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랑전(極狼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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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HaL
작품등록일 :
2023.10.0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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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1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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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2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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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2화.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듯 (1)

DUMMY

달구의 분위기는 전과 달랐다. 분노와 적개심을 있는 대로 드러내며, 감정을 감추지 못하는 애송이의 얼굴은 무언가를 결단한 사내의 얼굴이 되어 있었다.


한층 자란 사내의 얼굴로, 달구가 설총을 불렀다.


“한설총.”

“그래, 조달구.”


설총은 여전히 커다란 달구를 마치 내려다보듯 마주 서서 답했다. 두 사내의 시선이 얽히고, 그것을 흥미롭게 바라보는 관객들의 시선도 그 중심을 향했다. 한동안 말이 없던 달구는, 더 말을 하는 대신, 쿵, 무릎을 꿇었다.


“당신의 수하가 되겠소. 내게 무공을 가르쳐주시오!”


쿵, 쿵, 쿵!


달구는 그 큰 머리통을 바닥에 쿵쿵 찧어가며 절을 올렸다. 아홉 번이나 머리를 찧은 달구의 이마는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우와···! 말로는 들어봤는데, 실제로 하는 건 처음 보네.”


제갈민이 놀란 목소리로 중얼거리자, 득구가 옆에서 콧구멍을 후비적대며 물었다.


“저게 뭔데요? 왜 대가리를 땅바닥에 아홉 번이나 박어?”

“흠, 저건 삼궤구고두례(三跪九叩頭禮)라는 것일세. 우리 한족의 전통은 아니고, 저 동북쪽의 여진(女眞) 쪽의 전통인데, 보통 전쟁에서 패한 군주에게 모욕을 주기 위해 만든 예법일세. 뭐, 우리도 비슷한 게 있긴 하지. 다섯 번 절하고, 세 번 머리를 조아리는 오배삼고두지례(五拜三叩頭之禮)라고, 오직 천자이신 황제 폐하께만 바치는 예법일세.”


무허자의 설명에, 제갈민이 깜빡이도 없이 급히 끼어들었다.


“아냐, 멍청아! 잘 알지도 못하면서 끼어들어? 소협, 저건 근자에 유행하는 협객 소설에 나오는 구배지례(九拜之禮)라는 거예요. 협객 소설 속에서 스승이 될 사람에게 제자가 올리는 예법으로 자주 등장하죠. 아마 예법을 잘 모르는 이야기꾼들이 여진족의 삼궤구고두례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뭔가 있어 보이고, 재미있겠다 싶어서 집어넣은 거겠죠?”

“오옹, 그런 게 있어요?”

“있어요. 어떤 협객 소설이 워낙 유명해지니까, 가끔 그걸 따라서 저런 예법을 취하는 낭인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뭐, 스승 쪽은 그냥 기분 좋으니까 받아준 거 같은데.”


무허는 탄식하며 헛웃음을 지었다.


“허··· 내 협객 소설 같은 것과는 담을 쌓고 지내다 보니, 미처 몰랐군. 제길, 제갈이 아는 걸 내가 모를 줄이야···! 이건 좀 뼈아프군그래.”


옆에서 떠드는 소리를 다 듣고 있었던 달구의 얼굴이 점점 빨갛게 달아올랐다.


“낄낄낄··· 비유우웅신!”


뒤로 한껏 기울여 두 다리로만 세운 의자 위에 기대앉아 다리를 건들거리는 거지 영감이 비웃는다. 재수 없는 영감탱이, 재주도 좋아.


결국 달구의 인내심이 폭발하기 직전, 설총이 달구의 어깨를 잡았다.


“···.”

“잘 생각했다. 네 결단을 기다리고 있었다.”

“···당신을 뭐라고 부르면 되겠소?”

“븅신아, 되먹잖은 뽄새 잡지 말고 하던 대로 해!”

“조용히 해라, 미친개! 난 네가 아니라, 여기 한설총의 수하가 되겠다고 한 것이다!”

“그거나 그거나지. 너 이제 내 아래야. 짬순 모르냐, 짬순?”

“이 자식이···!!”


흥분한 달구가 몸을 일으키려는데, 설총이 웃으며 어깨를 두드렸다.


“지금 덤비지 말고, 후일 무공으로 몸을 단련한 다음 싸우면 저 조그만 득구 녀석 정도는 얼마든지 두들겨 팰 수 있지 않겠느냐?”

“···?!”

“아니, 잠깐! 형님?! 그게 무슨 말씀이심까?!”


득구가 빽, 소리를 질렀지만, 설총은 그저 웃었다.


“난 네 앞에서 권위를 세우고 싶지 않다. 난 네가 마음에 든다. 네가 세운 뜻이 마음에 든다. 네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너의 아우들을 친형제처럼 여기듯, 나도 너와 형제의 연을 맺고자 한다. 나를 뭐라 부르든 상관없다. 네가 부르고 싶은 대로 불러라.”

“···.”


달구는 새삼스러운 눈으로 설총을 쳐다보았다. 지금껏 달구 패거리 외에는 모두가 달구의 꿈, 그리고 달구 패거리의 형제결연을 소꿉장난처럼 보았다.


특히 한현보 같은 ‘진짜 무가(武家)’에 속한 이들은 더욱 그랬다. 저잣거리 왈패 놈이 언젠가 무문(武門)을 세울 거라느니 하는 소리를 개 짖는 소리로 여겼다. 특히, 득구 이 개새끼가.


그 대가리인 설총은 당연히 그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진 않으리라 생각했다.


“···앞으로 형님으로 모시겠수.”

“그래. 그것이 내가 바라는 바다.”


달구가 몸을 일으키고 꾸벅, 머리를 숙이자, 설총은 달구를 일으켜 세우고 의자를 권했다. 어색한 표정으로 설총 옆에 앉는 달구를 쳐다보던 무허가 헛웃음을 지었다.


“거참, 뭐랄까··· 설총 아우는 무슨 협객 소설 주인공 같구먼그래.”


제갈민도 뭐라 하진 않았지만, 고개를 끄덕이며 무허의 말에 동의를 표했다. 그리고 칫, 잇소리를 내며 기분 나쁜 표정을 짓고서 무허를 곁눈질로 쏘아보았다.


“아, 맞다.”


그때 달구가 짤막한 소리를 냈다. 모두가 달구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왜, 뭐? 할 말 있냐?”


득구가 콧구멍을 후비적대면서 말하자, 달구는 미간을 찌푸렸다.


“창서촌에 웬 괴악한 몰골의 땡중들이 모여든 것을 도끼가 봤다고,”

“뭐?”

“그 왜, 진공이네? 노모가 어쩌구··· 이상한 소리를 중얼대더라고 그러던데.”


득구와 달구를 제외한 이들의 얼굴이 얼어붙었다.



* * *



“야, 너 왜 그러냐?”


침울한 얼굴을 하고, 간신히 잠든 적삼을 내려다보는 자세로 잠들어 있던 도끼는 고무래의 목소리에 눈을 떴다.


“에? 지, 지가 무가 으쨌다고 또 그러심미까···?”

“왜 자꾸 킥킥대냐고. 지금 웃음이 나와?”


고무래가 오랜만에 군기를 잡으려고 하나 싶어서 신경을 끄려는데, 홍두 놈의 표정이 도끼의 눈에도 들어왔다.


“야, 너 미쳤냐?!”


도끼도 눈을 까뒤집고 홍두를 조지기 시작했다.


“이게 아주 돌았나, 엉? 야, 이 미친놈아. 지금 적삼이 이래 된 거 안 보여?”


홍두는 도끼까지 눈을 까뒤집자, 자기 얼굴을 매만지면서 되물었다.


“와, 와 그라는디요?”

“네 표정을 봐, 새끼야! 재수 없게 주둥이를 계속 씰룩이고, 엉?!”


홍두의 표정은 가관이었다. 더 참을 수가 없어진 도끼는 달려들어 홍두의 팔을 꺾고 민둥머리를 때리기 시작했다.


“이 새끼, 미쳤냐?! 엉?!”

“으악, 끄아, 파아알! 끄아이구, 대가리이이!”

“이 새끼, 이 새끼!”


홍두의 빨간 머리가 파래질 때서야 도끼가 팔을 놔주자, 고무래가 물었다.


“너 뭐야? 왜 그러고 있어? 지금 상황이 심각한 걸 모르겠어?”

“해, 행님.”


눈물이 그득한 눈망울로 비련의 여주인공(?) 같은 얼굴을 한 홍두를 후려칠 뻔했던 도끼는 간신히 참고, 울렁이는 속을 다스리고 말했다.


“뭔 일인지 열 셀 동안 말 안 하면 넌 오늘 뒤진다. 하나,”

“지 이제 우짠답니까! 행님! 지는··· 지는···!”

“둘,”

“그기···. 어, 저···.”

“셋,”

“아이, 쪼매요! 아, 이기 정리가 잘 안 되가···.”

“넷,”

“악! 아이, 짐 말허잖에요!”

“다섯,”

“으앗따! 일부러 때릴라꼬! 때릴라꼬 그라는 거지요?!”

“오, 그걸 이제 알았냐? 여섯,”


홍두는 두 눈을 질끈, 감더니 한 번에 외쳤다.


“지는 사랑에 빠짓쓰요!”

“일고··· 뭐?”

“싸랑에 빠짓···.”

“뭔 소리야?”


홍두는 가슴 떨리는 소년의 어조로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


일주일 전 새벽 나절 들이닥쳤던 운명의 여인.

하늘에 기도를 올리는 순간 나타난 선녀.

그러나 순식간에 사라진 그 선녀의 얼굴.

지워지지 않는 그 얼굴이 눈앞에 아른거릴 때마다 피어오르는 연모의 정.


그리고 결정적으로 고무래와 함께 석굴사에 염탐하러 갔을 때, 그늘 속에 너무나도 비통한 표정으로 주저앉은 선녀의 가련한 어깨를 본 순간, 이것이 하늘이 정한 운명이라는 것을 확신했다는 이야기─


홍두는 입술을 파르르 떨며 애절한 목소리로 말했다.


고무래와 도끼, 그리고 지나가다 이야기를 듣기 시작한 홍 의원은 그야말로 혼연의 일체감을 맛보았다. 저 먼 하늘 너머 별들 사이 어딘가로 정신머리를 날려버리는 그 감각 끝에, 도끼가 간신히 입을 열었다.


“그니까, 그 여인이 네 운명의 그녀가 분명하다고?”

“예! 딱 그깁니다!”


도끼는 이걸 패야 하나 말아야 하나, 진심으로 심각하게 고민했다. 분명히 뒤지게 패야 정신 차릴 분위기인데, 정신이 이상해진 놈을 함부로 치면 진짜 이상해질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미친놈은 매가 약이라던데.”


홍 의원이 처방을 주자, 고무래와 도끼는 즉각 행동으로 나섰다.


“오, 그래요? 딱 맞네, 딱 맞아. 그러니까 딱 맞자.”

“어, 어? 와 이라··· 크헉!”

“이 새끼야! 어? 지금! 어? 적삼이! 어? 팔모가지가! 어? 아주! 어? 열 뻗쳐 죽겠고만! 어? 새끼야! 어? 너는! 그따위 미친 개소리를! 어?!”

“크헉, 으악, 그, 그긴 안 뒤··· 헉?”


작신작신 두들기는 소리와 멱따는 소리가 방 안을 울렸다.



* * *



“에이, 미친놈이랑 말 섞으면 석 달은 재수가 없는데.”


홍 의원은 손가락으로 귀를 후비적거리면서 서적을 뒤졌다. 손가락을 빼내는데, 뭔가 귀가 뻥, 뚫리는 느낌이 났다.


“헉···!”


거의 엄지손톱만 한 왕건이가 딸려 나왔다.


“이, 이건 무슨 징조지···?! 끔찍하군!”


그냥 잘 안 씻어서 그런 것이었지만 홍 의원은 심각했다. 얼른 새끼손가락을 바지에 문대어버리고 수북이 쌓인 책더미를 뒤지기 시작했다.


“하여튼 진짜, 무슨 일이 생길라면 꼭···.”


홍 의원은 한참을 더 책더미를 무너뜨리고서야 간신히 원하는 책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그래, 이거···지.”


낡은 책이다. 홍 의원은 눈썹을 심하게 찌푸리고 책을 한참이나 노려보았다.


“···.”


책과 눈씨름을 벌이다 결국 홍 의원은 표지를 펼쳤다. 낡은 책임에도 표지가 크게 훼손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첫 장에 있었다. 첫 장이 본래의 표지고, 겉을 싼 표지는 홍 의원이 새로 씌운 것이다.


─약왕서(藥王書). 표지엔 저자명도 없이 제목만 덩그러니 쓰여 있었다.


“아···. 진짜.”


표지의 제목을 보면서도 홍 의원은 여전히 책을 펼치지 못했다.


“아···. 이거 미친 짓 같은데. 이걸 그냥 정 의원 그 양반한테 던져버려···?”


그럴 수도 없었다. 사흘 전 성채의 상세를 살피러 온 설총에게 왜 성채를 데려가지 않느냐 따졌을 때, 설총이 말했다.


“한현보는 지금, 정천호의 원한을 샀네. 전장이 될지도 모를 한현보에 아픈 성채를 데려다둘 수는 없네.”


정천호(正千戶).


무려 천 명이 넘는 병사들을 거느리는 무사대인(武士大人)이다. 그보다 높은 위지휘사(衛指揮使)는 전쟁이나 반란 정도의 대란이 아니면 나서지도 않는다.


어쩌다 그런 하늘같이 높으신 분의 원한을 샀단 말인가? 과연 한현보는 멸문지화를 피할 수나 있단 말인가?


아무리 한현보가 공의현─ 아니, 근자에는 하남성 전체에까지 명성이 미칠 정도로 큰 문파로 성장했다고는 하나··· 국록(國祿)을 먹는 분들의 심기를 거슬리고도 과연, 살아남을 수 있겠는가?


“어휴, 제기랄···!!”


홍 의원의 눈이 다시 책을 향했다. 약왕서. 제목 한번 거창하다. 이 책이 얽힌 ‘백련교’라는 이름을 떠올릴 때면 당장 책을 불살라버리고 싶은 충동이 고개를 쳐들었다.


그러나 그럴 수 없었다.


이 책을 얻은 경위가, 하필이면─ 하필이면.


“하필이면··· 설 누님─ 누님만 아녔어도···!”


아직 한현보가 이름을 떨치는 무가라기보단, 흔한 삼류무도관에 불과하던 시절─


종칠, 장필, 단운과 저 여울목에서 물장구치며 놀다가 단단히 뿔난 한주윤에게 정수리를 얻어맞고 끌려가는 단가 놈을 비웃던 시절에 그들 모두가 사모했던 한 여인이 있었다.


눈처럼 하얀 피부를 가졌던 아리따운 설(雪) 누님─


이 책은,


이제는 정말 아련한 추억으로밖에 느껴지지 않는 그 여인이, 어느 날 갑자기 찾아와 불쑥, 내민 서책이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연재회차는 여기까지입니다! 슬슬 페이스를 조절하는 중인데, 다음주부터는 1일 1회차 연재를 하게 될 것 같네요!


매 회차마다 댓글 달아주시는 세비허 님께는 진심으로 감동입니다! 더 재밌는 글로 꼭 보답하겠습니다!!


늘 그렇지만, 선작, 댓글, 추천은 제게 무지막지한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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