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1등에 당첨된 은둔형 외톨이가 돈을 막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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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스다
작품등록일 :
2023.10.10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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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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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10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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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전 후유증

DUMMY

궁금한걸 찾아보기 위해 검색창을 켠 순간 전화가 왔다.


급하게 보호자를 찾는다는 병원에서 온 전화였다.


“아네. 지금 바로 갈게요...”


내 짐과 엄마가 필요할 것 같은걸 챙겨서 캐리어에 넣고 병원으로 이동했다.


집을 나와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양손의 짐때문인지 호흡이 가빠졌다.


'이렇게 병원까지 절대 못가겠는데......'


돈이 너무 없어서 걸어 가고 싶었지만 양손의 짐과 체력 문제 때문에 결국 택시를 타고 갔다.


장기간 운동을 전혀 하지 않아 조금만 움직여도 체력이 금방 바닥이 났다.


가는 택시안에서 머리 속에는 엄마 걱정으로 가득했고 그 외에는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짐도 많고 몸도 힘들고 머리가 복잡하니 핸드폰에는 전혀 손이 가지 않았다.


어느새 병원에 도착해서 택시비를 계산하고 내리자 문자가 도착했다.


[백구원님의 잔액은 9,000원 입니다]


'에휴......'



***


상담실로 가서 의사 선생님을 만났고 수술 결과를 알려 주셨다.


지난번에 먼저 말한대로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나 추가로 수술도 해야하고 장기간 입원해서 치료를 꾸준하게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다음주 중에 한번 더 큰 수술이 예정 되있다고 하셨다.


문제는 역시 돈이었다.


예상되는 추가 견적을 받았는데 수술비 뿐만이 아니라 입원비, 약제비 등 여러가지 부가적인 지출이 많았다.


‘돈은 신경 쓰지 말고 수술에만 집중 해주시고 어머니를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주세요!’


라고 외치고 싶었다.


하지만 현재 가진 돈이 없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돈이 나올 구석도 없었다.


눈을 지긋이 감았다.


눈앞이 캄캄했다.


어두웠다.


'이것이 내 과거이자 내 현재이자 내 미래......'


잠시 후 경찰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CCTV를 분석해서 뺑소니 교통사고 가해자를 찾아냈다고 들었다.


상대는 20대 후반의 남자로 무면허 음주운전.

‘대낮부터 음전 운전......’


심지어 상대는 보험가입도 안되있다고 한다.


그런데 피해자인 엄마도 그 흔한 보험도 가입조차 안되있는 상태였다.


전체적으로 상황이 많이 좋지 않았다.


주말이 지나고 다음 주 초에 입원이나 수술 등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정하기로 했다.


‘엄마... 큰 수술만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서... 요양을 하는 방향으로... 하면 안될까...’


현실에 맞춰서 하려고 하니 엄마에게 불효를 저지르는 것 같아서 너무 미안해졌다.


조용한 병원 복도 의자에 앉아 뒤로 기대 벽에 머리를 박고 눈을 감은채 생각을 했다.


‘돈... 돈... 돈......’


아무리 생각해도 방법이 없었다.


골치가 아팠다.


목이 말라서 물을 좀 마시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돈을 꺼내기 위해서 주머니에 손을 넣었는데 종이 한장이 손에 잡혔다.


로또 용지였다.


‘아, 아까 3,000원으로 로또 샀었지? 음... 추첨시간이 지났나?’


오랜만에 산 로또이기도 하고 가진 잔액에 비해 큰 돈을 투자했기 때문에 내심 기대가 살짝 되었다.


하지만 걸리지 않았을 때 실망을 하지 않으려고 들뜨는 마음을 억눌렀다.


‘안걸릴거야. 안걸리겠지. 설마 걸리겠어?’


보호자 대기실에서 로또 당첨 확인하는 내 모습을 주변에 보여주지 않기 위해 로또를 살짝 가렸다.


언젠가 확인할거 지금 빨리 확인하고 잊어야겠다는 생각에 핸드폰을 꺼내 로또 추첨방송 시간을 검색했다.


[추첨시간 : 매주 토요일 8시 35분]


병원 대기실의 벽에 붙어 있는 시계를 봤다.

밤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이미 발표를 했겠군’


다시 화면을 쳐다봤다.

추첨 시간만 검색했는데 같은 페이지에 로또 당첨 번호까지 같이 검색이 되었다.


[1038화 당첨번호 : 7 16 24 27 37 44]


‘일단 지금은 추첨시간만 알고 싶었는데...’


하나씩 확인하고 싶은 내 마음과는 달리 사이트는 친절하게도 이번주 로또와 관련된 정보를 한번에 다 알려 주었다.


하지만 당첨 번호를 봐도 로또를 자동으로 샀기 때문에 당첨 됐는지 안됐는지 알 수가 없었다.


나는 주머니에서 로또 용지를 꺼내서 대조해 보려고 했지만 한눈에 이게 당첨인지 낙첨인지 확 들어오지 않았다.


'잘 모르겠지만 1등이 아닌건 확실하군'


쉽게 확인할 다른 방법이 없나 싶어서 핸드폰을 보니 검색창에는 친절하게도 QR 코드 확인이라는 것이 있었다.


‘아 로또 용지에 QR 코드가 있던데 이걸로 바로 조회하면 되겠구나’


핸드폰으로 QR 코드를 찍어서 조회를 하니 바로 복권 사이트로 연결이 되었고 나의 번호와 당첨 여부가 연동되어 표기 되었다.


------------------------------------

아쉽게도, 낙첨 되었습니다.


게임A : 낙첨 1 4 18 20 21 28

게임B : 낙첨 12 13 15 18 32 45

게임C : 낙첨 5 8 12 18 34 38

------------------------------------


‘그래... 그럼 그렇지...’


예상대로 당연히 걸리지 않았다.


‘아니 이 많은 숫자 중에 단 하나도 안맞네.’


숫자 3개 맞추면 주는 가장 낮은 상금인 5,000원 짜리도 걸리지 않았다.


‘숫자 1개도 맞추기가 어렵구나.’


혹시나 내가 잘못본 건 아닐까 해서 다시 한번 QR 코드를 읽혀봤다.


결과는 똑같았다.


‘전국 어디선가 누군가는 이거 확인하고 소리를 지르고 방방 뛰고 있겠지? 부럽다...’


복권 사이트에서는 1등 당첨금도 바로 표기 되었다.


1등 : 1,627,457,225원

당첨자 수는 15명 이었다.


‘1명당 16억 밖에 안되네? 좀 작지 않나?...... 아니지... 잔고 1억도 아니 만원도 없으면서... 16억 밖이라니...’


당첨 결과 페이지를 계속 보고 있었다.


’누군지 모르겠지만 정말 좋겠다.’


지금 이 한국땅 어딘가에 있는 누군가는 본인이 들고 있던 몇 천원 짜리 종이 한 장이 16억원의 소중한 종이로 바뀌는 순간을 경험하고 있을 것이다.


진심으로 부러웠다.


하지만 나의 로또 용지는 해당 사항이 없었다.


몇십억원이 될 수도 있었던 3천원 짜리의 로또 용지는 0원짜리 쓰레기가 되었을 뿐이다.


‘아쉽다...’


나는 당첨되지 않은 로또를 버리려고 꾸깃꾸깃 구겼지만 쓰레기통이 보이지 않아 그냥 그대로 주머니에 넣었다.


‘그렇지 뭐. 당연히 그렇겠지. 내 인생에 그런일이 있겠나.’


급격히 찾아온 현실에 다시 멍해졌다.


‘이제 난 뭘 해야하지?’


잠시 1등을 기대했던 그 순간. 그 기분을 제공하는 비용이 3천원치 정도 되는 것 같았다.


나는 보호자 대기실에서 옆으로 드러누웠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 나왔다.


CCTV로 누가 나를 계속 보고 있었다면 병원에서 로또 확인하더니 낙첨되니까 우는 미친놈이라 생각할 것 같았다.


팔이 또 시큰거리며 저려왔다.


이번엔 감전 후유증이라기보다 팔을 베고 자서 저린 것 같았다.


저린 팔을 쳐다봤다.


'응? 뭐지 이건?'


[7 16 24 27 37 44]


저려서 쳐다본 나의 왼쪽 팔목에 왠 숫자가 적혀 있었다.


'뭐지 이거?'


그런데 숫자가 어디서 본적 있는 것 같았다.


‘어... 잠깐 이 숫자 이거...?’

어제 본 숫자가 그대로 적혀 있는 것 같았다.


핸드폰을 급하게 켜서 방금 닫은 창을 다시 열어 로또 당첨 번호를 확인했다.


[7 16 24 27 37 44]


팔에 새겨진 숫자는 핸드폰에 표시된 이번주 로또 1등 당첨 번호와 정확히 일치했다.


‘아니 이게 뭐야. 어제 손목에서 본 숫자 이거... 로또 1등 숫자 였잖아!’


‘잠깐... 뭐가 어떻게 된거지?’


몇 번을 비교해서 다시 봐도 숫자는 일치했다.


‘왜 내 손목의 숫자랑 로또 1등 번호랑 일치하는거지?’


나는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상황을 정리해봤다.


‘이 숫자는 분명... 로또 발표나기 전부터 있는 내 팔에 새겨져 있던 숫자 였는데...

오늘 발표된 당첨 숫자와 똑같다는건... 혹시 팔에 새겨진 이게 예...언? 신의 계시 아닌가?’


타투로 로또 1등 번호를 예언 했었다는 생각이 들자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이게 진짜인가?... 1등 당첨 번호랑 완전 일치하는데?

아니 계시를 했으면 그걸 어떻게든 알려줘야지... 뭔 얘기도 없이 팔에 새기기만 하면 그걸 내가 어떻게 알지... 대체 누가 새긴거야 이건...’


당황해서 계속 혼자 중얼 거리다가 소리쳤다.


‘아!!!’


생각해보면 팔에 새겨진 문구는 분명 로또 기계에 감전된 이후에 생긴 것이었다.


내가 감전되서 정신 못차리는 그 짧은 틈에 누가 내 팔에 강제로 타투를 새겼을 리는 절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상황을 정리해보면 로또 기계에 감전된 이후 내 팔에 로또 계시가 내려온 거네’


나는 확신했다.


‘잠깐. 그럼... 못샀으니 끝난건가?’


허무했다.


‘로또의 신이 내 팔에 숫자를 점지해 준건데 내가 그걸 눈치채지 못하고 그 기회를 놓친거라는 말이잖아?’


어제 산 3,000원짜리 로또가 당첨되지 않은 것 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훨씬 허무했다.


자동으로 산 로또 낙첨과 로또 1등 계시받고 그 복권을 사지 못해 날려먹은 것은 비교도 할 수 없었다.


신이 떠 먹여준 로또 1등을 내가 발로 차버린 기분이었다.


‘어제 이 숫자를 보자마자 로또를 샀더라면? 1등에 걸렸으면 지금 엄마 병원비랑 앞으로의 생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텐데......’


억울했다...


1등의 기회를 내가 스스로 차버리다니...


아쉬웠다.


너무 아쉬웠다.


너무나도 아쉬운 나머지 기억을 더듬어 봤다.


‘아니 어제... 내 손목에 이 숫자 6개 봤을 때 분명히 로또 관련 숫자 아닌가 하고 떠올리기까지 했던거 같은데? 그때 왜 안샀지?...’


내가 기억나는 것은 온라인으로 로또를 사려다가 온라인 구매가 가능한지도 확실하지 않아서 그걸 핸드폰으로 검색해서 확인 하려고 했었다.


그리고 팔에 새겨진 번호가 당첨된 적 있는 번호인가도 확인하려고도 했었다.


'근데 왜 안했지?'


생각해보니 그걸 검색을 하려다가 병원에서 전화가 왔었고, 그 뒤에 짐들고 바로 병원으로 향했었다는게 기억이 났다.


충분히 정신이 없을 타이밍이었다.


‘병원에서 조금만 늦게 전화 했었어도...’


나는 병원을 원망했다.


‘왜 하필 그 타이밍에... 전화를 해가지고’

그 타이밍에 연락을 한 병원이 원망스러웠다.


‘아니다... 아마 당첨된 적 없는 번호 였더라도 못샀을거야... 당장 살수도 없었고... 돈도 현금도 체크카드 안에 6,000원 밖에 없으니까...’


어차피 못산거 그냥 결과에 맞춰 생각하기로 했다.


모든 것은 우연의 일치라고. 내 팔에 새겨진 주소도 우연이라고...


그렇게 생각해야 내 마음이 편해질 것 같았다.


그렇게 마음을 다잡으려고 했지만 도저히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당첨금이 얼마였지?'


핸드폰을 켜서 당첨금이 얼마인지 다시 확인했다.


[1,627,457,225원]


머릿속이 온통 하얗게 변해버린 느낌이었다.


‘16억을 놓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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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산해울림 +3 23.10.25 387 10 12쪽
20 작가체질 +1 23.10.24 443 9 12쪽
19 자아실현 +1 23.10.23 484 13 12쪽
18 본격 작업 시작 +2 23.10.22 517 15 12쪽
17 흔들리지 않는 잔액의 편안함 +2 23.10.21 537 18 12쪽
16 효자 아들 +2 23.10.20 547 16 12쪽
15 백구원식 기부 +3 23.10.19 571 12 12쪽
14 버킷 리스트 +1 23.10.18 576 17 12쪽
13 나의 직업은... +3 23.10.17 620 16 13쪽
12 하고 싶은 것 +4 23.10.16 652 16 12쪽
11 부산행 +3 23.10.15 653 19 12쪽
10 실지급액 : 2,485,524,020원 +4 23.10.14 682 20 11쪽
9 로또 1등은 처음이라 +2 23.10.13 682 18 11쪽
8 과거 그리고 다짐 +3 23.10.12 688 22 11쪽
7 인생 쫌망 테크트리 +2 23.10.11 709 21 12쪽
6 아무도 나를 모르고 돈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4 23.10.11 729 22 11쪽
5 이번주 당첨자는 7명 +3 23.10.10 759 24 11쪽
4 줘도 못먹나 +1 23.10.10 758 2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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