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사피엔스 루나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4ever1day
작품등록일 :
2024.05.08 10:33
최근연재일 :
2024.09.20 10:00
연재수 :
59 회
조회수 :
1,353
추천수 :
57
글자수 :
313,402

작성
24.07.15 10:00
조회
13
추천
1
글자
12쪽

45

DUMMY

몸을 돌린 현수가 반사적으로 들고 있던 금속막대기를 양 손으로 잡고 앞으로 내밀어서 자신에게 달려드는 누군가를 막아냈다. 


꽝!


현수와 달려든 사람 사이에서 폭음과 함께 빛이 뿜어져 나왔고 현수는 막대기를 내민 자세 그대로 뒤로 밀려났다.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두 사람이 현수의 시야에 들어왔다. 


한 사람은 헬창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커다란 근육이 온 몸을 뒤덮은 남자였다.


미식축구 선수처럼 달려들어 어깨로 현수를 들이받은 그의 온몸은 금속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또 다른 사람은 현수와 헬창 루나틱과는 조금 떨어져서 부서진 건물 벽에 기대서 현수와 헬창 루나틱을 바라보고 있는 여자였다. 


여자는 현수에게 눈웃음을 지어보이더니 부서진 트럭으로 갔다. 


그리고 찌그러진 윙바디의 한쪽을 잡더니 그대로 뜯어냈다. 


화물을 보호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금속 윙바디를 종이장처럼 뜯어내는 것이 그녀도 루나틱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윙바디를 뜯어내서 사람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틈을 만든 여자는 몸을 숙여서 틈을 통해 트럭의 화물칸 안으로 들어갔다. 


화물칸 안에 들어간 여자가 파레트 위에 고정되어 있는 지폐 덩어리를 보고 중얼거렸다. 


"이렇게 보니까 무슨 레고 블럭 같다."


여자의 말에 현수의 앞을 가로막고 서 있는 헬창 루나틱이 짜증스런 목소리로 말했다. 


"헛소리하지 말고. 빨리 처리해. 경찰이 올 거다."

"알았어. 덩치는 곰만하면서 성질은 더럽게 급해요."

"뭐!"


헬창 루나틱이 화를 냈지만 여자는 대꾸를 하지 않고 끼고 있는 장갑을 벗었다. 


현수는 여자의 심장에 모인 에너지가 그녀의 양손으로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에너지가 모이자 점점 그녀의 두 손이 흐릿해지더니 마치 유리로 만든 것처럼 투명해졌다. 


여자가 투명해진 손을 지폐 덩어리에 올렸다. 


그러자 마치 종이에 물이 스며들듯 여자의 에너지가 지폐 덩어리로 스며들기 시작했다. 


여자가 무슨 짓을 하는 지는 알 수 없었지만 막아야 한다는 것은 분명했다. 


하지만 현수는 여자의 행동을 멈추게 할 수 없었다. 


여자에게 가기 위해서는 우선 헬창 루나틱을 통과해야 했는데 여전히 헬창 루나틱은 동상처럼 보이는 몸으로 현수를 막아서고 있었다. 


게다가 현수에게 맞아서 밀려났던 남자 루나틱도 일어나서 다시 현수에게 칼을 내밀고 있었다. 


얼마 전에 두 마리의 멧돼지 비스트를 상대한 적이 있기는 그건 루나틱이 아니라 비스트였고 그때는 민수지와 만수도 함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현수 혼자서 칼을 든 루나틱과 온몸이 금속으로 변한 헬창 루나틱을 상대해야만 했다. 


'세 명이 아닌게 다행인가?'


여전히 투명한 두 손을 지폐 덩어리에 대고 에너지를 보내고 있는 여자 루나틱은 적어도 당장 싸움에 끼어들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여자 루나틱이 가진 능력이 궁금한 현수는 시간을 두고 여자 루나틱을 관찰해보고 싶었지만 상항은 그렇게 여유롭지 않았다. 


현수가 감각을 여자에게서 앞에 서 있는 헬창 루나틱과 뒤에 서 있는 남자 루나틱에게 집중했다. 


헬창 루나틱의 심장에서는 아까보다 더 많은 에너지가 뿜어지듯 나와서 전신으로 퍼지고 있었고 칼든 남자 루나틱의 다리에도 에너지가 조금씩 쌓이고 있었다. 


현수와 두 루나틱 사이의 긴장감이 높아지는 와중에 멀리서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일반인 경찰은 루나틱을 제압하지 못하지만 물량공세라는 것은 언제나 무시하지 못할 위력을 가진다. 


지금 오는 경찰 중에 루나틱이 있을 수도 있다. 


설령 없다고 해도 루나틱 지원이 오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경찰의 사이렌 소리가 들리자 헬창 루나틱이 얼굴을 굳히고 여자에게 소리쳤다. 


"경찰 온다. 멀었어?"


남자의 질문에도 집중을 깨고 싶지 않은 것인지 여자는 대답을 하지 않았고 감고 있는 눈을 뜨지도 않았다. 


다시 여자에게까지 감각을 확장한 현수는 놀랐다. 


'지폐 덩어리에 에너지가 채워지네?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지?'


놀라는 현수의 눈 앞에서 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가로세로가 약 1미터 정도 되는 파레트 위에 높이도 1미터 정도로 쌓여 있던 지페 덩어리가 흐릿해지더니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지폐 덩어리가 사라지고 나자 여자가 길게 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휴. 보챈다고 빨리 되는게 아니라고 몇 번을 말했냐!"


여자가 짜증을 부리며 계속 말했다. 


"더는 어렵겠다. 그냥 가자."

"저걸 두고 그냥 가자고?"


현수의 뒤에 있는 남자 루나틱이 칼을 뻗어 5만원권 지폐 덩어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게 꽤 집중을 해야 하는 일이거든. 지금도 너희들 때문에 집중이 안되서 어려웠는데 경찰까지 와서 앵앵거리면 아예 안 될거야."

"저거 한 덩어리면 얼만데 그냥 가?"

"그렇게 아까우면 네가 들고 오시든지."

"씨발."


여자의 말에 욕을 하며 불만을 표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인정한 남자 루나틱은 기회를 노리며 다리로 보내던 에너지의 흐름을 멈추었다. 


그리고 현수와 거리를 유지하면서 옆으로 돌아서 헬창 루나틱의 옆으로 왔다. 


여자도 화물칸에 나와서 헬창 루나틱과 남자 루나틱의 옆에 서더니 현수를 보고 말했다. 


"귀엽게 생겼네. 너. 몇 살이니?"


여자의 엉뚱한 말에 현수는 남자 루나틱이 칼을 빼들었을 때보다 더 당황했다. 


그 모습이 너무 잘 보였는지 여자 루나틱이 현수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 


"어머어머. 쟤 얼굴 빨개진다. 너무 귀엽다."


여자의 호들갑에 함께 서 있던 남자 루나틱과 헬창 루나틱이 살짝 고개를 저었다. 


"연락처 물어봐도 안 가르쳐주겠지. 누나가 직접 알아볼게. 그럼 다음에 보자. 오늘은 누나가 좀 바쁘다."


말을 마친 여자 루나틱이 현수에게 윙크를 하고는 몸을 돌려 부서진 건물 벽을 지나서 밖으로 나갔고 그녀의 뒤를 따라서 남자 루나틱과 헬창 루나틱도 움직였다. 


쫓아갈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바로 접었다. 


2층에는 아직 유진이 있었고 1층에는 부상자들도 있었다. 


현수는 머리가 아플 때까지 감각을 확장해서 루나틱들을 쫓았지만 결국 놓칠 수 밖에 없었다. 


그 사이에 경찰이 오고 구급차와 소방차까지 왔다. 


현수가 루나틱들을 막아섰기 때문에 경찰에게 붙잡혀서 조사를 받았지만 블랙에스의 직원까지 와서 현수의 신분을 보장해주고 추가 조사에도 응한다고 약속을 하고 나서 풀려났다.  


2층으로 올라간 현수는 만수를 꼭 끌어안고 있는 유진을 볼 수 있었다. 


"괜찮아요?'

"괜찮아."

"싸우는 소리가 들렸어요."

"싸우기는 했는데 경찰이 오는 것 같으니까 도망갔어. 다치지도 않았고."

"다행이에요."

"집에 가자. 데려다 줄게."

"괜찮아요. 혼자 갈 수 있어요."


현수의 집은 부천이고 유진의 집은 분당이라 유진을 집에 데려다주고 현수가 집으로 가려면 3시간 정도는 걸릴 것이었기에 유진은 괜찮다고 한 것이다. 


그러나 말을 하고 일어나던 유진은 중심을 잡지 못하고 쓰러질 뻔 했다. 


현수가 재빨리 움직여서 유진을 붙잡았다. 


유진의 팔을 붙잡은 채로 현수가 건물에서 나왔을때 민수지의 목소리가 들렸다. 


"괜찮아?"


갑자기 들린 민수지의 목소리에 현수가 뒤를 돌아보았다. 


현수가 사건에 휘말리자 블랙에스는 같은 팀원인 민수지에게도 연락을 해주었고 집이 근처인 민수지는 걱정이 되서 나왔다. 


"어. 팀장."

"뭔 일이야?"

"루나틱 범죄. 그 이상은 나도 몰라. 그냥 여기에 있다가 휘말린 거야."

"누구셔?"


수지가 유진을 보며 물었다. 


"친구 동생. 이유진이라고 해. 유진아. 여기는 나랑 같이 근무하는 민수지 팀장님."


현수의 소개에 유진과 수지가 어색하게 인사를 나눴다. 


"오늘 약속이 있다던."

"응. 참! 팀장님 차 가지고 오셨나?"

"응. 왜?"

"차 좀 태워주라."

"뭐?"

"유진이가 좀 놀랐는지 좀 힘들어해서 집에 데려다줘야 할 것 같아서. 집이 분당인데 지하철을 타는 건 좀 어려울 것 같아."


현수의 말에 '내가 택시기사냐'고 쏘아붙이려던 수지는 창백한 유진의 얼굴을 보고 순순히 자신의 차에 현수와 유진을 태웠다. 


***


일반 은행이 아닌 한국은행의 현금수송차량을 습격한 사건은 온 국민의 관심을 집중시켰고 정부도 우려를 표했다. 


루나틱이 일으킨 범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범인이 루나틱이라는 것을 제외하면 단순 절도나 폭행으로 일반인 범죄와 다를 것이 없었고 늘 단독범에 의한 범죄였다. 


루나틱이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인구 30만명 정도에 1명 정도에 불과했기때문에 일반인 중에는 단 한 번도 루나틱을 본 적이 없는 사람이 대부분이고, 일반인이 접할 수 있는 루나틱에 대한 뉴스는 대응팀이 비스트를 처리했다는 것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루나틱에 대한 일반인의 시선은 지금까지는 호의적이었다. 


그러나 한국은행 현금호송차량 습격 사건으로 많은 것이 달라졌다. 


시골 농협 지점에 강도가 들어도 온 나라가 떠들썩해지는 대한민국에서 한국은행 그것도 서울 한복판인 강남에서 사건이 벌어졌다. 


게다가 다행히 사망자는 없었지만 부상자가 여러 명 나왔고 재산 피해도 적지 않으면서 직간접적으로 사건에 관련된 사람이 많았다. 


피해자가 많고 피해자들의 이야기가 퍼져나가면서 루나틱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이 우호적에서 비우호적으로 변했다. 


루나틱에 대한 여론이 달라지자 이제까지 루나틱을 통제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이 힘을 받기 시작했다. 


동시에 루나틱이라는 이유만으로 자신을 잠재적인 범죄자나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취급하는 것에 대한 루나틱의 불만도 늘어나고 있었다. 


경기도 이천의 어느 야산에서 현수와 수지가 내려왔다. 


"야! 신발 잘 털어. 차 더러워진다고."


착용하고 있는 조끼와 장비를 벗어서 트렁크에 넣으면서 수지가 투덜거렸다. 


"그냥 새차를 해."

"새차비는? 네가 줄거야?"

"그래. 그래. 가다가 주유소에서 기름넣고 새차해. 내가 세차비 낼게."

"뭐? 주유소에 있는 자동 세차기로 세차하라는 말이야?"

"왜? 그럼 안 돼?"

"야!"


수지가 버럭 소리를 지르자 현수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왜 소리는 지르고 난리야?"

"네가 차가 없어서 모르나 본데 말이야. 자동 세차기가 얼마나 많은 잔기스를 내는지 알아? 모르지? 그래 몰라서 그랬겠지. 네가 그 정도로 나쁜 놈은 아니지. 그냥 무식한거지."

"자동 세차기가 기스를 내? 그리고 그거 모르는게 무식한 거냐?"

"뭘 모르는게 그럼 유식한 거냐?"

"그럼 손세차 해. 세차비 내 줄게."

"정말?"


방금 전까지 짜증을 내며 소리를 지를 사람과 동일인이라는 것이 의심이 될 정도로 순식간에 변하는 수지의 모습에 현수는 소름이 돋을 정도의 오싹함마저 느꼈다. 


'여자가 다 저런거야? 아니면 쟤만 저러는 거야?'


그래도 현수는 수지가 다시 기분이 나빠지지 않도록 최대한 먼지를 털고 차에 탔다.


두 사람은 이천의 공장에 나타났다가 사라진 유기견 비스트를 근처 야산까지 추적했고 현수가 코어를 추출했다. 


서울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수지가 현수에게 물었다. 


"그 돌조각 말이야. 정체가 뭘까?"

"모르지."

"궁금하지 않아?"

"궁금은 한데 방법이 있어?"

"하긴 그러네."


수지가 바로 수긍했다. 


그때 현수의 핸드폰이 진동했고 현수가 전화를 받았다. 


"어. 유진아."


현수가 '어', '그래', '알았어'라는 말을 몇 번 하더니 통화를 마치고 수지에게 말했다. 


"어차피 회사 들어가면 퇴근시간인데 나 중간에 내려주라."

"어디? 분당?"

"응."


현수의 대답을 들으며 수지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호모 사피엔스 루나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9 59 NEW 5시간 전 6 0 12쪽
58 58 24.09.11 11 2 12쪽
57 57 24.09.09 13 1 12쪽
56 56 24.09.02 16 1 12쪽
55 55 24.08.30 15 1 11쪽
54 54 24.08.28 14 0 12쪽
53 53 24.08.26 14 0 11쪽
52 52 24.08.23 13 0 12쪽
51 51 24.08.21 14 1 11쪽
50 50 24.08.07 12 1 12쪽
49 49 24.08.05 12 1 12쪽
48 48 24.08.02 16 1 11쪽
47 47 24.07.31 16 1 11쪽
46 46 24.07.17 14 0 12쪽
» 45 24.07.15 14 1 12쪽
44 44 24.07.12 17 1 12쪽
43 43 24.07.10 20 1 11쪽
42 42 24.07.08 18 1 12쪽
41 41 24.07.05 16 2 12쪽
40 40 24.07.03 20 1 12쪽
39 39 24.07.01 15 1 12쪽
38 38 24.06.28 15 1 11쪽
37 37 24.06.26 21 1 12쪽
36 36 24.06.24 20 1 11쪽
35 35 24.06.21 19 1 12쪽
34 34 24.06.19 18 1 11쪽
33 33 24.06.17 18 1 11쪽
32 32 24.06.16 20 0 12쪽
31 31 24.06.15 20 1 12쪽
30 30 24.06.14 21 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