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사피엔스 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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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ever1day
작품등록일 :
2024.05.08 10:33
최근연재일 :
2024.09.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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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2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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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DUMMY

현수는 분당과 부천 사이를 운행하는 광역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고 있었다. 


미국에서 어제 돌아와서 아직 시차 적응이 되지 않은 현수는 버스에 타자마자 졸기 시작하더니 아예 잠이 들었다.  


그렇게 정신없이 자고 있는 현수의 귀에 뜬금없이 개가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크르르르.'


갑자기 들린 소리에 놀란 현수가 눈을 뜨고는 주변을 돌아보았다. 


'뭐지? 누가 개를 데리고 탔나?'


하지만 버스 안 어디에도 개는 보이지 않았다. 


'꿈을 꾼 건가?'


고개를 갸우뚱거린 현수가 다시 의자에 기대는 순간 다시 한 번 개가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크르르르.'


두 눈을 뜨고 있는데도 분명히 들리는 으르렁거리는 소리는 무척이나 익숙했다. 


"만수?"


버스에 개가 있을리도 없지만 만수가 있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 


1시간쯤 전에 유진과 헤어지면서 만수가 유진과 함께 있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지금 현수의 귀에 분명히 만수가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있는 것이다. 


벌떡 일어선 현수가 뒤를 돌아보았다. 


버스의 뒷유리창을 통해서 도로와 그 위를 달리고 있는 차들이 보였지만 현수의 감각은 그들을 지나서 뻗어나가고 또 뻗어나갔다. 


그렇게 뻗어나가던 현수의 감각에 무섭게 으르렁거리는 만수와 만수를 안아서 달래는 유진이 보였다. 


현수가 타고 있는 버스는 지금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고 현재 버스가 있는 곳은 유진과 만수가 있는 곳과 거의 30km가 떨어져 있었다. 


처음 루나틱이 되고 감각을 시험해봤을때 고통을 느끼자마자 멈춰서 감각이 확장할 수 있는 범위를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현수는 자신의 감각 능력이 수 km까지 뻗어나갈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30km 정도 떨어진 만수의 소리가 들렸고 집중하자 만수와 유진의 모습이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현수의 감각에 만수와 유진을 바라보는 루나틱이 느껴졌다. 


"위험합니다. 자리에 앉으세요!"


현수가 서 있는 것을 본 버스 기사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고속도로를 운행하는 광역버스에서 안전을 위해서 승객은 자리에 앉아야만 했기때문에 한 말이다. 


기사의 말을 들은 현수는 자리에 앉는 대신에 운전석 쪽으로 가더니 기사에게 말했다. 


"세워주세요!"

"뭐? 뭐요? 미쳤어요? 여기 고속도로에요. 고속도로! 여기서 어떻게 세워요."


현수의 말은 들은 기사는 미친 사람을 보는 것처럼 현수를 바라보며 말했고 버스에 있는 다른 승객들도 같은 표정으로 현수를 바라보았다. 


현수는 미치지 않았다.


그리고 기사가 버스를 세워주지 않는다고 해도 현수는 버스에서 내려야만 했다. 


버스에서 내릴 방법을 생각하며 현수가 자신도 모르게 출입구쪽의 바를 잡고 있는 손에 힘을 주었다. 


꽈지직.


옆에서 들리는 이상한 소리에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돌린 기사는 믿을 수 없는 모습을 보았다. 


현수가 잡고 있는 바가 깨지고 있었다. 


바를 무엇으로 만들었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사람의 악력으로 부술 수 있을 정도로 약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지금 현수의 손에서 바는 마치 빈 음료수 병처럼 찌그러지더니 깨지고 있었다. 


기사에게 겁을 주기 위해서 현수가 일부러 바를 부순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겁을 먹은 기사는 두려운 눈으로 현수를 보며 말했다. 


"잠시만요. 잠시만요. 손님. 세워드릴게요. 진정하세요. 네? 진정하세요."

"죄송합니다."


기사가 보기에 현수가 이성을 잃고 날뛸 것 같아 보이지는 않았지만 손아귀 힘만으로 바를 부수는 사람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싶지는 않았다. 


"조금만 가면 하늘휴게소라고 휴게소가 있어요. 거기에 세워드릴게요. 여기는 고속도로라 못 세워요."

"부탁드립니다. 죄송합니다."


현수의 말을 들은 기사는 버스를 몰고 가다가 나타난 휴게소 진입로로 들어갔다. 


매일 이 도로는 지나는 기사였지만 버스를 몰고 휴게소를 들어간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휴게소에서 버스가 서더니 문이 열렸고 현수가 버스에서 내렸고 버스는 바로 출발했다. 


버스에서 내린 현수는 감각이 가르쳐주는 방향을 확인하고 달리기 시작했다. 


팡!


현수가 움직이자 현수가 있던 자리가 순간적으로 진공으로 변했고 주변의 공기가 몰려들면서 풍선이 터지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렸다. 


소리에 놀란 사람들이 고개를 돌렸을때는 현수는 이미 휴게소를 벗어나 있었다. 


루나틱이 되고 나서 현수는 단 한 번도 자신의 능력을 완전히 사용해본 적이 없었지만 현수는 지금 최선을 다해서 달리고 있다. 


현수가 박찬 도로는 아스팔트가 깨져 나갈 정도였다. 


벽이 나오면 뛰어넘었고 건물이 나오면 옥상을 밟고 달렸다. 


온 힘을 다해서 달리는 동시에 현수는 무의식적으로 시간 조절 능력도 발휘하고 있었다. 


현수의 주변은 마치 고속열차에서 보는 창밖의 모습처럼 엄청난 속도로 변하고 있었지만 현수는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 


현수에게 보이는 것은 만수와 유진 그리고 만수를 공격하는 남자뿐이었다. 


남자가 내지른 칼에서 나온 에너지가 만수를 찌르자 만수에게서 비명이 터져나왔고 남자는 계속해서 만수를 향해 칼을 휘둘렀다. 


남자의 공격에 당한 만수의 쉴드가 점점 힘을 잃어갔고 유진이 갑자기 달려들어서 만수를 끌어안자 남자가 내리친 칼의 에너지가 유진을 벴다.


그러자 유진이 만수를 안은 채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그 모습에 현수는 자신도 모르게 속도를 높였다.


쐐애애엑.


현수의 속도가 더 빨라지자 공기가 갈라지는 소리가 날카롭게 주변에 울려퍼졌고 놀란 사람들이 고개를 돌렸지만 현수를 본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들이 소리가 난 곳을 바라보았을때 현수는 이미 그들의 시야에서 벗어나 있었다. 


남자는 자신의 에너지에 베여 쓰러진 유진을 보며 당황했고 만수는 죽을 힘을 다해서 달려들어 남자의 발목을 물었다. 


자신의 발목을 문 만수를 본 남자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들고 있는 칼로 만수를 내리쳤다. 


하지만 만수는 남자의 발목을 놓치 않았고 남자가 칼을 내리치고 또 내리치자 쉴드가 모두 소진된 만수의 몸에 상처가 생기면서 출혈이 생기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만수의 몸은 불게 물들었지만 남자는 칼을 휘두르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그 순간 현수가 남자의 옆에 나타났다. 


분명히 1초전 아니 0.1초 전까지 남자의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것처럼 현수가 나타나서 칼을 쥐고 있는 남자의 손목을 잡았다. 


"뭐야?"


놀란 남자가 소리를 지르며 자신의 손목을 잡은 현수를 바라보았고 만수도 현수를 바라보았다. 


현수가 온 것은 확인한 만수가 남자의 발목을 물고 있던 입을 벌리더니 그대로 쓰러졌다. 


그 모습을 본 현수는 자신도 모르게 남자의 손목을 잡고 있는 손에 힘을 주었다. 


"으아아아악!"


남자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나옴과 동시에 현수가 잡고 있는 남자의 손목에서 엄청난 빛이 뿜어져 나왔다. 


현수와 남자를 완전히 가려버릴 정도의 빛에 구경을 하던 사람들은 고개를 돌리거나 눈을 감아야 했다. 


"제발! 제발!"


어느새 무릎을 꿇은 남자가 현수를 향해서 애원하고 있었다. 


현수가 남자의 손목을 놔주었다. 


남자의 애원을 들어서가 아니라 바닥에 쓰러진 만수와 유진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현수가 손목을 놔주었지만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은 남자는 엄청난 고통에 달아날 생각도 못하고 부러진 손목을 잡고 울고 있었다. 


현수가 남자의 손목을 잡고 있는 시간은 십여초에 불과했다. 


그 사이 현수는 남자의 쉴드를 모두 소진시켰고 남자의 손목을 으스러뜨린 것이다. 


현수가 만수를 안아들었다. 


현수의 손길을 느낀 만수가 힘겹게 눈을 뜨고 현수를 확인하더니 자신을 안아주고 있는 현수의 얼굴을 핥았다. 


현수는 만수가 얼굴을 핥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늘 못하게 하고 피했지만 지금은 그러지 않았다. 


만수의 에너지 상태를 본 현수는 만수의 현재 상태가 좋지는 않지만 상처를 치료하고 시간이 지나서 에너지가 회복된다면 괜찮아질 것을 알 수 있었다. 


문제는 유진이었다. 


비스트인 만수와는 달리 유진은 일반인이었다. 


그런 유진이 루나틱의 에너지에 직접적인 공격을 당한 것이었다. 


현수의 눈에 유진의 어깨에 남자의 에너지가 남아 있는 것이 보였고 그 에너지들이 유진의 몸으로 퍼져나가는 것이 보였다. 


만수를 내려놓은 현수가 쓰러진 유진을 안고는 유진의 어깨에 손을 대고 남자의 에너지를 흡수해보려고 했다. 


하지만 유진의 어깨에 남아 있는 남자의 에너지는 현수의 손에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다. 


에너지 코어는 현수에게 반응을 하고 추출도 가능했지만 에너지는 그러지 않았다. 


현수가 유진을 조심스럽게 내려놓자 만수가 쓰러진 유진의 얼굴을 핥아주었다. 


유진을 내려놓은 현수가 주저앉아서 손목을 잡고 울고 있는 남자에게 다가가서 그의 멱살을 잡고 일으켰다. 


"살려줘. 살려줘."


현수를 보자 정신이 나간 것처럼 살려달라는 말만 반복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현수는 진심으로 누군가에게 살의를 느껴보지는 못했다. 


형의 실종과 전사 처리 그리고 어머니의 죽음에 울분을 토하고 정부를 욕하고 세상을 원망하기는 했지만 구체적으로 누군가를 죽여버리고 싶다는 감정까지는 가지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피로 붉게 물든 만수와 정신을 잃고 깨어나지 못하는 유진을 보면서 현수는 남자를 죽여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아주 잠깐이지만 살인에 대한 유혹을 느꼈던 현수가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 남자를 죽이는 대신 남자의 코어를 추출했다. 


추출한 코어를 가지고 현수는 유진에게 돌아갔다. 


유진에게 남겨진 에너지가 남자의 에너지이니 남자의 코어에 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남자의 코어를 유진의 어깨에 가져다대도 유진의 몸에 남은 에너지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현수는 아예 남자의 코어를 유진에게 흡수시키려고도 해봤지만 남자의 코어는 유진에게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유진에게 반응을 보이는 코어를 현수는 가지고 있었다. 


유진이 현수를 안자 케네스에게서 추출한 코어가 반응을 보였다. 


카페에서 유진을 만났을때와는 다르게 조금 소극적인 모습이었지만 케네스의 코어는 유진을 향해서 에너지를 뻗어왔다. 


잠시 고민한 현수는 케네스의 코어를 유진의 가슴에 가져다 댔다. 


그러자 마치 눈이 녹아 사라지듯이 코어가 유진의 가슴 속으로 스며들어갔다. 


유진의 가슴 속에 들어간 코어는 바로 심장 부근에 자리를 잡더니 유진의 몸 구석구석으로 에너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유진의 어깨에 남아 있던 남자의 에너지와 맞딱뜨렸다. 


에너지를 볼 수 있는 현수는 이제까지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모습이 보였다. 


현수가 주입한 코어의 에너지가 남자의 에너지를 밀어내고 있었고 남자의 에너지는 저항하고 있었다. 


하지만 코어가 없는 남자의 에너지는 밀려날 수 밖에 없었다. 


남자의 에너지가 모두 사라지자 유진이 눈을 떴다. 


"오빠?"

"응. 나야."

"집에 간 거 아니었어요?"

"가고 있었지."

"그런데 어떻게?"

"보고 싶어서."

"네?"

"그냥 네가 보고 싶어서."


현수의 말에 유진은 얼굴을 살짝 붉히면서도 손을 뻗어 현수를 끌어안았다.


"저도요."


그때 멀리서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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