자율이 꽤 셀 거야. 거꾸로 계산해 보자! 당장 은행에서 빌릴 수 있는 돈이... 1천억 때쯤은 되려나?’


‘집 담보 잡히고 비자금까지 합치면 그 정도는 충분히 융통할 수 있을 거야.’


‘그래! 5천억을 빌려달라고 하자! 그 정도면 무리 없어!’


이재호의 계획은 이랬다.


일단 경영권을 확보하고, 사내유보금 6조 전부를 배당한다. 그럼 3천억은 배당받을 수 있다.. 부족한 2천억은 다시 우노토도 주식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한다.


즉, 아시아후스에 돈 조금 보태면 우노토도 경영권을 획득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여기 맞아?”


백전무는 강남 한복판에 위치한 7층짜리 유흥업소 건물로 안내했다.


“네. 맞습니다!”


‘재산이 몇 조나 된다는 양반이 지낸다기엔.. 흠... 맞나?’


헤인즈 회장과 비교가 돼도 너무나 비교되는 곳이었다.


맨 꼭대기 층으로 올라가니 굳게 닫힌 철문이 나타났다.


“계세요.”


쿵쿵쿵!


백재욱이 문을 두드렸다.


“이승연 사장은 어떻게 알게 된 거야?”

“아~ 이사장님도 서재에 다니시더라고요. 저번에 자리도 한번 양보해 주셨습니다.”


‘서재에는 확실한 권력자들만 다니긴 하지.’


잠시 후


이마의 경계를 확실히 확인할 수 없는 건장한 50대 남성이 나왔다. 그는 목이 다 늘어난 반팔 티에 뭘 먹다가 묻혔는지 지저분한 파자마 바지를 입고 있었다.


“누구여~? 아~ 재욱 씨구나! 내가 깜박했다.”


재욱은 그와 꽤 친한 듯 매끄럽게 대화를 이어갔다.


“아이~ 사장님 왜 그러세요. 며칠 전에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돈 좀 융통하실 분이 오신다고.”


승연은 이재호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이 양반이야?”

“네 저희 대표님이십니다.”

“들어오슈~”


그는 엉덩이를 벅벅 긁으며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이재호가 백재욱에 귀에 대고 속삭였다.


“저 사람 맞아? 그렇게 부자처럼은 안 보이는데?”

“맞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런 줄 알았는데 알아보니 맞더라고요. 강남 바닥에 건물은 모조리 저 양반 거라더라고요.”

“진짜~?”

“원래 부자가 더한 법이잖아요.”


승연은 머리가 아픈지 관자놀이를 마사지하며 소파에 대충 앉았다.


“한잔하실라우?”

“아.. 아뇨.. 지금.. 낮 두시인데요?”

“싫으시면 말고요. 강요는 안 해요.”


탁상 위에 놓인 더러운 양주잔을 대충 물로 헹구더니 위스키를 가득 따랐다.


벌컥! 벌컥!


“으아~ 이제야 좀 살겠네! 역시 해장술은 꼭 해줘야 술이 깬다니까!”

“아참참! 내 정신 좀 봐! 차라도 한잔 드려야지.”


백재욱이 대시니 벌떡 일어났다.


“제가 하겠습니다. 사장님”

“그럴래?”


술기운이 조금 도는지 잔뜩 찌푸렸던 인상이 조금은 펴졌다.


“무슨 일로 오셨다고?”

“돈 좀 빌리러 왔습니다. 5천억이요. 가능하겠습니까?”

“어허~ 요즘 돈 필요한 사람이 왜 이렇게 많아? 5천억이라니 흠.. 내가 당신을 어떻게 믿고 그 큰돈을 빌려드려?”


퍽!


대뜸 차를 내오던 백재욱의 정강이를 후렸다.


“어이! 너 뒤질래? 어디 말도 제대로 못하는 거렁뱅이를 데리고 왔어?”


아무리 배짱 좋은 재호였지만 순식간에 벌어진 과격한 상황에 위축되지 않을 수 없었다.


“아.. 아닙니다. 사장님 저분이 아키 대표이사님이세요. 충분히 능력 있으신 분이에요."

“진짜?”


재호의 곁을 빙빙 돌며 요리조리 살폈다.


“흠? 그러고 보니 어디서 본 것 같기도 하고?”


재욱이 재빨리 휴대폰을 꺼내 이재호를 검색해 보여주었다.


“진짜네? 근데 부사장인데?”

“오시기 바로 직전에 사장으로 취임하셨습니다.”

“오호! 회사에서도 밀어준다? 당신 오너야?”

“그.. 그렇소. 그리고 하나뿐인 오너의 아들이기도 합니다.”


이재호는 일을 벌이기 전에 내부 단도리부터 확실히 했다. 바로 대표이사로 취임하는 일이다. 막판에 아버지가 또 어깃장을 놔버리면 곤란하니 말이다.


“그 큰돈 빌려다 뭐 하시려고?”

“그전에 한 가지 확인하고 싶습니다. 5천억 있으십니까?”

“푸하하하하”


승연이 배꼽을 잡고 웃었다. 조롱처럼 들렸다.


“이 양반아! 내 재산이 조 단위로 놀아~ 믿기 싫으면 얼른 가쇼. 술이나 한잔 더 할라니까.”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파는 법! 어쩔 수 없었다.


“흠... 믿겠습니다.”

“오케이. 묻는 말에나 똑바로 대답해!”


승연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재호 역시 침을 삼켰다. 최대한 어깨를 펴고 당당하게 대답하기로 했다.


“우노토도 주식을 매입하려고 합니다!”

“...”


잠시 정적이 흘르더니 뜻밖에 대답이 나왔다.


“진철아~ 문 잠가!"


있는지도 몰랐던 건달 하나가 출입문을 닫았다.


철컥!


작가의말

매일 밤 10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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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 142. 24.02.02 202 0 12쪽
141 141. 24.02.01 198 1 12쪽
140 140. 24.01.31 203 0 12쪽
» 139. 24.01.30 197 2 12쪽
138 138. 24.01.29 195 1 12쪽
137 137. 24.01.28 199 2 12쪽
136 136. 24.01.27 202 2 12쪽
135 135. 24.01.26 207 2 12쪽
134 134. 24.01.25 196 1 12쪽
133 133. 24.01.24 201 1 13쪽
132 132. 24.01.23 19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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