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사피엔스 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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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ever1day
작품등록일 :
2024.05.08 10:33
최근연재일 :
2024.09.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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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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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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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DUMMY

"고마워요."

"응? 뭐가?"

"그때요. 고맙다는 인사도 못했잖아요."

"내가 먼저 도망갔잖아."

"그래도요. 근데 왜 그랬어요?"

"그냥. 귀찮아질 거 같아서."


현수의 말에 유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빠인 석현이 현수를 처음으로 집에 데리고 왔을때가 떠올랐다. 


첫인상은 지독히 어둡고 차가운 사람이구나라는 것과 오빠가 왜 저런 사람을 친구로 사귀는 건가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석현으로부터 현수의 사정을 들은 유진은 현수가 안쓰럽다는 생각을 했다. 


현수가 집에 오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유진은 현수의 어둠과 차가움에 적응했었다. 


"나중에라도 연락을 드렸어야 하는데 정신이 없었어요."

"괜찮아."


현수와 이야기를 하면서 유진은 만수에게 간식을 하나씩 주고 있었다.


적어도 지금 간식을 주는 사람이 현수가 아닌 유진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만수는 현수가 아니라 유진의 옆에 바짝 붙어서 꼬리를 치고 유진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만수를 보며 현수가 어이없다는 투로 말했다. 


"이런 의리없는 강아지를 봤나?"

"왜요?"

"저거 봐. 저거. 네가 간식 주니까 네 옆에서 꼼짝도 안 한다. 만수야. 이리와."


말을 하며 현수가 만수에게 손을 내밀었지만 현수의 손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현수의 빈 손을 확인한 만수가 다시 유진을 바라보며 꼬리를 힘차게 흔들었다. 


그 모습에 미소를 지으며 유진이 만수에게 간식을 하나 주었다. 


만수의 배신에 잠시 허탈한 표정을 짓던 현수가 앞에 놓인 음료를 한 모금 마시고 말했다. 


"참. 나 취직했다."

"어머! 축하해요. 어딘지 물어봐도 되요?"

"블랙에스라고 화이트에스에서 분사된 작은 회사야. 화이트에스처럼 경비업체야."

"화이트에스면 더블에스 그룹 계열사잖아요. 그럼 블랙에스도 더블에스 그룹 계열사겠네요."

"그렇다고 하더라고."

"와! 오빠. 대기업에 취직하신 거네요. 축하해요. 한 턱 쏘셔야 되는거 아니에요?"

"그러지 뭐. 뭐 살까? 고기 좋아해?"

"고기 좋죠. 혹시 한우도 가능?"

"아! 한우는 좀 고민을 해봐야 할 거 같은데. 너 엄청 먹는다고 석현이가 그랬거든."

"아니거든요!"


유진이 어이없다는 듯이 말하자 잠깐 생각을 하던 현수가 말했다. 


"좋아. 한우 콜!"

"정말이죠? 약속한 거에요."

"그렇다니까."


이야기를 나누는 유진의 모습에서는 그날의 충격이 남아 있지 않은 것 같았지만 이야기를 하는 중 만수를 쓰다듬는 유진의 손은 조금씩 떨리고 있었다. 


"근데 오빠가 제가 많이 먹는다고 했어요? 얼마나요?"

"글쎄? 오래되서 기억이 잘 안 나는데."

"뭐에요."


자신의 말에 미소를 짓는 유진을 보며 현수의 얼굴에도 미소가 그려졌다. 


유진의 미소를 보며 함께 미소를 짓던 현수의 얼굴이 갑작기 딱딱하게 굳었다. 


"오빠?"


갑자기 변한 현수의 표정에 놀란 유진이 현수를 불렀지만 현수는 유진의 부름에 대답을 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보았다. 


카페의 다른 손님들과 유리벽 그리고 그 너머의 도로와 건물이 보였지만 현수가 보는 것은 그 너머의 무엇이었다. 


현수가 뒤를 돌아본 것은 에너지를 느꼈기 때문이다. 


현수가 느낄 수 있는 에너지는 딱 하나 루나틱과 비스트가 가진 에너지뿐이다. 


자신이 느낀 것을 확인하기 위해 감각을 확장하려던 현수는 다시 한 번 에너지를 느꼈다. 


'누군가 싸우고 있다. 둘? 아니다. 셋이다!'


꽤 먼 거리였지만 현수는 세 개의 서로 다른 에너지가 분명하게 느꼈다.


***


윙바디를 한 5톤 트럭 한 대가 한국은행 강남본부의 입구에 멈춰섰다.


트럭이 멈춰서자 입구 초소에 있던 청원경찰 중 한 명이 나와서 트럭 운전자와 이야기를 나누며 서류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한국은행의 청원경철은 얼핏 보기에는 시중은행에도 있는 청원경찰과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잘해야 가스총 정도를 휴대하고 있는 시중은행의 청원경찰과 달리 한국은행의 청원경찰은 권총을 휴대하고 있었고 초소 안에는 기관단총까지 비치되어 있었다. 


청원경찰이 서류를 확인하는 중 지나가던 남자가 서 있는 트럭을 향해서 접근했다. 


한국은행 강남본부가 있는 곳이 유동인구가 많은 역삼역 사거리인만큼 사람이 지나가는 것은 늘 있는 일이다. 


그래서 남자가 접근하는 것을 주의깊게 보고는 있었지만 청원경찰은 접근을 제지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대로 지나갈 것처럼 보였던 남자가 트럭의 앞에 멈춰서더니 트럭의 윙바디에 손을 대자 초소에 있던 청원경찰 하나가 초소에서 나와서 말했다. 


"손을 떼고 즉각 물러나십시오."


청원경찰의 손은 허리춤의 홀스터에 가 있었고 남자가 조금이라도 이상한 행동을 하면 바로 홀스터의 권총을 뽑아들 것처럼 보였다. 


청원경찰의 경고를 들은 남자가 트럭의 윙바디에 댔던 손을 떼더니 청원경찰을 향해서 물었다. 


"이 차 경산에서 온 거야?"


남자의 질문처럼 트럭의 출발지는 경산북도 경산시였다. 


경산북도 경산에는 화폐를 찍어내는 화폐본부가 있었고 화폐본부에서 온 트럭에는 신권이 실려 있었다. 


남자의 말에 놀란 청원경찰이 그대로 권총을 뽑아들어서 그를 겨눴다. 


"꼼짝마."


청원경찰이 자신을 향해서 총을 겨눴지만 남자는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미소를 지었다. 


"맞나보네."


그 말과 함께 남자가 갑자기 청원경찰에게 달려들었다.


남자가 움직이자 청원경찰은 반사적으로 방아쇠를 당겼다. 


탕. 탕. 탕.


총성이 울리면서 청원경찰이 들고 있는 권총에서 쏘아져 나간 총알이 남자에게 명중했다. 


그러나 살짝 빛이 흘러나올뿐 총에 맞은 남자는 쓰러기지는 커녕 멈추지도 않았다.


그리고 달려온 남자의 주먹이 청원경찰의 복부에 박혀들었다.  


퍽!


둔탁한 타격음과 함께 총을 쏜 청원경찰의 몸이 그대로 날아가서 닫혀 있는 철문에 부딪쳤다. 


꽝!


동시에 초소에서 청원경찰이 뛰어나왔고 그의 손에는 권총이 아닌 기관단총이 들려 있었다. 


초소에서 나온 청원경찰은 남자를 조준하더니 그대로 방아쇠를 당겼다. 


타다다다다. 타다다다다. 


기관단총이 불을 뿜어내며 총알을 쏘아냈지만 앞의 청원경찰이 권총을 쏠 때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 


총알을 모두 몸을 받아낸 남자를 본 청원경찰이 큰 소리로 외쳤다. 


"루나틱! 루나틱이다! 경보 울려!"


총을 쏜 동료의 외침에 초소 안에 남아 있던 청원경찰이 테이블 위에 있는 커다란 버튼을 내리치기 위해서 손을 들어올렸다. 


그때 누군가가 초소의 벽을 부수고  초소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경보를 울리려고 들어올린 청원경찰의 손목을 잡더니 힘을 주었다. 


그러자 청원경찰의 손목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면서 손목뼈가 으스러졌고 청원경찰의 입에서는 비명이 터져나왔다. 


"으아아아악!"


비명을 지르던 청원경찰이 고통에 정신을 잃고 늘어지자 침입자가 잡고 있던 손목을 놔줬고 정신을 잃은 청원경찰은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그 사이에 트럭 운전자와 이야기를 하던 청원경찰과 트럭에 타고 있던 청원경찰이 총에 맞은 남자에 의해 쓰러졌고 아스팔트는 그들의 몸에서 나온 피로 붉게 물들고 있었다. 


남자가 트럭 운전석의 문을 열고 운전자에게 물었다. 


"뒤에 실린게 뭐야?"

"아마 신권일 겁니다."

"아마?"

"저는 그냥 운전만 하는 사람입니다. 화물이 뭔지 저같은 운전수에게 알려주지 않습니다."

"하긴 그렇겠군. 그럼 얼마인지도 모르겠네."

"네."

"안 내리고 뭐해? 같이 갈거야?"

"아니요! 아닙니다."


남자의 말에 운전자가 굴러떨어지듯이 내렸고 그는 비어있는 운전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때 본부 건물의 문을 부수듯이 열고 누군가가 뛰어나왔다. 


김기현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루나틱과 비스트의 숫자가 늘어났고 자연스럽게 루나틱과 비스트가 일으키는 사건과 사고의 숫자도 늘어났다. 


그 중에서 최근들어 문제가 되는 것은 루나틱이 일으키는 범죄였다. 


개인화기가 아무 소용이 없는 루나틱은 일반인 경찰로는 대응이 불가능했지만 전국의 모든 경찰소와 파출소에 루나틱을 배치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늘어나던 루나틱 범죄에 골머리를 앓던 정부는 미국의 사례를 참고했다. 


블랙에스와 같이 루나틱을 보유하고 있는 경비용역업체와 계약을 맺고 필요한 경우 그들의 민간의 루나틱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그래도 보안 시설의 경비나 특별한 일은 대응팀이 직접 수행했는데 한국은행의 현금수송도 그런 특별한 일 중 하나였다. 


추석을 앞두고 평소보다 많은 신권이 조폐본부로부터 강남본부로 운송되는 상황에서 대응팀은 팀원을 파견했는데 그게 김기현이었다. 


총소리를 듣고 뛰쳐나온 김기현은 바닥에 쓰러진 청원경찰들과 운전석과 경비 초소에 있는 루나틱을 보았다. 


김기현이 오른손을 앞으로 뻗자 그의 앞쪽에 있던 전기 자전거가 기현의 손짓에 따라서 위로 움직였다. 


기현이 보이지 않는 손으로 들어올린 자전거를 트럭의 운전석을 향해서 힘껏 집어던졌다. 


꽝!


엄청난 소리와 함께 트럭 앞유리가 깨졌다. 


앞을 제대로 볼 수 없을 정도로 금이 가기는 했지만 특수유리였는지 완전히 깨지지는 않았다. 


그때 초소에 있던 루나틱이 정문 안으로 들어오더니 기현을 막아섰다. 


트럭은 아직 정문 밖에 있었고 정문은 열려 있지 않았다. 


그러니까 기현이 트럭을 멈춰세우기 위해서는 아직 닫혀 있는 정문을 열거나 넘어가야만 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기현에게 다가오는 루나틱을 먼저 넘어서야만 했다. 


기현에게 다가오는 루나틱은 복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하지만 기현은 웬지 모르게 익숙한 느낌을 받았다. 


"두익이니?"


설마하는 마음에 기현이 묻자 복면의 루나틱이 얼굴을 가리고 있던 복면을 아래로 내려서 얼굴을 드러냈다. 


리두익이었다. 


"잘 지내셨수?"

"너! 이게 무슨 짓이야?"

"뭐가요?"

"몰라서 물어!"


기현이 버럭 소리를 질렀지만 두익은 어이없다는 듯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일하는 거에요. 형처럼."

"뭐?"

"대응팀에서 짤리고 새로 취직을 했어요. 먹고 살아야 할 거 아닙니까?"

"미쳤냐?"

"아니!"


기현의 말에 두익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미친 건 당신이야. 당신과 당신처럼 열등한 구인류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자들이야 말로 미친 거라고!"

"그게 무슨······."

"도대체 그런 힘과 능력을 가지고 왜 아무런 힘도 능력도 없는 열등한 구인류의 개가 되어 살고 있는 거지?"


예상치 못한 두익의 말에 놀란 기현은 대꾸를 하지 못했다. 


그때 트럭의 시동이 걸리는 소리가 들렸다. 


기현이 던진 전기자전거때문에 앞유리가 박살이 났지만 운전석에 앉은 남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트럭을 움직였다. 


기현이 트럭을 향해서 움직였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두익을 지나야만 했고 두익은 기현이 편하게 지나가게 둘 생각이 없어 보였다. 


"어디 가!"


버럭 소리를 지르며 두익이 휘두른 주먹을 기현이 팔을 들어 막아냈다. 


꽝!


폭음과 함께 두익의 주먹과 기현의 팔 사이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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