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사피엔스 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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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ever1day
작품등록일 :
2024.05.0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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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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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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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DUMMY

1층으로 올라오고 게이트를 넘어서 엘리베이터로 가던 현수와 석훈은 데스크 뒤에 쓰러져 있는 시큐리티 직원을 발견했다. 


머리와 가슴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 직원의 생사는 굳이 확인해볼 필요도 없었다.


죽은 직원을 보고 표정이 더욱 딱딱하게 굳은 석훈이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고 잠시 후 도착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바로 타더니 11층 버튼을 누르고 바로 닫힘 버튼을 눌렀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석훈은 탄창을 꺼내서 남은 탄의 수를 확인하며 총의 상태를 확인했다. 


현수가 12층 버튼을 누르고는 11층 버튼을 다시 눌러서 해제하자 석훈이 현수를 향해 물었다. 


"왜?"

"12층으로 올라갔다."


현수의 대답을 들은 석훈이 다시 총에 시선을 두며 물었다. 


"루나틱이 된거야?"

"응."

"언제부터?"

"몇 달 됐어."

"자진 신고는?"

"안 했어. 아무도 몰라. 너도 알다시피 내가 말할 사람이 없잖아."


현수의 사정을 모두 아는 석훈은 현수가 스스로 루나틱임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했던 것을 충분히 이해했고 자신때문에 현수가 감추려던 것이 드러나게 된 것에 대해 미안함을 느꼈다. 


"미안하다."

"괜찮아. 신경쓰지마."


현수가 석훈의 부담감을 덜어주기 위해서 말했고 때마침 엘리베이터가 12층에 도착하면서 알림음이 울렸다. 


띵.


총을 든 석훈이 사방을 확인하고 엘리베이터에서 나왔고 현수가 뒤따라서 나왔다. 


조심스럽게 움직이던 석훈이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진 사람을 발견하고 빠르게 다가갔다. 


"김 과장님."


오후 내내 석훈과 이야기를 한 국정원 직원 중 한 명이었다. 


피를 흘리며 쓰러진 김 과장은 이미 숨져 있었다. 


어깨에서 느껴지는 현수의 손에 고개를 돌린 석훈의 눈에 복도 끝에 있는 사무실을 가리키는 현수의 손이 보였다. 


"저기 있어."


지하에서도 11층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아챘던 벽으로 막혀 있다고는 하지만 십여 미터 떨어진 사무실의 일을 감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루나틱을 처음 본 석훈은 현수의 능력을 아직 이해하지 못해서 신기해했고 당황스러워했다. 


현수가 총에 맞고도 아무렇지 않은 것을 보았지만 석훈은 현수를 앞세우려고 하지 않았다. 


김과장의 시신을 두고 움직이려는 석훈을 붙잡은 현수가 물었다. 


"둘뿐이잖아. 무슨 일이야."


맥주전문점에서는 유진도 있었고 주변 사람도 많아서 묻지 못했던 질문을 현수가 했다. 


잠깐 머뭇거린 석훈이 간단히 자신의 신분과 이곳을 방문한 목적 그리고 이곳의 정체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을 해주었다. 


물론 석훈이 한 말 중에도 기밀 사항이 포함되어 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사항인 석훈의 방문 목적과 오후에 한 일에 대해서는 말해주지 않았다. 


"내가 잡아올게."

"아니야. 이건 내가 할 일이다."

"그러다 네가 총이라도 맞으면 내가 유진이한테 뭐라고 하겠냐?"


현수의 말에 지하에 두고 온 유진이 생각난 석훈이 입을 다물었다. 


"사람들은 다 빠져나갔고 유진이랑 몇 명만 1층에 있다. 유진이는 괜찮으니까 걱정말고."

"그걸 어떻게 아는거냐?"

"나도 몰라. 그냥 알 수 있게 됐어."

"다른 루나틱도 그래?"

"몰라. 딱 한 명 만나본 적이 있기는 한데 능력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지는 못해서."


현수가 강창모를 떠올리며 말했다. 


"암튼 기다려. 얼마 안 걸릴거야."


말을 한 현수가 석훈을 두고 두 명의 복면남이 있는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현수가 들어가자 총소리와 고함소리가 들리더니 고통스러운 신음소리가 들리고 조용해졌다. 


그리고 현수가 정신을 잃고 쓰러진 복면남 두 사람을 끌고 석훈에게 왔다. 


석훈이 현수를 도와서 정신을 잃은 복면남 두 사람을 엘리베이터에 태우고 1층 버튼을 눌렀다. 


"경찰이 거의 다 왔다. 1층에 도착하면 나 먼저 나갈게. 뒷 정리는 알아서 해라."

"현수야."

"응?"

"너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다고 약속할 수 없을 거 같아." 


아랫집 수아네 엄마 미현은 끝까지 현수의 정체를 숨겨주었지만 석훈은 그럴 수 없을 것이다. 


현수가 석훈의 일행이었다는 것을 주변 사람들이 증언을 할테고 석훈이 입을 다문다고 해도 CCTV 몇 개만 확인하면 현수의 얼굴을 확인하고 신분을 알아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군인이라는 석훈의 신분때문이라도 석훈은 현수의 정체를 묻는 상부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었다. 


"괜찮아. 루나틱이 나 하나도 아니고. 그냥 귀찮아서 신고 안 한거야."


띵.


알림음이 울리고 엘리베이터를 나온 두 사람은 걱정스런 표정으로 서 있는 유진을 보았고 유진은 석훈을 보자마자 달려와서 끌어안았다. 


그때 멀리서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나 먼저 간다. 유진아. 다음에 보자."

"괜찮은거지?"

"그럼 임마."


현수가 빌딩을 나가며 말했고 1분도 되지 않아서 검은색 전투복을 입고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특공대가 안으로 들어왔다.


***


동진물산 사건 덕에 사람들은 한반도가 아직 완전히 통일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레거시 언론들은 각종 전문가들을 불러다가 인민해방전선 그리고 한반도 통일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일부 유투버들이 생존자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지하 맥주전문점에서 테러범을 제압한 사람이 루나틱이라는 주장을 했지만 이상하게도 방송이나 신문에서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기사나 뉴스 방송이 줄어들고 유튜버들도 다른 사건을 다루면서 동진물산 사건은 또 사람들의 기억에서 서서히 흐려지고 있었다. 


밤 9시가 넘은 시간 부천시청 근처의 이면 도로에 눈에 띄는 빨간색 벤츠가 한 대 멈춰서자 사람들이 한 번씩 차를 보고 지나갔다. 


벤츠의 운전석에 앉은 여자가 룸미러를 보고 화장을 고치며 스피커 폰으로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


"걱정하지 마시라고요. 삼촌."

"일할 때는 삼촌이라고 하지 말라니까."

"지금 9시거든요. 근무시간 끝났다고요. 이 시간까지 일 시키면 노동법 위반 아니에요? 내가 조카니까 하라면 하는 거지 저 말고 누가 이 늦은 시간까지 일을 해요?"

"너 추가근무 신청했던데."

"하하하. 대표님. 뭘 그런 걸 따지고 그러세요."

"까불다가 실수하지 말고. 자료는 숙지했어?"

"통화 마치면 보고 들어갈게요."

"너. 자료 확인 안 했지?"

"지금 할게요. 끊어요."

"야. 민팀장. 민수지. 수지야."


상대방이 애타게 불렀지만 민수지는 통화종료 버튼을 눌러서 통화를 마쳤다. 


마저 화장을 고친 후 민수지가 조수석에 놓여 있는 테블릿을 들고 전화 통화에서 대표이자 삼촌이 말한 자료를 보기 시작했다. 


"이름은 남현수. 나이는 25살. 나랑 동갑이네."


민수지가 보는 테블릿에는 현수의 사진과 함께 현수에 대한 정보들이 표시되고 있었다. 


"초등학교 6학년때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고등학교 2학년때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하나뿐인 형은 군복무 중 실종되었고 전사 처리되었다라. 에구구. 불쌍한 사람이네."


현수를 보며 불쌍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민수지의 말 어디에도 현수를 불쌍하게 생각하는 감정은 들어 있지 않았다. 


민수지는 테블릿에 적혀 있는 현수에 대한 정보를 하나하나 확인했다. 


가족 사항을 제외하면 개인적인 정보는 별다를 것이 없었지만 민수지가 현수의 알바가 끝나는 시간에 맞춰서 직접 현수가 일하는 편의점까지 온 것은 보고서의 하단에 적혀 있는 내용때문이었다. 


'동진물산 사건에서 테러범을 제압한 사람으로 루나틱임이 확실함.

동진물산 사건 생존자들의 증언으로 볼때 대상은 루나틱 및/또는 비스트에 조우한 경험이 있을 것으로 추정됨.

반드시 영입하여야 함.'


자료를 확인한 민수지가 시간을 확인했다. 


9시 40분.


현수의 알바시간이 20분이 남은 것을 확인한 민수지가 테블릿을 들고 차에서 내려서 백미러로 다시 한 번 외모를 점검하고는 현수가 일하는 편의점으로 들어갔다.


딸랑.


편의점 문 위에 달린 방울이 울리자 카운터에 앉아 있는 현수가 고개를 들어 자신을 바라보자 민수지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됐다.'


현수가 자신을 바라본 순간 민수지는 현수를 채용하는 일이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했다. 


자료상 현수는 여자친구가 없었고 여자친구가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을 본다면 호감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민수지는 생각했다. 


그러나 민수지의 그런 생각이 무색하게 현수는 바로 고개를 숙였다. 


고개를 숙인 현수의 시선에는 만수가 있었다. 


현수는 만수가 캐리어 안에서 답답해하면 꺼내서 계산대 위에 놓고 놀아주곤 했고 손님이 없는 지금도 현수는 만수와 놀아주고 있었다. 


'뭐야?'


현수의 반응이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민수지는 자신감있는 걸음으로 현수가 있는 계산대로 갔다. 


또각. 또각. 또각.


민수지가 신은 하이힐의 굽이 바닥과 부딪치는 소리가 편의점을 채우자 현수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계산대를 사이에 두고 현수와 민수지가 서로를 바라보았지만 이번에도 현수의 시선은 민수지에게 얼마 머물지 않고 다시 만수에게로 돌아갔다. 


계산대 위의 만수가 현수의 옷소매를 물고 흔들었기 때문이다. 


"만수야. 손님 오셨잖아. 캐리어에 들어가 있을래?"


현수의 말을 알아들은 것인지 만수가 현수의 옷소매를 놓고 계산대 위에 배를 대고 엎드렸다. 


"죄송합니다. 담배 드릴까요? 뭐로 드릴까요?"


편의점에 들어와서 바로 계산대로 오는 손님의 대부분이 담배 손님이었기에 한 말이었지만 그 말을 들은 민수지는 발끈했다. 


"담배 안 피우거든요."

"그럼 복권 드려요?"


계산대 직행 손님 중 담배 손님 다음으로 많은 것이 복권 손님이었다. 


"복권같은 거 안 사요."


현수의 말에 민수지가 당황해서 말했다. 


민수지가 편의점에 들어오기 전에 생각한 대화는 이런 것이 아니었다. 


살짝 머리를 흔들어서 정신을 차린 민수지가 명함 한 장을 현수에게 내밀었다. 


명함의 앞면에는 더블에스 그룹의 로고가 크게 박혀 있었고 뒷면에는 (주)블랙에스 팀장 민수지라는 글자가 쓰여 있었다. 


더블에스 그룹은 현재 대한민국 재계 서열 1위의 대기업 집단이고 블랙에스는 더블에스 그룹의 계열사인 화이트에스에서 몇 달 전에 분사한 회사이다. 


하이트에스는 더블에스 그룹 계열사들의 본사, 지사 그리고 공장의 경비를 맡고 있었고 더블에스 그룹 오너 일가와 경영진의 호위도 담당하고 있는 경비용역업체다. 


비스트가 기업의 공장이나 시설을 공격하고 기존의 경비인력은 물론 경찰력으로도 비스트를 처리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된 기업들은 비스트를 상대할 수 있는 루나틱을 고용했다. 


더블에스 그룹도 그룹 차원에서 루나틱을 고용했고 고용된 루나틱은 그룹의 경비를 담당하는 화이트에스에 소속시켜왔다가 루나틱들을 블랙에스라는 회사로 독립시킨 것이다. 


더블에스 그룹은 현수가 루나틱이라는 정보를 입수했고 며칠동안 현수에 대한 조사를 한 후 채용을 위해서 민수지를 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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