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해서 당구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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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행
작품등록일 :
2023.12.02 17:28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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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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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68,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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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0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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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쪽

프롤로그

DUMMY

당구가 좋았다.

당구를 치고, 당구를 얘기하고, 생각하면 너무 행복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시작한 당구가 졸업하고 2년이 지났을 무렵 어느덧 당구 선수로 성장해있었다.


어차피 선수 생활을 계속하려면 개인 큐가 있어야 했기에 큰맘 먹고 60만 원을 주고 장만했다.


“상철아! 그게 대체 뭐길래 일하다가 말고 자꾸 사라지냐!”

“개 개인 큐인데요.”

“큐? 그런데.?”

“큐가 생겨 너무 좋아서 안고 잤는데, 자고 일어났더니 큐가 휘어져 버려서...”

“얼마 주고 샀는데?”

“6만 원요.”

“너 정신이 있는 놈이냐! 내가 당군지 뭔지 그만두라고 몇 번을 얘기했는데 아직도 말귀를 못 알아들어!”

“죄송합니다. 아버지.”

“옆집 철수처럼 나중에 놈팡이 되고 싶어! 당장 때려치워!”

“저, 아 아버지...!”

“꼴에 당구 선수라고, 당구를 치면 쌀이 나오냐! 밥이 나오냐! 그저 기술이 최고야!”

“..........”

“쯧쯧, 6만 원이면 짜장면이 몇 그릇인데...!”


상철의 아버지는 아들이 당구를 치는 것을 몹시 싫어했다.

그는 어려운 집안 형편에 초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중국집에서 일했다.

어린 나이에 모질게 세상살이를 경험한 그는, 오직 기술을 가져야만 험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에게 당구 기술은 결코 기술이 될 수 없었다.


아버지의 성화에도 불구하고 당구에 미련을 버리지 못했던 상철.

대한당구연맹에서 주최하는 시합 당일, 들뜬 마음에 무작정 시합장으로 달려갔다.


“오늘 시합 자신 있지? 서울연맹에서도 네가 제일 무섭데.”

“최선을 다할게요.”

“와이셔츠에 나비넥타이 매니 상철이도 꽤 멋있네. 하하하!”

“오늘 머리털 나고 처음인데요. 헤헤헤.”

“자 우리의 우승 후보! 옷도 다 갈아입었겠다 시합장으로 들어가지.”

“저기 공중전화에서 전화 좀 하고 올게요. 급히 나오느라 아버지께......”


“아버지? 저 일이 있어서 밖에 잠깐.”

“너 정신이 있는 놈이냐!”

“네?”

“오늘 단체 손님 예약 잡혀 있다고 그랬잖아! 지금 어디야?”

“네 저 근방......”

“이 녀석이, 빨리 안 들어오고 뭐 해!”


“형님 저 지금 다시 가게로 가봐야 할 것 같아요.”

“지금? 시합은 어떡하고?”

“하아, 다음에요.”


감고 있는 상철의 두 눈에서 작은 떨림이 일고 있었다.

가슴 한구석에서 오랫동안 똬리를 틀고 있던 미묘한 감정들이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었다.


“아버지 조금만 힘내세요. 이렇게 돌아가시면 안 돼요.”

“상철아, 미안하구나.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네가 하고 싶은 당구나 원 없이 하게 해주었더라면...!”

“아버지, 저 아버지 원망하지 않아요. 그러니 제발 일어나세요.”

“네 엄마. 젊은 나이에 나에게 시집와서 고생만 하다가 이젠 병까지 얻어서...!”

“엄마는 제가 잘 모실게요. 그러니 걱정하지 마시고, 아버지!!”

“상철아, 엄마를 잘 부탁한다. 꼭......”


하얀 연기가 소리 없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연기 너머 작은 액자에는 인자한 인상의 나이 지긋한 여인이 잔잔한 미소를 짓고 있다.

한쪽 벽에 등을 기대고 공허한 표정으로 액자를 바라보고 있는 중년을 넘어선 남자.

그의 눈동자에는 애절함과 아쉬움이 교차하고 있었다.


‘어머니...!’


‘아버지! 이제 어머니도 아버지 곁으로 가셨어요.’

‘휴, 이젠 제게 남은 것이 아무것도 없네요.’


‘그런데 아버지 그건 모르셨죠? 전 당구를 칠 때가 제일 행복했어요. 또한 누구보다도 잘할 자신도 있었고요.’


‘아버지가 던지는 한마디 한마디가 제겐 비수 같았어요. 특히 제 당구를 무시할 때마다...!’


‘당구가 유일한 제 꿈이자 목표였거든요.’


‘아버지 만약에 제가 다시 태어난다면 꼭 당구 선수가 될 겁니다!’


‘저는 멋진 당구 선수를 뛰어넘어 누구나 인정하는 위대한 당구 황제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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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당구황제를 위한 시드 머니 (3) +3 23.12.14 233 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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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당구황제를 위한 시드 머니 (1) +2 23.12.12 241 8 13쪽
14 꿈을 향한 날갯짓 (4) +2 23.12.12 251 7 13쪽
13 꿈을 향한 날갯짓 (3) +2 23.12.11 281 7 13쪽
12 꿈을 향한 날갯짓 (2) +3 23.12.11 292 7 13쪽
11 꿈을 향한 날갯짓 (1) +4 23.12.09 318 9 12쪽
10 다시 걷기 시작하는 당구의 길 (5) +2 23.12.08 336 10 15쪽
9 다시 걷기 시작하는 당구의 길 (4) +2 23.12.08 344 8 17쪽
8 다시 걷기 시작하는 당구의 길 (3) +3 23.12.07 359 8 13쪽
7 다시 걷기 시작하는 당구의 길 (2) +3 23.12.07 365 10 13쪽
6 다시 걷기 시작하는 당구의 길 (1) +3 23.12.06 404 10 13쪽
5 새로운 세상을 향해 (2) +2 23.12.05 394 9 12쪽
4 새로운 세상을 향해 (1) +3 23.12.05 417 7 13쪽
3 비련의 야구선수 +3 23.12.04 475 8 13쪽
2 꿈을 잃은 동인천 작대기들 +4 23.12.04 530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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