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사무직을 건들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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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바니
작품등록일 :
2023.10.19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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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6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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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25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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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출근 완료

DUMMY

S쳇이 열렸다.


[R0] 이번에 나보고 뭘 준비하라고?

[전 R3] 모터바이크, 그것도 슈퍼스포츠형으로


[R0] 그것이 지금 한국의 강화도에서 필요한 이유가 뭐야?

[전 R3] 늦지 않도록 출근해야 해.


잠시 쳇의 답변이 멈추었다.


[R0] 이번 임무는 과거 R3였던 자를 위해서 조금 배려해 준 것이지 우리 단체가 지원해줄 이유가 없잖아. 그리고 한두 푼 하는 것도 아니야.

[전 R3] 그럼 조건으로 지난번 내가 한국으로 입국했을 때 잘못된 정보로 난 곤혹스럽게 한 일은 덮어줄게.


[R0] 큰 메리트가 없어.

[전 R3] 천하의 정보통인 R0이 나의 기본적인 정보도 틀렸다는 것은 웃음거리일 거야···. 특히 여자를 남자로 착각한 것은 예의가 아니지.


쳇이 조용해 졌다.


[R0] 이번이 마지막이다.

[전 R3] 아마도.


[R0] 그런데 네가 가져간 승용차는 무사하지? 꽤 신형이어서 비싼···.

[전 R3] 통신 종료


군 수송기가 빠른 속도로 날더니 강화도 비공개 항공단 활주로에 도착했다.


활주로에는 이미 임시현이 부탁한 슈퍼 바이크가 준비되어 있었다. 임시현은 슈퍼 바이크에 올라타고서 바로 김상휘 중령을 향해 경례하였다.


“김중령님, 이번에도 감사했습니다. 또 뵙겠습니다.”


김상휘 중령도 경례를 받아줬다. 임시현은 슈퍼 바이크의 엔진을 울리면서 활주로를 빠져나갔다.


‘다신 보고 싶지 않다네···.’


김상휘 중령은 임시현을 바라보면서 생각했다.


‘저 바이크는 어떻게 이 군사전용 활주로까지 들어온 거야? 이게 무슨 첩보 영화도 아니고···. 신경 써봐야 나만 수명이 줄어들 것 같아.’


시간은 오전 8시를 지나갔다. 출근 차량이 서서히 증가할 시간이지만 임시현의 바이크는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서울 도심지 이곳저곳을 휘저으면서 달렸다. 물론 경찰의 눈은 피해 가면서 움직였다.


“헤이! 바이크 좋은데!”


임시현의 양옆으로 바이크족이 다가왔다.


“엄청난 속도로 달리던데, 우리랑 함께 달려볼래?”


바이크족중 한 명이 임시현의 몸매를 관찰하고서 바이크족끼리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아침부터 재수없게.”


임시현이 한마디 하고서는 앞으로 나섰다.


“이봐, 기다려보라고 같이 놀아보자는데···.”


임시현은 승용차들 사이로 오가면서 이미 저만치 가버렸다.


“바이크 선수야 뭐야?”


두 바이크족은 어안이 벙벙하였다. 도저히 따라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임시현이 타고 있던 바이크가 회사 근처에 도착했다. 이곳저곳에서 직장 관계자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임시현은 빌딩 옆에 바이크를 세워두고서 헬멧을 그대로 쓴 채 근처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그곳 사물함에는 이틀 전에 넣어두었던 출근복이 그대로 있었다.


출근복을 들고 화장실에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서 평범하게 출근하려고 에스컬레이터에 올랐다.


“어라? 이 지하철로 출근해?”


임시현 등 뒤로 강혁의 목소리가 들렸다.


임시현은 약간 불안한 얼굴을 하고 강혁에게로 고개를 돌려 인사를 하였다.


“하하. 안녕. 출근하는 길?”

“당연하지. 그런데 대단한걸! 급하다고 연차를 쓰고, 우리 부서가 지금 난리 난 거 알지?”

“하하하”


에스컬레이터가 다다르자 회사 쪽으로 빠르게 걸어갔다. 강혁도 뒤를 따랐다.

갑자기 강혁이 코를 벌름거렸다.


“그런데 이게 무슨 냄새지?”


임시현이 뜨끔했다.


‘이런 이틀간 씻지도 못했는데, 들키기라도 했나?’


임시현은 강혁에게 독촉했다.


“어서 가자. 늦었어.”

“출근 시간 한참 남았는데!”


임시현이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자 덩달아 강혁도 걸음이 빨라졌다.


“어머나 같이 출근해요?”


건물 입구에서 한유나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미 눈빛은 임시현을 원망하는 눈빛이었다.


‘하하. 귀찮다.’


임시현은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같은 층인 강혁과 한유나도 함께 하였다.


‘일단 부서에 복귀 후 화장실에 가서 씻고 화장이라도 해야겠다.’


임시현이 해외영업 2팀에 도착했을 때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오히려 강혁은 의아해했다.


“어라? 어젯밤 퇴근할 때까지는 분위기가 어두웠는데···.”


그도 그럴 것이 박수철 팀장과 김기혁 과장 모두 해맑게 웃고 있었다.


부서로 들어오는 임시현과 강혁에게 이수희 주임이 설명해 주었다.


“실종 또는 납치됐을 것으로 생각한 컨테이너선이 발견되었데. 잠시 배에 문제가 있어서 통신이 안 되었다나 뭐라나···. 하루 정도 늦어졌지만, 문제없이 프랑스에 물건이 도착할 것이라는 연락이 왔다나 봐.”


임시현은 안도의 숨을 쉬었다. 부서가 분위기가 좋아야 신입사원의 퇴근이 자유로워진다.


“하하하, 너무 기분이 좋아. 정말 세상이 다 끝난 줄 알았다니깐.”


박수철 팀장이 기분 좋게 외쳤다. 김기혁 과장도 바로 받아쳤다.


“네 팀장님, 저도 조마조마해서 죽을 것 같아 다니까요.”

“어때, 우리 오늘 그냥 넘어가면 안 되겠지?”

“그럴까요? 저녁에 화끈하게 한잔?”


두 사람이 결의에 찬 눈으로 직원들을 바라보았다.


“어때 모두 오늘 저녁 식사 함께 하자고!”


박수철 팀장의 말에 모두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먼저 조민구 과장이 얘기하였다.


“어제까지도 컨테이너선 건 때문에 집에 늦게 들어가서 오늘도 늦으면 가족들 볼 낯이 없다니까요.”

“허어, 자네가 가족들을 그렇게 끔찍하게 생각하는 줄 몰랐네.”


박수철 팀장이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여기에 옆에서 이수희 주임이 비아냥거리면서 얘기를 거들었다.


“그러게요. 조 과장님은 지난달 가족을 두고 혼자 해외여행 다녀오시지 않으셨어요?”

“흠흠.”


조민구 과장이 헛기침했다.


“그럼 이수희 주임은 갈 거지?”


박수철 팀장이 이수희 주임에게 물었다. 이수희 주임은 바로 고개를 돌렸다.


“전 늦으면 안 돼요. 요즘 밤에 다니면 누군가 뒤를 따라오는 것 같다고요.”


강혁이 옆에서 거들었다.


“그러고 보니 최근 이주임님 동네에 발바리가 출현했다는 뉴스가 나오던데···.”

“그래, 그래서 내가 미치겠다니까. 혼자 사는 여자를 노린다고 하니.”


김기혁 과장이 웃으면서 다가왔다.


“이수희 주임은 걱정 안 해도 되지 않아? 멀리서는 남자로 보일 테니까.”


순간 이수희 주임이 김기혁 과장을 노려보았다. 김기혁 과장은 이수희 주임의 눈을 피하면서 강혁과 임시현을 바라보았다.


“어때 우리 신입이들, 오늘 저녁 달려보는 거야.”


임시현은 바로 답변을 하였다.


“저는 오늘 남자친구와 데이트가 있습니다.”


주변이 조용해 졌다. 강혁이 바로 옆구리를 찔렀다.


“어제는 하루 쉬고 오늘 저녁은 데이트인 거야?”


임시현이 강혁을 바라보면서 얘기했다.


“신입사원 연수 한 달 넘게 참여한 후 하루 쉰 것이고, 퇴근 후 저녁 시간에 이미 잡힌 개인 시간을 바꿔가면서 해야 하는 회식은 아니지 않아?”


“캬- 시원하게 말하네!”


옆에서 조민구 과장이 감탄했다. 하지만 말투는 박수철 팀장과 김기혁 과장을 비꼬는 듯하게 들릴 수밖에 없었다.


김기혁 과장은 자연스럽게 강혁을 바라보았다. 강혁은 그런 김기혁 과장을 바라보면서 답변 했다.


“저는 함께 가겠습니다.”

“그래그래, 임시현씨 몫까지 내가 사줄게.”

“하하, 네에.”


박수철 팀장과 김기혁 과장이 자리로 돌아가자 강혁이 임시현 옆에 앉으면서 얘기했다.


“신입이면서 너무하는 거 아니야? 오늘 큰 문제가 해결되어 다들 기분 좋았으니 넘어가는 것이지, 다음에 이러면 안 된다고.”


‘다들 가만히 앉아만 있었지, 문제 해결은 누가 했는데, 그나저나 이 일을 처리한다고 빚진 사람이 많은데.’


임시현이 눈살을 찌푸리면서 머리를 긁었다.


‘일단 화장실에 가서 좀 씻어야겠다. 화장도 해야 하고···.’


임시현이 화장실에 가서 세수를 시작했다. 그래도 미리 챙겨온 여행키트 덕분에 세안과 간단한 화장은 가능했다.


“언니.”


사늘한 목소리가 들렸다. 한유나였다.


“응?”


한유나는 임시현의 뒤에 서서 팔짱을 끼고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아침에 강혁 씨랑 같이 출근하던데, 내가 알기로는 집 방향이 완전 반대지 않아?”

“그, 그런가?”

“머리도 떡지고, 화장도 안 하고···. 어제 씻지 않고 잔 것 같은 모습···.”


‘얘가 무슨 상상을 하는 거야?’


“어제 강혁 씨랑 같이 잤···.”


따악.


임시현이 한유나 정수리에 주먹을 박아 넣었다. 원래는 꿀밤을 먹이려 하였으나 감정조절 실패와 피곤함, 그리고 짜증 때문에 주먹으로 바뀌었다.


“으아앙.”


너무 아픈 나머지 한유나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울기 직전이었다.


임시현이 한유나 얼굴 가까이 다가가면서 얘기했다.


“언니가 지금 많이 피곤하거든, 그리고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강혁 씨는 아침에 지하철에서 만난 것뿐이야. 계속 헛소리하면 혼낸다.”


한유나는 임시현의 눈을 보면서 일반 사람이 혼내는 정도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이 들었다. 더욱이 정수리는 너무 아팠다.


“알았쪄요. 그런데 혹 나겠어.”


한유나는 입을 삐쭉거렸다. 임시현은 그사이 가볍게 화장을 했다.


“언니, 화장이 너무 옅은 거 아니야?”

“난 너랑 다르게 회사에서 잘 보일 사람이 없단다.”

“누가 꼭 잘 보이려고 화장을 하나···.”


임시현과 한유나가 화장실에 나왔다.


***


점심시간이 지나서 박수철 팀장과 김기혁 과장, 강혁이 함께 부서로 복귀하였다. 반면 임시현은 여직원들과 사내에서 샌드위치로 점심을 해결했다.


박수철 팀장과 김기혁 과장, 강혁은 밖에서 점심을 먹고 들어오면서 대화를 이어가고 있었다.


“장난이 아니던데.”

“요즘도 이렇게 개념 없는 사람이 있나?”

“그러게요. 참네. 어린것들 짓이겠죠.”


세 명의 남자직원들이 부서로 복귀하고서 각각 자신의 자리로 돌아왔다. 임시현이 강혁에게 물었다.


“밖에서 무슨 일 있었어?”

“아! 점심 먹고 오는 길에 옆 건물 경비원이 노발대발하는 것을 봤어.”

“우리 건물도 아니고 옆 건물 경비원이?”

“응, 이 근처에서는 유명한 할아버지인데, 찍히면 잔소리가 어마어마해. 옆 건물 바로 뒤쪽이 오늘 아침에 우리가 나왔던 지하철 입구잖아.”

“알지, 그 건물과 이어져 있지.”


강혁이 계속 설명을 이어갔다.


“지하철 입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검은색 슈퍼바이크가 세워져 있었어. 도로도 아니고 인도도 아닌 옆 건물 사유지에 떡 하니 말이야.”


순간 임시현이 뜨끔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 하하하. 그래서?”

“옆 건물 사람들이 오가기 불편한 곳에 세웠더라고. 그래서 경비 할아버지가 슈퍼바이크 주인이 나타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벼르고 있어. 누군지 모르지만, 오늘 무사하지 못할 거야.”

“하하하. 저런.”


임시현의 바이크였다. 출근 때문에 아무 곳에다 일단 세워놓는다는 것이 하필 옆 건물 사유지였던 것이었다. 임시현은 조용히 복도로 나갔다. 그리고 핸드폰을 들었다.


“여보세요. 네. 대리운전이죠. 바이크도 되나요? 네, 네, 두한빌딩 1층으로 와서 키를 받아가시고요. 옆에 있는 정연빌딩 후문에 세워진 바이크를 이동시켜주시면 돼요.”


임시현은 대리운전을 이용했다. 얼마 있지 않아 대리기사가 키를 받으러 왔다.


한 시간쯤 지나서 대리기사로부터 전화가 왔다.


“안녕하세요. 대리기사입니다. 요청하신 장소에 바이크를 이동시켰고, 말씀대로 우편함에 키를 넣어놓았어요.”

“수고하셨습니다.”

“그런데 죽는 줄 알았어요.”

“네?”


임시현은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바이크가 세워진 곳에 웬 경비 할아버지가 저에게 오더니 쌍욕을···. 와···. 그렇게 목청 좋은 분은 처음 봤어요. 대리기사라고 해도 믿지 않으시고···. 창피해 죽는 줄 알았어요.”

“죄, 죄송해요.”

“아닙니다. 다음에도 이용해주세요. 이런 슈퍼바이크는 생전에 타보기 힘들거든요.”


통화가 종료되었다.


***


저녁. 퇴근 시간이 되었다.


건물 밖에서는 김민준이 서 있었다. 임시현은 밝은 얼굴로 달려갔다.


“민쭌아”


옆에 지나가던 한유나가 소름 돋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언니, 대박. 혀도 꼬아?”

“꺼져.”

“꺅”


임시현이 한유나의 엉덩이를 발로 차버렸다.


임시현은 바로 김민준에게 달려가 손을 잡았다. 김민준이 주변을 바라보았다.


“회사 앞에서 이렇게 손을 막 잡아도 되는 거야?”

“그럼. 회사는 회사일 뿐이야. 배고프다. 어서 가자.”

“그래. 그나저나 어제 종일 통화가 안 되냐?”

“회사에 처음 오면 교육이다 회의다 바쁘거든. 학생은 사회를 몰라.”

“뭐야?”

“그러고 보니 너 위치추적 어플 사용해? 내가 강화도에 간 거 어떻게 알았어?”


김민준이 눈동자를 다른쪽으로 돌렸다.


“자 뭘 먹을까?”

“말 돌릴래?”


두 사람은 티격태격하면서 멀어져 갔다. 그 모습을 한유나 뒤로 강혁도 바라보고 있었다.


7화 끝.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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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6화. 남자 기숙사라고?? 23.11.03 62 2 12쪽
15 15화. 한국으로 23.11.02 64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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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2화. 작전 완료 23.10.30 82 3 12쪽
11 11화. 작전명. 발바리 사냥 23.10.29 85 4 12쪽
10 10화. 이수희 주임 23.10.28 90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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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8화. 금발 남자와 막걸리 23.10.26 100 4 12쪽
» 7화. 출근 완료 23.10.25 119 4 13쪽
6 6화. 택시냐? 23.10.24 125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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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화. 해외영업 2팀 23.10.20 230 6 12쪽
1 1화. 입사 23.10.19 466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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