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사피엔스 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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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ever1day
작품등록일 :
2024.05.08 10:33
최근연재일 :
2024.09.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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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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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DUMMY

민수지가 길 건너편에 차를 세웠을 때부터 현수는 민수지의 존재를 눈치채고 있었다. 


현수가 민수지의 존재를 눈치챈 건 빨간색 벤츠때문도 아니었고 그녀의 미모때문도 아니었다. 


현수가 민수지의 존재를 눈치챈 건 그녀가 루나틱이었기 때문이다. 


'우연?'


루나틱도 차를 몰 수 있고 편의점에 올 수도 있다. 


하지만 통화를 마친 민수지가 테블릿을 보며 자신의 이름을 중얼거리는 것을 본 현수는 민수지가 온 것이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동진물산 사건이 있고나서 누군가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했고 아마도 정부쪽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민수지가 타고 온 차나 그녀의 외모는 공무원처럼 보이지 않았다. 


누가 민수지를 보낸 것인지 궁금하기는 했지만 그다지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자신은 전혀 알지 못하고 만난 적도 없는 사람이 자신에 대해서 안다면 기분이 좋을 사람은 없으니 말이다. 


차에서 내린 민수지가 편의점에 들어오며 방울이 울리자 현수가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어 민수지를 바라보았다. 


'연예인인가?'


민수지를 보는 순간 그렇게 생각할 정도로 민수지는 아름다웠다. 


하지만 현수는 바로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또각. 또각. 또각.


하이힐 소리가 들리다가 멈추었고 고개를 든 현수는 자신의 앞에 서 있는 민수지를 보았다. 


편의점 알바로서 현수는 민수지에게 뭘 찾는지 물었지만 예상처럼 민수지는 뭔가를 사려고 온 것이 아니었다. 


대신 민수지는 한 장의 명함을 내밀었다. 


"민수지라고 해요. 블랙에스에서 팀장을 맡고 있어요."


대기업 계열사의 팀장이라는 직책을 맡기에는 어린 나이로 보였지만 민수지가 루나틱이라는 것을 아는 현수는 담담하게 민수지를 바라보았다. 


오히려 현수의 그런 반응에 민수지가 살짝 놀랐다. 


"블랙에스라는 회사 모르시죠? 화이트에스는 들어보셨어요?"

"네. 저희 편의점의 경비도 화이트에스에서 해주십니다."


말과 함께 현수가 계산대 위의 천장을 가리켰다. 


현수가 가리킨 천장에는 CCTV 카메라가 달려있었고 카메라에는 화이트에스의 로고가 그려져 있었다. 


"화이트에스를 아시면 이야기가 쉽겠네요. 블랙에스는 화이트에스에서 분사된 회사에요. 당연히 화이트에스처럼 더블에스 그룹의 계열사구요."


현수가 '그런데요?'라는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자 민수지가 이야기를 이어갔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죠. 저희 블랙에스에서는 남현수님을 채용하려고 합니다. 기본 연봉은 2억이고 처리하는 임무에 따라서 위험 수당이나 성공 보수가 따로 지급됩니다."

"감사한 말씀이지만 거절하겠습니다."

"네?"


조금의 망설임이나 고민도 없이 현수는 거절했고 현수의 거절을 예상하지 못한 민수지는 당황했다. 


화이트에스에서 분리되면서 루나틱을 추가로 채용하는 과정에서 민수지는 이미 세 명의 루나틱과 접촉했고 모두 채용했다. 


민수지가 세 명의 루나틱을 모두 채용할 수 있었던 것은 그녀의 아름다운 외모에 더해서 대한민국 재계 서열 1위라는 더블에스 그룹의 후광 그리고 기본 연봉 2억에 각종 수당은 별도라는 실리때문만은 아니었다. 


민수지의 채용 성공에는 그녀의 삼촌이자 블랙에스의 대표도 모르는 비밀이 하나 있었다. 


그건 바로 루나틱인 민수지의 능력이었다. 


게임처럼 상태창을 볼 수 있고 능력의 이름과 설명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루나틱으로 각성하는 순간 루나틱은 자신의 능력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루나틱인 민수지의 능력을 게임 캐릭터의 능력으로 표현하면 '매혹' 정도로 말할 수 있지만 게임에서처럼 상대를 조정할 수 있는 능력은 아니다. 


민수지의 능력은 그녀를 마주한 사람들이 그녀에게 어느 정도 호감을 가지게 하는 것이지 손해를 감수하고 그녀의 뜻에 따르게 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


물론 민수지가 대상을 특정하고 능력을 집중하면 그 대상은 민수지에 대해 더 큰 호감을 느끼고 가능하면 그녀의 말을 따르려고 하지만 그런 경우에도 자살을 하라는 명령처럼 대상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있는 명령을 따르게 할 수는 없다. 


루나틱이 되고 자신의 능력을 깨달은 민수지는 처음에는 신기한 마음에 능력을 사용했었지만 곧 능력이 발휘되는 것을 억제했다. 


그녀가 능력을 사용한 대상들은 그녀의 가족이나 친구와 같이 가까운 사람들이었고 능력과 상관없이 그녀를 좋아해주는 사람들에게 그런 능력을 사용하는 것이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하지만 블랙에스에서는 가끔 능력을 사용했고 그래서인지 지금까지 그녀의 채용 제안을 거부한 사람은 없었다. 


현수에게 채용 제안을 하면서 민수지는 능력에 대한 의식적인 제안을 풀었고 현수는 민수지의 제안을 바로 받아들이거나 적어도 고민을 해야만 했다. 


그러나 현수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제안을 거부했다. 


"고마운 말씀이지만 직업을 바꿀 생각이 없습니다."

"직업? 편의점에서 일하시는 걸 말씀하시는 거에요?"

"네."


조금의 망설임도 느껴지지 않는 현수의 대답에 당황한 민수지는 능력의 제한을 푼 것에 더해서 현수를 향해서 능력을 사용했다. 


"다시 한 번 생각해보세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 민수지는 매혹적이었고 루나틱 능력이 아니라도 그녀의 미모에 흔들리지 않을 남자는 없을 것 같았다. 


현수도 그녀가 아름답다는 것은 인정했다. 


하지만 현수의 눈에는 그녀의 아름다운 외모말고도 보이는 것이 하나 더 있었다. 


바로 그녀가 가진 루나틱 에너지가 보였다. 


민수지의 심장에 있는 코어와 코어에서 나온 에너지가 마치 안개처럼 그녀로부터 퍼져 있었고 그 안에 있는 현수는 이상하게도 처음 본 민수지에 대해서 호감이 느끼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이게 저 여자의 능력인가?'


그때 에너지 한 줄기가 뻗어나와서 현수의 몸에 닿았고 그 순간 현수의 머리 속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바로 거절한 건 좀 너무 했나? 나쁠 것도 없잖아?'

'언제까지 편의점에서 일을 할 수도 없잖아.'

'2억이면 대기업에 입사해도 임원은 되야 받을 수 있는 연봉이잖아.'


자신도 모르게 떠오른 생각에 현수가 놀라자 자연스럽게 현수의 심장에서 에너지가 흘러나와서 현수의 몸을 감쌌고 민수지에게서 나온 에너지를 밀어냈다. 


민수지가 자신을 향해서 능력을 사용했고 그 능력이 자신의 생각을 바꾸려고 했다는 것을 깨달은 현수가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물었다. 


"이게 그쪽의 능력이신가요?"

"네?"


전혀 예상하지 못한 현수의 말에 민수지는 당황했다.


"뭐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매혹? 유혹?"

"······."

"이런 짓을 하는 당신 그리고 당신의 회사를 믿을 수 있을까요?"


현수의 말에 민수지는 더욱 당황했고 그녀의 몸에서 뻗어나오던 에너지는 사라졌다. 


"어떻게 알았어요?"


민수지의 가족들은 그녀가 루나틱이 된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녀가 가진 능력까지는 알지 못했다. 


"그걸 제가 말씀드릴 이유가 있나요?"


현수의 말에 잠시 생각을 한 민수지가 처음 채용 제안을 할 때와는 달리 낮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사람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그러고 싶지도 않고요. 그냥 상대에게 저에 대한 호감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요. 능력을 사용한 것은 미안해요. 하지만 제가 드린 제안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지금 하신 말씀을 믿고 싶은데 이게 제 생각인지 아니면 당신의 능력때문인지 모르겠군요."

"지금은 능력을 사용하고 있지 않아요. 믿어주세요."


루나틱의 에너지를 볼 수 있는 현수는 그녀에게서 나온 에너지가 사라진 것은 물론 그녀의 주변에 안개처럼 퍼져 있는 에너지마저 옅어진 것을 볼 수 있었다. 


처음 편의점을 들어왔을때보다도 에너지가 옅어진 것을 보면 민수지가 에너지를 제어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민수지는 소위 말하는 재벌가 사람이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게 살아왔다. 


민수지는 어머니가 더블에스 그룹의 창업주의 손녀 중 하나지만 아버지는 평범한 의대 교수였고 민수지의 어머니는 결혼 후에는 남편의 수입에 맞춰서 생활했다. 


그래서 민수지는 얼마 전까지 자신이 재벌가라는 자각을 하지 못하고 평범한 삶을 살 수 있었다. 


반 년 전 그녀가 루나틱으로 각성하기 전까지 말이다. 


루나틱으로 각성한 민수지는 정부의 자진신고제에 따라서 신고를 했지만 루나틱으로 뭔가를 할 생각은 없었다. 


가끔 대응팀의 루나틱이 비스트와 싸워서 비스트를 퇴치했다는 뉴스를 보기도 했지만 친구들과도 싸워본 적이 없는 민수지는 자신이 비스트와 싸운다는 생각을 아예 하지 못했고 그건 그녀의 부모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민수지가 블랙에스의 팀장 명함을 가지게 된 것은 그녀의 외삼촌때문이다. 


어느 날 민수지의 외삼촌이 그녀에게 블랙에스의 팀장 직위를 제안한 것이다. 


민수지가 루나틱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녀와 그녀의 부모님뿐이었기에 민수지는 어머니가 그녀의 오빠인 삼촌에에게 말을 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민수지의 어머니는 그녀가 루나틱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누구에게도 하지 않았고 그녀의 아버지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자진신고에 응하고 불과 3일이 되지 않아서 외삼촌에게서 제안이 온 것이다. 


민수지의 어머니는 원하지 않으면 거절해도 된다고 했지만 그녀는 외삼촌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블랙에스의 팀장 직함과 함께 외삼촌이 알려주는 루나틱들을 채용하는 일을 맡았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현수의 반응에 당황한 민수지가 할 말을 찾지 못하고 있을때 만수가 계산대 위에 올라와 있는 그녀의 손가락을 핥았다. 


갑자기 손가락에서 느껴지는 감각에 깜짝 놀란 민수지가 손을 빼자 그녀의 반응에 놀란 만수가 움찔했다. 


"손님한테 그러지 마."


현수가 만수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죄송해요. 손님들이 귀여워해주시니까 버릇이 좀 없어졌어요."

"아니에요. 갑자기 뭐가 닿아서 놀란 거에요. 저도 강아지 좋아해요. 이름이 뭐에요?"

"만수요."


현수의 말을 들은 민수지가 허리를 살짝 굽혀서 시선을 낮추더니 만수를 향해서 손을 내밀었다. 


"놀랐지? 미안해."


민수지가 내민 손을 본 만수가 고개를 돌려서 마치 허락을 구하는 것처럼 현수를 바라보았다. 


현수가 살짝 고개를 끄덕이자 만수가 꼬리를 맹렬하게 흔들면서 민수지에게 다가가서 그녀의 손을 핱았다. 


'별일이네.'


민수지에게 배를 드러내놓고 꼬리를 치며 그녀의 손길을 즐기는 만수를 보며 현수가 생각햇다. 


편의점에 오는 손님들 대부분은 만수를 귀여워하고 만수도 손님들의 손길을 거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민수지에게 하는 것처럼 먼저 다가서거나 배를 드러내는 것과 같은 행동을 보인 적은 없었다. 


'루나틱이라서 그런가? 아니면 그녀의 능력때문에?'


상대에게 호감을 일으키는 민수지의 능력때문일 수도 있지만 지금 민수지의 에너지는 그녀의 몸에서 나오고 있지 않았다. 


만수의 재롱에 미소를 짓던 민수지는 문득 자신이 이곳에 온 이유를 깨달았다. 


"아차차. 이러려고 온 게 아닌데."


뭔가 어설프고 엉성한 민수지의 모습에 현수의 입꼬리가 자신도 모르게 올라갔다. 


"제 제안을 정말 거부하실건가요?"


다시 한 번 현수의 의중을 물으면서도 민수지의 왼손은 만수를 쓰다듬고 있었다. 


"네."


민수지에 대한 만수의 반응 그리고 만수에 대한 그녀의 반응을 보고 능력에 대한 그녀의 말이 완전히 거짓말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현수의 생각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렇군요. 그럼 이 사진을 봐주시겠어요?"


말과 함께 민수지가 들고 있던 테블릿을 계산대 위에 놓았다.


테블릿에는 한 장의 사진이 보여지고 있었다. 


사진은 꽤 멀리서 찍은 것처럼 보였고 사진의 한 가운데에는 어느 나라 군복인지 알 수 없는 군복을 입은 몇 명이 있었다. 


그리고 그 중 한 명이 현수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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