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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광명로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5
최근연재일 :
2024.09.20 13:00
연재수 :
10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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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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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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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제3화 천화산(天花山) (22)

DUMMY

제3화 천화산(天花山) (22)






막천승의 얼굴이 대번에 흉악해지며, 기영의 양 어깨 위로 올라선 두 마리의 새끼 원숭이들을 사납게 노려봤다.


"이 녀석들 정말로 괜찮은 녀석들이 맞습니까?"


기영은 하얀 털의 원숭이의 제안에 무심코 거부감이 들면서도 속으로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이 막연하게 들었다.


"괜찮을 것입니다."


기영의 허락이 떨어지자 하얀 털의 원숭이가 재빠른 동작으로 기영의 머리 위로 올라갔다.

정수리에 자리를 잡은 백오공이 그곳에서 가부좌를 틀었다.

기영은 그 순간 백오공의 혼백과 자신의 혼백이 서로 연결 되는 것을 느낌과 함께, 백오공이 무슨 연유로 기영의 몸을 빌릴려고 하였는지 알 수 있었다.


파바밧!


기영은 익숙한 듯, 빠르게 수인(手印)을 맺으며 하나의 술법을 펼쳤다.

술법이 끝나기 무섭게 기영과 막천승이 있던 궁궐이 거대한 소리를 내며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굉음을 울렸다.


쿠구구궁!


거대한 궁궐이 백오공이 펼치는 술법에 점점 작아지더니, 곧 작은 알사탕 크기의 마름모가 되었다.

겉으로 남색 빛깔을 반짝이는 마름모는 곧바로 기영의 이마에 꽂혔다.

다행히 고통은 없었는데, 술법이 끝나고나니 제법 기이한 모습이 되었다.


"우끼끼!"


자신이 할 행동을 다한 하얀 털의 새끼 원숭이는 냉큼 기영의 정수리에서 내려와 자신의 자리를 찾듯이 어깨 위에 올라탔다.

기영은 약한 현기증을 느끼며, 오른 손으로 자신의 이마를 더듬었다.


"······."


이마의 정중앙에 보석의 질감을 가진 마름모꼴의 형태의 보석이 만져졌다.


"괜찮으십니까?"


일단 막천승이 괜찮냐고 물어봤는데, 기영은 그저 기이할 뿐이었다.


"막 대협이 보시기에는 어떻습니까? 저, 지금 괜찮습니까?"


막천승은 기영을 보면서 고개를 저었다.


"괜찮지는 않습니다. 굉장히 괴이한 모습이군요. 양 어깨에 각각 흑백의 새끼 원숭이 괴이들을 태우고, 이마에 마름모꼴 남색 보석을 박아 넣은 모습은 심히 평범하지는 않습니다."


기영도 그럴 것이라고 예상을 했기 때문에 상대의 평가가 아주 큰 충격으로 오지는 않았다.

다행히 기영은 스스로의 외모에 대해서 그렇게까지 예민한 편은 아니어서 거북함이 들기는 했지만 이해해 보려고 노력했다.


"후우. ······되었습니다.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어서 하루라도 빨리 화린, 왕삼, 맹초롱을 찾는 것이 먼저지요."


기영은 애써 관심을 바깥으로 돌렸다.

달라진 자신의 모습에 거부감이 들면서도 어찌할 수 있나 싶었다.

그러다가 문득 기영은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어쩌면 자신의 양 어깨 위에 올라탄 새끼 원숭이들에게서 화린, 왕삼, 맹초롱의 정보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희들 이곳에서 사로 잡은 인간 여자들을 어떻게 했어?"


양 어깨에 올라탄 두 새끼 원숭이들은 기영의 물음에 각자 "우끼끼!", "우끼!" 거리며 기영의 질문에 대답을 하였다.

두 새끼 원숭이들로부터 《서천전(西天殿)》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 외에 조 나라의 마지막 황제 열조(烈祖) 선종에 대한 이야기들이 이어졌는데, 마도천하를 부르짖던 선종이 최후에 천마(天魔)와 천선(天仙)으로 갈라지고, 개과천선한 선종이 자신을 따르는 흉악한 무리들을 천문(天門) 내부에 봉인하고, 봉인 당한 존재들이 천문 밖으로 빠져 나가기 위해서 1000명이 도전해서 999명이 죽는 위험천만한 불안전한 공간 통로를 통해서 중원에 왔다는 이야기를 했다.


"우끼끼!"


천문 내부에 있는 세력들은 크게 만요국, 복마전, 광명교로. 그들은 만요국 출신의 대모 서천후모(書天猴母) 나래가 낳은 요괴들이었다.

얼마 전에 그들이 후원하던 나부파의 파문제자 봉미독수(蜂尾毒手) 심균이 서천후모를 암습해서 죽이고, 서천후모의 자식들 중 유난히 재능이 뛰어난 대요괴들인 넷을 천화산의 중심에 봉인했다는 이야기였다.

심균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무명 제사서>의 마인을 일부러 낙녕(洛寧)에 풀어서 무림맹의 이목을 끌었다.


"우끼끼!"


백오공의 말에 따르면 아마 십수년전 심균이 이곳에 뿌리를 내릴 때부터, 지금의 상황을 계획하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렇지 않다면 소림사와 무림맹이라는 거대한 단체들이 주 활동 무대로 삼는 이곳에 일부러 자리를 잡은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정말로 그런 위험한 연구를 계속 진행할 생각이면 최소한 구파일방이 없는 곳으로 가서 연구를 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는 말이었다.

열변을 토하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백오공과 다르게 기영은 다소 시큰둥 하였다.


'나랑은 아무 상관이 없는 이야기잖아.'


심균이 수십 년에 걸쳐서 뒤통수를 갈길 생각을 했던지 말던지. 기영에게 중요한 것은 그런 것들이 아니라 화린, 왕삼, 맹초롱의 생사와 그들이 어디에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들이었다.

다행히 셋의 행방을 찾을 수 있는 방법 역시 백오공이 알고 있었다.

서천전은 서천후모가 기거하던 곳으로, 그곳에는 서천후모가 가지고 있던 생사고수의 유품 진천검과 천문 내부와 소통할 수 있는 후천령보 구옥경(九玉鏡)이 있어서. 그것의 주인은 오직 여성만 가능해서 여자들을 죽이지 않고, 그곳으로 데려갔다는 이야기였다.


"좋아!"

"저 녀석들이 뭐라고 합니까?"

"셋이 살아있데!"


셋이 죽지 않았다는 이야기에 기영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우끼끼!"


백오공이 곧바로 뒷말을 이었는데, 그가 알고 있는 생사고수의 유품인 진천검(震天劍)은 좋은 물건짝이 아니어서 서둘러서 가지 않으면 1명의 주인을 제외한 나머지들은 죽을 수 있다고 알려주었다.

자고로 비밀은 알고 있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은 법이었다.

백오공에게 다시 셋이 위험할 수 있다는 말을 듣자 마자 기영의 혈색이 돌던 얼굴이 다시 새파랗게 변했다.


"콜록! 콜록!"


어찌나 그 변화가 극심한지 몸이 신체의 변화를 이기지 못하고 돌연 기침과 함께 피를 토했다.

심적 충격으로 기영은 얕은 내상을 입었다.


"공자님!"


막천승이 깜짝 놀라며, 기영에게 재빨리 다가섰는데 기영은 그런 막천승의 어깨를 잡으며 안간힘을 쓰며 버티고 섰다.


"저는 괜찮습니다. 그것보다 어서······! 어서 셋을 찾지 못하면 그들이 모두 위험해질 수 있다고 합니다."


막천승은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고, 앞으로 걸어가는 기영의 곁으로 다가가 그를 업었다.


"방향을 알려주십시오. 제가 업고 가겠습니다."


기영은 자신을 업은 막천승을 지켜보다가 말없이 어느 한 방향을 가리켰다.




***




"얘야? 정말로 떠나야겠니?"


하얀 상복 차림새의 현숙한 외모의 부인이 걱정 가득한 얼굴로 자신의 아들 정선룡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물기 어린 시선을 마주보던 정선룡은 단호하게 고개를 가로로 저었다.


"어머니, 여기에 남는다고 하여서 무엇을 바랄 수 있겠습니까. 봉문이 깨어졌다고는 하지만 문파의 문도들 태반이 노윤에게 당해서 외팔이가 되었고, 아버지는 죽었고, 가문의 명성은 바닥으로 추락하였습니다."


아들의 현실을 직시한 대답에 정양문주 정운의 아내이자, 정선룡 등의 어머니인 그녀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고개를 떨구었다.

남편이 죽고, 자식이 죽고, 가문은 망한 판국이었다.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큰 아들마저 가문을 떠난다고 말하니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았다.

자신이 과거에 그리고 전생에 무슨 업보를 그렇게 많이 지어서, 이런 불행을 당하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머니, 저는 반드시 복수할 것입니다."


정선룡 역시 피눈물을 흘리는 애처로운 심정으로 어머니의 여린 손을 잡았다.


"저희 가문을 이렇게 만든 파천검제(破天劍帝) 노윤! 그를 뛰어넘을 실력을 갖추기 전까지, 저는 중원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입니다."

"흐윽! 네가 그렇게 가면 나는 어떻게 살라고."


그녀는 꿋꿋이 견뎌내려는 마음이 순간 무너져 내리는 것을 느꼈다.


"어머니, 마음 단단히 먹고, 굳건하게 견뎌주십시오. 제가 반드시 강해져서 돌아오겠습니다."


그녀는 이미 마음을 단단히 먹은 큰아들을 보며 소매 속에서 손수건을 꺼내어 그것으로 자신의 눈물을 훔쳤다.

그러고는 정선룡의 뒤에 선 남편의 친우이자, 사천당가의 외원 장로 혈왕도(血王刀) 관명에게 시선을 주었다.


"관 대협, 제 아들 녀석을 잘 부탁드립니다."


관명은 그녀의 간곡한 부탁에 엄숙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부인, 걱정하지 마시오. 함께 가는 여정 동안 절대 그 누구도 정 소협을 해코지 못하도록 하겠소."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거듭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부인과 정양문의 외팔이 문도들 그리고 정선혜 등을 뒤로하고, 정선룡과 사천당가의 일행들은 낙양으로 향했다.

그들이 천화산이 아닌 낙양으로 향하는 것은 당연히 사전에 관명과 당충이 서로 상의한 내용으로, 정양문의 일이 끝나며 관명을 비롯한 사천당가의 일행들은 곧바로 낙양으로 향할 계획이었다.

정선룡이라는 낯선 불청객이 여정에 참가하기는 했지만 남은 이들 모두 별다른 불만을 느끼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정선룡의 인품이 천박하지 않아서, 그들을 불편하게 만들지 않았다.

정양문이 있는 삼문협의 경계를 넘어서던 관명은 정선룡을 보며 말했다.


"선룡아, 너에게 무슨 계획이 있느냐?"


정선룡은 비록 가문이 추락한 이 상황에서도, 아버지 정양신검(正陽神劍) 정운과의 우정을 잃지 않아주는 관명에게 감사를 느꼈다.

어느 누군가들은 정양문의 명성이 추락하자 곧바로 태세를 돌변한 것과 다른 것이었다.


"일단 저는 낙양에 있는 무림맹에 귀살대(鬼殺袋)를 찾아갈 것입니다. 저희 정양문은 귀살대의 대주이신 비천호리(飛天狐狸) 연공운 대협에게 상납을 하고 있었습니다."

"비천호리(飛天狐狸) 연공운!"


관명은 뜻하지 않게, 정선룡에게서 낮지 않은 명성의 고수의 이름이 들려온 것에 침음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곧 관명은 자신이 너무 추태를 부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명은 헛기침을 하며, 말을 이어나갔다.


"험험. 너희 정양문이 연 대협과 인연이 있을 줄은 몰랐구나."

"과거 협행을 하던 도중에 연 대협과 인연이 있으셨다고 합니다. 두 분 다 강호에서 탕마멸사로 유명해지시지 않으셨습니까."

"그렇군. 그렇다면 참으로 다행이구나."


관명은 자신이 아는 비천호리(飛天狐狸) 연공운에 대한 소문들이 있었다.

대표적으로 그는 적과 아군만을 구분하는 편협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무공 실력이 무려 지방(地幇) 무신백좌 39위에 이를 정도로 고강한 무공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무림에서 세력을 일구는 것에 실력과 자금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바로 뒤를 봐주는 상위 고수의 존재 여부였다.

그런면에서 정양문이 선택한 비천호리(飛天狐狸) 연공운이라는 끈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파천검제(破天劍帝) 노윤만 아니었다면 말이지.'


정선룡은 말을 내뱉으며 망설였다.


"그 이후 저는 변방으로 갈 생각입니다."

"······."


관명은 변방으로 갈 것이라는 정선룡의 대답에 무어라 말을 해야할지 알 수 없었다.

변방은 중원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그곳의 상황을 정확히는 관명도 알지 못했다.


"변방에서 실력을 쌓아서, 아버지의 복수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쌓기 전까지는 중원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입니다."


그나마 관명이 한 가지 확실히 알고 있는 것은 변방인들이 중원인들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과거에 중원의 황제가 팔황(邊荒)의 변방에서 2000만명의 인구를 포로로 잡아서, 그들을 모두 산제물로 받쳤던 일화가 널리 퍼진 뒤로는 변방인들 모두 중원의 사람이라고 하면 학을 뗄 정도였다.


"조심하거라. 변방인들은 중원인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해동의 고려인, 대막의 북적과 서융들 조심하여라. 그들은 다른 변방인들과 다르게 구심점이 되는 대칸(大汗)과 고려왕(高麗王)이 확실한 자들로, 자칫 너를 척살하기 위해서 군대를 동원할 수 있다."


정선룡은 관명의 충고에 진심 어린 포권으로 화답하였다.


"충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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