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자의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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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운(話云)
작품등록일 :
2015.08.17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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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10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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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9.07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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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장. [기다리고 기다리던] Part.2

DUMMY

제8장. [기다리고 기다리던] Part.2



첫 채취에 성공한 후 이어진 두 번째와 세 번째 채취는 의외로 쉬웠다.

Lv.1의 채취술을 익힌 덕이었다.

물론 미친 여인의 머리통처럼 이리저리 휘날리는 화염 요정들이 언덕을 장악하고 있었지만, 이민준은 녀석들의 움직임에서 패턴을 읽어냈다.

덕분에 별일 없이 저주받은 숯을 채취할 수 있었다.

이민준은 티후안 마을로 향하며 생각했다.

‘두 퀘스트의 보상금이….’

알란드리는 10만 원이고 바르스는 30만 원이다.

둘을 합치면 40만 원.

리얼 타임을 주는 대신 돈에 대한 보상이 약했다.

“푸후.”

이민준은 시간을 확인했다.

게임에 접속한 지 대략 3시간 정도가 흐른 후였다.

물론 긴 시간이 지난 건 아니다.

하지만 3시간 동안 퀘스트를 수행하고 받는 돈치고는 상당히 적은 액수였다.

사냥을 하면 지금 번 돈의 배 이상은 벌 수 있다.

‘사냥에도 집중해야겠어.’

무기와 방어구를 사느냐고 지출한 돈이 만만치 않았다.

물론 게임 내에서 모은 돈을 현실에서도 쓸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은 없다.

하지만 게임 내에서도 돈은 필요하다.

이런 시골 마을에서 파는 풀 플레이트 갑옷의 가격이 최소 500만 원 이상이라면 대도시에서 판매하는 방어구의 가격은 상상을 초월할지도 모른다.

열심히 돈을 모아서 나쁠 게 없다는 소리다.

‘남은 시간이?’

이민준은 시선의 왼쪽 위를 확인했다.

[8시간 29분 12초]

무려 8시간 30분이나 남았다.

서둘러 퀘스트를 정산하고 바로 사냥을 나가도 될 것 같았다.


이민준은 마을로 들어섰다.

태양이 저물고 있는지 서쪽 하늘로 붉은 노을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저녁이구나. 그런데?’

생각해 보니 이곳에 들어온 지 15시간 만에 해가 지고 있었다.

‘아.’

아마도 이곳의 하루 개념은 지구의 현실과는 많이 다른 것 같았다.

만약 게임 제작자가 행성의 설정을 달리 잡았다면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행성의 크기와 항성과의 거리에 따라 하루라는 시간의 개념은 분명 다를 테니 말이다.

그리고 그런 점을 비추어 봤을 때 이곳의 아침부터 저녁까지의 시간은 무려 15시간이나 되는 거다.

이런 건 그냥 지나가면서 알게 되는 상식 같은 거였다.

‘훗. 접속 3일 만에 이곳 행성의 상식 하나를 알게 되었네.’

우리가 사는 행성을 지구라고 부르듯 이곳 세계에서도 자신들의 행성을 부르는 이름이 있었다.

‘그게 뭐였지?’

분명 설명서에서 봤었다.

그렇게 생각하자 고글이 글자로 대답해 주었다.

[아르소입니다.]

맞다.

이곳 행성의 이름은 아르소이고 이민준의 게임 시작점이 된 대륙의 이름은 가르디움이었다.

일반적인 게임이라면 세계관이나 공략집 같은 게 인터넷에 정리되어 있겠지만, 이 게임은 오직 태블릿 PC에만 의지를 해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지역에 대한 정보는 해당 지역의 상점에 들러 여행자 안내서를 구입해야 했다.

정보가 적은 이유였다.


대장간을 향할 때였다.

문득 돈에 대한 생각과 고글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넌 이름 같은 게 있니?’

[시스템은 따로 이름을 갖지 않습니다.]

‘내가 부르기 불편하잖아.’

[....]

‘어차피 내가 이용하는 시스템이니 내 마음대로 이름을 지어야겠다.’

[...]

녀석은 동의하지 않았지만, 컴퓨터의 의향까지 존중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그런데 뭐라고 부르지?

막상 편의성만을 생각했을 뿐 부를 이름을 생각하진 못했다.

그렇다고 이름 때문에 고민하고 싶지도 않았다.

당장 떠오르는 이름은 하나.

예전에 책을 읽기 위해 자주 찾았던 카페 이름이 떠올랐다.

‘앞으로 편하게 널 카라라고 부를게.’

[알겠습니다.]

반문이라도 할 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깔끔하게 수긍을 했다.

‘그런데 카라, 내가 게임 중에 번 돈을 현실에서 써도 안전한 거야?’

[당연히 안전합니다.]

‘그 안전은 어떻게 보장하지?’

[주식회사 D.O.D가 보장합니다.]

그놈의 D.O.D.

대체 그게 뭔데 안전을 보장한다는 걸까?

‘혹시 D.O.D가 미 국방성을 말하는 거야?’

Department of Defense.

미 국방부의 이름이다.

그럴듯하지 않은가?

[그렇지 않습니다. 주식회사 D.O.D는 미 국방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쳇. 열심히 유추해 본 건데. 그럼 대체 뭔데?’

[당신의 레벨에서는 알 수 없는 질문이다.]

‘후우 알았다. 알았어.’

레벨 낮은 사람은 서러워서 살겠나!

이민준은 고개를 흔들었다.

‘그런데 정말 어떻게 보장을 하겠다는 거야?’

[믿음에 관해서는 전적으로 사용자 본인에게 달린 문제입니다.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게임 중에 획득한 돈은 주식회사 D.O.D가 100%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같은 소리다.

믿어라.

왜 믿고 싶지 않겠는가?

돈이다.

12시간 게임을 하는 것만으로도 무려 2~3백만 원이 생긴다.

오랜 기간 빚에 쪼들리며 비참하게 살아왔다.

그 망할 빚 때문에 지난 1년간 그 흔한 외식도 한 번 해본 적이 없었다.

외식이 문제일까?

기름값을 아끼기 위해 그토록 추웠던 겨울날에도 보일러조차 제대로 틀지 못했다.

겨우내 얼어 죽지 않은 게 다행일 정도다.

그나마 돈벌이를 위해 사용하고 있는 노트북은 서동철 사장의 배려로 쓸만한 걸 얻었지만, 이 노트북 하나로 온 가족이 돌려쓰고 있어 불편함이 컸다.

그 정도는 다행이다.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건 동생들이었다.

이번에 고등학교에 입학한 동생들의 교복은 이모가 주변 지인들을 통해 어렵게 구한 것이다.

닳을 대로 닳아버린 낡은 교복.

요즘처럼 패션과 세련을 중시하는 시대에 여린 동생들이 학교에서 받을 멸시와 차별의 시선을 생각해 보라.

1년 전까지만 해도 부족함 없이 세상을 살아가던 아이들이다. 그런 녀석들이 하루아침에 거지 같은 꼴로 학교에 다녀야 한다.

민감한 시기에 말이다.

그나마 기특한 건 녀석들이 이런 상황을 꿋꿋하게 이겨내고 있다는 거였다.

지난해 병원에서 자살을 결심했던 자신이 부끄러울 지경이었다.

하지만 그런 동생들도 고등학교에 올라가면서 쉽지 않은 생활을 하게 될 것이다.

특히나 교복과 급식 등의 문제와 학용품, 문제집 등등 해결해 주지 못한 것들이 너무 많았다.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이곳에서 번 돈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면?

당장 동생들을 데리고 나가 교복도 사주고 가방도 사주고 학용품도 사주고 싶었다.

용돈도 넉넉히 쥐어 주며 친구들과 맛있는 거라도 사 먹으라고 말하고 싶었다.

돈이 많았다면, 돈을 잘 벌 수 있다면 모두 가능한 일이리라.

그랬기에 이곳에서 번 돈에 대한 확신이 필요했다.

카라가 그런 부분을 읽은 것일까?

[한니발 님께서는 게임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계십니다. 이곳을 가상이라고 믿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돈을 찾기를 두려워하고 계시죠. 가장 중요한 건 사용자 본인의 결심입니다. 당장 게임이 끝나면 카드를 들고 나가서 돈을 찾아보십시오. 필요하다면 카드를 이용해 인터넷에서 물건을 하나 구입해 보십시오. 이 시스템은 100%의 안전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사용자 본인이 믿지 않고 사용하지 않는다면 그 어떤 설득도 필요 없을 겁니다.]

카라의 말은 명확했다.

그렇게 열망하면서 왜 두려워 하냐는 말일 것이다.

일정 부분은 녀석의 말이 맞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걱정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그러자 결국 카라가 핵심적인 말을 했다.

[사기하나 치자고 굳이 빚이 5억인 한니발 사용자를 선택할 이유도 없습니다. 또한, 그런 유저에게 이런 시스템을 제공할 필요도 없습니다.]

‘아.’

이건 결정적인 말이었다.

이민준은 카라가 하고자 하는 말의 뜻을 이해했다.

누가 사기하나 치자고 이런 엄청난 시스템을 제공한단 말인가?

더군다나 자신처럼 빚에 쪼들리는 사람을 말이다.

[이건 어디까지나 한니발 사용자가 경합을 통해 얻어낸 기회입니다.]

이민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건 내가 얻은 기회야.’

이전보다는 훨씬 설득력이 생겼다.

“후우. 좋아.”

게임이 끝나는 대로 제대로 확인해 보고 돈을 찾아볼 생각이었다.

돈이 필요한 곳이 한 두 곳이 아니었다.

두려운 마음 하나 때문에 눈앞에 찾아온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되니까.

‘D.O.D가 보증을 한다고?’

정확히 어떤 회사인지는 모르지만, 절대자의 게임 같은 대단한 시스템을 만든 회사가 아닌가?

게임이 끝나는 대로 확실하게 계좌를 확인해 보면 알 것이다.

마음을 다진 이민준은 대장간 앞에 섰다.

손을 확인했다.

상처는 여전히 남아 있었다.

‘우선 이거부터 확인하자.’

짤랑-

이민준은 대장간의 문을 열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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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제10장. [몬스터의 스킬] Part.3 +11 15.09.10 4,033 100 9쪽
29 제10장. [몬스터의 스킬] Part.2 +21 15.09.10 3,662 98 8쪽
28 제10장. [몬스터의 스킬] Part.1 +7 15.09.10 3,684 89 9쪽
27 제9장. [방문] Part.3 +4 15.09.10 3,577 95 9쪽
26 제9장. [방문] Part.2 +6 15.09.09 3,619 100 8쪽
25 제9장. [방문] Part.1 +6 15.09.08 4,428 109 9쪽
24 제8장. [기다리고 기다리던] Part.3 +8 15.09.07 3,752 105 8쪽
» 제8장. [기다리고 기다리던] Part.2 +9 15.09.07 3,807 99 9쪽
22 제8장. [기다리고 기다리던] Part.1 +10 15.09.04 3,968 114 8쪽
21 제7장. [어쩌면 히든?] Part.3 +8 15.09.03 4,130 102 8쪽
20 제7장. [어쩌면 히든?] Part.2 +6 15.09.02 4,000 109 8쪽
19 제7장. [어쩌면 히든?] Part.1 +13 15.09.01 4,053 100 8쪽
18 제6장. [혼란] Part.3 +6 15.08.31 4,077 108 9쪽
17 제6장. [혼란] Part.2 +4 15.08.31 4,060 109 8쪽
16 제6장 [혼란] Part.1 +6 15.08.28 4,150 110 8쪽
15 제5장. [퀘스트] Part.3 +4 15.08.28 4,075 106 8쪽
14 제5장. [퀘스트] Part.2 +4 15.08.27 4,151 110 9쪽
13 제5장. [퀘스트] Part.1 +3 15.08.26 4,331 106 8쪽
12 제4장. [닥치고 사냥] Part.3 +2 15.08.25 4,362 112 11쪽
11 제4장. [닥치고 사냥] Part.2 15.08.24 4,486 113 9쪽
10 제4장. [닥치고 사냥] Part.1 15.08.24 4,584 125 8쪽
9 제3장. [리얼 타임] Part.3 15.08.21 4,632 126 8쪽
8 제3장. [리얼 타임] Part.2 +2 15.08.20 4,754 128 9쪽
7 제3장. [리얼 타임] Part.1 +3 15.08.19 4,801 130 9쪽
6 제2장. [메뉴] Part.3 +3 15.08.19 4,714 133 8쪽
5 제2장. [메뉴] Part.2 +7 15.08.18 5,010 136 8쪽
4 제2장. [메뉴] Part.1 +1 15.08.18 5,332 133 9쪽
3 제1장. [안경] Part.3 +6 15.08.17 5,575 135 8쪽
2 제1장. [안경] Part.2 +8 15.08.17 5,832 148 8쪽
1 1권 - 제1장. [안경] Part.1 +7 15.08.17 7,211 138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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