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사피엔스 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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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ever1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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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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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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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DUMMY

루나틱 범죄가 증가되는 상황에서 유진이 습격당한 사건은 대중의 시선을 별로 끌지 못했다. 


하지만 유진 습격 사건은 루나틱에 관련된 사람들에게 상당한 충격을 주었다. 


가장 먼저 가장 큰 충격을 받은 곳은 국방부였다. 


국방부가 충격을 받은 이유는 세 가지였다. 


첫번째 이유는 범인의 정체다.


범인은 29세 김준용으로 전직 육군 하사였다.


하지만 범인이 전직 군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국방부가 충격을 받은 것은 아니다. 


국방부를 충격에 빠뜨린 것은 김준용 하사가 전사처리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면 김준용 하사는 한반도 통일 전쟁 중 실종되었고 전쟁 종료후 전사처리되었으며 지금은 국립묘지의 추모의 벽에 이름이 새겨져 있다.


그런데 김준용 하사가 루나틱으로 되살아난 것이다.


전사 처리된 김준용 하사가 루나틱이 되어 살아 있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었지만 더 놀라운 것은 그가 인민해방전선에 소속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김준용은 체포 후 수사에 매우 협조적이었다. 


그는 인민해방전선의 명령에 의해서 유진을 납치하려고 했다고 진술했고 유진을 납치하려고 한 이유는 유진의 오빠인 석훈때문이라고 했다.  


동진물산의 사건과 중국으로부터 보급 차단으로 인민해방전선은 석훈을 주목했고 석훈을 회유하거나 적어도 보복하기 위해서 유진을 노린 것이었다. 


인민해방전선이 초급 장교의 신분까지 알고 있고 회유 혹은 보복을 하려고 했다는 것이 국방부를 혼란에 빠뜨린 두번째 이유였다. 


하지만 앞의 두 가지보다 국방부를 더 혼란스럽게 만든 것은 세번째 이유였다. 


수사에 협조적인 김준용이었지만 자신이 어째서 인민해방전선에 가담했는지에 대해서는 답을 하지 못했다. 


진술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김준용 자신도 이유를 알지 못하고 있었다.


'모르겠습니다. 그때는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정말입니다. 저도 지금은 왜 그랬는지 전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보더 더 놀라운 것이 있었다. 


'저랑 비슷한 사람이 더 있습니다.'


김준용은 자신 이외에도 다수의 국군 출신이 인민해방전선에 가담하고 있다고 진술하며 기억하고 있는 두 명의 이름을 말했는데 두 사람은 모두 김준용처럼 통일 전쟁 중 실종된 것으로 되어 있었다.


혼란에 빠진 국방부는 즉시 통일 전쟁 당시 실종자들에 대한 전수 조사를 벌이기 시작했다. 


국방부만큼은 아니지만 유진 습격 사건은 루나틱과 비스트를 연구하는 학자들을 혼란에 빠뜨리며 관심을 끌었다.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번째 이유는 루나틱이었던 김준용이 일반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루나틱을 연구하는 학자들 중 일부는 루나틱을 일종의 질병으로 보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 그들이 보기에 루나틱이 다시 일반인으로 돌아왔다는 것은 루나틱이라는 질병이 치유되었다는 말이고 그 방법을 알아낸다면 루나틱 더 나아가서 비스트를 치유할 수도 있다는 말이 된다는 것이다.


김준용은 루나틱이 일반인이 된 공식적인 첫번째 사례였기 때문에 국내의 학자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많은 학자들이 관심을 보였다. 


사실 김준용 이전에 강창모의 사례가 있었다.


하지만 강창모는 공식적으로 루나틱으로 인정받은 적이 없었고 국가안보실에서 강창모 사건을 대외비로 처리했기 때문에 일반인인 학자들은 알지 못했다. 


학자들의 관심을 끈 두 번째 이유는 만수다.  


반려견이 주인을 공격하는 동물이나 사람으로부터 주인을 지켜낸 사례는 수없이 많지만 비스트가 인간을 돕거나 보호한 사례는 아직까지 단 한 번도 보고되지 않았다. 


이전에도 가축이나 반려동물이 비스트가 된 사례는 있었다.


하지만 비스트가 된 가축과 반려동물이 비스트가 된 것을 알게 된 것은 그들이 주인 혹은 다른 사람을 공격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스트는 인간에 적대적이라는 것이 지금까지의 가설이었다. 


그런데 만수는 김준용으로부터 유진을 보호했고 심지어 상처를 입은 상황에서도 끝까지 유진을 보호했다.


만수의 사례는 비스트는 인간에 적대적이라는 기존의 가설에 반하는 것이었고 비스트가 인간에 무조건적으로 적대적인 것이 아니라면 비스트를 이용할 방법도 찾아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한국에서 루나틱과 비스트를 담당하는 최고위직인 인윤성 국가안보실 제4차장도 당연히 유진의 사건에 주목하고 있었다. 


그러나 인 차장이 유진의 사건에 주목하는 이유는 국방부나 학자들과는 달랐다. 


인 차장은 사무실의 컴퓨터 모니터에 두 개의 보고서를 띄워서 보고 있었다. 


하나는 유진 사건에 대한 보고서였고 다른 하나는 강창모 사건에 대한 보고서였다. 


얼핏 보기에 두 사건은 전혀 다른 사건처럼 보였다. 


강창모 사건은 부천에서 벌어졌고 유진 사건은 분당에서 벌어졌으며 발생 시기도 차이가 있다. 


강창모 사건의 보고서를 살펴보던 인 차장은 사건 현장에 있다가 함께 체포된 문덕수의 진술을 기록한 녹취록을 보고 있었다. 


'진짜라니까요. 정말로 그 강아지 새끼가 괴물, 아니 비스트였다니까요.'

'말이 되는 소리를 해.'

'정말이에요. 제가 그 개새끼를 찌르려고 했는데 칼이 털끌을 지나기지도 못했어요. 그래요! 빛이 났어요. 그게 비스트의 특징이라면서요.'

'정말이야?'

'제가 왜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그 개를 강창모를 저렇게 만든 사람이 가지고 왔다는 거지.'

'네. 그렇다니까요.'

'후. 김형사님. 강아지 인상착의 진술도 받아야 됩니까?'

'강아지가 옷입고 있어대?'

'네?'

'얼굴은 귀여운 강아지 상이고 옷도 안 입고 있는데 무슨 인상착의? 강아지 수배 때릴 거야?'

'강아지도 수배 때릴 수 있습니까?'

'되겠냐? 니가 짬이 얼만데 그딴 소리를 하고 있어!'


결국 형사들은 문덕수가 말한 강아지 비스트의 인상착의를 확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인 차장은 문덕수가 진술한 강아지와 유진 사건의 만수가 동일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강창모 사건에서 강아지의 주인은 남자였고 루나틱이었지만 유진은 여자이고 일반인이었다. 


두 사건의 강아지 비스트가 동일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며 유진 사건의 보고서를 살피던 인 차장은 유진의 진술 녹취록에서 한 줄을 발견했다 


'만수는 현수 오빠의 개에요. 제가 잠깐 데리고 있는 거에요.'


유진 사건의 보고서에는 현수의 이름이 여러 번 언급되었기 때문에 인 차장은 유진이 말한 현수가 누군지 알고 있었다. 


'남현수.'


인 차장인 등록된 루나틱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현수의 이름으로 검색했다. 


그리고 현수의 주소를 확인했다. 


'부천.'


현수가 부천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강창모와 싸웠던 루나틱이 현수라는 증거가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50만명에서 100만명 중 한 명의 루나틱이 발생된다는 통계에 근거한다면 70만 정도의 인구를 가진 부천에는통계적으로 한 명이나 두 명의 루나틱이 있다는 말이 된다. 


만약 부천에 있는 루나틱이 두 명이라면 한 명은 강창모이고 다른 한 명은 강창모와 싸운 신원미상의 남자일 수 있다. 


인 차장이 등록된 루나틱에 대한 자료가 있는 데이터베이스에접속해서 현수의 정보를 확인했다. 


현수가 루나틱으로 등록한 것은 강창모의 사건이 있고나서 한참 후였다. 


'신고는 늦게 할 수도 있잖아.'


최근에는 루나틱으로 각성하면 바로 신고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었지만 여전히 신고를 하지 않는 사람도 많았다. 


강창모와 싸웠던 신원미상의 남자가 현수라는 증거는 없었지만 신원미상의 남자가 현수라고 가정한다면 많은 것이 설명이 된다.


우선 만수의 존재다.


인간에게 적대적이지 않은 강아지 비스트가 대한민국의 수도권에 두 마리가 있다는 것보다는 한 마리가 있다는 것이 더 확률이 높다.


두번째는 강창모와 김준용이 일반인이 되었다는 것이다. 


루나틱과 비스트는 아직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훨씬 더 많은 존재로 루나틱과 비스트의 능력은 천차만별이고 비슷해 보이는 능력도 따져보면 다른 점이 있어서 일부 학자들은 루나틱과 비스트의 능력이 지문처럼 개체별로 다르다고 하기도 한다. 


강창모와 김준용이 어떻게 일반인이 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그게 루나틱의 능력이라면 그리고 그 능력을 가진 루나틱이 현수라면······.


그럼 모든 것이 설명이 된다. 


인 차장이 현수의 조사 과정이 녹화된 영상을 찾아서 클릭했다. 


'범인이 일반인이 되었는데 혹시 아시는 것이 있습니까?'

'네? 저는 아는 게 없습니다.'


현수의 얼굴이 담겨 있는 화면을 보며 인차장이 미소를 지었다. 


"착한 친구군. 거짓말에는 영 소질이 없어."


***


"끼이잉. 낑. 끼이잉."


만수의 애처로운 소리에 유진은 차마 만수를 보지 못하고 고개를 돌렸다. 


"괜찮아."


그런 유진의 어깨를 다독이며 현수가 말했다. 


유진의 사건으로 만수가 비스트임이 드러나자 국가안보실은 안전을 이유로 만수를 넘겨받으려고 했다.


하지만 현수는 그 요구를 거부했다. 


석훈을 문병하면서 정부가 구속된 루나틱들을 어떻게 다루는지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정부는 현수의 의사에 상관없이 만수를 강제로 인도받으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만수를 인도받기 위해서 유진의 집에 찾아온 대응팀 팀원과 경찰은 유진의 집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더블에스 그룹의 이형태 부회장이 보낸 변호사를 만나야만 했다. 


변호사는 만수를 데려가려는 행동이 법적 근거가 없는 불법적인 행동임을 주장하면서 대응팀과 경찰을 막았고 결국 국가안보실은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국가안보실은 비스트인 만수의 위험성을 주장하며 만수에게 칩을 삽입할 것을 요구했다. 


동물등록제에 의해 반려동물에게 삽입되는 칩과 달린 만수에게 삽입되는 칩은 GPS로 위치 추적이 되는 칩이었다. 


현수는 만수에게 위치 추적이 가능한 칩을 삽입하라는 요구를 거부하려고 했지만 그럴 경우 불법적이라고 해도 강제로라도 만수를 인도받겠다는 통보를 받고는 어쩔 수 없이 동의했다. 


그래서 지금 현수와 유진이 만수를 데리고 정부에서 지정한 동물 병원에 온 것이다. 


"엄살은. 조금만 참아."


왼손으로 유진의 어깨를 다독이며 현수가 오른손으로 만수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현수의 말을 알아들은 것인지 아니면 손길때문인지 만수는 더 이상 애처로운 소리를 내지는 않았다. 


그래도 여전히 두려워하는 눈빛으로 수의사와 현수를 번갈아 바라보고 있었다. 


사실 현수도 걱정을 하고 있었다. 


다만 만수가 아플까봐 걱정하는 유진과는 다르게 현수는 칩을 주사할 때 만수의 쉴드가 발동할까를 걱정했다. 


그러면 칩을 주사할 수 없고 정부에서는 그것을 이유로 만수를 넘기라고 할 것이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현수의 걱정과는 달리 주사처럼 생긴 칩 주입장치는 만수의 피부를 뚫고 들어가서 칩을 주입했다. 


'무슨 차이가 있는거지?'


쉴드가 작동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기는 했지만 어떤 조건이 쉴드의 작동 여부를 결정하는 지가 궁금해졌다. 


"다 끝났습니다."


수의사가 칩이 주입된 부분을 살살 문지르더나 유진에게 만수를 내밀었다. 


유진이 얼른 만수를 안아들더니 쓰다듬으며 말했다. 


"많이 아팠지. 미안해. 누나가 미안해."


문득 현수는 유진을 지키기 위해서 피투성이가 되면서도 습격자의 발목을 물고 놓치 않던 만수의 모습이 떠올라서 자신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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