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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ever1day
작품등록일 :
2024.05.0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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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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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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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DUMMY

"너무 긴장하지 마세요."

"아. 네."


조수석에 앉은 사람이 몸을 뒤로 돌려서 뒷좌석의 현수를 보며 말했다. 


운전면허가 없는 현수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아니면 수지가 운전하는 차를 타지만, 지금 현수가 타고 있는 차는 대중 교통도 아니고 운전하는 사람은 수지가 아니다. 


지금 현수가 탄 차의 운전석과 조수석에 앉은 사람들은 박혁순 형사와 김호석 형사였고 현수는 그들의 협조 요청을 받고 함께 이동하고 있었다. 


아침 일찍 두 명의 형사가 블랙에스로 찾아왔고 그들의 손에는 수사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이 들려 있었다. 


현금수송트럭 탈취사건을 수사하던 중 용의자를 발견한 경찰이 사건 당시 용의자와 직접 대면한 현수를 찾아온 것이다. 


블랙에스에서는 경찰의 공식적인 협조 요청을 거부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결정을 했고 그 결정에 따라 현수는 지금 형사들과 함께 차를 타고 이동하는 것이다. 


조수석에 앉은 김 형사가 현수에게 상황을 다시 한 번 설명해주었다. 


"당시 사고로 CCTV가 거의 망가졌고 그나마 작동되는 것들에는 제대로 찍힌 것이 없어서 용의자를 확인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남현수씨는 용의자가 맞는지만 확인해주시면 됩니다."

"그때 그 사람이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있어서 확실히 알아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괜찮습니다. 그냥 보이는 대로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네."


대답을 한 현수가 잠시 고민을 하다가 김 형사에게 물었다. 


"근데 어떻게 이렇게 빨리 찾으신건가요? 이런 거 물어보면 안 되나요?"

"하하하. 아닙니다. 운이 좋았습니다. 아니다. 저쪽이 부주의했다고 봐야겠네요."


김 형사가 살짝 웃으며 주창을 찾게된 경위를 설명해주었다. 


시비가 붙어서 주창이 조폭들을 박살낸 것에 대해 수사를 하는 와중에 주창이 룸싸롱에서 술을 마신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그리고 주창이 술값으로 띠지로 묶인 5만원권을 그대로 냈다는 것과 그돈이 며칠 전 현금수송트럭에서 탈취당한 300억 중 일부라는 것도 확인했다고 했다.


"그리고는 근처 CCTV랑 다 뒤져서 신원 특정하고 위치 추적했죠. 전과자라서 생각보다 쉬웠어요.

루나틱이 아니라 일반인이라면 폭행 사건을 가지고 일단 잡아서 추궁을 하겠는데 루나틱이라서 확실히 확인을 하려고 하는 겁니다.

그래야 대응팀의 지원을 받을 수 있거든요."

"그렇군요."


현수가 김 형사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빌라가 있는 골목 안으로 들어간 차가 멈춰섰다. 


차가 멈추자 현수가 감각을 활성화시켰고 어렵지 않게 길건너 빌라 3층에 있는 루나틱을 발견할 수 있었다. 


현수는 그 루나틱이 주창임을 확신했다. 


건물 벽에 가려져서 얼굴을 직접 볼 수는 없었지만 얼굴보다 더 확실한 증거가 느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건 바로 주창의 에너지였다. 


루나틱과 비스트의 에너지를 볼 수 있는 현수는 각각이 가진 에너지가 마치 지문처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걸로 대상을 구분할 수 있었다.. 


직접 싸우기까지 한 주창의 에너지는 현수의 기억 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었기 때문에 현수는 감각에 잡힌 루나틱이 주창이라고 확신했다. 


"오른쪽에 보이는 건물에 용의자가 있습니다."


김 형사가 주창이 있는 건물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미 주창을 확인했지만 현수는 내색하지 않고 물었다. 


"이제 뭘 하죠?"

"이제 용의자가 나올 때까지 기다릴 겁니다. 현수씨도 편하게 기다리세요. 혹시 배고프세요?"

"아니요. 괜찮습니다."

"그럼 저희는 뭘 좀 먹어도 될까요? 아침부터 움직이느라 먹은 게 없어서 편의점에서 빵이라도 사오려고요."

"그러세요."

"그럼 박 형사랑 계세요."

"네."


김 형사가 말을 하고 차에서 내려서 건너편의 편의점으로 들어갔다. 


그때 현수의 감각이 주창이 움직이는 것을 감지했다.


***


잠에서 깬 주창은 대충 옷을 걸쳐 입고 밖으로 나왔다. 


루나틱이 되고나서 술에 잘 취하지도 않고 숙취도 사라졌지만 여전히 술을 마시고 나면 다음날 첫 식사는 꼭 해장국을 먹었다. 


빌라 밖으로 나온 주창은 담배부터 한 대 피우기 시작했다. 


"휴우."


길게 내뿜는 담배연기 사이로 처음 보는 차가 건너편에 주차되어 있는 것이 보였다. 


주창이 담배를 다시 입에 대고 깊게 빨아들이면서 자연스럽게 차를 살펴보았다. 


주창이 사는 곳은 빌라들이 모여 있는 주택가로 평일 점심때에는 배달 기사가 아니라면 젊은 남자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 곳이었다. 


그런데 낯선 차가 서있고 운전석과 뒷좌석에는 낯선 남자들이 앉아 있었다. 


그것만 해도 충분히 의심스러운 상황이었는데 더 의심스러운 상황이 연출되었다. 


그저 낯선 차가 신기했던 주창이 주차된 차를 바라보자 마치 주창의 시선을 피하는 것처럼 운전석의 남자가 시선을 돌리는 것이었다. 


그 상황에서 주창에게 떠오르는 기억이 있었다. 


루나틱이 되기 전에도 주창은 비슷한 상황을 경험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는 아무 생각없이 낯선 차 옆을 지나다가 차에서 내린 사람에게 잡혀서 수갑이 채워졌었다. 


"후."


다시 한 번 길게 연기를 내뿜은 주창이 담배를 들고 길을 건너 낯선 차로 다가갔다. 


다가오는 주창을 보며 운전석에 앉은 사람이 당황하는 것을 본 주창은 자신의 생각이 맞았다는 것에 미소를 지었다. 


차에 탄 사람들은 경찰이고 자신을 잡으러 온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주창은 도망치지 않았다. 


루나틱이 되기 전이라면 모르지만 지금은 두 명이 아니라 스무 명이라도 일반인 경찰은 그저 귀찮을 뿐이었다.


똑똑똑.


주창이 운전석의 유리를 두드리자 어색하게 고개를 돌리고 있던 박 형사가 주창을 바라보더니 유리창을 내렸다. 


"무슨 일이시죠?"

"나 잡으려고 왔어?"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후."


어색하게 되묻는 박 형사의 얼굴에 주창이 담배 연기를 내뿜었고 갑자기 얼굴을 덮어오는 담배연기에 그가 고개를 돌리는 사이에 주창의 손이 그대로 차 안으로 들어가서 박 형사의 멱살을 잡더니 당겼다. 


"윽!"


강제로 차 밖으로 끌려나오며 팔다리가 차에 부딪친 박 형사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나왔다. 


주창이 고통에 신음하는 박 형사를 그대로 들어올리고는 재미있는 장난감을 발견한 아이처럼 그를 바라보았다. 


그 모습에 급하게 차에서 내린 현수가 주창을 향해 소리쳤다. 


"멈춰!"


고개를 돌려 현수를 본 주창은 익숙한 얼굴에 잠시 기억을 더듬었고 바로 현수가 누구인지 기억해냈다. 


"아! 너! 그때 그 놈이네."

"우선 그 사람부터 놔줘."

"이거?"


주창이 마치 인형을 들고 흔들듯이 박 형사의 멱살을 잡고 흔들었다. 


"으악!"


주창에 의해서 강제로 차 밖으로 꺼내지면서 부러졌는지 박 형사의 오른쪽 다리가 이상한 방향으로 흔들렸고 입에서는 비명이 터져나왔다. 


편의점에서 나오던 김 형사가 들고 있던 음식을 바닥에 떨어뜨리고 총을 들어서 주창을 겨누며 소리쳤다.


"당장 사람 내려놓고 손들어!"


하지만 주창은 자신을 겨누고 있는 총을 슬쩍 보고는 다시 시선을 현수에게 돌릴 뿐이었다. 


"너 경찰이었냐?"

"아니."

"근데 여기는 왜 왔어?"

"너인지 확인해달라고 해서 온 건데 굳이 내가 확인해줄 필요도 없었던 것 같네."


현수의 말에 주창이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다. 


"그때도 그랬지만 배짱이 좋네."


말을 마침과 동시에 주창이 잡고 있던 박 형사를 현수에게 집어더지더니 김 형사에게 달려들었다. 


주창이 달려들자 김 형사는 반사적으로 방아쇠를 당겼다. 


탕.


총소리가 울리며 총알이 총구를 벗어나서 주창을 향해 날아갔지만 주창은 이미 그 자리에 없었다. 


"어디?"


사라진 주창을 찾으려던 김 형사는 갑자기 시야가 어두워지는 것을 느꼈다. 


어느 새 다가온 주창이 손바닥을 쫙 펴서 김 형사의 얼굴을 잡고는 그대로 달려서 편의점의 유리벽에 그대로 그의 머리를 부딪쳤다. 


꽈광.


유리가 터져나가듯이 깨져나가고 김 형사는 피를 흘리며 부서진 유리 조각과 함께 편의점 바닥에 널부러졌다. 


"야!"


현수가 버럭 소리를 지르며 주창에게 달려들어서 그대로 주먹을 내질렀다. 


꽝!


현수의 주먹이 주창이 들어올린 팔에 맞으며 폭음과 함께 빛이 터져나왔다. 


첫번째 공격이 주창에게 막혔지만 현수는 두 손을 계속 움직여서 주창을 공격했다. 


꽝. 꽈광. 꽝. 꽝.


두 사람 사이에서 폭음과 빛이 터져나왔고 주창은 계속해서 뒤로 물러났다. 


어제 현수는 현금수송트럭을 탈취한 범인들이 인터넷에 올린 영상을 보았다. 


루나틱에 대한 정부의 통제나 일반인들의 부정적인 시선에 대해서는 현수도 일부 동의하고 있었다.


하지만 루나틱은 진화된 존재이고 구인류를 이끌 신인류라는 말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었다. 


루나틱이 아니라도 특별한 능력이나 재능을 가진 사람은 있다. 


머리가 좋아서 과학적인 업적을 이루는 사람도 있고 달리기를 잘해서 세계 기록을 갈아치우는 사람도 있다. 


보통의 사람에 비하면 분명히 특별한 사람들이지만 그들은 스스로를 신인류라고 하지 않는다. 


현수는 루나틱도 그런 사람들과 비슷한 존재라고 생각했다. 


현수가 지금까지 만난 루나틱은 크게 두 부류이다. 


하나는 현수나 수지처럼 기업이나 정부에 소속되어서 루나틱의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들과 강창모나 주창처럼 루나틱의 능력을 범죄에 사용하는 사람들이었다. 


현수는 두 부류의 루나틱을 싸움을 잘하는 사람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싸움을 잘 하는 재능을 가진 사람 중에는 격투기 선수가 되는 사람도 있지만 범죄자가 되는 사람도 있는 것처럼 루나틱도 마찬가지다.


현수는 주창을 직접 마주했던 때를 떠올렸다. 


자신이 일으킨 사고로 다친 사람에게 주창은 조금의 미안함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장난스런 말투로 퇴근 시간이 지나고도 남아 있던 사람들을 탓했다. 


적어도 현수가 본 주창은 신인류가 아니라 범죄자에 불과했다. 


부웅.


현수의 주먹이 허공을 가르며 지나갔다. 


주창이 능력을 사용해서 옆으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현수와 주창이 싸우기 시작하자 거리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달아났지만 근처 빌라에는 사람들이 유리창을 통해서 머리만 내밀고 둘을 보고 있었고 핸드폰으로 영상을 찍는 사람들도 있었다. 


현수는 주창의 능력을 안다고 생각했다. 


현금수송트럭 탈취 사건때도 주창의 능력을 보았고 조금 전에도 주창이 능력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루나틱은 아니지만 돌진 능력을 가진 비스트와 싸워 본 적도 있고 시간을 조절하는 현수의 능력이라면 돌진 능력을 상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수가 오해한 것이 있었다. 


주창의 능력은 비스트의 돌진 능력과는 다른 능력이다.


비스트의 돌진 능력은 자신의 신체를 순간적으로 가속하는 것이었지만 주창의 능력은 대상을 가속시키는 것이었다. 


현수가 본 주창은 늘 자신을 가속시켰기 때문에 현수는 주창의 능력을 비스트와 동일한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주창은 그저 가속 대상을 자신으로 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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