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의 독마가 협객인 척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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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헌앙
작품등록일 :
2024.03.27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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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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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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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안초를 찾아서

DUMMY

“대막태양궁이요?”


대막태양궁은 유명한 세외무림세력이었다. 위구르 족이 많은 신강지역을 지배하는 무림세력으로 신강에서 태양궁주는 황제나 다름없는 권력을 가지고 있었다.


“태양궁에서 몇년 전부터 염안초란 염안초는 모조리 태양궁으로 가져다바치라고 하고있습니다. 그래서 염안초를 구경 못한지가 몇 해가 되었습니다.”

“염안초를 가져다 어디다 쓴다고 합니까?”


당진명이 답답한 마음에 물었다.


“그런 것까지는 저희가 모르지요. 서슬퍼런 태양궁의 무사들에게 그런 것을 물었다가 목숨이나 부지 하겠습니까···”

“허···참.”


당진명은 어이가 없었다. 서소현을 구하기 위해서 밤낮을 안 가리고 신강까지 달려왔는데 신강에 염안초가 하나도 없다니··· 이럴수가 있단 말인가.

옆의 서월탄을 쳐다보니 그도 크게 낙담한 것이 훤히 보였다.


“어찌 염안초를 구할 길이 없겠습니까? 그 약초가 있어야 제 아이를 구할수가 있습니다.”


서월탄이 약재상에게 사정했다.


“허, 참. 외지에서 이 먼 신강 지방까지 오신 걸 보면 딱한 사정이 있는 것 같은데 있어도 외지인에게 염안초를 넘길 수는 없습니다. 태양궁에서 알면 염안초를 판 사람도 산 사람도 무사하지 못해요.”


약재상이 두렵다는 듯 태양궁이 있는 방향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무래도 이 약재상에서는 안될 듯했다.


“서 아저씨 다른 곳에 가보죠.”


당진명의 말에 약재상이 한마디 했다.


“다른 곳에 가보셔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신강에 있는 모든 약재상을 돌았지만 염안초는 찾을 수 없었다.

처음에 간 약재상의 말처럼 태양궁이 모든 염안초를 독점하고 하나도 내놓지 않는 듯했다.


“이럴수가 있단 말인가···.”


서월탄이 이러지도저러지도 못하는 답답한 마음에 크게 탄식 했다.

신강까지 왔는데 염안초를 구할수가 없다니···

당진명도 그런 서월탄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유일하게 염안초가 나는 신강에서 염안초를 못 구한다면 어디를 가도 염안초를 구할 방법이 없었다.

고민하던 당진명은 서월탄을 불렀다.


“서 아저씨 한 번 태양궁에 가 봅시다. 사정하면 염안초를 몇 뿌리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당진명의 제안에 서월탄도 고개를 끄덕였다.

태양궁이 이름도 없는 당진명과 자신을 반기지 않을 거 같았지만 그 외에는 떠오르는 방법이 없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래, 가만히 있을수 만은 없지. 어서 가 보세.”


두 사람은 약재상을 나왔다.

신강의 태양은 중원과는 다르게 찜통을 찌는 듯이 뜨거웠다. 이곳으로 오면서 당진명은 처음으로 사막이라는 것을 보았다.

회귀 전에는 딱히 신강에 올 일이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이곳에는 한족 뿐 아니라 위구르 족이 대다수라 말도 잘 안 통하고 복식도 중원과 많이 달랐다.


태양궁은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이리의 중앙에 가장 큰 건물이 바로 태양궁이었다. 비싼 대리석으로 만든 외관이 강한 태양빛을 받아 황금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무림문파의 건축물이라기 보다는 그야말로 황궁. 북경에 있는 자금성을 연상시키는 위용이었다.


‘지금의 황제는 힘을 잃고 아무런 힘도 없는 꼭두각시에 불과한데 그에 반해 태양궁주는 신강 사람들이 이름만 들어도 벌벌떠니 태양궁주가 더 황제 같구나···.’


당진명은 씁쓸한 표정으로 태양궁으로 향했다.


“무슨 일이오?”


당진명과 서월탄이 접근하자 태양궁 정문의 위사 두 명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두 사람을 막아섰다.


“저는 중원에서 온 의원입니다. 환자를 고치는데 염안초라는 약초가 꼭 필요한데 구할 수가 없어서 태양궁에 찾아왔습니다.”


당진명의 소개에 위사가 눈썹을 비틀어 올렸다.


“염안초라고? 약초라면 약재상에서 찾을 일이지 어째서 태양궁에 왔다는 말이냐?”


위사가 귀찮다는 듯이 말했다.


“신강에 있는 모든 약재상을 돌았는데 염안초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생산되는 염안초는 모두 태양궁에서 가져간다 들었습니다. 어떻게 염안초를 몇 뿌리만 얻을 수 없겠습니까? 염안초가 없으면 살수가 없는 환자가 있습니다.”


당진명이 사정하자 위사가 귀찮은듯 손을 내저었다.


“알았소. 잠시만 기다려 보시오. 윗 분한테 여쭤보리다.”


위사는 태양궁 안쪽으로 들어갔다. 당진명과 서월탄은 위사가 나오기를 초조하게 기다렸다.

한 식경 정도 지났을까 위사가 나왔다.

당진명이 기대하며 위사에게 다가갔다.


“어찌되었습니까?”

“염안초는 본 궁에서 수련에 사용하는 귀중한 약재라 궁외로 반출 할 수가 없소.”


위사가 엄한 표정으로 말했다.


“요 근래에 태양산의 식물들에 전염병이 돌아 염안초가 많이 귀해졌소. 우리 태양궁의 무학은 극양공을 기반으로 둔 무공이오. 그래서 수련을 위해서는 염안초가 많이 필요하오. 우리가 쓸 염안초도 부족한 상황인데 어찌 외인에게 나누어 주겠소.


위사에 말에 서월탄이 매달리듯 부탁했다.


“어떻게 한두 뿌리만 얻을 수 없겠습니까? 염안초가 없으면 제 아들이 죽습니다!”


그런 서월탄을 옆에서 지키던 다른 위사가 창을 들이밀며 위협했다.


“물러나시오! 이곳이 태양궁이라는 걸 알고 행패를 부리는 거요!”

“그만하게 내가 들어보니 사정이 좀 딱하긴 하구만.”


위사가 옆의 위사를 말렸다.


“당신들 사정이 딱하긴 하지만 위에서 내린 엄명이니 어쩔수가 없소.”


위사의 말에 서월탄은 암담한 표정이 되었다.


“어떻게 한두 뿌리라도 구매할 수는 없겠습니까?”


당진명이 위사에게 물었다. 염안초가 아무리 희귀한 약초라 해도 귀하기가 40년 묵은 하수오나 공척석유같은 영초 급은 아니지 않은가? 적절한 돈을 내면 살수도 있을거라 생각하고 물어본 것이었다.


“염안초를 사고 싶다면 한 뿌리당 금자 50개는 내야 할거요.”


위사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당진명도 암담해지기는 마찬가지였다. 금자 50개라니. 서민이 한 평생 뼈빠지게 일해도 금자 10개의 재산을 모으기가 쉽지 않았다. 비싼 정도가 아니라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었다.


“그만큼 지금 태양궁에서는 염안초가 귀한 취급을 받고 있소. 사정은 딱하지만 포기하고 돌아가시오.”


위사의 말에 당진명과 서월탄은 어떻게 더 말을 붙여볼 생각도 못하고 객잔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객잔으로 돌아온 두 사람은 말이 없었다. 금자 50개라니···. 가능한 금액이 아니었다. 조금만 위사가 가격을 낮춰 불렀어도 어떻게 해보았을 텐데.

당진명은 약값으로 가져온 전주머니를 뒤적거렸다. 은자 두 개와 엽전 몇 개가 손에 잡혔다. 은자 두 개만 해도 웬만한 서민이 한 달을 일해야 벌까 말까 한 돈이었다.

염안초가 아무리 희귀한 약초라 해도 이정도 돈이면 두세 뿌리 정도 사고 돈이 남을거라 생각해서 넉넉하게 챙겨온 거였는데 금자 50개는 말도 안 되는 가격이었다.


“서 아저씨. 뭐라도 드셔야지요. 우리 아침만 먹고 그 이후로 아무것도 못 먹지 않았습니까?”


염안초를 찾아서 약재상을 떠도느라 두 사람은 점심도 못 먹고 있었다.

그러나 서월탄은 상심이 커서 배고픔도 못 느끼고 있는 듯했다.


“당 의원님 말이 맞습니다. 뭐라도 시키죠.”


두 사람은 객잔 주인에게 간단히 계두 국수와 고기만두 몇 개를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다.

서월탄은 저녁을 먹으면서도 음식에서 무슨 맛이 나는 지도 못 느꼈다.


“금자 50개라니 너무하는 군요··· 사람을 살리는 게 먼저지 그깟 무공수련이 뭐라고.”


당진명은 그렇게 투덜거려 봤지만 그런 말이 허무할 뿐이란 걸 누구보다 잘 알았다.

무림인들에게는 무공수련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없었다.

아마 귀신이 나타나서 네 경지를 올려줄테니 영혼을 바치라고 한다면 무림인 열중 아홉은 자신의 영혼을 팔 것이다.

그만큼 무림인들에게는 무공이 중요했다.

특히 대막 태양궁의 극양공은 양기를 보양해주는 영초가 중요했다. 아마 그들에게는 소환단이나 공청석유보다도 염안초가 더 중요할 수도 있었다.

그러니 듣도보도 못한 중원의 어린애가 죽게 생겼다고 해서 그 중요한 염안초를 나눠줄리가 없었다.

입장을 바꿔서 소림사에 가서 아이가 아프니 대환단을 은자 두 개에 팔아달라고 한다면 소림사 중들이 가엽다는 표정을 지으며 대환단을 내어주겠느냔 말이다.


눈앞의 서월탄에 미안해서 내놓고 말은 못 했지만 당진명은 완전 텃다고 생각했다.


‘염안초를 구하기는 어렵겠어.’


서월탄도 원래는 무림인이었다. 당진명이 생각하는 걸 서월탄도 모를 리 없었다.

두 사람은 축 처져서 국수를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있었다.


“서 아저씨. 너무 심려하지 마세요. 내일 태양산을 한 번 가보죠. 혹시 태양궁 놈들이 못 찾아낸 염안초가 있을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당진명의 말에 서월탄도 조금은 마음이 풀어졌다.


“그러네요. 아직 포기하긴 이르지요. 감사합니다 당 의원님. 저희 부자 때문에 폐만 끼치는 것 같아서 죄송스럽네요. ”

“그런 말씀 마세요. 저도 염안초라는 약재가 필요해서 겸사겸사 온 것일 뿐입니다.”


두 사람은 다음날 태양산으로 향했다.

태양산은 산이라기 보다는 사막의 모래알갱이를 뭉쳐놓은 것이 불룩 튀어나온 것 같은 모양새였다. 그 크기가 아주 큰 모래언덕처럼도 보였다.

나무는 간간이 보였는데 중원에서 보는 것과는 많이 다른 다육식물들이 주를 이루었다.

중원에서는 볼 수 없는 선인장 같은 것들이 잔뜩 나 있었다.


“허··· 나무 자체가 많이 없군요. 식물 전염병이 돌았다는 말이 거짓은 아니었나 봅니다.”


태양산을 본 순간 징조가 안좋다고 생각한 당진명이었다.

원래도 찾기 힘든 염안초였는데 태양궁 위사의 말대로 전염병이 돌아서 태양산이 황폐해 졌다면 염안초를 찾기가 힘들 거 같았다.


당진명의 예감대로 두 사람이 하루종일 태양산을 뒤져도 염안초를 찾을 수 없었다.

서월탄의 얼굴은 더 그늘져갔다.


“너무 심려하지 마세요. 내일은 찾을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 후로 일주일 동안 태양산을 뒤졌지만 염안초를 찾을 수 없었다.

당진명은 염안초 찾기는 글렀다고 생각했지만 서월탄 앞에서 내색할 수는 없었다.


“서 아저씨. 오늘은 이만 돌아가고 내일 다시 찾아보지요. 벌써 해가 지고 있네요.”


두 사람은 팔일 째 되는 날도 성과 없이 터덜터덜 객잔으로 향했다.


“당 의원님 아무래도 태양산에서 염안초를 찾기는 힘들 거 같습니다.”


서월탄이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


“포기하지 마세요. 내일은 찾을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 말했지만 당진명도 염안초를 찾을 수 있을거란 생각은 안 들었다.


“차라리 태양궁에서 염안초를 훔치는 게 낫겠습니다.”


서월탄이 결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진명은 어이가 없었다. 그것만은 안되는 일이었다.


“서 아저씨. 그러다 죽습니다. 서 아저씨나 저나 무공실력이 거기서 거긴데 어떻게 태양궁에 잠입한다는 말입니까? 그러다 태양궁 무사들에게 걸리면 절대로 살아나올 수 없을 거에요!”


당진명이 말렸지만 서월탄은 당진명의 말이 귀에 들리지 않는 것 같았다.


작가의말

좋은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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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서소현 +7 24.04.08 2,808 40 12쪽
11 서월탄의 결심 +6 24.04.07 2,931 39 16쪽
» 염안초를 찾아서 +4 24.04.06 2,982 45 11쪽
9 염안초 +4 24.04.05 3,157 46 12쪽
8 의원 당진명 +4 24.04.04 3,315 54 11쪽
7 40년 묵은 하수오 +6 24.04.03 3,375 55 11쪽
6 강호행 +7 24.04.02 3,601 58 11쪽
5 괴도 문겸 +7 24.04.01 3,888 60 11쪽
4 독단 +7 24.03.30 4,130 6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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