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1등에 당첨된 은둔형 외톨이가 돈을 막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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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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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0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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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10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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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전 그리고 타투

DUMMY

‘내가 로또 1등에...당첨이...’


1등 당첨을 확인한 나는 기쁘다거나 놀라기 보다는 그냥 멍해져 있었다.


왜냐하면 지금 나의 손에 쥐어진 이 로또 1등 당첨용지는 그냥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동으로 산 로또가 운이 좋아서 당첨된게 아니기 때문이다.


***


엄마 교통사고일 이후 지난 2주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사고 당일에 나는 병원에 와서 경찰과 의사로부터 사고와 수술에 대한 얘기를 듣고 비용에 대한 대책이 없어 막막해 하고 있었다.


엄마는 수술이 진행중이었고 나는 수술이 끝나고 나오고 난 다음부터 보호자로서 간호를 하기 위해 병원에서 생활할 짐을 챙기기 위해서 집으로 가던 길이었다.


집으로 돌아갈때는 돈을 아끼려고 걸어서 집으로 향했다.


대인기피증에 걸린 나는 갑작스런 오랜만의 외출에 최대한 사람들이 안 다니는 길로 골라서 갔다.


그 때 고개를 숙인 나의 오른쪽 내 시야에 뭔가가 들어왔다.


눈알만 슬쩍 돌려 쳐다보니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는게 보였다.


현수막 맞은 편을 쳐다보니 과일가게가 있어서 그곳에서 붙여 놓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또 터졌습니다.]


‘응? 뭐가 터져? 과일이 터져?’


[이번주 로또 주인공은 바로 당신!]


로또 복권 얘기였다.


‘현수막 한번 쓸데없이 요란하게 크게 만들어놨군.’


과일 가게 옆을 보니 로또 판매점이 있었다.


[럭키세븐 황금돼지 천하제일 대박 로또명당 복권방]


복권방의 간판 이름에는 온갖 행운의 문구를 다 갖다 붙여 놓은 것 같았다.


그냥 지나 가려고 하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주머니에 손을 넣어 뒤져봤다.


바지 주머니 속에는 언제 넣어 놨는지 모르는 현금 1,000원짜리가 3장이 있었다.


현금 3천원과 병원갈때 택시 타고 남은 체크카드에 들어있는 9천원.

합쳐서 12,000원이 현재 나의 전 재산이었다.


‘로또나 한번 사볼까......’


엄마가 병원에 입원하고 집에 짐을 챙기러 가는길에 로또나 사고 있다니 한심했다.


하지만 엄마가 사고가 나서 큰 수술을 하고 있는데 벌어놓은 돈은 없고 앞으로 돈 나올 구석도 없는 내 상황이 너무 좌절스러웠다.


현재 상황이 아무런 희망이 없는 상태다 보니 뭐라도 기대를 하고 싶은 마음에 요행이라도 바라며 복권을 하나 사기로 했다.


나는 문을 열고 복권 판매점 안으로 들어갔다.


“어서오세용~~~”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짧게 삐친 바람 머리를 한 하이톤의 아주머니가 굉장히 높은 텐션으로 눈웃음과 함께 나를 반겼다.


“처음 보는 얼굴이네~ 이 동네 사람이 아닌가봐요~”


분명 이곳에 처음 왔지만 브레이크 없이 친한척 들이대는 아주머니의 에너지에 당황했다.


나는 눈도 마주치지 않고 고개만 대충 한번 끄덕이고 복권방 안쪽으로 들어갔다.


방 안에서 누군가와 눈을 마주치고 말을 하는 행위를 전혀 하지 않고 3년 동안 살아 왔기 때문에 거의 본능적으로 아주머니를 피하고 있었다.


목소리 크고 텐션 높게 들이대는 사람들은 괜히 잘못 대답 했다가는 말이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더욱 피하고 싶었다.


“총각~ 뭐하시게? 로또? 스피또? 토토?”


“예...”


누가 봐도 말거는게 불편한게 티가 났을거고 말 시키지마라는 듯한 태도로 보였을 것이다.


나는 고개만 한번 살짝 끄덕였고 종이와 펜을 집어 들었다.


“아, 로또 하는구나~ 용지에 숫자 표시하고 이쪽으로 들고 와용~”


나의 무뚝뚝함에도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고객 관리를 위해서 저러는건지 그냥 본인 하고 싶어서 하는건지 모르겠다.


나에게 있어서 이런 유형의 사람은 평생 적응이 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냥 복권 하나 사고 나가는데 굳이 저런 대화가 필요한가?’


은둔형 외톨이인 나에게 있어서 저건 친절이 아니라 고문과도 같았다.


‘말 좀 그만 걸었으면 좋겠군...... 혹시 로또가 소액 당첨된다 해도 여기서는 안 찾아야겠다.’


숫자를 정하려고 하니 고민이 되었다.


예전에 한번 꿈에서 숫자가 보여서 그 숫자대로 샀던 기억이 있었다.


물론 당시에 당첨은 되지 않았다.


이번에는 꿈속에서 특정 숫자를 보고 온게 아니라서 어떤 숫자를 골라야 할지 망설여졌다.


내가 평소에 좋아하는 행운의 숫자 같은 것도 딱히 없어서 그냥 다 자동으로 사기로 정했다.


5개의 게임을 선택할 수 있는 로또 용지 한 장이지만 현금이 3천원 밖에 없기 때문에 돈에 맞춰서 자동 3개만 체크했다.


나는 아무말 없이 아주머니에게 용지를 건냈다.


그녀는 밝은 얼굴로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아~ 총각 다.했.어.요~~?”

아주머니는 애교 넘치게 말했다.


“어디 보자이~~”


싱글벙글 웃으며 내가 전달한 용지를 쳐다봤다.


“이렇게 자동으로 할거면 종이에 이렇게 안쓰고 그냥 나한테 말로 자동 3천원치 달라해도 되는데~ 이렇게 예쁘게 표시해서 왔네~”


“아...예.”


그냥 말로 자동 3천원치 달라고 해도 되는거 였다.


알려줘서 고맙긴 한데 딱히 상관이 없으면 빨리 자동으로 해서 전달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주머니는 기계를 한두번 클릭하더니 로또 한장을 출력하고 나를 쳐다봤다.


“총각~ 내가 우리 복권방 자주 오라고 선물 하나 줄게”


아주머니는 캔커피 하나를 따서 로또 판매 기계 위로 손을 뻗어 나에게 건냈다.


이 아주머니의 행동이 당황스러웠다.


내가 커피를 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지금 딱히 마시고 싶은 상태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아... 아니에요.”


“아니아니~ 괜찮다이~ 이거 한잔 마셔라~”


“안주셔도... 됩니다.”


“마셔봐 마셔~ 맛있는거야~”


단골을 만들려고 하는 것 같은 복권 아주머니의 캔커피를 거절하려고 손사래를 쳤다.


그 와중에 나는 아주머니의 반대 손에 쥐어진 복권 용지만 받으려고 손을 내밀었다.


아주머니는 어떻게든 커피 먼저 내 손에 쥐어주려고 하며 작은 손싸움을 해대기 시작했다.


그 때 아주머니의 손과 내 손이 부딪혀 캔커피가 손에서 미끄러져 로또 기계 위로 떨어졌다.


콸콸콸콸콸콸.


로또 기계 안으로 커피가 흘러 들어갔다.


“아이구!!!~”


‘헙’


놀란 나는 재빠르게 캔커피를 잡아 세우려고 시도했는데 똑같이 커피를 잡으려는 아주머니의 손과 부딪혔다.


오히려 커피가 한차례 더 쏟아졌다.


그 후에 내가 캔커피를 제대로 잡아 똑바로 세웠다.


놀란 나는 커피가 콘센트로 흘러 들어가지 않을까 싶어서 왼손으로 기계가 연결되있는 콘센트를 잡아 들었다.


그리고 기계 안으로 커피가 흘러 들어가지 않게 커피가 모여있는 부분에 오른손의 손날을 이용해 커피를 훔쳐냈다.


그때였다.



빠지지지직-!-!



“크읍....!”



왼손의 콘센트를 잡은 손으로부터 전기가 들어와 온몸으로 퍼져 뇌까지 찌릿찌릿해졌다.


빠지직-!!!


“아악!!!!”


“아이구 총각!!!”


아주머니가 감전된 나를 보고 놀란 표정을 지으며 소리를 질러댔다.


나는 선 채로 전기에 감전되어 부들부들 떨다 뒤로 넘어졌다.


쿠웅.


내가 쓰러지자 옆에 있던 아저씨들도 내 주위를 둘러싸고 쓰러진 나를 구경하기 시작했다.


“뭐꼬?”

“무슨 소리고?”


옆에서 스포츠 토토를 하던 아저씨 중 한명이 싸인펜을 든채로 아주머니에게 물었다.


"뭐가 우째된거요?"


"커피 주려다가 쏟았는데 이 총각이 콘센트 만지다가 감전됐다! 우짜노~~"


"아이구야..."


아저씨들의 짧은 한탄 소리는 들렸지만 아무도 선뜻 나를 도와주지는 않았다.


분명 지금 나는 눈을 뜬거 같은데 앞이 보이지 않았다.


'뭐지 나... 죽은건가?. 몸에 감각이 없는데?......'


“아이고 누가 좀 일으켜봐! 총각!!”


시끄러운 아줌마의 목소리가 계속 들리는거 보니 아직 죽은건 아닌거 같았다.


“119 불러야 되는거 아니야? 119!!!”


‘도와줄거 아니면 좀 닥쳐줬으면...... 망할 아줌마...’


하지만 그런 아줌마가 계속해서 소리를 쳐대는 바람에 정신을 놓치 않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총각 괜찮나?"


"아으... 우으... 네으에......"


"엄마야~ 말도 제대로 못한다이... 몸에 이상이 생긴거 아니가! 우짜노~ 큰일이다~"


말은 감전 때문이 아니라 원래 잘 안하는거다.


찌릿찌릿한게 올라와 고개가 절로 흔들렸다.


“나는 그냥 커피 전달할라 하다가 그게 손이 꼬여가지고 이 기계 안에 쏟았는데 그게 또 흘러 들어가서 내가 말릴 틈도 없이 총각이 치울라고 만지다가~”


아줌마는 흥분한 상태로 옆에 있는 아저씨에게 상황을 얘기하고 있었다.


시끄러운 아줌마 때문에 정신이 나갈거 같았고 빨리 이곳을 벗어나고 싶었다.


정신이 살짝 든 나는 몸을 일으켜 무릎을 꿇고 비틀거리며 천천히 일어났다.


“자...자동 3천원...... 그거 빨리... 주세요...”


“아이구... 그래 총각. 괜찮아서 다행이다. 이제 말을 하네. 그래. 이제 괜찮나? 정신이 드나. 갑자기 뭔일이고. 이게... 여기 로또~”


아줌마에게 로또 복권을 건네 받고 현금 3천원을 건냈다.


“총각 괜찮겠나? 병원에 안 가봐도 괜찮나?”


"네"

아줌마는 미안했는지 계속 내 걱정을 해댔다.


내가 가게에 대해서 어디에 안 좋은 후기를 남기거나 고소 할까봐 저러는 것 같았다.


나는 그것보다 창피해서 재빠르게 복권방을 빠져 나가고 싶었다.


아줌마는 복권방을 나가려는 나의 뒷통수에 대고 계속해서 말을 해댔다.


"다음에 차 마시러 온나. 그땐 안 쏟게 조심해서 마시자이~"


"......아예"


대답을 해야 끝날 것 같아 대충 단답이라도 했다.


멀어진 복권방에서 아줌마의 중얼거리는 목소리는 계속해서 들렸다.


혼잣말인지 근처 아저씨들에게 하는 소리인지 계속해서 뭐라고 해댔다.


‘이 복권방은 내 인생에 있어서 마지막이다. 두 번 다시는 안온다...’


복권방에 다녀온 후 기가 잔뜩 빨려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기분이었다.


횡단보도에 서서 손에 쥐어진 로또를 쳐다봤다.


'...한심하다. 정말.'




***




집에 오자마자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잠을 잤다.


바뀐 밤낮, 갑작스런 외출과 정신적 스트레스, 그리고 감전의 후유증 등 복합적인 것 같았다.


눈을 뜬 후 시계를 보니 저녁 7시 반이었다.


‘아까 5시 좀 넘어서 복권 사고 들어 왔으니까 2시간 넘게 잤네...’


약한 체력을 한심하게 생각하며 병원으로 다시 가기 위해 씻고 나왔다.


짐을 챙기다가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며 허공을 응시했다.


오랜만의 외출은 긴장의 연속이었다.


엄마의 갑작스런 사고로 병원행.

갑자기 집의 가장이 되어버린 상황.

정신 나갈 것 같은 시끄러운 아줌마.

찌릿찌릿한 전기의 맛.


태어나서 감전 처음 당해보는데 아직도 팔목과 손목이 저렸다.


왼쪽 소매를 걷어 저린 왼손 팔목을 봤다.


‘응? 이건 뭐지?’


저렸던 팔목 안쪽에 낙서 같은 글이 보였다.



[7 16 24 27 37 44]



왼손 팔목 안쪽에 숫자가 6개 써져 있었다.


‘이건 뭔 숫자지?’


글자는 타투를 한 것처럼 또렷하게 새겨져 있었다.


폰트도 사람 손글씨도 아니라 컴퓨터로 타이핑 한 것 같았다.


오른 팔목도 봤지만 아무런 글자도 없었다.


왼쪽 팔목을 앞뒤 돌려가며 살펴 봤지만 처음 본 안쪽에만 글자가 써져 있었다.


‘아까 병원에서 수속할 때 정신 없었는데 그때 누가 적은건가? 글씨가 내가 적은게 아닌데?’


나는 손목에 적힌 숫자를 다시 한번 쳐다봤다.


‘아니면 어디 신문 같은데 적힌 글이 눌러져서 새겨진건가. 그럼 반대로 찍혀야 하는거 아닌가?’


손가락으로 문질러 봐도 글자는 지워지지 않았다.


내가 이런 숫자를 타투로 새길리도 없었다.


‘아? 숫자 6개? 혹시 로또 번호 아냐?’


돈이 간절한 상황에서 숫자 6개가 보이니 그렇게 생각이 되었다.


주머니를 뒤져봤다.


현금은 없고 아까 자동으로 산 로또 한 장이 있었다.


‘아까 3천원치 샀는데... 미리 봤더라면 이 숫자대로 살껄?

아니, 팔목에 이 숫자가 감전된 이후에 생긴건가? 그전부터 있었나? 그건 모르겠군...’


일단 집에 들어온 이상 다시 복권방에 나가기 싫었다.


‘근데 이거 나온 적 있는 당첨 번호 아냐? 나온적 없으면 로또를 온라인으로도 살 수 있는거 같은데... 오늘 언제까지 살 수 있는거지?'


나는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 확인 하려고 핸드폰을 꺼낸 순간 전화가 왔다.


- 위이잉 위이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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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자아실현 +1 23.10.23 484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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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흔들리지 않는 잔액의 편안함 +2 23.10.21 537 18 12쪽
16 효자 아들 +2 23.10.20 547 16 12쪽
15 백구원식 기부 +3 23.10.19 571 12 12쪽
14 버킷 리스트 +1 23.10.18 576 17 12쪽
13 나의 직업은... +3 23.10.17 620 16 13쪽
12 하고 싶은 것 +4 23.10.16 652 16 12쪽
11 부산행 +3 23.10.15 653 19 12쪽
10 실지급액 : 2,485,524,020원 +4 23.10.14 682 20 11쪽
9 로또 1등은 처음이라 +2 23.10.13 682 18 11쪽
8 과거 그리고 다짐 +3 23.10.12 688 22 11쪽
7 인생 쫌망 테크트리 +2 23.10.11 709 21 12쪽
6 아무도 나를 모르고 돈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4 23.10.11 729 22 11쪽
5 이번주 당첨자는 7명 +3 23.10.10 759 24 11쪽
4 줘도 못먹나 +1 23.10.10 758 2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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