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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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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07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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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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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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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 도시로(3)

DUMMY

다시 눈을 떴을 때 존은 베르세다의 기지 한 곳에 있었다.


-스륵.


기지는 회색의 벽으로 막힌 공간이었고 침상 이외에는 특별히 눈에 띄는 게 없었다.


‘여긴 어디지?’


이상한 일이었지만 더 이상 몸은 아프지 않았다.

몸에도 상처가 남아 있지 않았다.

마치 처음부터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하지만 자신의 몸에 심어진 클라스크의 감각만큼은 확실히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꿈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선명한 감각이었기 때문이다.


‘으윽..’

그때의 감각을 되새기며 존이 식은땀을 흘렸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존은 주위를 둘러봤다.

자신이 왜 그곳에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정신을 잃고 쓰러지기 전 기억으로는 어떤 무리에 의해 클라스크를 이식받고 이곳으로 옮겨진 것 같았다.


아직은 정신이 어수선하고 뭐가 뭔지 알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마침 누군가가 깨어난 존을 발견하고 다가와 말을 걸었다.


“일어났구나? 몸은 좀 어때? 괜찮아?”


낮은 톤의 중성적인 목소리를 가진 여성이었다.

긴 꼬리머리를 가진 노란색 단발머리를 하고 있었다.

노란색 포인트 컬러가 들어간 하얀색으로 맞춰진 짧은 셔츠와 긴 바지.

그리고 옷에 장식된 갖가지 장식들과 어우러져 꽤나 여성스러운 느낌을 주는 인상을 주었다.


처음 마주쳤을 때 목소리를 듣고 느꼈던 인상과 어우러져 상냥하고 다정한 말투와 성격을 가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사람이 날 구해줬던 그 사람이구나?’


그런 생각이 들자 비로소 안심이 되는 존이었다.


‘그래도 위험한 상황은 아닌 것 같네. 나.. 진짜 살아 있기는 한 건가?’


자신의 볼을 꼬집어보다 눈앞의 사람에게 시선을 돌린 존이 렌을 향해 물었다.


“누구세요?”

“난 렌이라고 해. 혁명군 베르세다의 소속인.”

“혁명군..? 베르세다라면 들어본 적이 있어요. 당신들은 대체.. 뭐하는 사람들인 거죠?”


존의 물음에 렌은 어떻게 말을 할까 망설이다 조심스럽게 입을 떼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우리는 반 기업계 활동 조직이자 일종의 테러 단체로도 불리고 있어.”

“반 기업계요?”


존은 렌의 말을 제대로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음, 아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세상은 혁명군과 기업 간의 거대한 전쟁 속에 있어.”

“혁명군과 기업이요?”

“응.”


렌은 존을 향해 물 한 잔을 건네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기업은 지금 벨 시스템과 클라스크를 이용해서 세계를 지배할 생각이야.”


‘클라스크와 벨 시스템?’


존은 그것이 뭘 의미하는지 아직 정확히 이해할 수 없었다.

클라스크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여러 차례 들어본 적이 있었던 존이었지만 좀 더 확실한 이야기를 듣고자 렌에게 그것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어제 제 몸에 클라스크라는 걸 심으셨죠? 그 클라스크라는 건 대체 뭔가요?”

“멋대로 몸에 뭘 심은 건 미안해. 그때는 그렇지 않으면 널 살릴 방법이 없었어. 그래도 몸에 뭘 심은 건지는 알아야 하니까 클라스크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렌은 잠깐 생각을 정리하며 존에게 클라스크에 대해 설명했다.


“클라스크는 기업의 AI가 만들어낸 일종의 에너지장치야. 일부에서 여섯 번째 장기라고도 불리는 물건이지. 사람의 몸속에 자리 잡아서 특수한 에너지장을 형성하고 초능력 같은 힘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장치야.”


역시 자신이 알고 있던 바와 같은 대답이 나왔다.


렌의 설명을 듣고 나니 확실히 이해가 되는 것이 하나 있었다.

느닷없이 나타나서 할아버지를 살해하고 자신에게까지 큰 상처를 남긴 정체불명의 남자.

전신에 강철을 두르고 한쪽 팔은 검으로 되어 있던 그 남자의 모습은 도저히 평범한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남자가 클라스크의 능력으로 강철을 다루고 있는 것이었다고 하면 모든 것을 어렴풋하게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역시 그 남자는 클라스크 능력자였던 거야.’


존이 할아버지를 죽인 그 남자에 대해 떠올리며 주먹을 꽉 쥐었다.


‘크윽..’


클라스크는 체내에 이식함으로서 초능력을 사용할 수 있게 한다.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그건 클라스크를 이식받은 자신 역시 비슷한 능력을 사용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는 뜻이었다.


“그러면.. 저도 강철을 다루는 것 같은 초능력을 가질 수 있게 된다는 건가요?”

“강철..? 아니, 사람마다 발현되는 능력의 종류는 달라. 나 같은 경우는 식물의 성질을 띤 능력을 사용하고 있어. 보통의 식물보다야 강하고 질기긴 하지만 전투에 특화된 능력은 아니라고 볼 수 있지.”

“시.. 식물이요?”


렌은 민망한 듯 멋쩍은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아하하하.. 그래도 여러 가지 면에서 유용하게 쓰고 있어. 예를 들면 기지를 꾸미거나 상대를 붙잡아두는 것 같은 용도로 말이야.”


렌이 민망한 표정을 하며 이야기하니 존 역시 비슷한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아하하.. 그.. 그런가요?”


‘기.. 기껏 얻은 초능력이 그런 거라면 꽤 서운할 것 같은데..’


존은 마음속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걸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다.


“네가 어떤 능력을 가지게 될지는 모르지만 너무 기대하진 않는 게 좋아. 발현되는 게 어떤 능력일지도 모르고 괜찮은 능력이라고 해도 사용하는 게 익숙해질 때까지는 조용히 시간을 보내야 할 테니까.”


시간이 걸리더라도 초능력이 생긴다는 건 마다할 필요 없는 일이라고 생각됐다.

그래야 언젠가 그 남자한테도 제대로 복수할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그것보다 이 사람들은 정말로 클라스크라는 걸 자신에게 그냥 넘겨줄 생각인지가 궁금할 따름이었다.


“정말 이 클라스크 제가 가져도 되는 건가요?”

“그럼, 근데 조심해야 할 거야. 아마 기업에서 네가 클라스크를 이식받은 걸 알게 되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안티플릭을 보내서 널 죽이려고 하겠지.”

“주.. 죽이려고 한다고요?”


‘안티플릭이라니.. 대체 어떤 사람들인 거지?’


설명을 들은 존은 침을 꿀꺽 삼켰다.

또 누군가에게 살해당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을 느끼는 건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렌은 계속해서 설명을 이어갔다.


“널 습격한 사람은 J.D.R의 하부조직인 안티플릭의 요원들이었어. 자세히 알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일단 알아두긴 해야 할 것 같아서.”


‘안티플릭의 요원.. 그 사람을 말하는 거였구나?’


존은 집으로 습격해 들어왔던 강철의 남자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 사람이 안티플릭이었다니.. 그렇다면 그 사람도 기업인이라는 뜻이잖아? 어쩌면 듀란이랑도 연관이 있는 건가? 근데 그러면 우리 집은 왜 습격했던 거지?’


수많은 의문이 들기는 했지만 지금으로서는 알 방법이 없었다.

사방에 알 수 없는 것들 투성이어서인지 괜히 침울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너희 할아버지는 어떻게든 살려보려고 했지만.. 우리 능력으로는 어쩔 수가 없었어.”

“할아버지..”


정신이 없었던 터라 잠시 잊고 있었지만 이 사람들의 힘으로도 할아버지의 상처는 어쩔 수가 없었던 것 같았다.

할아버지는 이미 존이 보고 있는 앞에서 숨이 끊어지신 것 같았으니까.


“할아버지.. 크윽..”


그 모습을 기억하고 되새기는 건 괴로운 일이었지만 이미 그 모습을 봐버린 이상 되돌리긴 어려웠다.

아마 기업과 관련된 일을 마주할 때마다 계속해서 머릿속을 맴돌면서 자신을 괴롭히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존은 눈을 질끈 감았다.


“미안해. 우리가 조금 더 빨리 도착했다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데..”

“사과하지 않으셔도 되요. 저도 아무것도 하지 못한 건 마찬가지였는데요, 뭐. 나쁜 건 전부 그 사람들이죠.”


존이 컵에 담긴 물을 벌컥벌컥 들이키며 타는 속을 달랬다.


“읍, 읍, 크으.”

“그렇게 말해주니까 마음이 조금 편해지네. 사실 오해받는 건 아닌가 걱정하고 있었거든.”


빈 컵을 받으며 렌이 이어서 존에게 말했다.


“조금 갑작스럽긴 하겠지만 너를 도시로 데려갈 사람을 불렀어. 여기 남아 있으면 언제 또 공격을 받을지 모르고 우리도 여기 계속 머물러 있을 수는 없으니까.”

“도시..로요?”

“응. 위험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도시에도 우리처럼 기업을 상대로 싸우고 있는 사람들이 있거든. 거기라면 당분간 너를 안전하게 지켜줄 수 있을 거야.”

“아..”


갑작스러운 말이었지만 도시로 가게 된다는 건 그리 나쁜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도시라..’


도시에 가고 싶다는 생각은 전에도 하기는 했었지만 설마 이렇게 가게 될 줄은 몰랐었다.

그것도 이런 위험한 상황 속에서 클라스크라는 정체불명의 물체를 몸 안에 지닌 채로..


“직접 지켜보지 못해서 아쉽기는 하겠지만.. 할아버지의 장례 절차는 우리한테 맡겨줘. 장례 절차가 끝나고 나면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게 조치해둘게.”

“보고 가면 안 되는 건가요?”

“우리도 그렇게 해주고 싶은데.. 그럴만한 여유가 없어서 어떡하지? 대신 유품으로 남겨둘만한 물건이 있는지 한 번 찾아볼게.”

“네..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렌은 분위기를 바꿔서 존이 지금 상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들을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눈치 챘겠지만 클라스크는 쉽게 얻을 수 있는 물건이 아니야. 우리도 한참을 싸워서 겨우 하나를 얻어서 돌아가는 길이었으니까.”

“네? 정말로요?”


이야기를 들은 존이 자신의 몸에 이식된 클라스크라는 물건이 얼마나 귀중한 물건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렌의 설명이 이어졌다.


“얘기했듯이 기업이 네 몸에 클라스크가 있다는 걸 알면 절대 가만있지 않을 거야. 그러니까 능력이 발현되더라도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숨기고 있는 게 좋을 거야. 절대 아무한테도 들키지 않게.”

“네..”


‘아무한테도 들키지 않게 숨겨야 한다..’


쉬운 일이 아닐 것 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행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클라스크의 힘이 각성한다면 자신의 집을 습격해 할아버지를 죽인 그 남자와 같은 힘을 손에 넣을 수 있다는 것.

즉 언젠가는 클라스크의 능력을 이용해 그 남자에게 복수할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말이었으니까.


‘나도.. 그 남자와 같은 힘을..’


그런 생각으로 존이 다시 한 번 양 손에 힘을 주고 침을 꿀꺽 삼켰을 때 대원 하나가 방문을 열고 들어와 말했다.


“렌님,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벌써 도착한 건가?”


자리에서 일어난 렌이 아직 남은 일이라도 있는지 존을 향해 말했다.


“잠깐 얘기 좀 하고 올게. 그때까지 조금만 기다리고 있을래?”

“아, 네..”


대답을 들은 뒤 렌이 곧장 방을 나서 자신을 찾아온 손님 ‘앤 빅 딜’을 찾아갔다.

손님을 찾아 건물 밖으로 나간 렌이 차량 앞에 서 있는 남자를 향해 말했다.


“오랜만이네요, 앤.”


렌을 찾아온 손님은 큰 키에 마른 체형을 가진 온 몸이 강철로 된, 아니 강철이라기보다는 로봇에 가까운 형태의 몸을 가진 남자였다.

특징적인 부분이라면 눈 부위에 내장된 리젝터의 노란색 안광과 날카로운 눈매.

그리고 목 뒷부분에 보이는 커다란 두 쌍의 배기 기관이었다.


나머지 부분은 옷과 장식으로 가려져 있었지만 입에는 메탈릭 시가라고 불리는 기계화 인간의 전용 담배를 물고 렌을 마주하고 있었다.

그가 입을 열고 흰 연기를 뿜을 때마다 목 뒷부분의 배기 기관에서 함께 연기가 빠져나오고 있었다.


“누굴 옮겨달라고?”


남자의 기계음 섞인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존 밀리어라고 하는 작은 어린애에요. 누군지.. 아시죠?”


존의 이름을 들은 앤의 표정이 차갑게 변했다.

앤은 다시 한 번 메탈릭 시가를 입에 물고 숨을 깊게 들이켰다 내쉰 뒤에 입을 열었다.


그의 입에 물린 시가에는 ‘스파크’라는 이름이 쓰여 있었다.


“후.. 베르세다의 부대장씩이나 되는 사람이 고작 애 하나를 보내자고 여기까지 불렀을 줄이야.”

“죄송해요. 바쁘신 건 알지만 존을 안전하게 도시까지 보내려면 앤, 당신의 도움이 꼭 필요해요.”

“⋯마음에 안 드는 제안이군.”


앤 빅 딜이 제안을 받아들이기를 꺼려하자 렌은 다급한 표정으로 말했다.


“설마 여기까지 와서 모른 척 하시겠다는 건가요? 저희한테 존이 얼마나 중요한 애인지 아시잖아요!”

“못 알아듣겠나? 그런 애를 옮겨서 기업과 껄끄러운 사이가 되기 싫다는 말이다.”


이야기를 들은 렌이 당황하여 말문이 막힌 듯한 표정을 지었다.


“죄송해요. 그런 줄은 미처 몰랐네요. 당신이라면 당연히 도와주실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렇게 생각하실 줄은 몰랐어요.”

“난 이제 예전의 내가 아니야. 똑똑히 알아두는 게 좋을 거다.”


생각과 다른 앤 빅 딜의 반응에 렌은 고개를 푹 숙이고 절망감을 느꼈다.


“그때의 일들은 이미 다 잊어버리신 건가요?”


앤이 조금 망설이는 듯하다가 대답했다.


“그래.”

“⋯⋯.”


말은 그렇게 하고 있었지만 앤 빅 딜은 속으로 렌의 제안을 받아들일지 말지 망설이고 있었다.

옛 정을 생각해 베르세다를 도와 의뢰를 받을지 아니면 이대로 돌아가 원래대로 기업의 눈치를 보면서 살 것인지.


물론 의뢰를 받는다면 기업과의 사이는 틀어질 수밖에 없었다.

도시 안에서 기업이 모르는 일 따위는 없었으니까.


앤 빅 딜의 의사를 확인한 렌이 앤에게서 등을 돌리며 말했다.


“그럼 존의 이송은 다른 사람한테 의뢰하겠습니다.”


그 말을 들은 앤이 코웃음을 쳤다.


‘웃기지도 않는군.. 네가 제안하는 그 의뢰를 받아들일 사람이 이 세상에 존재하기나 할 것 같냐?’


몇 번인가 고민을 거듭하며 스파크의 연기를 피워 올리던 끝에 앤 빅 딜이 눈을 한 번 질끈 감았다.


‘그때로부터 20년인가.. 베르세다의 일을 도와주고 다시 한 번 기업의 눈총을 받는다라..’


자신이 생각해도 어이가 없는 일이었다.

아무런 이득도 없는 순수한 악화일로의 길.

그리고 깊은 숨을 한 번 내쉰 후 감았던 눈을 뜨더니 렌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후.. 도와주는 건 이번이 마지막이다. 잘 기억해둬.”


그 말을 듣고 렌은 다시 화색이 도는 얼굴을 하고 기뻐했다.

렌이 한층 밝아진 얼굴로 양 손으로 앤의 손을 붙잡고 말했다.


“고마워요, 앤!”

“하여튼 성가시기는..”


앤과의 대화를 끝낸 렌이 즉시 기지로 돌아가 방 안에 있는 존을 찾아가 밝은 얼굴로 말했다.


“존, 됐어! 이제 도시로 갈 수 있어!”


밝은 표정으로 웃으며 말하는 렌과 달리 갑자기 들어와서 큰 소리로 이야기하는 렌의 모습에 존은 놀라서 멍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 네.”


렌은 뭐가 그리 좋은지 너무나도 밝은 표정으로 활짝 웃고 있었다.

존은 렌이 왜 그렇게까지 기뻐하고 있는지 알지 못했지만 도시로 가야 한다는 말에는 조금 긴장하고 있었다.


“자, 이제 일어나서 갈 준비해. 앤 빅 딜이라는 사람이 너를 도시로 데려다줄 거야.”


‘앤 빅 딜..?’


참 특이한 이름이라고 생각했다.


이제부터 그 특이한 이름을 가진 사람과 도시로 가게 된다는 말이 아직은 실감나지는 않았지만 곧 떠나게 될 거라는 건 분명해보였다.


자리에서 일어난 존이 도시로 가기 위해 렌의 옆으로 다가가 섰다.

렌은 떠나기 전 존에게 주의할 점에 대해서 당부하기 시작했다.


“앤이 너를 도시로 데려다주기는 할 텐데..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도착한 곳이 버닝혼의 기지가 맞는지 꼭 확인해야 돼.”

“네..”


‘조금 애 취급을 받는 것 같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지. 버닝혼이라.. 잘 기억해둬야겠네.’


“이제 앤이 있는 곳으로 가자.”


존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존은 렌의 뒤를 따라 앤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앤은 도로에 세워진 차량 옆에 서서 렌이 존을 데리고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앤의 차량은 고급 특수 차량인 플릭 체이서였다.

플릭 체이서는 원래부터 아주 비싼 값에 거래되는 특수 차량이었는데 앤은 그것을 자신의 기호에 맞게 개량해 완전한 전용 차량으로 만들어둔 상태였다.

앤의 몸과 일치하는 밝은 빛을 내는 은빛의 차체는 초전도 형식으로 네 개의 고출력 팬이 탑재된 특수 차량이었다.


렌은 존을 앤에게 넘기기 전에 마지막으로 당부의 말을 전했다.


“존을 잘 부탁드립니다.”


그 말을 마지막으로 존은 천천히 렌의 손을 떠나 앤에게 넘겨졌다.


“애 돌보는 건 취향이 아닌데.”

“도시까지 그리 먼 건 아니니까 잠깐만 좀 신경써주세요. 그럼 부탁드립니다.”


앤은 자신의 옆으로 온 존에게 퉁명스럽게 말했다.


“빨리 타라.”

“버닝혼의 기지까지 잘 부탁드립니다.”


퉁명스러운 태도를 보이는 앤은 존이 보기에 꽤나 신경이 곤두서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앤이 왜 그런 태도를 보이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앞으로 도시까지 안전하게 가려면 그의 신경을 자극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앤과 존은 멋들어진 형태의 플릭 체이서에 올라타고 베르세다의 거점을 벗어나기 위해 움직일 준비를 마쳤다.

렌은 존에게 떠나기 전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안녕, 존. 언젠가 또 만나자.”

“안녕히 계세요. 고마웠어요. 누나.”


두 사람이 인사를 마치자 앤 빅 딜이 말을 이었다.


“잘 있어라.”

“일을 맡아주셔서 감사해요.”

“흠.”


서로 마지막 인사를 마친 뒤 멈춰있던 체이서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제 두 사람은 B.C지구 인근에 마련된 베르세다의 거점을 벗어나 던 시티라 불리는 도시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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